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쳐야 했던 이면에는 19세기 극심했던 빈부격차가 담겨 있고, 펀드매니저 상용이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찾는 것은 ‘비교우위의 법칙’에 따른 것이라고 말한다. '타이타닉'은 1등석 로즈와 3등석 잭의 이야기로 ‘가격차별’이 로맨스를 만들어낸 것이고, '광해'가 대동법을 추진하려는 배경에는 ‘부자증세’가 있었다고 이야기한다. 이처럼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심리가 인물들을 이끌어가고 경제학이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영화는 경제학의 시놉시스를 따른다!
영화를 보며 가슴으로 뜨겁게 배우는 경제상식
경제학자의 프레임으로 영화를 보면 새로운 이야기를 얻을 수 있다
한 편의 영화는 거대한 경제학이다
《레미제라블》을 보는 동안 경제상식을 배울 수 있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 옥살이를 하고 출옥한 장발장. 은접시를 훔치다 경찰에게 잡히지만 따뜻한 신부의 용서와 배려로 은촛대까지 선물 받고 새 사람이 된다. 우리가 흔히 아는 이 짤막한 이야기 뒤에는 장발장이 기업가가 되고 사랑을 나누고 프랑스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가는 대서사시가 펼쳐진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이자 《오페라의 유령》, 《캣츠》, 《미스사이공》과 함께 4대 뮤지컬로 불리는 《레미제라블》은 관용에 대해, 신념에 대해, 혁명에 대해 묵직한 감동을 던진다. 만약 경제학자라면 이 영화를 어떻게 볼까?
장발장이 빵 한 조각을 훔쳐야 했던 이면에는 19세기 극심했던 빈부격차가 담겨 있다. 빈부격차가 얼마가 심한지는 ‘지니계수’와 5분위 배율(상위 20퍼센트의 소득을 하위 20퍼센트로 나눈 수치)로 알 수 있다. 사람들이 출옥한 장발장을 피하는 데는 ‘확증편향’이 영향을 미쳤다. 범죄자는 위험하고 신뢰할 수 없다는 선입견이다. 장발장은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공장을 운영하면서 큰돈을 번다.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창조적 파괴’를 한 것이다.
시장이 된 장발장이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것은 ‘도덕적 인센티브’가 작용했기 때문이다. 빵 한 조각마저 구할 수 없던 99퍼센트의 서민들은 결국 프랑스혁명을 일으킨다. 예상하지 못한 사태, 프랑스혁명은 곧 ‘블랙 스완’이다. 프랑스혁명에는 날품팔이를 하던 아이들, 거리를 방황하던 노인들도 앞장선다. 자본주의는 노동자에 의해 필연적으로 무너진다고 주장한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떠오른다. 이처럼 영화 《레미제라블》은 한 편의 거대한 경제학이기도 하다.
경제는 인간과 인간의 접점에서 일어난다. 영화는 인간의 삶을 적나라하게 투영한다. 따라서 영화 속 배경은 경제환경을 떠날 수 없으며 영화 속 인물들은 경제원리를 벗어날 수 없다. 영화 속 인물들은 모두 경제학에 의해 움직였다. 내면의 검은 욕망을 꺼내 블랙 스완이 된 니나, 확증편향을 깨기 위해 먼 길을 떠난 칸, 18세 여자아이에 의한 넛지효과로 삶을 자극받은 노시인 이적요, 진짜 행복을 위해 차선이론에 함몰되지 않고 최선을 택한 마라토너 주만호 등은 모두 경제학이 짜놓은 시놉시스를 그대로 따라가는 듯 보인다. 영화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제심리가 인물들을 이끌어가고 경제학이 관객을 빨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경제학자의 프레임을 끼워라, 또 다른 이야기가 보인다!
첫사랑은 왜 애절할까? 저자는 《레터스 투 줄리엣》을 통해 ‘한계효용체감의 법칙’때문이라고 말한다. 펀드매니저 상용이 《시라노 연애조작단》을 찾는 것은 ‘비교우위의 법칙’에 따른 것이다. 《타이타닉》은 1등석 로즈와 3등석 잭의 이야기다. ‘가격차별’이 로맨스를 만들어낸다. 《광해》가 대동법을 추진하려는 배경에는 '부자증세'가 있다. ‘세테리스 파리부스’ 즉 모든 조건이 동일했다면 《부러진 화살》의 김경호 교수는 재판정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을지 모른다. 《완득이》의 똥주선생은 수업시간에 ‘마르크스경제학’을 가르친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자본가가 잉여가치를 가져가니 가난은 완득이의 책임이 아니라는 얘기다. 《내 아내의 모든 것》에서 정인은 양파 값이 너무 올랐다며 짜증을 낸다. 정인의 외로움은 엥겔지수를 높인다. 《세 얼간이》들은 행복은 결코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것을 가르쳐져 줍니다.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영화에는 경제사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떻게 터졌는지 궁금한가? 다큐멘터리로 보려면 《인사이드잡》이 좋고, 영화라면 《월스트리트》에 답이 나와 있다. 세계경제의 역사를 바꿔놓은 ‘대공황’은 《아티스트》에 적나라하게 나온다. 화폐전쟁의 역사는 《푸른 소금》을 통해 알 수 있다.
경제학자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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