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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블로그 자유광장]CEO 스토리 # 8 CEO 스토리- 딤채를 만든 정몽원 회장, 다이슨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의 신제품 탄생 비결은?

by Richboy 2015. 12. 5.

 


 

100만 포기 김치와 씨름해 탄생한 최초의 김치냉장고

대표적인 한식의 아이콘 ‘김치’. 김치 담그기는 냉장고가 발명되기 전까지 ‘채소를 겨우내 싱싱한 상태로 저장 및 보존하는 제일 뛰어난 방법’이었는데요. 항아리에 담아 땅속 깊숙이 묻어뒀던 옛날과 달리, 사람들이 아파트에 살게 되면서 김치는 골칫덩어리가 됐습니다. ‘음식을 신선하게 유지한다’는 냉장고의 본성이 숙성과 발효를 거치며 깊은 맛을 내는 김치와 어울리지 않았던 것이죠. 채 한 달이 안 돼 쉬는 김치 때문에 김치를 담글 때마다 수고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 고민을 해결해 준 게 바로 위니아만도(현 대유위니아)가 처음 만든 김치냉장고 ‘딤채’였습니다.


 

 

 

김치냉장고 딤채 현재 제품 모델 (이미지 출처 : 대유위니아 홈페이지)

만도공조는 자동차용 에어컨을 전문 생산하던 공조 전문 기업이었습니다. 만도는 자동차와 건물의 냉방시스템 분야에서 기술력을 다져와 늘 냉장고 시장에 진출하려고 했죠. 그러다 1992년 가전사로 전환하고자 개발에 착수한 ‘한국형 냉장고’에서 기존의 공조 브랜드와 차별화할 점을 모색하게 됩니다. 1993년에는 LG전자와 삼성전자가 냉장고 내부에 설치된 ‘김장독’, ‘김치독’ 기능을 어필하며, 당시 8,000억가량의 냉장고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었는데요.


딤채 김치냉장고 광고 영상

이렇게 김치 숙성과 보관이 한층 좋아진 냉장고를 보며 전 위니아만도 정몽원 회장은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프랑스에는 와인냉장고, 일본에는 초밥냉장고가 있는데 왜 우리나라에는 고유 음식 문화인 김치를 위한 냉장고가 없을까?”

 


만도는 1993년 김치연구소를 만들고, 3년간 100만 포기의 김치를 담그며 수많은 테스트와 전국 김치의 특장점을 분석한 데이터베이스를 만들며 연구를 해나갔습니다. 땅속 김장 김치 맛을 내는 70여 가지의 기술 특허를 내면서 김치냉장고를 완성, 시장에 출시했습니다. 1995년, 그렇게 김치냉장고 브랜드의 대명사 ‘딤채’가 탄생했죠.

이후 가전 3사도 ‘딤채’의 성공에 시장에 뛰어들었고, 오늘날 김치냉장고는 엄청난 보급률을 자랑하며 주부는 물론, 신혼부부나 1인 가구의 ‘잇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기존의 냉장고 시장에 뛰어드는 대신, 니즈를 찾아 틈새시장 개척해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준 결과입니다.

고정관념에 맞서 5,127번 도전하다! 다이슨 진공청소기


영국의 한 발명가는 아내 대신 청소를 하던 중 진공청소기의 작동이 시원치 않자 손수 뜯어보게 됩니다. 먼지가 먼지 봉투의 미세한 구멍을 막아, 조금만 사용해도 기능이 떨어져 청소가 제대로 안 된 것이었는데요. 먼지 봉투가 가득 차서 진공청소기의 흡인력이 떨어진다는 제조업체의 주장이 거짓임을 안 그는 ‘직접 먼지 봉투 없는 진공청소기를 만들겠다’ 마음먹고 개발에 매달립니다.

생계는 아내에게 맡긴 채 낡은 마차 창고에서 사이클론 방식의 신개념 진공청소기를 개발하면서 그는 5년간 무려 5,126번의 실패를 경험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한 번 더’라며 5,127번째 도전한 끝에 성공했죠. 진공청소기가 먼지 봉투를 없앤 것은 발명된 지 100년 만이었습니다. 이 발명가는 바로 세계적인 진공청소기 업체 다이슨의 창업자 제임스 다이슨입니다.

 

 

다이슨 창립자 제임스 다이슨 (이미지 출처 : 위키피디아)

그는 새로운 진공청소기는 발명했지만, 완제품을 만들 순 없었습니다. 수년간 개발에 매달린 탓에 남은 돈이 없었기 때문이죠. 할 수 없이 아이디어와 생산권을 다른 가전업체에 팔려 했지만 거절당하고 맙니다. ‘늙은 여우는 더 이상 사냥하는 법을 배우지 않는다’고 했던가요? “먼지 봉투 있는 청소기가 뭐 어때서? 먼지 봉투 시장규모는 5억 달러야. 우린 아쉬울 게 없어.”가 그들의 이유였습니다.

그 후 우여곡절 끝에 그는 1993년 자신의 이름을 딴 비상장 기업을 설립하고, 먼지 봉투 없는 가정용 진공청소기 ‘DC10’을 영국 시장에 내놓았습니다. 이 청소기는 영국 소비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아, 18개월 만에 시장의 왕좌에 올랐죠. 다이슨의 현재 영국 시장 점유율은 30~40%에 이릅니다.



다이슨 진공청소기 광고 영상

여기에 그는 선풍기에 날개가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깼는데요. 화장실에서 바람으로 손을 건조하는 기계를 만들다, ‘에어멀티플라이어’란 날개 없는 선풍기도 만들었습니다. 몇 해 전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이 자신의 트위터에 소개하면서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이 선풍기는 2009년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발명품’ 중 하나로 꼽혔죠. 다이슨 본사 문 손잡이에는 이런 글이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전기를 이용한 최초의 선풍기는 1882년 발명됐다. 날개를 이용한 그 방식은 127년간 변하지 않았다.’

 


윈스턴 처칠은 말했습니다. “성공이란 열정을 잃지 않고 첫 번째 실패에서 다음 실패로 계속 나아갈 수 있는 능력이다.” 숱한 실패 끝에 성공한 다이슨의 지론 역시 ‘성공은 99%의 실패로 이뤄진다’입니다. 그는 실수를 통해 일을 빨리 배우게 된다며, 직원들에게 실패를 장려하기도 합니다. 엔지니어인 그의 삶에 실패는 당연했기 때문이죠. 실패 속 드물었던 몇 번의 성공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실패하면 유니클로 창업자 야나이 다다시가 떠오릅니다. 자서전의 제목이 <1승 9패>일 만큼,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인물입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실행에 옮겼고, 결과가 좋지 못하면 바로 접었습니다. 그는 평소에도 “실패하더라도 회사가 망하지 않으면 된다. 실패할 거라면 빨리 경험하는 편이 낫다. 비즈니스는 이론대로, 계획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빨리 실패하고, 빨리 깨닫고, 빨리 수습하는 게 나의 성공 비결이다.”라고 말하죠. 실패 없는 성공은 없습니다. 성공을 붙잡느냐 놓치느냐는 오직 실패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는 힘에 달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