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7.08.23 23:10
- 우리나라 백화점, 대형 마트 전단 로고만 떼고 보면, 서로 비슷해 어느 업체에서 만든 건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서로의 장점을 경쟁적으로 흉내 내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최근 현대백화점이 고급식품 매장체인인 미국 트레이드조의 전단을 벤치마킹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자사(自社) 전단을 가리켜 ‘겁 없는 전단(Fearless Flyer)’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트레이드조는 미국 소매업종 매출 기준 57위로 큰 편은 아니지만 고품격 마케팅·저가격·엄격한 비용통제·제한된 상품구색·특이한 광고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 전단의 가장 큰 특징은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 가격 정보는 한 페이지에 1~2개뿐이고, 나머지는 카툰, 유머스런 표현 등 읽을거리가 풍부합니다. 이를테면 LA갈비(미국에서는 ‘short rib’으로 표현)를 소개하면서 “여러분에게 간편한 한국 스타일 갈비를 소개합니다. 간장소스로 양념까지 돼 있어서 15분이면 저녁 식사 준비는 끝. …태국산 양념과 쌀과 함께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라는 식으로 꾸미는 겁니다. 우리 같으면 ‘LA갈비/100g 2000원’식으로 간단하게 나갈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전단에는 빅토리안 스타일의 삽화, 코미디 스케치도 등장합니다. 종이도 저가의 신문용지를 사용합니다.
현대백화점의 한 직원은 지난해 미국 출장 중 관련 정보를 얻어 트레이드조 전단을 한국에 받아들였습니다. 실제 지난 정월 대보름날 매장에서 사용한 전단을 보면 “아침에 집집마다 들려오는 ‘와사삭’ 소리. 일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말게 해달라고 축원을 하며 부럼을 깨는 소리입니다. …(중략)…현대백화점에서만 파는 검정 피땅콩은 껍질을 벗겼을 때 까만색 땅콩이 나옵니다. 비록 색은 검지만 일반 땅콩보다 고소합니다. 검정 피땅콩 100g 1800원”
전단을 읽다 보면 신문이나 보도자료를 접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신상품 및 가격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느끼도록 각 상품을 효과적으로 알리자는 취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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