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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영업·마케팅·세일즈·회계

보랏빛 소를 알리는 지름길, 블로그다. 블로그를 살려라!

by Richboy 2009. 4. 7.

 

 

 

 

 

 

보랏빛 소를 알리는 지름길, 블로그다. 블로그를 살려라!

 

 

  두 번째 책의 이야기에 앞서 우선 세스 고딘의 퍼플 카우Purple Cow 이야기를 다시 요약해 보자. 외국 여행 중에 도로 한가운데를 무단횡단하는 소 떼를 지켜본다면 참으로 목가적인 풍경일텐데, 만약 20분 동안 그 광경을 계속본다면 어떨까? 지루해지고, 시간이 아까워질 것이다. 이때, 그 소 떼 가운데 보랏빛 소가(Purple Cow)가 들어있는 것을 보았다면 어떨까? 눈이 휘둥그레지고 몸을 벌떡 일으키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뭐지, 저건?"

 

 

이것도 저것같고, 저것도 이것같은 상품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에게 제품과 광고란 20분 동안을 점거하고 있는 소떼와 같다. 소비자의 눈이 번쩍 뜨이게 만드는 보랏빛 소는 특별한 신제품, 즉 리마커블remarkable한 신제품이다. 여기서 리마커블이란 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다는 뜻(worth talking about)이고,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한다면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고, 예외적이고, 새롭고, 흥미진진하다는 뜻이다.  제품이 없어서 팔고, 널리 알리지 못해서 못파는 구시대적 마케팅 기법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세스 고딘은 말했다. 이제는 리마커블한 제품을 창조하고 그런 제품을 열망하는 소수를 공략하라는 내용이 세스 고딘의 주문이다. 

 

 

  내가 이 책을 다시 읽은 이유는 우리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퍼플 카우는 별로 없는데, 왜 리마커블한 마케팅은 이미 마케팅의 주류로 자리잡고 있는 걸까? 오늘날은 무어의 곡선상에 있는 얼리 어답터와 전,후기 다수 수용자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다. 왜냐하면 블로거Blogger 들이 있기 때문이다. 블로거들(여기서는 개인미디어측면이 강하다) 연예인과 TV 혹은 매체들과 함께 이노베이터의 제품과 아이디어를 관찰한다. 그리고 무어의 곡선상의 얼리 어답터들이 스니저가 되어 알리는 때와 시간을 같이 해서 블로깅blogging을 한다.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포스팅을 한 후 엔터키Enter key를 누르는 순간 그 아이디어는 삽시간에 온 세상에 퍼지게 된다. 무어의 아이디어 곡선은 더 이상 필요없는 이론이 된 것이다(이는 헨릭 베일가드의 책,<트렌드를 읽는 기술>도 마찬가지다).

 

 

  오늘날은 블로거들이 얼리 어답터인 동시에 스니저가 되어 세상의 온갖 리마커블한 것들(아이디어나 제품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장소 그리고 사건과 관념을 포함한다)을 찾아내어 알리고 있다. 게다가 서로의 정보에 링크하고 트랙백을 걸어 거미줄같이 엮어 놓아 새로운 생산자(프로슈머)가 되는데 이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이 웹Web 2.0세상인 것이다. 웹 기반의 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 사실을 이미 알았는지 모르지만, 퍼플 카우와 블로거와의 상관관계를 알게 된 것은 두 번째로 이 책을 읽으면서이다. 

 

 

리마커블한 제품이나 서비스인 보랏빛 소. 전편에서는 리마커블해진다는 것이 무엇이고 왜 성장의 지름길이 되는 지 알려주었다면, 두번 째 책에서는 리마커블한 마케팅의 영역은 어디까지인지를 보여준다. TV등의 대중매체에 막대한 자금을 들여 마케팅을 해야 하는 대안代案이 아니라 어떤 상품, 어떤 서비스라도 리마커블해질 수 있고, 회사차원에서 뿐 아니라 기업내에 있는 사원들도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레오 버넷과 데이비드 오길비, 빌 번버크, 그리고 마크 트웨인의 머리를 하나로 합한 다음 머리카락을 모두 밀어버리면 남는 사람이자 전편의 저자(당연한 말이겠지만), 세스 고딘Seth Godin이 썼다. <보랏빛 소가 온다 2>. 원제는 FreePrize Inside 다. 원서는 재미있게도 시리얼 모양의 포장(사진참조)시리얼 상자에 넣어 책을 출간했고, 전편에서는 사각 우유팩에 넣어 책을 출간했다. 이 책 자체가 리마커블한 모델이 아닐 수 없다.

 

 

 

 

 

 

  :: 힘들고 위험한 기술 혁신에는 매달리지 말라. 그걸 보상해 줄 만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

  :: 대중매체 광고나 홍보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지 말라. 그걸 되돌려줄 만한 성과를 얻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

 

 

  오늘날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끌어내고 그것을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사람이 승자가 되고, 그 아이디어는 작은 혁신, 즐거울 뿐 더러 공짜인 것들이고 뛰어난 기술이나 놀라운 재능이 필요없다. 즉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리마커블한 제품을 만들 수 있을까? 바로 '고객'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단, 불만족스러워하는 고객, 혹은 덜 만족스러워하는 고객에게 눈을 돌려야 한다. 세스 고딘은 '경계해야 할 고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만족스러워하는 고객은 우리의 적이다."

 

 

  이 책에서 주목된 부분은 리마커블한 마케팅에 성공한 [챔피언들에게는 통할 열 여섯가지 전략]과 제품과 서비스에 예상 밖의 장점이나 새로운 가장자리, 즉 정말로 리마커블한 무엇들의 예를 밝힌 [가장자리Edge 목록]이다. 특히[가장자리Edge 목록]은 리마커블한 상품이란 무엇이고, 범위는 어디까지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해준다. 세스 고딘은 오늘날은 상품이 곧 마케팅이라고 한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만드는 부분이다.

 

 

"이제 마케팅의 법칙은 달라졌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것이 마케팅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게임의 규칙이 빠르게 변하고, 잘 하면 한 방에 성공할 수 있는 곳이다. 따라서 우리는 무엇을 만들어야 하고, 어떻게 만들어야 하며, 누구에게 팔아야 하는지를 알아내는 데 좀 더 주의를 기울어야 한다." (248쪽)

 

 

  이 말은 곧 소비자의 말에 귀기울이고, 그에 대답할 수 있는 '대화형 마케팅'을 말하는 듯 했다. '대화형 마케팅'의 보다 공격적인 내용이 요즘의 '블로그 마케팅'이 아니던가? 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는 TV - 복합체 산업, 즉 대중매체에 광고의 양적 증대만을 마케팅으로 알았던 기존의 마케팅 기법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마케팅 방법이다. 즉 소비자는 광고를 인식할 뿐 더 이상 현혹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지시켰다. 이제는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제품에 빠질 수 있도록 소비자의 불만과 푸념에 주목해야 한다고 알렸다. 그들이 바라고 상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제품은 금방 팔릴 것이고, 나아가 다른 사람들에게도 스니저Sneezer(재채기하는 사람)가 되어 입소문을 낸다고 말했다.

 

 

  이 책이 처음 나왔을 때는 책 자체도 리마커블한 책이었겠지만,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한 번 내용을 잘 훑어 본다면 Web 2.0 세대의 소비자 특징을 말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히려 이 책은 2004년에 출간된 것이어서 세스 고딘은 앞으로 스니저들이 입소문을 내는 방식이 블로그Blog가 될 것이라는 사실은 미처 몰랐을 것이다(하지만 웹상의 블로그 마케팅 역사는 10년에 접어들고 있다. 그래서 그는 블로그를 몰랐거나, 과소평가했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그는 소비자가 가진 입소문의 힘이 점점 막강해지고 있음을 확실하게 이해했다. 그리고 몇몇 기업들도 소비자들의 불만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이고 있는 상황을 제대로 캐치했다(현재 그들은 틀림없이 성공했으리라). 소비자를 위한 공짜상품을 만드는 법, 그리고 그들에게 귀기울이는 방법을 배우는 데는 이 책이 처음이라고 봐야겠다. 놀라운 책이다.

 

 

  이쯤에서 오늘날의 스니저의 위치와 그에 대응하는 기업들을 생각해 보자. 스니저들은 블로거로 변신해 또 다른 생산자(엘빈 토플러의 말대로라면 프로슈머)가 되어 제품의 사양을 기업을 대신해 설명하고, 그것을 사용한 후 느낌을 후기Review 형식으로 세상에 알리고 있다. 좋은 제품과 서비스라면 '정말 좋다, 이렇게 하더니 좋더라'라고 적극 칭찬하며 사용을 권장하고, 그 반대일 경우는 '적극적 불매운동'을 펼칠 정도로 악평을 한다. 스니저(블로거, 프로슈머)들은 자신의 시간을 허비해가면서 도대체 왜 남들에게 그런 내용을 알리려고 할까? 블로그 마케팅을 설명한 책 <블로그, 세상을 바꾸다Naked Conversations>의 저자 로버트 스코블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인간의 본성, 즉 이타심(他心 :  사랑을 주의로 하고 질서를 기초로 하여 자기를 희생함으로써 타인의 행복과 복리의 증가를 행위의 목적으로 하는 마음) 때문이다"

 

 

  그렇다. 블로그의 시작은 온전히 이기주의에서 시작했다. 남의 글을 퍼오고, 나의 하루나 생각을 알리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에게 관심을 두거나, 혹은 나가 사용한 물건이나 장소, 서비스에 관심을 두는 다른 블로거들이 생기자 그에 대해 알리게 되었다. 순수한 이타심에서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순수한 마음을 믿고, 블로거의 포스팅을 신뢰하게 되면서 원래 이기적인 블로그는 점차 객관성을 가진 개인 미디어Social media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제 블로그는 저마다 하나의 미디어가 되었고, 방문자수와 댓글, 그리고 트랙백은 해당 미디어의 신뢰성과 위력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척도가 되었다.

 

 

  여기까지 본다면 소비자들에게는 가장 이상적인 마케팅의 방법이 정착된 듯 하다. 하지만 기업은 당하고만 있지 않았다. 기업이 블로그에 끼어든 것이다. 그들의 시작도 처음은 건전했다.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모니터링을 위해 관련 분야에 능한 블로거들을 찾아 그들에게 신제품을 증정하고 대신 사용후기를 얻고자 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기업의 속내도 숨어 있다. 바로 블로거에게 인지상정(情: 사람이면 가지는 보통의 마음)을 노린 것이다. 유일한 진리가 있다면 '세상에는 공짜는 없다'는 명제다. 비록 공짜지만 제품을 사용하고, 그에 대해 평을 하기는 쉽지 않은 작업이다. 하지만 블로거가 자신이 필요했던 제품이고, 고가일수록 공짜제품을 바라보고 그것을 평하는 시선은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약간의 포장과 과장이 더해져 제품을 평하게 된다. 뭐라 할 건 없다. 그것이 인지상정이라지 않은가?

 

 

  하지만 기업이 노리는 바는 그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적으로 기업에 우호적으로 블로깅을 하는 블로거를 양성하거나, 나아가 경쟁사의 제품에 악평을 다는 블로거를 만들어낸다. 그래서 처음에는 블로거의 말에 귀를 기울이던 소비자들이 '알바 블로그'인지 아닌지 의심해야 할 만큼 혼탁해졌다. 전문적으로 블로그 마케팅을 대행하는 회사들이 생겨나 기업과 블로거의 중간에서 일정금액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개인미디어로서의 블로그를 운영하던 블로거들이 나름의 '윤리적 기준'이 부족한 탓일 수도, 약아빠진 기업들의 블로그 마케팅 탓일수도 있겠다. 문제는 더 이상 블로그의 리뷰를 온전하게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블로그 마케팅에 빠진 블로거들이여, 아직도 블로그에 '이타심'이 배어 있다고 장담할 수 있는가?

 

 

  블로그란 원래 지극히 개인적인 공간이다. 그래서 자신의 24시간에 일어나는 모든 사소한 것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하루 24 시간에 주목하자. 개인의 정체성을 밝히는 데 있어 자신의 업무를 소개하고, 자신이 근무하는 곳도 소개할 수 있다. 사업자의 경우는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업종의 일과 업무등도 알릴 수 있다. 왜? 나의 직업과 나의 일이 내 하루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홈페이지와 같은 설치형 블로그보다는 포털 사이트가 제공하는 통합형 블로그가 주를 이루고 있어 포털사이트의 제약을 받는다. 약간의 '광고적 냄새'가 나면 포스트가 비공개로 설치되거나, 때로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삭제되기도 한다.

 

 

  다 좋다. 이런 것이 설치형 블로그를 운영하지 못하는 블로거의 불익이고 설움이라면 달게 받겠다. 문제는 포털에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제공한다면 그 블로그는 허용이 된다는 것이다. 이게 말이 되는 건가? 돈을 더 내면 낼수록 '스폰서 링크'의 위에 올라서게 된다면 그래서 방문자수를 보장해 줄 수 있다고 한다면 그곳을 방문하는 블로거는 꼭두각시인가? 이런 시스템이라면 돈을 내는 블로그는 일종의 광고배너인 셈인데, 해당 블로그에 가서 클릭하는 수만큼 돈을 줘야 올바른 게 아닐까?

 

 

  필자가 안타까워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블로그가 제대로 순기능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Web 2.0에 가장 걸맞는 소통수단이 블로그인 만큼 블로거들은 나름의 윤리관으로 기업의 제품과 서비스를 바라보고, 그것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기업은 예전에는 없던소비자들의 소통수단을 끔찍하게 무섭게 여겨서 소비자들의 직접적인 불만이나 불평을 적극 수용하고 그것을 개선함으로써 소비자들을 충족시키는 제품으로 만들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야 할텐데, 우리나라의 블로그는 단지 새로운 형태의 '광고'로 전락한 기분을 들게 한다.

 

 

   그것도 TV, 케이블의 광고나 다른 마케팅비보다 훨씬 싼 껌값에 할 수 있게 되었으니 오히려 기업은 즐거운 비명을 부를 지경이다. 이렇게 된다면 결국은 블로그의 힘이라는 '칼자루'를 소비자들이 기업에게 내주는 셈이 된다. 개인의 상업적 블로그를 금지하는 포털 사이트가 자사에 수수료를 내는 기업 블로그는 양산하고, 그와 더불어 기업의 블로그 마케팅이 블로거들의 이름을 빌어 자세를 광고하려 한다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할 또 다른 창구가 필요해질지 모른다. '당장 먹기에 곶감이 달다'고 했다. 맛이 달다고 곶감을 계속 먹게 되면 변비에 걸린다. 심한 변비는 약도 없어 더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