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識缺齋,부족함을 아는 서재/직장인, 이럴 땐 이 책!

연애 - 정신과의사가 본 여성들의 실연 그리고 사랑!

by Richboy 2008. 12. 7.

 

 

 

정신과의사 김정일이 본 여성들의 실연 그리고 사랑!

 

이 책의 프롤로그에 이런 글이 있다.

 
'다시는 사랑 않겠다고 얼마나 다짐했던가.
 그러나 사랑은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닌 것 같다. 사랑의 없은 교묘하고도 집요하게 나를 엮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순수하고도 환회롭게 다가와 그것이 고통의 입구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다. 하지만 점점 깊이 빠져들다 보면 아픔은 견딜 수 없이 사방에서 조여오고 나의 무분별한 사랑 때문에 주변 사람들 모두 고통에 신음하게 된다. 사랑은 비즈니스와 마찬가지로 특히 주의하고 조심하고 자제해야 한다. 하지만 이 사실을 깨달았을 때는 이미 모든 것이 산산조각이 난 뒤이기도 하다.'
 
  인간의 감정에서 비롯된 사랑은 지극히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나만의 경험'이기에 내가 느끼는 사랑의 기쁨을, 그리고 이별의 아픔을 남과 함께 나누고, 위로받기는 늘 부족한 무엇이 있다. 또 이러한 사랑의 감정은 필요하다고 해서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댓가를 지불하고 구할 수 있는 무엇이 아니고, 개인마다 달라서 그 정도와 크기를 대차대조해보기란 쉽지 않은 비교대상이기도 하다. 그래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가 사랑은 정답이 없다고 하고, '알다가도 모를게 사랑'이라는 애매모호한 정의를 읊조리고는 한다. 하지만 답이 없다고 해서 그만 두거나, 포기할 수 없는 것 또한 사랑이다. 인간을 두고 '사랑을 먹는 동물'이라고도 말하는 우리가 다른 사람의 연애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드라마 영화를 보고, 사랑 노래를 듣고, 책을 찾아 읽는 이유는 혹시 모를 내 사랑의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닐까? 
 
1996년, 그때만 해도 정신과의사가 여성의 연애에 대한 책을 펴내 화제를 낳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다. 저자가 자신의 사랑이야기와 의사로서 자신이 만난 환자들의 사랑이야기를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옮겨적은 책이었는데, 미화되지 않고 리얼하게 구술해간 그들의 사랑이야기들은 당시만 해도 획기적인 일이어서 당시에 사랑의 정의에 목말랐던 독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바로 정신과의사 김정일 박사가 쓴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가장 아프게 한다]다. 
 
이 책은 11년 만에 저자가 새로운 세대 여성환자들의 신세대 사랑이야기를 가지고 독자를 찾아온 책이다. 전보다 생각이 더 많아졌고, 환자들도 바뀌었지만, 그들이 힘들어하는 사랑은 시간의 흐름을 모르는 체 여전히 비슷한 부분에서 아파하고 있었다. 이 책은 저마다 다양한 케이스를 가진 이 시대의 여성들의 아픈 사랑의 이야기와 작가의 해설들이 전반에 걸쳐 전개된다.  한 편 한 편이 짧은 소설 같아서 의사가 쓴 책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수려한 문체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너무 사랑해도 아파하고, 그게 싫어 헤어진 후에는 사랑했던 만큼 이별에 아파하는 사라의 열병에 빠진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속에서 조금씩 걸쳐진 나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중에 남녀의 사랑관에 대해 작가는 상담녀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자가 원하는 사랑을 남자가 다 맞춰주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입니다.
남자와 여자는 세상에서 하는 역할이 다르기 때문이죠.
남녀간의 사랑에서 여자는 남자가 소홀히 하는 것에 짜증을 내고,
남자는 여자가 믿어주지 않는 것에 짜증을 내죠.
 
남자는 여자와 사랑하기로 결심하면 현실에 집중을 하고,
여자는 남자와의 사랑이 결정되면 사랑에 집중을 하죠.
 
남자는 여자가 관대하면 지극히 감사하고,
여자는 남자가 계속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면 지극히 감동하죠.
 
이런 차이 때문에 남녀간의 사랑은 갈등과 싸움, 의심에 계속 노출돼 있는 것 같아요.상대를 내 스타일대로 삼킬려고 하면 상대는 계속 저항할 거에요. 사랑은 이 힘든 인생을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니 상대가 상대의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존종하는 것이 좋을 거에요. 물론 존중하기가 쉽지 않을 거에요. 그동한 투자한 것도 있고, 많이 보고 싶고 그립기도 할 겁니다. 그렇게 존중하면 할수록 당신의 가치는 높아질 겁니다.  
 
한 길도 알 수 없는 마음을 가진 두 사람이 만나서 서로의 마음을 하나로 만드는 일이 쉽기를 바라면 오히려 처음부터 잘못된 생각일지도 모른다. 한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이 힘든 일이고, 소중한 일이어서 사랑하기 때문에 아픈 것이고, 나중엔 가장 사랑했기 때문에 가장 아픈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아플 줄 알면서 계속 사랑하고, 사랑을 찾는 이유는 외로움에 지쳐 허덕이느니 사랑에 아파 힘든 편이 행복한 때문은 아닐까요? 사랑하고 싶다면, 그리고 사랑했었다면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을 발견하고 그 해답을 찾아 새로운 사랑을 준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