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일본 최고의 지성 3인이 말하는 '읽기'와 '듣기'의 힘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은 '읽기'와 '듣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이다.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석학 세 사람, 평론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다치바나 ...
이 책은..일본 최고의 지성 세 명의 지식향연.
나의 평가
읽기의 달인, 듣기의 달인, 언어의 달인이 뭉쳤다!
일본 최고의 지성 세 명의 지식향연.
경청하기를 권하는 사회인 요즘, 경청의 수단인 읽기와 듣기의 중요성은 그 어느때보다 강조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말하기와 쓰기 못지않게 중요하며 어떤 의미에서는 말하기, 쓰기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다채롭고 다양하며 우리 인생에 풍요와 깊이를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세상을 알고,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인 읽기와 듣기에 대해 언어를 최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는 일본의 세 석학, 논픽션 작가이자 다독가인 다치바나 다카시, 임상심리학자인 가와이 하야오, 시인이 다니카와 순타로가 모여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읽기와 듣기에 대해 토론한 강연과 심포지엄의 내용을 적은 책이 오늘 읽은 이 책, <읽기의 힘, 듣기의 힘>이다.
자신이 읽은 책을 모아두기 위해 빌딩까지 마련할 만큼 다독가인 다치바나 다카시는 그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새로운 발견을 하고 싶기 때문이며,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마음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본능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런 그이기에 이미 읽은 책주에서 좋은 책을 골라 두 세 번을 읽어야 한다지만 그는 늘 새로운 책만을 읽고, 또한 얼마 남지 않은 인생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즐기기 위한 엔터테인먼트류의 책도 읽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권의 책을 내기 위해 100여 권의 책을 자료로 삼아 읽고, 부족한 부분은 직접 관계자들을 찾아가 인터뷰를 하는데, 그마저도 직접 메모로 그 내용을 적어낸다는 그의 편집광적인 집요함이 지금의 그를 만든 것은 아닐까 싶었다. 사실 이 책을 읽게 된 동기는 바로 이사람, 다치바나 다카시가 공저로 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가 말하는 읽기란 무엇인가? 그것이 내가 이 책을 통해 알고 싶었던 내용이었다.
그가 말하는 듣기는 '뇌가 듣는다'는 프랑스어의 앙탕드르entendre의 과거분사 앙탕듀entendu로 소리의 파동이 전기신호로 바뀌어 뇌에 전달되었을 때 비로소 이해한다는 의미의 '듣기'가 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읽기는 우리 뇌의 시각야에 활자의 영상이 맺히고, 뇌에서 이해했을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읽었다'가 된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진정으로 듣고 본다'는 것은 '앙탕듀'의 세계로 진입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판가름이 난다고 말한다.
한편 심리학자이자 카운셀러인 가와이 하야오씨는 '읽다'라는 말에는 시를 읽거나 글의 뜻을 파악한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고, '듣다'라는 말은 질문을 했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기에 '읽기와 듣기'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능동적인 행위이며, 나아가 인간의 '삶'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한다고 말한다.
카운셀러이기도 한 그에게 있어서 '듣기'는 일반인과 다르다고 한다. 즉 보통은 사람이 다른이의 이야기를 듣는 듯 하지만, 진심으로 끝까지 듣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왜냐하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를 듣는 동안 통합하여 판단하게 되므로 이야기의 도중 어느 지점에서 이야기를 듣기를 접어버리는데, 카운셀러인 그는 사람이 하는 말을 신경을 세워 듣고 나의 머리속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의 말에만 집중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멍청하리만큼 묵묵히 듣기만 하는데, 이 태도는 상담하러 온 사람의 현재 생각과는 전혀 다른 측면을 발견하고 주목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한다. 이것은 여러 수를 염두해 두고 진검승부를 펼치는 장기의 승부사와 같은 이치인데, 책을 읽을 때에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읽으면서 여러 정보를 듣는 셈인데, 무엇인가를 읽을 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니까 이렇게 하는 것이 아닐까? 저렇게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하며 '행간을 읽어내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다치바나 다카시와는 또 다른 견해의 책읽기론을 읽어낼 수 있는데, 이 또한 서로 다른 인격과 직업의 차이는 아닐까 생각되었다.
시인인 다니카와 순타로는 언어가 생기기 전 우리는 사물의 움직임이나 행태를 읽었고, 언어가 생긴 이후로도 사랑의 표정이나 시의 여백, 경기의 흐름을 읽는다라고 표현하므로 우리의 읽기는 언어적인 것 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것도 포함한다고 말했다. '듣기'또한 마찬가지 인데, 인간의 의식에 호소하는 내용을 자신에게 투영하는 움직임 모두를 우리는 '듣다'고 표현하므로 이 범위 또한 넓다는 것이다.
세 석학의 입에서 쏟아지는 이야기 속에서 연신 고개를 주억대며 공감하기도 했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놀라운 진리에 공감해서 책 속에서 말하는 '겨드랑이에 땀이 나오는 듯' 온몸으로 책을 읽는 듯 했다. 읽는 내내 한 곳으로 집중된 조명아래 모인 세 사람이 이야기의 꽃을 피우고 나는 몇 발 물러서 지켜보는 관객의 시선이었다. 읽기의 달인 다치바나 다카시, 듣기의 달인 가와이 하야오, 언어의 달인 다니카와 순타로 이 세 명이 이야기하는 읽기, 듣기, 그리고 무수한 정보가 쏟아지는 인터넷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지식인으로 나아가야 할 바를 제시해 준 책이다.
보다 나은 책읽기, 보다 깊이 있는 생각하기를 추구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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