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들은 뭔가를 만들어내기 위해 머리를 쥐어짠다. 프로는 그냥 만든다. 아마추어들은 밤새워 일을 한다. 프로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아마추어는 필 받으면 쉬지 않고 달린다. 프로는 매일 딱 정해진 시간만 일한다. 아마추어는 주중에 생계를 위해 일하고 주말에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프로는 일주일 내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한다. 그게 생계를 위한 일이기도 하다. 아마추어는 한 줄의 성과를 이루기 위해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일한다. 프로는 놀면서 한다.
아마추어는 밥도 거르면서 일한다. 프로는 끼니 꼭 챙겨서 먹는다. 아마추어는 모든 부분에 다 힘을 줘서 일한다. 프로는 완전히 릴렉스된 채 힘줄 때만 정확히 힘준다. 아마추어는 징징거리고 프로는 조용하다. 아마추어는 자신의 실력을 기르기 위해 돈을 쓸까말까 망설인다. 프로는 조금도 망설이지 않는다. 이미 전 재산을 투자해 실력을 비축해놓았기 때문이다. 그에게는 오직 수확만이 남아있다.
프로가 된다는 건 멋진 일이다. 그건 무림의 고수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우리는 모두 고수가 되고 싶다. 하수는 언제나 고수의 뒤치다꺼리나 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자는 서른 중반이나 마흔 사이에 결정해야 한다. 계속 다른 사람의 밑을 닦아주며 살 건지, 아니면 휴지를 집어 던지고 밖으로 나가서 내 일을 할 건지. 남의 일 해주면서 고수 됐다는 사람 못 봤다.
남자의 교과서(명로진, 퍼플카우) 31~32쪽
명로진은 정말 글을 잘 쓴다. 그 이유 중에는 다양한 장르로 꽤 많은 글을 끊임없이 쓰고,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일도 함께 하기 때문이리라.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온전히 할 수 있으면 글 잘쓰는 사람이고, 그 글은 멋진 글이다. 프로와 아마추어에 대한 명쾌한 정의, 탄복하며 읽고 또 읽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았던 한 가지 생각이 명쾌하게 풀렸다.
페이스북의 타임라인을 읽다가 보면 자기 일을 이야기하면서 '징징거리는 사람들'이 꽤 많다. 아마추어들이다. 관심주는 이 아무도 없는데도 혼자서 방백하는 사람들, 프로라고 떠들지만 어쩔 수 없는 아마추어다. 어느 때는 그들의 글이 '좋아요'를 구걸하는 듯한 짠한 기분까지 들었다. 그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징징거리지 않는 프로로 거듭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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