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로 2030 여성 고객 잡아라”
올 상반기 국내 프랜차이즈 업계는 속된 말로 죽을 쒔다. 가맹점 개설이 올 스톱된 체인 업체가 부지기수였고 개별 점포들도 매출액이 10~30%씩 빠진 곳이 수두룩했다. 소비심리 위축 여파가 자영업 시장에 철퇴를 가한 셈이다.
그렇다면 하반기 창업 시장엔 햇볕이 들까. 전문가들은 일단 “더 나빠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 경제 전망에서 다소 숨통이 트였기 때문이다. 경제성장률이 상반기 4%대 초반에서 하반기엔 4%대 후반으로 ‘점프’할 것이라는 게 경제연구소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프랜차이즈 시장이 질적 성장을 도모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산업은 2005년 말 기준 전국 가맹사업본부 2200개, 가맹점 28만5000개, 연 매출 61조원의 괄목할만한 양적 성장을 이루어낸 만큼, 이젠 질적 성장으로 전환할 시기를 맞이했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가맹사업진흥에관한법률’ 제정과 ‘가맹사업거래의공정화에관한법률’ 개정을 통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놓은 상태다. 두 법안은 ‘규제’와 ‘육성’이라는 적절한 균형 하에 프랜차이즈 산업 성장의 좋은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해 봄직하다.
다만 서민들의 체감경기에 대한 논란은 여전하다.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경기 ‘윗목’ 얘기다. 아랫목이라고 할 수 있는 서민들 경제난은 여전하다.
그러나 불황에도 잘 나가는 업종은 얼마든지 있다. 상반기만 해도 건강, 친환경 등 ‘웰빙’과 ‘저가’ 전략으로 빛을 본 사람이 많다. 특히 조기교육 열풍이 일면서 영·유아 교육 서비스 시장은 대폭 확대된 바 있다.
이런 때일수록 트렌드를 잘 읽어야 한다. 난세에 영웅 나듯 불황 때 ‘스타’가 출현하는 법이다. 2007년 하반기 창업 시장을 관통할 창업 트렌드를 11선으로 묶어봤다.
1 저가 전략 여전히 유효할 듯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각종 세금 부담 등으로 위축된 소비심리는 여전히 저가 시장의 경쟁력을 유지시켜줄 것이다. 다만 이전과 다른 것은 품질이 뒷받침된 저가여야 한다는 점이다. ‘싼 게 비지떡’식 장사는 수명이 짧기 때문이다.
단 저가 전략은 투자 대비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가령 5000원 치킨집이 최근 시장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기 바란다. 저가로 손님 흡입력은 뛰어나지만 인건비나 임대 비용 등 유지 비용 지출이 많으면 모든 게 헛일이다. 앞에서 남고 뒤에서 밑지는 장사야말로 ‘몸만 고생하는 짓’이다.
특히 저가 전략의 포인트는 박리다매다. 고객 회전을 높이는 게 관건이다. 따라서 유동인구가 확보되는 A급 상권이 유망하다. 저가 전략을 취할 경우 한 가지 대안으로 메뉴 가격대를 저가, 중가, 고가로 다양하게 조합하는 전략도 고려할 만하다.
2 ‘쇠고기’ 시장을 눈여겨보라 하반기에는 쇠고기가 외식 시장의 대세가 될 전망이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수입산뿐만 아니라 한우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쇠고기 수요 증가를 예상하고 쇠고기 전문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일단은 가격 거품을 걷어내고 돼지고기 수준의 낮은 가격을 앞세운 가격파괴 전문점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엔 ‘소가미소(www.sogamiso.co.kr)’ ‘소뜨레(www.sottle.co.kr)’ ‘별난소문(www.byulso.co.kr)’ 등 차별화를 내세운 중가(中價) 쇠고기 전문점, 허브 컨셉트 쇠고기 전문점 등도 등장하고 있고, 농협 목우촌의 ‘웰빙마을(www.moguchon.co.kr)’ 등 가격 거품을 완전히 뺀 한우 전문점도 생겨나고 있다. 게다가 매출 부진에 허덕이던 기존 음식점들이 쇠고기 전문점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쇠고기 대세론’에 더욱 힘이 실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산 쇠고기가 본격적으로 수입되면 기존 돼지고기 시장의 30% 정도가 다시 쇠고기 시장에 자리를 내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치킨 등 기타 육류 시장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3 ‘자연으로 돌아가라’ 소비자들의 건강, 환경에 대한 욕구는 날로 높아져가고 있으며 ‘웰빙’ 트렌드는 당분간 한국 소비 시장을 리드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에 대응한 창업 아이템 역시 계속해서 주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하반기에는 ‘내추럴리즘(자연주의)’을 내세운 업종들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외식 업체들이 유기농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인테리어에도 자연을 접목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행복추풍령 감자탕&묵은지(www.gamjatang.co.kr)’는 나무 그늘을 인테리어 컨셉트로 정하고 테이블 옆에 잎과 가지가 풍성한 나무를 심음으로써, 자연 속에서 맛있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자연친화적인 인테리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또 천연비누 판매점인 ‘아로마러브(www.aromalove.co.kr)’와 같이 천연제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전문점도 늘고 있으며, 자연의 향기를 집안으로 들여와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에코미스트(www.ecomist.co.kr)’ 등도 주목할 만하다.
4 다시 신토불이로 U턴 자연주의 트렌드로 인해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신토불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외식 업체들이 직접 산지와 계약 재배를 통해 원재료를 조달하고, 지방자치단체나 지역 농협의 지원으로 공동 마케팅을 펼치기도 하면서 외식 시장에 우리 농산물 바람이 불고 있다. 더구나 이러한 흐름은 한·미 FTA 타결 이후 더 뚜렷해지고 있다.
따라서 올 하반기에는 이러한 분위기를 타고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 전통 먹거리들의 강세가 예상된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원할머니보쌈(www.bossam.co.kr)’ 등의 보쌈 전문점, 우리 전통의 가양주 부활에 앞장서고 있는 국순당의 ‘백세주마을(www.ksdb.co.kr)’ 등이 있다.
5 ‘모던 레트로’를 주목하라 이와 동시에 ‘모던 레트로’ 업종이 뜰 것이다. 모던 레트로(Modern Retro)란 아름다운 과거로 회귀하되 동시에 현대적인 멋을 살린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1950~1970년대 유행했던 전통 메뉴를 현대화하거나 현대적이면서도 복고적인 분위기의 인테리어 이미지를 가미하는 등 전통과 현대를 적절히 조화하는 식이다. 퓨전 실내포장마차, 퓨전 뚝배기·전통주 전문점, 찌개 전문점, 퓨전 감자탕&묵은지 전문점 등이 있다.
경기 불황기 창업은 안정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에 전통 한식을 취급하는 음식점들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설렁탕, 감자탕, 순대, 보쌈 전문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이들은 남녀노소 폭넓은 고객층을 타깃으로 삼을 수 있어 불경기에도 크게 기복 없는 매출을 올리는 것이 장점이다. 각 지역별 특산물을 활용한 향토음식도 지방자치단체들의 지원을 받으며 프랜차이즈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6 멀티플렉스 점포 증가 시간에 쫓기며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에게 시테크는 필수 전략이다. 따라서 제한된 시간에 여러 가지를 함께 해결하고자 하는 욕구들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고객 니즈를 반영해 단순히 제품만 팔던 판매업이 서비스와 정보까지 부가 제공하거나, 반대로 서비스업이 관련 제품도 판매하는 멀티플렉스 점포가 창업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외식업에서도 멀티플렉스를 표방한 점포들이 늘고 있다. 젤라토 아이스크림 전문점 ‘카페띠아모(www.ti-amo.co.kr)’는 매장을 카페형으로 꾸미고 아이스크림 외에 샌드위치나 토스트, 커피 등을 제공함으로써 식사와 간식, 휴식까지 겸할 수 있는 멀티플렉스 전략을 통해 계절 장사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한계를 극복했다. 멀티플렉스 치킨 전문점 ‘리치리치(www.irichrich.com)’는 메뉴의 복합화와 판매 방식의 다각화를 통해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시키고 외부환경 변화에 따른 위험 요소를 제거한 신개념 치킨 전문점이다. 메뉴의 구성은 기름에 튀기지 않고 호텔식 시즈닝 기법으로 200℃ 고온에서 구운 후 소스를 발라 직화로 두 번 구워 트랜스지방산 문제를 해결한 구운 치킨류, 한약재로 숙성하고 파와 야채로 맛을 내 호프와 어울리는 파치킨, 패밀리레스토랑의 고급 메뉴인 립과 돼지안심 프라이드, 그리고 이들 메뉴 2~3가지를 적절히 구성한 세트메뉴 등 30여 가지나 된다. 판매 방식은 홈 배달, 테이크아웃, 홀 판매 등으로 다각화하여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업종도 이러한 세 가지 방식을 혼용하지만 특수 제작한 고품격 포장박스로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7 2030세대 여성 고객을 잡아라 요즘 프랜차이즈 사장들 사이에선 “20~30대 여성을 잡아야 돈을 만진다”는 말을 많이 한다. 소비 시장에서 감각적인 2·30대 신세대 여성들이 신 소비 계층으로 부상했다는 반증이다. 여성들의 사회 진출이 활발해지고 만혼(晩婚) 등으로 독신여성이 증가하면서 2?30대 여성들은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벌써 외식 업체를 중심으로 이들 신 소비 주력부대의 눈길을 잡기 위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다.
스파게티 전문점 ‘솔레미오(www.solemio.co.kr)’는 이국적 향취가 물씬 나는 프로방스풍 인테리어로 가게를 꾸며 신세대 여성 고객들로부터 맛있고 예쁜 집으로 소문이 났다. 또 압구정김밥의 제2 브랜드로 지난 1월 런칭한 ‘부비부비(www.boobi2.com)’는 아라비안나이트를 연상케 하는 이국적인 오리엔탈풍의 인테리어와 손님들이 독립적이면서도 안락함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 구성을 통해 젊은 여성 고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퓨전 중국요리 전문점 ‘취룡(www.cr4u.co.kr)’은 보통 3~4인분용인 중국요리를 1~2인분 정도의 소량으로 쪼개, 젊은 여성들이 취향에 따라 다양한 요리를 골라먹을 수 있게 함으로써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한마디로 2030 여성을 잡기 위한 경쟁이 불을 뿜고 있는 셈이다.
8 조기교육 열풍은 ‘~ing’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2005년 1.08명까지 떨어지며 홍콩 등 도시국가를 제외하고는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저 출산율이 오히려 영·유아 관련 산업, 즉 ‘엔젤(Angel) 산업’의 성장과 변화를 견인해 나가고 있다. 특히 자녀를 위해 돈을 아끼지 않는 강력한 소비 세력인 ‘듀크족(Dual Employed With Kids)’이 조기교육 바람을 타고 교육 서비스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가운데 영·유아교육 서비스 시장의 팽창이 예상된다.
그 중에서도 단연 주목을 끄는 것은 영어교육 시장이다. 글로벌 스탠더드 시대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국제어로서의 영어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는 가운데, 영어 관련 업종들이 유망 업종군을 형성하고 있다. 그 중 조기유학의 폐해가 늘어나면서 그 대안으로 국내에서 조기 영어교육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이 크게 증가할 것이다. 영어 전문 베이비시터 파견업, 영어놀이방, 영어유치원 등이 있다.
9 애프터마켓 공략하는 업종 성장 단순 상품 판매가 주를 이뤘던 1차 시장의 뒤를 이어 1차 시장 이후로 형성된 2차 시장, 즉 애프터마켓이 새로운 시장으로 주목받을 것이다. 자동차, 컴퓨터 등 애프터마켓을 형성하는 상품들은 1차 상품 판매보다 이후 애프터마켓에서 얻을 수 있는 수익 규모가 2.5~5배 더 크고, 이미 1차 상품 시장이 크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애프터마켓 시장도 규모 확장이 용이하다.
잠재고객이 있기 때문에 가격, 품질, 서비스에서 차별화 요소를 두면 고객을 끌어오는데 무리가 없다. 대표적인 업종으로는 자동차 외장 관리 및 실내 환경 관리업, 자동차 부속 및 용품 전문점, 방문 컴퓨터 수리업, 방문 잉크 충전업 등이 있다.
10 쌍방향 업종이 증가 갈수록 쌍방향 업종이 증가할 것이다. 쌍방향 업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 메뉴를 갖추고 고객에게 하향식으로 선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고객 기호나 니즈를 파악해 고객에게 직접 메뉴를 짜게 하거나 판매 단위를 최소화하는 낱개 판매 등으로 고객 선택을 높이는 업종을 말한다.
이들 중 아예 제품이나 서비스의 생산 단계에서부터 고객이 참여해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도 있다. 각인각색의 개성화 사회가 되면서 쌍방향 업종은 점점 더 증가해나갈 것으로 예측되는데 낱개 팔기, 쪼개 팔기 등은 고객의 가격 부담도 줄일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 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 외식업으로는 김밥&롤 전문점 ‘압구정 프리미엄 김밥(www.agjfood.co.kr)’, 싱싱회&꼬치 요리 주점 ‘다찌와꼬지(www.dazycozy.co.kr)’, 카페형 해산물 주점 ‘섬마을이야기(www.seommaul.com)’ 등이 있다. 맞춤 향기 관리 전문점인 ‘에코미스트’(www.ecomist.com)는 생산 단계에서부터 고객인 관공서나 회사의 주문을 받아 그 지역이나 회사를 상징하는 나무나 꽃의 이미지에 맞는 천연향을 제조, 공급함으로써 통일된 향으로 ‘브랜드화’시키고자 하는 지자체나 단체에게 인기를 높여가고 있다.
11 투자형 창업 증가 부동산에 대한 규제는 점점 더 심해지고 리스크가 큰 주식 투자에도 선뜻 나서기 어려워지면서, 창업이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공동 창업이나 위탁경영 창업 등 투자형 창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형 창업을 생각하는 예비 창업자라면 특히 위탁경영형 프랜차이즈 창업에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위탁경영형 프랜차이즈는 창업자가 관련 프랜차이즈 본사에 투자를 하면 본사가 투자자로부터 경영에 대한 모든 것을 위탁받아 마케팅과 직원 관리 등 일체의 점포 운영을 도맡아하는 것이다. 자금 여력이 있는 창업자의 경우 점포 사업에 대해 잘 몰라도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세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전문경영인이 운영하므로 실패율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2007년 상반기 결산
창업 시장 부진 속 퓨전 주점 ‘뜨고’ 삼겹살 ‘주춤’
올해 상반기 창업 시장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창업 실패율이 높다는 인식이 팽배해 신규 창업자 수가 급감했고, 간간이 매출 부진에 허덕이는 점포들이 트렌드를 타는 업종으로 리모델링을 하는 재 창업 사례가 많았다. 지난해 말 현재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이 최근 2, 3년 동안 가장 낮은 수치인 26.5%를 기록했던 것이 상반기에 더 떨어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백화점과 대형 할인점이 지방 중소도시에까지 입점하는 등 확산되고 있는데다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등 쇼핑몰 창업이 급증하고 있어 재래시장과 일반 창업 시장은 힘겨운 경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전 먹거리 등 웰빙 관련 업종, 사회적인 검약 분위기에 맞는 업종, 소비자의 개성과 편의성을 충족하는 업종 등 트렌드를 타는 업종은 어느 정도 성장했다. 위험 부담이 적은 소자본 무점포 창업이 꾸준히 인기를 끌었고, 본격적으로 창업 전선에 뛰어들기 전에 성공 가능성을 타진해볼 수 있는 투잡스, 주말 창업 등에 대한 수요 역시 높았다. 더불어 경기 영향을 비교적 적게 받는 ‘소황제’를 위한 엔젤 비즈니스 역시 주목받은 창업 아이템이었다.
1. 외식업
전반적인 침체 분위기 속에서도 비교적 주목받은 아이템을 꼽는다면 우선 2005년 하반기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한 퓨전 주점을 들 수 있다. 음주 문화가 폭음을 자제하고 개성을 중시하는 분위기로 변화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에 색다른 인테리어를 갖춘 퓨전 주점이 각광받은 것이다. 퓨전 요리 전문점과 주점을 합친 형태의 퓨전 주점은 한국풍, 일본풍, 중국풍, 서구풍 등을 중심으로 혼합해 서로 비슷하면서도 각자 개성을 살려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퓨전 실내포장마차, 해물요리 주점, 세계 꼬치요리 주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유럽에서 건너온 젤라토 아이스크림 전문점도 작년부터의 인기를 이어갔다. 젤라토는 이탈리아식 아이스크림으로 천연원료를 사용해 매장에서 직접 제조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직접 제조하느니 만큼 맛이 신선하고 유지방 함유율도 낮다. 작년에만 10개 이상의 프랜차이즈 브랜드가 등장, 각축을 벌이고 있으며 신규 브랜드 출시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젤라토 전문점이 큰 폭으로 성장 3~4년 내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 시장을 위협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기도 하다.
치킨은 배달 전문점을 제치고 치킨 호프형 매장 창업이 활발히 이루어졌다. 치킨 호프형 매장은 식사 매출과 안주 매출, 배달 매출까지 발생해 수익 구조가 다양한 것이 특징이다. 치킨 외에 다양한 안주 메뉴를 갖추고 있어 AI 파동의 영향을 덜 받고 주류를 함께 판매해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 여름에는 홀에서 호프와 함께 치킨을 판매하며 추가 매출을 올리고, 겨울에는 배달 판매에 집중하면 돼 계절별 매출 편차도 줄일 수 있다. 또한 ‘노! 트랜스지방’ 열풍이 불면서 튀기지 않고 굽는 바비큐 치킨이 상대적으로 약진을 했다. 하지만 해마다 터지는 AI 파동은 치킨 시장을 극도로 긴장시키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인건비, 점포 유지비 등 고정비용이 적게 드는 소형 점포 창업은 창업 수요자들의 많은 인기를 끄는데 상반기에 나타난 하나의 특징은 과거 사이드 메뉴로 취급됐던 오징어, 오므라이스, 비빔밥, 회무침 등의 메뉴가 전문점으로 새롭게 선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다는 점이다.
쇠고기 전문점은 올해 초부터 서서히 퍼져나가기 시작하더니 한·미 FTA 협상 타결과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데, 하반기 외식업 시장의 판도를 바꿀 태풍의 핵으로 부상하고 있다.
한편 상반기 들어 주춤하거나 쇠퇴하고 있는 업종으로는 가격파괴 삼겹살 전문점과 치킨 전문점, 저가형 양념갈비 전문점, 막걸리 전문점, 패밀리레스토랑과 패스트푸드 전문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가격이 너무 높거나 가격파괴만 내세우고 품질을 도외시한 업종, 웰빙 트렌드에 맞지 않는 업종 등이 대부분 약세를 면치 못했다.
2. 판매업
2~3년 동안 대단한 위력을 떨쳤던 ‘미샤’ ‘더 페이스 숍’ 등 가격파괴 브랜드 화장품 전문점들은 과도한 광고 및 마케팅 비용 부담, 소비자들의 관심도 하락 등으로 성장세가 주춤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외 인터넷 쇼핑몰이 약진함에 따라 가격,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한 소규모 소매점들이 문을 닫는 일이 많았다는 것도 특징이다. 동네 어귀의 작은 서점, 문구점, 의류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들. 편의점도 과당경쟁으로 폐점하는 점포가 많았다.
반면 건강 및 레저 관련 업종이나 패션 관련 업종, 그리고 카테고리 킬러형 점포와 업종 복합화 점포 등은 약진했다. 멀티브랜드 신발 전문점과 의류 전문점, 기능성 신발 전문점, 유기농식품 전문점, 건강보조식품·약품·생활용품·팬시용품 복합점, 레포츠용품 전문점, 패션 액세서리 전문점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또 계속된 불황으로 1000원숍 등 가격파괴 생활용품 전문점은 명맥을 이어갔다.
3. 서비스업
서비스 업종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2005년까지 수년간 급성장을 했던 피부몸매관리 전문점들은 작년부터 다소 주춤했고, 침대 청소업 등 청소 대행업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어린이 교육 시장 또한 ‘소황제’를 위한 몇몇 업종 외에 크게 성장하지는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고객 편의성과 가격 저항 심리를 간파한 업종, 그리고 고객의 다양한 욕구에 부응한 틈새업종 등은 성장세를 유지해 나갔다. 대표적인 것이 찾아가는 서비스 업종. 소비심리가 위축돼 적극적으로 고객을 찾아가는 서비스로 불황을 탈출하고자 하는 마케팅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방문 잉크 충전업은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많이 성장했고, 방문 컴퓨터 수리업도 가격파괴와 스피드를 내세워 인기를 끌었다. 틈새시장 업종인 자동차 실내·외장 관리업은 중대형 고급 자동차 대수가 증가하면서 탄탄한 성장을 했다.
타이마사지 전문점 등은 웰빙 열풍과 함께 해외여행이나 신혼여행으로 동남아를 방문하는 고객이 급증하면서 현지 마사지 서비스에 만족하고 효능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현지에서나 접할 수 있는 서비스를 그대로 국내에 도입해 많은 인기를 얻었다. 이밖에 광촉매 시공업, 향기 관리업 등 친환경 사업도 꾸준히 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