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저금리 시대에 딱 어울리는 재테크 책!
대한민국 자본주의 역사상, 아니 단군 이래 초저금리시대를 처음맞는 지금, 1%대 금리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현실이자 사회현상이 되었다. 제로금리의 장기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고 있는 일본을 살펴보면 초저금리는 기시 경제와 금융시장은 물론 전반적 사회 분위기와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 정신 및 심리상태까지 좌우할 메가톤급 변수다.
'이런 시기에 무슨 재테크서냐?' 싶었다. '누구라도 노력하면 10억 부자 문제없다'는 식의 구라(?)가 아니라, 돈맥이 막혀버린 초저금리 시대에 우리가 투자할 곳의 좌표를 찾도록 돕기 위해 중앙일보 경제기자 네 명이 함께 쓴 책이라고 한다. 더도 덜도 아닌 '5% 수익'을 얻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찾아 제시하는데, 직접 상품까지 거론하며 추천한다. 일간지, 경제지에서는 찾을 수 없는 소스들이 있겠다 싶었다. 제목은 <거꾸로 즐기는 1%금리> 이다.
"투자에 성공하려면 스스로 감당 가능한 적정 목표 수익을 정하는데서부터 출발해야 합니다. 이 책은 이를 연 5%로 제시합니다. 이름 하여 '중위험 중수익'입니다.
1%금리시대라고 하지만, 5% 수익 달성은 그렇게 힘든 게 아닙니다. 그 정도의 현금 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자산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국내외 주식시장에는 연 2~3%의 배당을 꾸준히 주는 기업이 의외로 많습니다. 거기에 혁신 역량을 겸비해 미래 성장 기반까지 갖춘 기업이라면 주가가 연 5% 이상 오르고도 남습니다. 매일 주가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내재가치가 탄탄한 기업의 주인이 돼 느긋하게 기다려 보십시오. 그런 배당주나 가치주를 고르기 힘들다면 투자 고수들이 그것들을 모아서 잘 버무려놓는 펀드에 올라타십시오. 요즘 진짜 친구처럼 믿을 만한 자산운용사들이 하나 둘 늘어나고 있어 여간 다행스러운 게 아닙니다. 우리는 그런 친구들의 펀드를 직접 골라 알려드리겠습니다. 주식이나 펀드 뿐 아닙니다. 연 5~7%의 수익을 추구하는 지수형 ELS에 투자하는 방법도 소개합니다." 9~10쪽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최근 《인터스텔라에서 배우는 초저금리의 법칙 3가지》라는 보고서를 냈다. 요약하면 중력이 클수록 시간이 흐르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처럼, 초저금리로 갈수록 자산증식에 걸리는 시간이 가속적으로 느려진다는 것. 금리에 따라 예금금액이 두 배가 되는 시기를 측정하는 이른바 '72의 법칙'이 있다. 즉, 72 나누기 금리하면 예금이 두 배가 되는데 걸리는 시간이 나온다. 예를 들어 금리가 5%일 때는 72를 5로 나눈 결과, 14년이 걸립니다. 이런 식으로 따져 보면 4%면 18년, 3%면 23년, 2%면 35년이 나온다. 이런 식이면 1% 금리면 무려 70년이나 걸린다는 결론이 나온다. 예적금으로는 답 안나온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 것이다.
이런 추세로 이어지다 보면 '극심한 경기침체와 제로(또는 마이너스) 금리'에 도달, 이른바 디플레이션이 올지도 모른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에서는 디플레이션의 머리글자를 딴 이른바 'D의 공포'가 회자되는 지경. 세계적인 저금리와 이를 초래한 저성장, 저물가의 '뉴노멀 상황'은 앞으로 몇 년 안에 끝날 일이 아니다(경제학자 우석훈은 최소 10년은 갈 것으로 보고 '불황 10년'이라는 책을 쓴 바 있다).
결론적으로 가계는 대책없는 막연한 희망보다는 '저성장, 저금리 장기화'를 상식으로 받아들이고 소드과 지출 그리고 투자에 대한 새로운 설계도를 그려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그렇다면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저자들은 묻지마 주식투자에 대해 무척 경계한다. '증권사 보고서, 증권TV, 인터넷 토론방에 의존할 생각은 아예 내다버려라' 라고 경고한다. 특히 돈 받고 보내주는 종목 추천 서비스를 그대로 따라 할 생각이라면 아예 주식에서 손을 떼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처음 말 듣고 몇 번 돈을 벌 수는 있지만, 결국 크게 걸려 다 토해낼 게 빤하기 때문이다. 대신 저자들이 내놓은 해법은 'A급' 펀드 고르는 'DIVERT(관점 바꾸기) 전략'이다.
결국 답은 'DIVERT(관점 바꾸기)에 있다. DIVERT란,
확실해진 배당(Dividend)의 시대,
인덱스(Index)와의 이별,
필수가 된 가치(Value)투자,
철저한 환율(Exchange rate) 리스크 관리,
소리없이 강한 글로벌 리츠(REITs),
세금(Tax) 줄이는 습관을 뜻한다. 179쪽
공부는 기자와 펀드매니저의 몫이다. 게으르고 지식이 부족한, 그래서 귀얇은 나 같은 팔랑귀 일반 투자자에게는 구체적으로 '이러이러한 상품이다'고 말해줘야 한다. 친절하게도 경제부 기자인 저자들이 친구 같은 펀드 12개 상품을 아예 대놓고 책에 소개했다. 193 쪽부터 시작되는 이른바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 인데, 대충 허투루 뽑은 것이 아니라 투자사의 운용철학과 설정 이후 수익률, 리스크 관리능력, 펀드매니저의 역량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공저자들이 엄선했다고 한다. 이 책의 핵심내용인 셈인데, '당장 투자해도 좋은 명품 펀드 12선'은 다음과 같다.
에셋플러스 ‘리치투게더펀드’3총사
그리고 메리츠 코리아펀드
신영 마라톤 펀드
삼성 중소형 포커스펀드
이 밖에도 한국밸류 10년투자펀드
동양 중소형고배당펀드
대신 성장중소형주펀드
피델리티 글로벌 배당인컴펀드
미래에셋 글로벌그레이트컨슈머펀드
한화글로벌 헬스케어펀드
KTB중국1등펀드
AB미국그로스펀드
아울러 인터넷, 스마트폰으로 펀드를 직구하면 수수료를 최대 60%까지 절감하는 펀드 슈퍼마켓(www. fundsupermarket.co.kr)에서 사는 것도 좋다. 2014년 6월만 해도 1만 5000개 정도였던 개설 계좌 수가 2015년 초 3만 개를 돌파, 펀드 가입 잔액도 5000억원을 넘어섰다고 하니 신뢰할 만하다.
한편 저자들은 부동산에 대해 시세차익은 꿈도 꾸지 말아야 하며, 미친 전세는 자가 주택-월세주택 이원화로 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부동산에서 5%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아파트를 살 것이 아니라, 오피스텔, 빌라, 상가, 분양형 호텔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해야 한다면서 나름의 구체적인 투자법을 제시한다.
우선 오피스텔은 수익형부동산 투자를 막 시작하는 초보자에게 제격인 상품이다. 초기 투자 자금이 크지 않아서 부담도 적고, 오피스텔은 수요가 꾸준해서 경기를 덜타는 장점이 있다. 또 싱글족이 급증하면서 혼자 살기 편한 집을 구하고, 신혼부부들도 오피스텔에서 살림을 시작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상황이라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적당하다. 최근 서울 마곡지구와 위례, 광교 신도시 등의 오피스텔 분양에는 투자 인파가 몰려 청약 경쟁률이 수십~수백대일을 기록하기도 했다하니 참고할 만하다.
다음은 빌라. 최근 아파트값이 폭등하면서 대체 주거상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빌라는 오피스텔에 비해 저소득층이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월세가 상대적으로 싼 편이고, 팔 때 시세차익을 기대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임대가 안정적으로 꾸준이 나가는 지역인지를 면밀히 검토해야 하고, 월 임대료는 세입자 소득의 30%안쪽을 염두에 두는 것이 좋다. 현재 서울 지역의 빌라의 평균 매매가격은 1억 3천만원 정도, 대게 대출 5천만원을 끼고 구입해 보증금 1천만원에 월세 45~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5% 투자수익률).
마지막으로 상가다. 상가는 부동산 투자에 일가견이 생긴 전문 투자자들이 찾은 종착역이다. 그래서 수익형 부동산의 꽃이라고 불리는데, 최근 상가건물을 통째로 구입하거나 신축해서 내 집 마련과 노후 생활 대책을 한꺼번에 해결하는 은퇴 세대가 늘고 있다. 건물의 아래층들을 상가로 임대해주고 꼭대기 층에 작은 정원을 곁들인 주택을 갖춰서 사는 최고의 수익형 부동산 투자방법이다. 요즘 초저금리로 상가 투자자들도 큰 혜택을 보고 있다. 상가에 대한 은행 대출금리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5~6%였던 것이 요즘 3%대로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상가의 임대수익률은 여전히 평균 4~6%를 유지하고, 곳에 따라서는 10%에 육박하기도 한다. 최근 은퇴한 베이비부머와 명퇴한 중년, 취업 대신 창업을 택한 젊은이들이 자영업을 위해 상가를 찾고 있어 인기중이다.
책의 내용과는 별도로 내가 분석하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면, 주식시장은 세계적인 유동성 장세로 최소 상반기까지는 활발하고 올 연말까지도 거래가 활발할 것 같다. 하지만 부동산은 사정이 좀 다르다. 전월세물량의 증가로 순수 전세물량이 부족한 시점에 저금리가 맞물려 올들어 부동산이 반짝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건설사는 보유부동산을 처분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고 물량을 쏟아내고 있고, 이들을 광고주로 삼는 언론은 온전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광고판' 역할을 하고 있다. 저희들이야 깨춤을 춰도 상관없고 관심도 없다. 소비자만 휘둘리지 않으면 된다.
우선 중대형 아파트를 소유하고 있다면 '입질'이 오는 지금이야말로 매도의 호기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지금 분양물량의 평형을 살펴보라. 중대형은 더이상 없다. 반면, 저금리에 힘입어 더 큰 평형으로 아파트를 옮기려 한다면, 당장이 아닌 미래를 생각하시길. 시세차익은커녕 팔 수가 없어 평생 그 집에서 살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의 흐름이라면 국내상황이 아니더라도 세계경제의 변동으로 하반기에서 연말 사이 한차례 쓰나미급 경제한파가 올 것 같으니 시장을 충분히 고려해서 결정해야 한다. 부동산 거래는 '내 인생 최대의 자산'을 사고 파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기를.
정리해 보자. 지금 현재 한국의 부동산 신화는 이미 종언을 고했고, 국내 증시는 기업들의 소리 없는 구조조정 아래서 박스권 탈출에 실패했다. 연금만으로 안락한 노후를 꿈꾸던 시대도 저물었고, 금리는 1%대로 추락하여 자산이 2배로 불어나는 데 35년 넘게 기다려야 한다. 저금리라는 돈의 늪지대에서 쥐꼬리만 한 예금 이자만 끌어안고 살텐가? 큰일난다. 지금은, 특히 올해는 모든 경제적 결정에 있어 신중에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그 점에서 이 책 <거꾸로 즐기는 1% 금리>은 정독해서 읽을만하다. 투자처 결정에 대한 도움을 얻기도 할테지만, 무엇보다 1% 대 초저금리시대인 지금이 어떤 상황인 건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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