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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영업·마케팅·세일즈·회계

스토리 노믹스 - 해리포터의 성공 뒤에 숨은 마술같은 마케팅의 비밀!

by Richboy 2009. 6. 15.

 

 

 

 

 

 

 

해리포터의 성공 뒤에 숨은 마술같은 마케팅의 비밀!

 

  21세기를 들어 스토리텔링의 성공적인 대표 사례를 든다면 ‘해리포터Harry Potter'를 꼽을 수 있다. 작품이 단순히 성공을 했다고 말하면 표현이 부족하다 할 만큼 어마어마한 판매고를 기록한 해리포터는 앞으로문화산업의 무궁무진한 성공가능성과 중요성을 일깨우기에 충분한 사례이다. 그리고 ’컬처비즈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의 문화와 접목된 비즈니스의 발전가능성을 한눈에 짐작하기 위해서 해리포터를 분석하는 작업을 가장 최우선순위에 올려 놓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상상력으로 빚어낸 ’한 권의 책‘이 과연 얼마나 큰 파장을 낼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책 <스토리노믹스>는 문학산업과 비즈니스적 측면에서 해리포터의 성공을 분석한 책이어서 반갑다. 인기블로거이자 마케팅 전문가인 저자 수잔 기넬리우스Susan Gunelius는 이 책을 펴낸 의미에 있어서 해리포터라는 브랜드의 성공요소들을 다시 정의한다면, 해리포터와 비슷한 정도의 전 세계적 성공을 목표로 하는 미래의 브랜드(어떤 브랜드든 최종 목표는 해리포터를 넘어서는 것이겠지만)가 따라야 할 전략적인 경로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겐 해리포터 신드롬을 파헤쳤다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한 책으로 다가왔다. 원제목은 Harry Potter : The Story of a Global Business Phenomenon 이다.

 

 

 

 

  이 책은 해리포터라는 책(제품, 브랜드)의 시작에서부터 지금까지의 전 과정에 걸쳐 일어난 일들을 한 곳에 모으고, 어떠한 요인들이 문학과 비즈니스계에 전례없는 성공을 이끌어왔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책이 나온 이후 흥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펼쳤던 사업결정, 마케팅 전략, 그리고 전술들이 낱낱이 소개되었다. 특히 작가 조앤 롤링에 대하여 작가적 재능과 함께 그녀를 가장 부유한 작가로 거듭나게 한 사업가적 기질에 대해서도 설명하고 있다. 나는 책을 읽으면서 조앤 롤링의 어마어마한 인세수입이나 로열티가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서구 문화산업의 전반적인 시스템이 화날 만큼 부러워졌다. 성공의 가장 중심에는 ‘최고의 스토리’가 있었지만, 제반의 치밀한 시스템이 없었다면 지금 만큼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이 책의 전반부는 해리포터 시리즈의 탄생과정을 이야기한다. 1990년 가난한 작가 조앤 롤링이 남자친구와 좀 더 가까이 지낼 목적으로 맨체스터 집을 구하러 갔다가 런던으로 오는 기차에서 해리포터의 이야기(이마에 번개 모양희 흉터를 가진 소년 마법사의 이야기)를 생각해 낸다. 우여곡절의 고생 끝에 7년 만에 작품을 완성했고, 12개 출판사가 출판을 거절한 끝에 블룸스베리라는 출판사에 6,500 달러의 선인세를 받는다. 1997년 볼로냐 아동도서관에 참석차 영국을 찾은 미국의 스콜라스틱 출판사의 아서 레빈 편집이사는 출간된 지 사흘된 영국의 신예작가 J.K. 롤링(여성작가의 판타지는 잘 읽히지 않아, 본명 대신 쓴 이름)의 책을 우연히 발견하게 되고, 곧 스토리에 매료되어 미국내 판권을 사들이게 된다. 기적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이 책에서 제시하는 해리포터의 중요한 통계수치는 놀라움 그 자체다. 7 권으로 된 해리포터 시리즈는 세계적으로 4억 부 이상이 팔렸고, 64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조앤 롤링의 재산은 10억 달러 이상으로 엘리자베스 2세 여왕보다 많다. 이제까지 제작된 5 편의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40억 달러 이상의 흥행수입을 올렸고, 해리포터의 브랜드 가치는 40억 달러를 웃돈다.

 

 

 

 

  해리포터의 성공에는 두 가지 성공 요인이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성공의 열쇠는 ‘뛰어난 소설’즉, 우수한 제품에 있었다. 조금은 어리숙한 영웅, 선과 악의 대결, 주인공의 성장 그리고 사랑 등 어린이 뿐 아니라 어른들 누구나 자신과 연관시킬 수 있는 이야기적 요소들을 갖춘 판타지 해리포터는 문화 비즈니스에 있어서 최고의 콘텐츠감이다. 두 번째는 해리포터 라는 브랜드를 구축하기 위한 관련 기업들의 노력이었다. 저자인 조앤 롤링을 필두로 영국 판 권 소유 출판사인 블룸스베리, 미국 판권 소유 출판사인 스콜라스틱, 영화 및 머천다이징(관련상품시장)을 맡은 워너 브라더스와 모기업 AOL 타임워너는 처음부터 대박을 예상한 것은 아니지만, 좋은 제품을 알아보는 안목과 확신을 가졌고,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명확하고 일관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 부분에서는 저자의 역량이 힘을 발휘한다. 조앤 롤링은 제품의 브랜드 이미지를 그녀의 책 안에서 확실히 정의했고, 그것을 따르는 독자들의 책에 대한 인상과 매력에 반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했고, 자신이 그리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의 비전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머천다이징에 있어서 많은 부분을 자신의 의견을 반영시킬 수 있도록 계약부터 틀을 마련했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대한 SWOT 분석(제품개발 과정의 초기 단계에서 기존 사업환경의 영향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케팅 분석도구)을 해 보면 스토리는 훌륭한 장점이지만, 성공하면 장점도 되지만, 약점의 주요인이 되는 7권으로 구성된 시리즈물이라는 점, 책의 분량이 많다는 점, 매우 영국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점, 매니아층을 제외하고는 판타지 문학은 그다지 인기가 없다는 약점(Weakness)가 있었다. 하지만, 수요자 층이 어린이와 어른이 될 수 있다는 점, 영화나 머천다이징에 적합하고, 시리즈물이어서 지속적인 마케팅이 가능하다는 기회(Opportunities)가 있다는 점에서 다소 어둡고 공포스러운 스토리적 요소와 시리즈 물이어서 자칫 스토리가 유출될 수 있는 위험(Threats)도 있었다. 결론적으로 살펴보면 해리포터는 애당초 세계적인 대박을 염두해 두고 만든 상품은 아니었다. 하지만 해리포터의 비즈니스 관계자들은 ‘작품(제품)의 우수성’에 믿음을 갖고 위기를 극복하고 기회를 적극 활용해 성공을 이루게 된다.

 

저자는 해리포터의 브랜딩의 성공요인에는 다음의 3가지 과정이 원활하게, 그리고 꾸준이 유지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1. 정의 : 해당 브랜드가 시장에서 그려지기 원하는 이미지를 정의한다

2. 커뮤니케이션 : 이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3. 끈기와 일관성 : 브랜드 메시지와 이미지가 지속적이고 일관적이 되도록 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일관성’이다.  

 

“성공적인 브랜드 이미지 창조에 결정적인 것은 이와 관련된 메시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만일 어떤 브랜드의 메시지가 일관적이지 않다면 소비자들이 혼란스러워질 것이다. 일관성 없이는 소비자들이 특정 브랜드로부터 무엇을 기대해야 하는지 알 수 없게 되고, 소비자 충성심에 있어서 두 가지 중요한 요소인 안정성과 확신성을 얻을 수 없다.” (56 쪽)

 

  해리포터 시리즈에 있어서 일관성을 지킬 수 있던 동력은 저자인 조앤 롤링이 있었다. 앞으로 출간될 작품이 남아 있기도 했지만, 자신이 꿈꾸는 해리포터의 비전에 어긋나는 머천다이징은 아무리 거액을 제시한다고 해도 과감하게 ‘거절’했다. 아마도 그녀는 성장해가는 해리포터가 변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일관성’을 저해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이 일관성의 중요성을 가장 잘 알 수 있는 작품의 예로는 이언 플레밍의 ‘007 시리즈’를 들 수 있다. 물론 영화에 한정된 예이기는 하지만, ‘늙어감’이라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릴 수 없다 하더라도 주연 배우인 007이 수시로 바뀌는 점은 참으로 유감이다. 007을 사랑하는 관객의 입장에서 아무리 접어줄려고 하더라도 외모에 치중해서 배우를 선발하다 보니 연기나 표현력이 뒤떨어진 작품들이 적잖았다. 이는 컨텐츠 제공자들이 ‘소비자’ 즉 ‘관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다는 점이 문제다. 이렇게 일관성없는 브랜딩으로 소비자들은 혼란에 빠진다. 그래서 과거의 작품들을 되돌려 보거나, 새로 바뀐 배우가 나오는 작품에 대해 기꺼이 보기에 앞서 배우가 어떻게 작품을 소화해 낼지 가슴을 졸이게 만들었다.

 

  이는 기업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처음에는 A라는 제품 하나만으로 개업을 했지만, 매출액이 점차 떨어지자 B, C, D등 다양한 메뉴를 구비하여 소비자를 흡수하려고 하는 식당들을 만나게 된다. 그 예로 스타벅스의 샌드위치 판매를 들 수 있다. 집과 직장이라는 공간 이외에 ‘제 3의 공간’을 연출함으로써 새로운 문화를 창조한다는 스타벅스는 점포 문을 열었을 때 풍부하게 배어나오는 커피향이 가장 먼저 손님을 맞았었다. 하지만 매출액 감소에 따른 대안으로 샌드위치를 팔게 되자, 샌드위치의 재료향이 커피향과 뒤섞이게 되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게 되었다. ‘스타벅스도 주유소 커피숍과 별 다를 바 없다’는 비난이 일자 샌드위치 판매를 바로 중단했지만, 그로인한 브랜드 이미지의 추락은 돌이키기 힘들었다.

 

  일관성을 갖춘 브랜드에는 고객의 충성심(나는 개인적으로 ‘꾸준한 사랑’이라고 명명하고 싶다. 소비자가 제품에 충성을 보인다니 이 얼마나 거만하고 교조적인 용어란 말인가? 기업내부 혹은 저희끼리의 말일테지만, 소비자가 된 입장에서 이 용어를 접하면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난다. 이런 상황이라면 ‘반역심’이라 부를텐가?)이 수반된다.

저자는 고객 충성심의 3S 즉, 소비자는 제품의 일관성에서 브랜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마음을 느낀다고 보았다.  

 

1.안정성(Stability): 고객들은 어떤 제품이나 브랜드가 일관된 메시지를 전할 때 그 제품에 대한 감정이입이 일어난다.

2.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고객들은 어떤 제품이 그들과 오랜 기간 아니면 최소한 어느 특정한 지점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 예상할 때 그 제품과 감정적으로 연결된다.

3. 확신성(Security): 고객들은 어떤 제품이 그들에게 마음의 평화나 편안함을 줄 때 그 제품에 감정적으로 개입을 하게 된다.

 

  이처럼 창업자 혹은 컨텐츠 제공자의 브랜드에 대한 일관성은 비즈니스의 기둥이 된다. 이는 경영적 측면으로 본다면 ‘창업이념’일 수 있고, ‘경영이념’일 수 있다. 조앤 롤링은 소설의 시작에 어마어마한 부를 획득을 염두하지 않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소설을 읽고 즐거워해 주길 바랐다. 10년이 채 되지 않아 4억 권의 책이 팔릴 수 있었던 것은 변함없는 그녀의 독자를 향한 진심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런 점은 기업의 비즈니스 또한 다르지 않다. ‘고객에게 퍼주는 장사는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의 말처럼 ‘소비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해 주고자 한다면 그 기업의 성장은 시간의 문제일 뿐 성공할 수밖에 없다. 원자재 값의 상승으로 용량을 마구 줄이는 식품업체와 값싼 수입산 재료를 사용하여 조리하는 음식업체들은 소비자들의 충성심(정말 쓰고 싶지 않은 용어다)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이 책은 세계적인 문학 현상으로까지 언급되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비즈니스적인 측면으로 분석했다는 것만으로도 읽어볼 이유는 충분하다. 게다가 독자가 ‘해리포터의 팬’인 비즈니스맨이라면 더욱 흥미롭게 읽을 수 있겠다. 나아가 세계적인 브랜드를 꿈꾸는 기업이나 마케터에게도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아직까지 진행중인 ‘해리포터 신드롬’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안내자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