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부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게 만든 덕장德將, 유비를 닮아라!

by Richboy 2008. 8. 8.
 
 
 
원대한 비전 아래 부하들이 마음껏 꿈을 펼치게 만든 덕장德將, 유비를 닮아라! 
 
 
  미국 시애틀 그레이스 병원Seattle Grace Hospital의 레지던트 외과의사 미란다 베일리는 '나치'라는 별명을 갖고 있을 만큼 말년차 인턴들의 혹독한 트레이너로 유명하다. 치프까지도 함부로 무시하지 못할  실력이 뛰어난 그녀는 자신의 입심으로 소원하던 '가정응급치료센터'를 병원의 한쪽에 건립하는 파워를 지녔다. 명실공히 최고의 의사라 자부하는 그녀다. 하지만 그녀의 가정생활은 빵점. 두 살배기 아기의 엄마이면서 한 남자의 아내이기도 한 그녀는 환자와 인턴들, 그리고 '가정응급치료센터'에 신경쓰느라 밤을 새거나 늦은 퇴근을 하기를 밥먹듯 하는 통해 남편으로부터 항상 불만의 소리를 듣는다. '대大를 위한 소小의 희생'이라고 늘 남편에게 반박하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를 대신하는 남편과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사랑하는 아이에게서 떨어져 있는 자신이 안타깝기만 하다.
어느 날, 더 이상은 참을 수 없다고 별거를 통지한 남편은 집을 나가고, 어느 여성과 데이트를 하더라는 소문마저 들린다. 도우미에게 맡기지도 못하는 성미라 아기를 옆에 두고 병원업무를 보는 처지가 되어버렸다. 실력면이나 주위의 평판으로 의사로서는 더할 나위 없이 성공한 그녀지만, 결국 가정파탄을 파탄내 버린 그녀. 어느 날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다가 마침내 결심을 하게 된다. "뭔가 큰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안되겠어!"
그녀는 어떤 큰 그림을 그렸을까?
 


  위의 이야기는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얻었던 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시즌 4, 마지막편의 이야기다. 드라마속 한 장면의 이야기지만, 직장과 가정 사이에서 늘 갈등하는 우리 비즈니스맨들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가정이냐, 직장이냐하는 선택의 기로에서 둘 중 하나에 몰두하게 되면 나머지 하나는 항상 소홀해져서 끝내는 잃을 것만 같은데 결과적으로 보면 거의 모두는 직장을 선택하게 된다. 그 이유는 한 가지, 돈 때문이다. 내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돈을 더욱 많이 번다면 가정은 더욱 행복하게 지킬 수 있다는 생각이 중립에서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어 직장생활에 더욱 비중을 두게 된다. "조금만 더 기다려. 내가 나중에 행복하게 해 줄께." 라는 말과 함께.
 
  의사결정에 있어서 우리는 이처럼 많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할 것인가? 말 것인가?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개인적인 결정인 경우 그 결과가 미흡했을 경우 잠시 후회하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면 그만이지만, 수많은 직원들의 밥줄이 걸려 있는 기업을 이끄는 '리더'에게있어 '선택상황의 결정'은 차원이 다른 문제로 다가온다. 3월 중순 강가의 살얼음판위를 걷는 기분, 딱 그럴 것이다.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어림없는 소리야. 둘 다 포기해 버려!"
 
여기 이상한 소리를 하는 한 사람이 있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 하나를 선택해도 부족할 판에 두 모두를 포기하라니? 이렇게 정신나간 소리를 도대체 누가 하는거야?
그 말의 주인공은 이번에 읽은 책 [빅 싱크 전략Big Think Strategy - How to Leverage Bold Ideas and Leave Small Thinking Behind ]의 저자인 번트 H. 슈미트가 한 말이다. 그리고 '둘 다 포기해!'라며 정신없는 소리를 늘어놓은 이 책은 우습게도 '삼성경제연구소SERI 가 추천하는 CEO 여름 휴가 필독서 20선' 에도 당당히 그 이름이 올려진 책이다. 도대체 왜 이 책이 추천되었을까?
 
    

 
  우선 답을 들어보자. 이 책의 저자는 '갈등하지 말고 둘 모두 포기해라'고 말하면서 대신 ' 더 큰 생각으로 둘 모두를 선택하라'고 힘주어 말한다. 이 책은 CEO들에게 현재까지의 성공에 안주하지 말고 계속해서 혁신을 이뤄야 한다고, 그래서 시장, 사회시설, 사회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생각'으로 미래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껏 진행했던 낡은 접근방법과 절차를 반복하는대신 '창의력'을 발휘해서 '벤치마킹'이라는 '허울좋은 모방'을 당장 그만 두고,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것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겼다면 그것을 비전Vizion으로 만들고, 이것을 실행할 수 있는 배짱과 모든 사람들의 지지를 얻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개인의 자기계발 차원에서 각자의 삶을 바라보고 진정으로 지향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스스로의 선택보다는 주위의 권유나 사회통념상 정해진 룰에 따라 순종하는 것에 익숙하게 설정된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으로 자라운 우리들에게는 정말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면 저자가 말하는 [빅 싱크 전략]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큰 생각Big Think'의 시작은 '트로이의 목마'에서 시작되었다. 이것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오디세우스와 아가멤논의 이야기인데, 그리스의 아가멤논은 대군을 이끌고 쳐들어갔지만, 10년 동안 트로이 성벽을 돌파하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오디세우스가 평화의 선물로 거대한 목마를 만들어 성문앞에 둔다. 트로이 사람들은 목마를 성안으로 끌고 갔고, 자신들의 성을 지켜낸 '승리의 기념물'로 여기며 잔치를 벌인다. 깊은 밤 거대한 목마안에서 작은 문이 열리고, 그 속에 숨었던 그리스 병사들이 몰래 빠져나와 성문을 열게 된다. 그리스 군대는 기다렸다는 듯 해일처럼 성 안으로 처들어와 하룻밤 사이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게 된다. 10년 동안 이루지 못한 승리를 단 하룻밤 사이에 이뤄낸 것, 그것은 바로 목마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큰 생각Big Think' 때문이었다.
 
  경영에 대해서도 '트로이 목마의 교훈'은 간단하다. 경영자들은 점진적으로 성과를 목표로 전략 프로세스를 가다듬는 일을 당장 그만둬야 한다. 대신 전략을 개발하고 실행하는데 있어 정말로 창조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즉 복지부동, 편협한 시각, 위험 회피, 단기목표로 일관하던 작은 생각Small Think 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변화, 비전을 추구하는 리더십, 대담한 아이디어와 행동, 지속적 영향력을 지닌 장기적 목표를 지닌 큰 생각Big Think 을 지녀야 한다. 그리고 이 큰 생각은 머리속에서 머물지 않고, 반드시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 즉 개인과 팀을 관리하고 조적의 변화를 동시에 이끌어야 한다. 이러한 '큰 생각'은 단지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예 다르게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큰 생각의 사례'는 세계적인 기업들의 여러 곳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 스타벅스의 출현으로 소비자에게는 '제 3의 공간'이 생겼고, 세컨드 라이프의 출현은 가상세계속 지구촌이라는 또 다른 공동체가 가능하게 했다. 이케아Ikea는 가구를 사서 쉽게 조립하는 DIY 라는 패턴의 소비활동을 가능하게 했고, 구글Google 은 정보검색과 쇼핑을 동시에 이룰 수 있는 정보검색 사이트로 거듭났다. 반면 '작은 생각'에만 급급했던 코닥, 제록스, 리바이스, AOL 등이 고통스럽게 몰락하여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내리막을 접어든 사례들을 생각해 보면 성공 비즈니스로 이끄는 큰 생각Big Think 의 위력을 새삼느끼게 된다. 그렇다면 '작은 생각'을 떨쳐버리고 '큰 생각'으로 만들어진 대담한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큰 생각' 전략은 여섯 가지의 상호적으로 연관된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전략 창출과 관련해서 세가지 즉,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와 '아이디어 평가하기' 그리고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로 나눌 수 있다. 또 다른 세가지는 전략 실행과 관련된 것으로 '빅 씽크 실행하기', '빅 씽크 리더십' , '빅 씽크 유지하기' 로 구분할 수 있다.
 
 새 아이디어 찾아내기
단지 시장과 관련된 각종 경쟁 요소만을 분석함으로써 아이디어를 찾으려는 '작은 생각'을 뛰어넘어 새로운 관계성Connection 이 있는 것은 모두 고려해 새로이 창조하려는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 다시 말해 동종업계 뿐 아니라 다른 업종의 우수사례들도 살펴봐야하고, 업계 내의 뿌리 깊은 고정관념 즉, 성우聖牛-sacred cow 에도 질문을 던지며 현재라는 시간의 틀을 벗어나야 한다. 아이디어는 조직 내부에서만 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고객) 에게서 더 훌륭한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이를 포함시켜야 한다.
 
 아이디어 평가하기
회사 내의 소수 의사결정권자들에게 평가를 맡기는 '작은 생각' 방식을 벗어나 가능한 한 참여범위를 넓힐수록 더 나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평가를 할 때에는 아이디어의 지속적인 영향력이 있는지,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실현가능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빅 씽크 전략으로 만들기
도출된 아이디어를 '큰 생각 전략 4분면'이라는 도구를 활용해서 발전시킨다. 다시 말해 필수적인 조직 역량, 비즈니스 네트워크에서 찾을 수 있는 기회와 도전, 전략을 통한 고객 가치 창출, 대단한 아이디어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시장 전체의 생태계 등을 고려한다.
 
 빅 씽크 실행하기
새로운 생각으로 전혀 다른 방법으로 실행하는 만큼 어려울 수 있다. 직원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을 해 가면서 진행하기 때문에 그 결정이 쉽지 않고, 고객을 찾기도 힘들 수 있다. 하지만 빅 씽크의 장점은 실행해나가면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직원들의 참여 , 그리고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 과감한 커뮤니케이션이 절실히 요구된다.
 
 빅 씽크 리더십
빅 씽크 전략을 펼치는 리더는 배짱gut 과 그것을 뒷받침할 열정passion 을 갖추어야 한다. 넓은 시야로 혁신적인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일을 추진하면서도 꾸준히 그 동기를 유지하기위해 여러 그룹의 전문가와 상담도 해야 한다.
 
 빅 씽크 유지하기
'큰 생각' 전략은 기업이 새로이 바뀌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를 버리고 조직간에 서로 마음을 터놓고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야 하고, 직원들은 업무와 놀이를 함께 보고 스스로 기업가라고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직원들이 회사를 언제든지 '새로운 아이디어'를 마음껏 제공할 수 있는 아이디어의 장場 으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최근까지 읽은 일련의 경영관련서를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세상은 이전과는 다른 경영체계를 원한다'는 것이다. 즉,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다재다능한 능력을 지닌 뛰어난 리더가 회사를  시대를 넘어 이제는 '진정한 유기적공동체 로서의 조직' 인 회사가 스스로 자생하는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무소불위의 절대권력의 힘을 지닌 리더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조직과 업계 나아가 고객을 아우를 수 있는 포용력있는 리더가 필요한 것이다. 오늘날의 리더의 능력은 신입사원과 비교해서 업계를 두루 살필 수 있는 눈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경험치가 월등하다는 점 밖에 없다. 반면 기발한 아이디어를 쏟아낼 수 있는 창의력과 열정, 그리고 IT 기술을 받아들이는 능력은 오히려 그들보다 훨씬 못미친다. 게다가 한 명의 리더와 수백, 수천 명의 직원의 머리가 합해졌다고 하면 더 이상 가늠할 바도 못된다. 오늘날 기업이 앞으로 나아갈 바는 직원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능력을 얼만큼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하는가에 있다. 리더가 그들이 직장의 업무를 '놀이터'로 여길 수 있도록 물질적, 정신적으로 충분한 여건을 마련하는데 기업의 사활을 건다면 한 치 앞을 모르는 오늘날의 경제상황에서도 앞서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난세亂世에 영웅이 난다'고 했다. 뛰어난 지장知將 과 용맹스러운 용장勇將을 스탭으로 만들었지만 조직이라는 틀에 엮어 일개 군인으로 만들어 버리는 조조의 카리스마는 더 이상 필요없는 세상이다. 개성과 성격, 기호마저 다르지만 백성을 좀 더 살기 좋은 세상으로 만들자는 대의를 쫓아 각지에서 스스로 찾아올 수 있게 만들고,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뒤에서 응원하는 덕장德將 유비가 필요한 세상이 온 것이다. 이제 CEO를 비롯한 리더들은 '작은 생각'을 버리고 '큰 생각'을 지닌 리더로 거듭나야 한다. 또한 조직에 속한 개인들은 과연 이 곳이 내가 '큰 생각'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곳인지,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해야 할 시기다. 미래를 만들어나가는 기업의 전략은 외부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찾을 수 있고, 그 시작은 기업가 즉 CEO에게 있으며 그 범위는 직원 모두에게 있음을 알려준 책이었다. 우리나라 기업이 빅 씽크 전략을 채택할 수 있는 기업의 여건만 이루어진다면, 벌써 글로벌 기업으로 가는 절반은 이룬 셈이 된 셈이라고 생각이 든다. 조직의 리더들이 '무늬만 바뀌는 기업혁신'을 빨리 벗어나고자 한다면 꼭 한 번 읽어봐야 할 책이다.  
 
P.S. : [그레이 아나토미]의 미란다 베일리는 어떤 '큰 그림'을 그렸을까?
그녀는 자신이 공들여 만들어 놓은 '가정응급치료센터'를 실력도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후배 의사 엘리자베스에게 키를 맡기고 책임질 것을 부탁한다. 그리고 말한다. "내가 그린 큰 그림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을 버린 것이야. 그래서 이 치료센터의 키를 너한테 맡기는 거야. 실력도 부족하고, 우유부단한 너에게 이것을 맡기는 것은 정말 불안한 일이지만, 네가 직접 맡아서 운영하면서 시행착오를 겪는다면 점점 나아질 것이라고 봐. 내가 옆에서 지켜봐 줄께. 그리고 나는 이제 사랑하는 내 가족에게 좀 더 시간을 할애할꺼야. 내가 가장 사랑하는 것은 일이 아니고, 센터도 아니고, 내 남편과 나의 아이였거든. 이것을 잃는다면 그 무엇을 얻는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늦은 감은 없잖지만 지금부터 내 가족에게 노력할꺼야. 나도 시행착오를 하겠지. 집나간 남편을 되돌리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 될거야.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기 때문에 난 노력할꺼야. 이것이 내가 그린 '큰 그림Big Picture'야." 마지막까지 멋들어진 미란다 베일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