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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d)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35 번째 리뷰 - 인터파크 어쿠스틱 스토리 님

by Richboy 2012. 10. 12.

 

 

 

책을 읽다가 보면 저자가 책을 쓴 목적이 모호한 책을 만날 때가 종종 있다. 즉 독자에게 무언가를 전해주려 했는지, 자신의 지식을 아는체 하려고 쓴 것인지 구분이 안가는 책이 있다. 이런 책을 만나면 독자는 화가 난다. 특히 책을 구입하기 전 제목이나 머릿말에 속아 구입했다가 이런 경우를 만나면 '배신감' 마저 느끼게 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적지 않았다.

 

그래서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를 쓸 때 그 부분에 대해 무척이나 고민했다. 독자를 아예 어느 주말 대형서점에서 책을 고르지 못하고 서성이는 사람들을 독자로 삼아 그를 내 눈 앞에 앉혀두고 조언을 하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내 글을 읽을 독자를 앉혀두고 글을 쓰면 글이 잘 써 진다). 그리고 책을 즐겨 읽는 독자보다는 좀처럼 책을 읽지 않아서 '책 앞에서 머뭇거렸던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게 최대한 대화하듯 편한 문장을 골랐고, 가장 가벼운 종이로 책을 지어 물리적 무게감마저 덜어내려 노력했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는 가볍다. 내용도 가볍고, 문체도 가볍고, 책 무게도 가볍다(아쉽지만 저자의 몸무게는 쌀이 한가마니다 ㅠㅠ). 원래 독서는 공부가 놀이이기 때문에 독서를 이야기한 이 책을 일부러 가볍게 썼다. 이를 알아주는 독자를 만나니 반갑다. 보람도 나고 이 한 분이라도 내 책을 읽어 독서를 즐길 수 있다면, 그것으로 이 책을 쓴 보람은 충분하다 싶다. 더 많은 독자가 이 '가볍지만 놀라운 경험'을 했으면 좋겠다.    

 

원문보기 - http://book.interpark.com/blog/ejc1020/3172458 

 

 

   우리가 소위 '훌륭하다' 혹은 '본받을 만하다'라고 생각하는 이들, (개인적인 차가 있으므로 비단 예를 들어 몇몇을 언급하지는 않겠다) 그들에게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 어쩌면 그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을 만한 것, 그것은 무엇일까? 그 비장의 무기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크게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그들 스스로가 대답했듯, 그들의 무기는 바로 "책"에 있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그들이 읽은 책, 그들의 손에 들려 있었던 책"에 정답이 있었다.

 

   스스로를 후천적 활자 중독증에 빠졌다고 말하는 사람, 김은섭! 그 중독자가 "후천적 활자 중독에 빠지는 3가지 방법" 이라는 부제를 내걸고서, 세상 앞에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라는 책을 내놓았다. 책 안을 들여다보면 그가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리하여 책을 읽는 과정이 어땠는지, 그래서 지금은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교과서만 들여다봤어요"라고 말하는 서울대 합격생의 그것처럼 김은섭 역시 "저도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았답니다"라고 말하면서 "치, 그런게 어디있어?"하고 독자들의 기를 잔뜩 죽이지만, 실제 그는 정말로 독서 자체에 흥미가 없었다.

 

 

   어느 날, 읽게 된 소설로 인해 책의 재미를 알았고, 남들 다 좋다는 책을 억지로 읽어 책 읽기의 흥미를 떨어뜨릴 바에는 차라리 책을 읽지 말라고 권하는 멘토를 만나 처음에는 재미있는 소설책을 찾아 읽었다. 소설을 읽게 되어도 재미가 없으면 읽지 않았다. 그러면서 점점 책에 빠져들었고, 독서의 방향은 점차 소설에서 다양한 방면으로 전개되었다. 그리고 현재는 한달에 약 20여권을 읽어내고, 현재까지 읽은 책만 몇 천권이 된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가 잘 읽히는 데는 몇가지 이유가 있다. 먼저 "나 잘난" 씨의 자기 잘난척이 아닌, 진솔함을 담은 것이 그렇다. 남들이 좋다 하는 책 억지로 읽지 말고, 나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으라는 조언이 그 어떤 충고보다 진실되기 들렸기 때문이다. 사실 나도 경험해본 바이지만, 재미있는 책을 골라 읽다 보면 책 읽는 재미에 흠뻑 빠지게 된다. 처음에는 쉬운 책, 짧은 책, 재미있는 책만 찾지만, 어느 정도 이후에는 도움이 되는 책, 혹은 울림이 있는 책을 찾게 된다.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천천히...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둘째로, 김은섭은 책을 체계적으로 읽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제시하고 있어서 좋다. 특히 책을 읽고 난 뒤, 리뷰를 작성하라고 하는 조언은 책을 읽고 난 뒤 오롯이 그 책을 자기것으로 만드는 가장 훌륭한 방법임을 주장하고 있다. 조금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그 책의 내용을 기억하고, 나중에도 도움이 되게 하려면 무조건 많이, 무조건 빨리 읽는 것만이 능사는 아님을 경험자로부터 듣고, 상당한 오류를 방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독자들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선다는 점이다. 책을 출판하는 사람은 흔히 어려운 말, 또는 자기과시적인 경향을 보이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이웃집 아저씨가 "책 읽는 거 아직 쉽지 않지? 너무 조급해 하지 마. 자연스럽게 책이 너를 이끌어 줄 거야"하고 저만치 앞장 서서 우리가 어려워 하지 않도록 가만히 기다려 주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후천적 활자 중독. 그거 우리도 해낼 수 있다. 먼저 자신에게 맞는 책을 찾고, 그 책 위주로 파고 들다가 나중에는 거기에서 파생된 여러 책으로 관심을 돌리기만 하면 된다. 말은 쉽지, 행동이 어렵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책은 위대한 힘을 가졌다. 처음에는 만화로, 그 다음에는 소설로, 그 다음에는 에세이, 그 다음에는 자기계발서, 그 다음에는 인문학으로 우리를 이끌어 줄 것이다. 무엇보다 책을 좋아하는 데는 순서가 없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가는 전적으로 주관적인 관점의 문제이다.누가 읽어서 좋더라 하는 책도 중요하지만 내가 그것을 소화해내지 못했다고 해서 내가 읽은 책이 덜 소중해 지는 것은 아니다. 이 책은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수많은 이들에게 책으로 이르는 가장 편안한 길을 제시할 것이다. 다만 나는 저만치 앞 서 기다려 주는 아저씨 같은 존재와 함께 정다운 오솔길을 걷기만 하면 된다. 독서가 주는 즐거움을 잊지 않는 것! 그리하여 그 즐거움과 인생의 친구가 되는 것! 그것이 저자 김은섭이 이 책을 낸 이유일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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