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도 기인열전에 출연해야 할 사람이 있다. 무려 40년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만으로 삶을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가 책을 냈는데, 투명할 만큼 깨끗한 한 남자, 가장 기본적이고 사소한 일, [청소]를 가지고 일본에서 알아주는 기업으로 성공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럼 저자는 '청소용역업체 사장인가?' 어쩌면 그래야하는 것이 당연한 대답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일본 굴지의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로 연매출 1,000억 엔(우리돈 1조 원)이 넘는 업계 상위 그룹이면서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도 상장되어 있는 옐로우 햇Yellow Hat의 창업주 가기야마 히데사부로鍵山 秀三郎 이다. 소개하는 책은 2007년 11월에 일본에서 발간된 것으로 "청소는 처음에는 환경을 변화시키지만, 나중에는 사람도 변화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리청소 마음청소], 원제목은 頭のそうじ心のそうじ―人生をキレイにする(머리청소 마음청소-인생이 깨끗해진다) 이다.
자동차 용품 판매회사를 처음 만들었을 때, 영업이 시원치 않아 직원들이 좌절하며 실의에 빠져 있었다. 사장인 저자가 직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을 찾다가 그는 회사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까칠해져 있는 직원들이 깨끗한 사무실에서 기분좋게 일하도록 하는 것 밖에는 할 것이 없었던 것이다. "어째서 사장이 청소를...?" 시간이 나는 사람들이 하는 일, 중요한 일을 하지 않는 사람이 하는 허드렛일 정도로 인식되고 있던 청소를 사장이 직접 청소를 하는 것을 보고 직원들은 의아해했다. 그리고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하지만 현관, 복도, 사무실, 심지어 화장실에 까지 회사가 깨끗해지면서 직원들의 모습이 변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맨발에 맨손으로 하루도 거르지 않고 묵묵히 변기를 청소하는 사장의 모습을 보면서 감동을 하게 되었고, 그들도 동참하게 되었다. 사장은 누구에게도 권하지 않았다. 직원들 모두가 스스로 동참하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고 하니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그는 회사를 깨끗하게 하고 나서는 회사가 위치한 동네를 청소하기 시작했다. "자동차용품 회사다 보니 자동차들이 많이 드나들게 되었고, 지역주민들에게 본의 아니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답하는 마음으로 청소를 시작했다"고 말하는 그에게서 행동하는 양심을 읽게 된다. 처음에는 단발성 쇼Show 로만으로 여기며 비웃던 주민들도 꾸준한 그의 청소에 감동받아 동참하게 되고, 회사에 대해서도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힘을 얻게되어 그의 '화장실 청소하기'는 기업 경영인과 자영업자가 동참하여 1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그래서 전국을 돌며 학교, 공원, 역 등의 화장실까지 청소하는 '일본을 아름답게 만드는 모임'까지 만들어 활동하게 된다. 여기까지 보면 40년동안 청소를 실천해서 기업을 일으키고, 국민의 호응을 얻게 되는 멋진 '기인'의 이야기로 여겨지게 된다. 하지만 그것 뿐 아니다. 그 멋진 '기인'은 자신 뿐 아니라 청소를 하는 모든 사람이 그렇게 변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깨끗하게 청소를 해놓으면 거기에는 청소한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충만감과 상쾌함이 존재한다. 따라서 고민이 있을 때,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청소로 주위를 깨끗하게 정리정돈하면 머리속도 말끔해질 것이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강조한다. '청소는 분명 사람의 머리속도 바꾸어 놓는다.' 가장 놀라운 점은 사장이 맨손과 맨발로 직접 화장실의 변기를 청소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눈은 겁쟁이지만 손은 용감하다." 그도 처음에는 장갑을 꼈지만 청소를 하다보면 귀찮아져서 벗게 된다며 용기를 내어 변기에 손을 대면 더럽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손을 움직여 청소를 하면서 변기에 대해 느꼈던 부정적이던 생각이 밝게 변하면서 더욱 깨끗하게 닦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데 그것은 자신 뿐 아니라 변기청소를 해본 사람은 안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청소의 힘]이 나를 둘러싼 주위환경을 깨끗하게 변하게 하고, 나를 변하게 해서, 나아가 조직과 사회를 깨끗하게 변하게 할 수 있다고 전한다. [청소의 힘]에 대한 70개의 메시지는 책을 읽는 내가 놓치고 있었던 '사소하지만 소중한 가치'를 새삼 느끼게 했다. 현재 나에게 얽힌 수많은 고민과 문제의 시작은 청소, 즉 주위를 환기하고 나의 머리와 몸을 깨끗히 정리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하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는 '범사철저', 즉 작은 것 하나에서부터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마음자세가 나중에 큰 것을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70이 넘은 나이의 저자가 40년이 넘게 청소를 하며 기업을 운영하면서 느끼는 시대에 대한 유감遺憾 들이 이 책 전반에 대해 언급하고 그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모든 것들이 '아주 작은 마음가짐과 실천'임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움직이면서 생각하라'고 말하며 '행동'을 강조한다. 성과가 너무나 비미해서 안해도 될 것도 같지만, 종이 한 장 정도의 얇은 결과라도 행동을 하면 생기게 된다고 하면서, '매출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청소를 40년간 꾸준히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아무것도 아닌 일을 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결과를 얻는 일은 누구든 할 수 있다. 얻는 것이 크면 클수록 누구든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얻는 것이 적으면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얻을 게 없으면 아무도 하려는 사람이 없다.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각을 바꿔 생각하면 세상은 어려운 일을 해낸 사람만이 성장하게 되어 있다. 어려운 일을 전혀 하지 않고 성장하는 사람은 없다. 어려운 일을 했기 때문에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무것도 아닌 청소'라고 했지만, 사실 여기에는 경영의 핵심이 들어 있다. 의기소침해 있는 직원들의 기분을 좋게 하기 위해 청소를 시작했고, 회사 주변의 지역주민을 위해 범위를 넓혀 청소를 했다. 자신이 직접, 제 마음에 스스로 일어나서 흔쾌히 '행동'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서번트 리더십의 가장 기초적인 원리가 아닐까? 기업가가 직원을 그리고 고객을 위해 그렇게 흔쾌히 행동한다면 그는 무엇을 한다고 해도 성공할 것이다. 고객우선주의가 '주주의 이익'에 앞서 고려되어야 할 점이 바로 그것이다. 성과로서의 이익이 아니라 기업의 정체성이 확립될 수있기 때문이다. 40여년을 청소한 기업의 노회장에게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노인老人을 두고 '살아있는 도서관'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존경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난 해 여름, 직장인들이 생각하는 유토피아라고 해서 TV에서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알려졌던 [미라이 공업]의 야마다 아키오 회장처럼 이 책의 저자 가기야마 히데사부로도도 소개가 된다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 멋진 경영자, 정말 깨끗한 사람이다.
'리뷰모음 - Readingworks > CEO, 사장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황에 더욱 빛나는 스티브 잡스의 특별한 업무방식 (0) | 2008.12.15 |
---|---|
'진정한 마음이 담긴 한마디의 힘'을 알려주는 책! (0) | 2008.09.20 |
야마다 사장 샐러리맨의 천국을 만들다 (0) | 2008.02.21 |
총각네 야채가게 (0) | 2007.11.24 |
히로와 히로타의 일급비밀 (0) | 2007.08.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