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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독서법·글쓰기

헤밍웨이와 하루키가 매일 지킨 이것, 루틴

by Richboy 2023. 6. 13.

 

"헤밍웨이는 5시 30분이나 6시, 아침의 첫 햇살과 함께 어김없이 눈을 떴다.

전날 밤늦게까지 술을 마셨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아들 그레고리는 아버지가 숙취에 별 영향을 받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는 검은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고,

방음 장치가 된 방에서 아기처럼 숙면을 취한 것처럼 항상 멀쩡한 모습이었다."

헤밍웨이는 1958년 <파리 리뷰>와의 인터뷰에서 이른 아침 시간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했다.

 

글을 쓸 때 나는 매일 아침 가능하면 첫 햇살과 함께 일어나 작업을 시작합니다.

방해하는 사람도 없는데다 시원하다 못해 쌀쌀한 기운에 작업하다 보면

글을 쓰는 과정에서 따뜻해집니다.

전에 썼던 것을 읽어보고, 어떻게 이야기를 이어갈지 머릿속에 그려지면 읽기를 멈추고 거기서부터 기운이 떨어질 때까지 글을 써내려갑니다.

먹어야 한다는 생각이 밀려오면 그제야 멈추고,

다음 날 다시 글을 쓸 때까지 살아남으려고 합니다.

말하자면, 아침 6시에 시작해서 정오나 그 조금 전까지 끈질기게 글을 씁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을 나누었을 때처럼 배가 고플 때 글쓰기를 멈춥니다.

어쨌거나 배는 채워집니다.

다음 날 다시 작업을 시작할 때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정말 견디기 힘든 건 다음 날까지 기다리는 시간입니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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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위대한 작가는 밤에 글을 쓰고, 누구는 새벽에 글을 쓴다.

또 다른 누구는 술을 마신 채 글을 쓰고, 누구는 하루에 담배 60개피를 비우며 글을 썼다.

중요한 건, 위대한 무엇인가를 쓴 그들의 생활은 각자 다르지만,

그들은 이랬다...라고 말할 수 있는 일관성이 있다는 거다.

일관성은 루틴, 쉽게 말하면 습관이다.

이를 두고 무라카미 하루키는 "나는 이런 습관을 매일 별다른 변화를 주지 않고 반복한다. 그러다 보면 반복 자체가 중요한 것이 된다. 반복은 일종의 최면으로, 반복 과정에서 나는 최면에 걸린 듯 더 심원한 정신 상태에 이른다."라고 말했다.

무라카미는 한 권의 소설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 동안 이처럼 똑같이 반복되는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정신 수양이 있어야 하고 '체력도 예술적 감성만큼 필요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