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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컨슈머 리포트] ‘스토리’가 있는 전단

by Richboy 2007. 8. 27.
  • [컨슈머 리포트] ‘스토리’가 있는 전단
  •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
    입력 : 2007.08.23 23:10
    • 우리나라 백화점, 대형 마트 전단 로고만 떼고 보면, 서로 비슷해 어느 업체에서 만든 건지 알아보기 힘들 정도입니다. 서로의 장점을 경쟁적으로 흉내 내다 보니 소비자 입장에서는 차별성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 그런데 최근 현대백화점이 고급식품 매장체인인 미국 트레이드조의 전단을 벤치마킹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 회사는 자사(自社) 전단을 가리켜 ‘겁 없는 전단(Fearless Flyer)’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트레이드조는 미국 소매업종 매출 기준 57위로 큰 편은 아니지만 고품격 마케팅·저가격·엄격한 비용통제·제한된 상품구색·특이한 광고 등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회사 전단의 가장 큰 특징은 상상력을 유발시키는 스토리텔링 기법입니다. 가격 정보는 한 페이지에 1~2개뿐이고, 나머지는 카툰, 유머스런 표현 등 읽을거리가 풍부합니다. 이를테면 LA갈비(미국에서는 ‘short rib’으로 표현)를 소개하면서 “여러분에게 간편한 한국 스타일 갈비를 소개합니다. 간장소스로 양념까지 돼 있어서 15분이면 저녁 식사 준비는 끝. …태국산 양념과 쌀과 함께 드시면 더 맛있습니다”라는 식으로 꾸미는 겁니다. 우리 같으면 ‘LA갈비/100g 2000원’식으로 간단하게 나갈 내용을 구구절절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전단에는 빅토리안 스타일의 삽화, 코미디 스케치도 등장합니다. 종이도 저가의 신문용지를 사용합니다.

      현대백화점의 한 직원은 지난해 미국 출장 중 관련 정보를 얻어 트레이드조 전단을 한국에 받아들였습니다. 실제 지난 정월 대보름날 매장에서 사용한 전단을 보면 “아침에 집집마다 들려오는 ‘와사삭’ 소리. 일년 열두 달 무사태평하고 부스럼, 뾰루지 하나 나지 말게 해달라고 축원을 하며 부럼을 깨는 소리입니다. …(중략)…현대백화점에서만 파는 검정 피땅콩은 껍질을 벗겼을 때 까만색 땅콩이 나옵니다. 비록 색은 검지만 일반 땅콩보다 고소합니다. 검정 피땅콩 100g 1800원”

      전단을 읽다 보면 신문이나 보도자료를 접하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신상품 및 가격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이 그 제품을 구매하지 않으면 잘못된 선택을 하고 있는 것으로 느끼도록 각 상품을 효과적으로 알리자는 취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