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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전화 불통되면 세계가 불통?

by Richboy 2007. 8. 27.
  • 인터넷 전화 불통되면 세계가 불통?
  • 전 세계 가입자 빠른 속도로 확산
    기술 발전으로 품질·수익성 높아져
    “국내서도 본격적인 판매 이뤄질 것”
  • 백승재 기자 whitesj@chosun.com
    입력 : 2007.08.23 22:37
    • 최근 세계 제 1위의 인터넷전화(VOIP)업체 스카이프의 인터넷 전화가 불통되면서 전세계 수백만명의 가입자가 큰 불편을 겪었다. 인터넷 전화의 품질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인터넷전화가 과연 기존 전화를 물리치고 유선 통신의 주류로 설 수 있을까.

      스카이프 불통사태 일파 만파

      지난 16일 로그인을 하려던 스카이프 가입자들은 ‘스카이프를 연결할 수 없습니다’라는 메시지에 당황했다. 한국만이 아니었다. 2억 2000만명의 회원들이 스카이프 사이트 창 앞에서 원인 모를 장애를 겪었다. 장애는 36시간이 지난 18일에야 겨우 정상화됐다.

      스카이프측은 지난 14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보안패치가 업데이트되면서 수많은 컴퓨터가 재부팅을 했고, 이어서 스카이프에 로그인을 집중적으로 신청하는 바람에 서버가 다운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MS의 보안패치 업데이트가 이번이 처음도 아닌데 납득이 가지 않는 설명이라면서 고개를 젓고 있다.

      미국 전문지 인포월드(Infoworld) 인터뷰에서 존 뱀베넥(John Bambenek) 일리노이대 연구원은 “왜 이런 사고가 이전에는 일어나지 않았는지, 향후에 어떤 계획으로 이런 사고를 막을지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다”며 “스카이프가 정보를 숨기고 있다”고 말했다.



    • 인터넷 전화, 얼마나 퍼져 있길래?

      이번 사태는 역설적으로 인터넷 전화의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해졌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인터넷 전화가 이미 세계적으로 확산 물결을 탔다. 미국과 유럽의 인터넷 전화 사용자는 각각 지난해 말 기준 1060만명과 1900만명으로 모두 1000만명을 돌파했다. 일본도 인터넷 전화 사용자가 1400만명에 달한다.

      인터넷 전화의 확산 속도가 최근 빨라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케이블 TV와 초고속 인터넷 사업자들이 가입자들을 이끌기 위한 답으로 ‘결합 상품’을 내놓는 시대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타임워너는 초고속인터넷 기본료를 포함해 월 85달러에 인터넷 전화를 제공한다. 일본 역시 야후 BB가 5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싼 요금에 다른 서비스와 결합되니 소비자로서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유럽은 2007년말까지 인터넷 전화 사용자가 340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123만명에 불과한 중국 인터넷전화 사용자는 2011년이면 1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하나는 기술의 발전이다. 초창기 PC에 소프트웨어를 깔아 통화하는 ‘소프트폰’의 경우 유선전화는 물론이고 휴대전화에도 훨씬 미치지 못하는 품질이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넷전화는 적어도 휴대전화 이상의 품질을 자랑한다.

      초고속인터넷 업체나 케이블 TV 업체가 제공하는 경우에는 접속료가 싸고 백업시스템도 갖춰져 비교적 안전하다. 그동안 인터넷 전화의 약점으로 지적된 품질과 수익성이 기술 발전으로 어느 정도 해결이 됐기 때문이다. 반면 스카이프의 경우는 P2P(개인간 파일공유)시스템을 활용해 통화량 처리를 분산해왔다. 그 결과 서버 비용을 줄여 수익성과 가격 경쟁력은 잡았지만, 이번 사태로 안정성에는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다.



      국내 인터넷 전화 상황은

      한국의 인터넷 전화는 최근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는 추세다. 스카이프 한국 사용자는 100만명에 이른다. 6월 하순 첫 선을 보인 가정용 인터넷전화 ‘my LG 070’은 가입자 3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가입자가 2000명에 달한다. 또 기업용 시장을 대상으로 한 삼성네트웍스의 ‘와이즈 070’도 가입자가 20만명을 넘었다.

      물론 갈 길은 아직 멀다. 일단 국내 거대 통신업체들이 기존 유선전화에서 꾸준히 수익을 올리고 있어 인터넷 전화 사업에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유·무선 통합 환경의 출현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인터넷 전화 사업에 불이 붙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국내 인터넷 전화시장이 2009년까지 연평균 54%의 성장률로 약 1조원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터넷전화가 확산되면 기존 통신망과 인터넷망을 함께 쓸 수 있는 단말기도 본격적으로 선보일 전망이다.

       

      ◆인터넷 전화 (internet phone)

      인터넷 망을 통해 음성을 전달하는 전화. 전화 전용인 전화선을 쓰는 기존 일반전화에 비해 범용인 인터넷 망을 쓰므로 저렴한 특성을 갖고 있다. 초창기에는 인터넷이 연결된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헤드셋을 끼워 통화하는 ‘소프트 폰’ 방식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에는 직접 전화 단말기를 인터넷에 꽂아 일반 전화와도 통화할 수 있는 정도로 발전했다. 통화 품질은 현재 일반 전화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이동통신과는 거의 비슷한 수준. 음성과 데이터를 하나의 망으로 전송해 망 효율을 높일 수 있고, 인터넷과 연계된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어 향후 일반 전화를 대체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