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시작보다 끝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정신과 전문의 김정일의 사랑 에세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 제2권.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웅진출판주식회사, 1996년)로 우리의 사랑을 이끌어온 ...
이 책은..사랑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달래줄 좋은 책이다.
나의 평가
이 책의 프롤로그의 마지막을 보면 이런 글이 있다.
'다시는 사랑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했던가. 그러나 사랑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사랑의 없은 교묘하고도 집요하게 나를 엮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순수하고도 환회롭게 다가와 그것이 고통의 입구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다. 하지만 점점 깊이 빠져들다 보면 아픔은 견딜 수 없이 사방에서 조여오고 나의 무분별한 사랑 때문에 주변 사람들 모두 고통에 신음하게 된다. 사랑은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특히 주의하고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난 뒤이기도 하다.'
사랑이 인간의 감정에서 비롯되었기에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나만의 경험'이기에 내가 느끼는 사랑의 기쁨을,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위로받기는 늘 부족한 무엇이 있다. 또 이 사랑의 감정은 필요하면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댓가를 지불하고 구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기에 개인의 경험에 있어서도 대차대조해보기란 쉽지 않은 비교대상인 것이다. 그래서 젊고, 늙고,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알다가도 모를게 사랑'이라는 애매모호한 정의를 읊조리고는 한다.
다른이의 연애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드라마 영화를 보고, 사랑노래를 들으며, 책을 찾아 읽는 이유는 예에 있는 것이 아닐까? 인터넷으로 찾으면 지구반대편 사람의 오늘저녁메뉴도 알아낼 수 있는 21세기, 지금도 잘모르겠는 것이 사랑인 때문이리라.
1996년 정신과의사라는 독특한 이력의 작가가 글을 발표해 읽은 적이 있다.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자신이 만난 환자들의 사랑이야기를 옮겨적은 책이었는데, 미화되지 않고 리얼하게 구술해간 그들의 사랑이야기들을 통해 사랑의 정의에 목말랐던 시기에 많은 것을 배웠던 기억이 있다.
11년 만에 다시 만나는 것으로 감회가 새롭다. 작가와 독자 그리고 책이 다시 만난 기분이랄까.
사람은 조금 더 늙어져서 생각이 많아졌고, 책의 내용들은 시간의 흐름을 모르는 체 여전히 사랑에 아파하더라. 십수년이 또 다시 흘러도 아픈 사랑의 이야기는 계속되지 싶다.
다양한 케이스로 이야기되는 아픈 사랑의 이야기와 작가의 이야기들이 이 책의 전반에 소설처럼 전개된다. 너무 사랑해도 아파하고, 그게 싫어 헤어진 후 더욱 아파하는 사랑의 열병에 빠진 사람들(어쩌면 우리 모두가 아닐지 싶다)에게 꼭 한 번 읽어봄직한 좋은 책이었다.
이 책중에 남녀의 사랑관에 대해 작가는 상담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원하는 사랑을 남자가 다 맞춰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에서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죠.
남녀간의 사랑에서 여자는 남자가 소홀히 하는 것에 짜증을 내고,
남자는 여자가 믿어주지 않는 것에 짜증을 내죠.
남자는 여자와 사랑하기로 결심하면 현실에 집중을 하고,
여자는 남자와의 사랑이 결정되면 사랑에 집중을 하죠.
남자는 여자가 관대하면 지극히 감사하고,
여자는 남자가 계속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면 지극히 감동하죠.
이런 차이 때문에 남녀간의 사랑은 갈등과 싸움, 의심에 계속 노출돼 있는 것 같아요.상대를 내 스타일대로 삼킬려고 하면 상대는 계속 저항할 거에요. 사랑은 이 힘든 인생을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니 상대가 상대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존종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물론 존중하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그동한 투자한 것도 있고, 많이 보고 싶고 그립기도 할 겁니다. 그란 존중하면 할수록 당신의 가치는 높아질 겁니다.
한 길도 알 수 없는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데, 쉽기를 바라면 오히려 잘못이리라. 사랑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고, 가장 사랑했기 때문에 가장 아픈 것이리라.
하지만 아플 줄 알면서 계속 사랑하고, 사랑을 찾는 이유는
외로움에 지쳐 허덕이느니 사랑에 아파 힘든 편이 낫기 때문은 아닐까 싶다.
부록으로 담겨진 1996년 제작된 1편은 고맙게도 크기도 작게 나왔다.
옛날을 기억하면서 또 다시 읽어야겠다..
'리뷰모음 - Readingworks > 소설·비소설·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얼마만큼의 애정(양장본) (0) | 2007.10.18 |
---|---|
남자는 왜 잘 웃지 않을까 (0) | 2007.10.05 |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0) | 2007.09.19 |
나의 미스터리한 일상 (0) | 2007.09.19 |
남자 그 잃어버린 진실 (0) | 2007.08.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