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모음 - Readingworks/소설·비소설·인문·

추신 p.s. i love you(양장)

by Richboy 2008. 1. 17.
출판사
바움
출간일
2007.12.22
장르
시/에세이/기행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두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추신 p.s. i love you』. 이 책은 1988년에서부터 1989년까지『만화 라이프 오리지널』에 13회에 걸쳐 연재되었던 내용을 단행본으로 출간했다. 멀리 떨어진 두 사람이 편지를 통해...
이 책은... 편지로 사랑을 나눴던 세대를 위한 동화입니다.
나의 평가
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아주 좋아요!
곱게 접어진 하얀 종이속에  
그(녀)의소식들이 가득 들어있던...반 가운 편지를 기억합니까?
 
편지.
핸드폰도 이메일도 없던 시절, 아날로그시대의 유일한 소식전달수단이었죠.
물론 그때도 전화는 있었지만 전 거의 쓰질 않았답니다. 서로 떨어진 거리만큼 요금도 비쌌고, 안방이나 거실에 모셔두고 있어서 학생시절 내가 애용하기엔 벅찬 물건이었죠.
글씨도 악필이고, 달랑 한 장 쓰는데도 몇 시간이 걸릴만큼 글짓기도 젬병이었지만,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마음은 벌써 상대에게 가 있었고, 한 글씨라도 틀릴까 조심조심해서 마음을 담았던기억이 나네요. 편지지와 봉투는 지금의 내마음과 편지를 볼 상대방의 취향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될 고민스러운 선택의 과정이었고요, 볼펜보다는 투박한 연필이나 살짝 번져 운치있는 만년필 글씨를 좋아했었습니다. 보내야 할 지, 말아야 할 지 빨간 우체통속에서 망설이는 나의 우유부단함에 지치기도 하고, 내 손을 떠나 우체통에 떨어진 그 순간부터는 세상에서 제일 빨리 전해지기를 바라는 나의 조급함에 한심함을 느끼기도 했었죠. 하고픈 말과 생각도, 듣고 싶은 말은 많지만 보내는 이의 마음보다 받는 이의 마음에 더 비중을 둔 항상 배려가 듬뿍 묻은 것이 편지였던 것 같아요. 보낸 편지의 내용을 기억에서 잊어버릴 즈음 도착하는 답장의 내용을 수십 번을 되돌려 읽기를 하는 기분, 그리고 그 편지를 써내려가는 모습을 상상하게 하는 ..지금 생각하면 참 운치있는 교통수단이었던 것 같네요. 특히, 연애편지였을 땐 더욱 더...
 
이 책은 한동안 잊었던 기억의 그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그림과 배경 그리고 표정들, 만화라고 하기엔 글의 내용이 너무 많은 그림편지형식이라고 해야겠네요. 그림의 모습 모두가 추신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신의 속내를 잘 드러내지 못하는 일본인의 작품인데, 작품도 실제로 그 옛날에 연재되었던 글이라고 하네요. 그 시절의 우리와 많이 닮았더군요. 그래서인지 편지마다 내맘같았답니다.
 
진심을 채 담지 못하고 행간에 숨기고는, 이미 써버린 글자들의 마지막에 용기내어 적어보내는 나의 본마음, 추신. 그것을 쓸 때가 가장 떨리는 시간이었었죠.
 
내게도 그런 때가 있었더군요.
푸르른 그 시절을 잠시  잊었더군요.
그렇지만 이 책 덕분에 잠시 그 시절로 돌아갔더랬습니다.
즐거운 시간이었죠. 너무 오랜만이라 자세히 기억나지 않아 바보 같았지만.
 
예쁜 편지지와 봉투...
늘 다른 우표...
발송인의 발자국, 소인...
좀처럼 안외워지는 우편번호.
 
그리고 이야기들...
 
그 시절 나와 편지를 주고 받던 그 사람은 잘 있을까요?
저처럼 우연한 기회라도 내 생각을 할까요?
 
이 책이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픈 마음을 만들게 해주었습니다.
지금...그 옛날 그 시절의 나로 돌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