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24 13:54 / 수정 : 2007.08.25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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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마니아’로 알려진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은 어떤 와인을 마실까?
이 회장이 마셨다는 소문을 단 특급와인은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실체를 확인할 수 없는 변종의 소문들이 와인바를 돌아다닌다.
한때 이탈리아 특급와인인 ‘사시카이아’와 ‘티냐넬로’는 이 회장이 계열사 고위임원들에게 선물했다는 소문이 돌아, ‘이건희 와인’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그러나 이 와인을 선물받은 삼성 임원은 아무도 없다. ‘이건희 와인 리스트’의 실체는 있는 것인가. 시중에는 이 회장 보다 부인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이 와인에 더 조예가 깊다는 얘기도 있다.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여사가 특별히 사랑하는 와인은 어떤 것인가. 위클리비즈가 취재했다.■ 샤토 라피트 로칠드(Ch?teau Lafite Rothschild)=1860년대 당대 프랑스 최고 갑부였던 제임스 드 로칠드 남작이 구입했으며, 1855년 프랑스 보르도 최고급 와인 군(群)인 그랑크뤼 분류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했던 와인. 보르도에서 향기와 맛의 균형미가 가장 뛰어난 와인으로 평가받는다.
■ 샤토 라투르(Ch?teau Latour)=강건한 보르도 와인의 대명사. 카베르네 소비뇽 품종 특유의 묵직하고 파워풀한 맛을 모범적으로 드러내는 와인이다. 3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지만 1963년 영국에 팔린 적이 있다. 프랑스 내에서 ‘문화재와 같은 샤토(포도원)를 외국에 팔아도 되느냐’는 여론이 비등했고, 1993년 프랑스의 사업가 프랑수아 피노씨가 다시 사들였다. 라벨에 그려져 있는 탑과 그 탑 위에 서 있는 사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수십 년이 지나도 맛이 더 깊어진다는 평이 나올 만큼 강건하면서도 우아한 와인이다.
■ 샤토 무통 로칠드(Ch?teau Mouton Rothschild)=해마다 유명화가의 그림을 라벨에 채택하면서, 사람들로 하여금 보르도 와인의 화려함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와인. 역시 로칠드 집안인 제임스 드 로칠드의 조카 나다니엘 남작이 1853년에 사들였다. 1973년 63개 그랑크뤼 분류에서 유일하게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상승했다.
- 왼쪽부터 샤토 라피트 로칠드 / 샤토 라투르 / 샤토 무통 로칠드 / 몽라셰 / 오퍼스 원
- ★ 이들 세 와인의 가격은?
프랑스 보르도 지방의 대표적인 특급와인인 이 세 가지 와인의 가격은 서로 엇비슷하다. 빈티지(생산연도)에 따라 가격은 큰 차이를 보이는데 최근 빈티지인 2006년산까지도 값이 폭등해 대부분 한 병에 200만원은 줘야 살 수 있다. 가격이 급격히 뛰는 이유는 중국 러시아 등의 신흥재벌, 미국 월가(街)의 투자자들 등 이들 특급와인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와인 딜러들이 입도 선매에 나서 빈티지에 관계없이 물건을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을 칠 정도다. 1980년대 이후 빈티지 중에서는 이건희 회장이 올 초 전경련 만찬장에 내놓은 1982년산이 보르도 지역의 포도 작황이 좋아 최고의 빈티지로 꼽혀 가격도 비싸다.
■ 몽라셰(Montrachet)=흔히 얘기하는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 화이트 와인의 최고봉이다. 밭 하나를 약 30여 소유주가 나누어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희소성에서도 값어치를 인정받는다. 버터나 견과류 같은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면서 고급 화이트 품종인 샤르도네 포도가 보여줄 수 있는 궁극의 맛이 무엇인가를 제시하는 와인이라는 평을 받는다. ‘DRC(로마네콩티) 몽라셰’ 같은 유명 포도원에서 만든 와인은 대부분 200만원이 넘는다.
■ 오퍼스 원(Opus one)=미국 와인의 고급화를 앞당긴 대표적 와인. 캘리포니아 와인 고급화의 기수인 로버트 몬다비와, 샤토 무통을 개혁하고 1등급으로 만든 주인공인 바롱 필립 남작이 의기투합해서 만든 와인이다. 라벨에는 몬다비와 필립 남작 두 사람의 옆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작품 하나’란 이름 그대로 두 거물의 자신감이 드러나는 와인이다.
▶ 도움말 주신 분=유안근 카브드뱅 대표/이경희 대유와인 대표/고형욱 와인칼럼니스트·쉐벵상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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