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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CEO, 사장學

10미터만 더 뛰어봐 - 내 제품에 미쳐라, 그리고 현장에서 팔아라!

by Richboy 2009. 8. 22.

 

 

 

 

 

 

 

내 제품에 미쳐라, 그리고 현장에서 팔아라! - 천호식품 창업자 이야기!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이유를 둘을 든다면 ‘이야기’와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기업과 기업인의 흥망성쇠는 한 편의 경제사이고, 다큐멘터리와 같다. 기업의 성공에 주목한다면 말콤 글래드웰이 말하는 ‘티핑 포인트’를 알 수 있고, 기업의 실패를 주목한다면 기업이 창업創業하기보다 수성守成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알 수 있다. 하지만 기업이나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는 백미는 ‘실패를 딛고 일어선 성공’에 있다. 이 속에는 소설보다 더한 진짜 감동을 얻을 수 있다. 그 속에는 ‘피눈물 나는 노력과 힘겨운 인내‘라는 성공요인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스토리를 읽고 나면 나도 모르게 그 기업과 기업인을 기억하고 되고, 그들을 살피게 된다. 그들이 일취월장하면 반갑고, 위기에 빠지면 안타까워진다. 이것이 요즘 말하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던가?

 

  내가 본격적으로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게 된 계기는 1999 년 한 권의 책을 읽게 되면서부터였다. 기업가의 전기라 할 수 있는 ‘성공스토리’를 즐겨 읽는 편이라 그 전에도 레이 크록(맥도널드 창업자)이나 샘 월튼(월마트 창업자), 커넬 샌더스(KFC 창업자)와 같은 글로벌 프랜차이즈 업체의 창업자에 관한 책도 읽은 바 있었지만, 1999 년에 읽은 하워드 슐츠의 『스타벅스, 커피 한잔에 담긴 성공신화Pour your heart into it』은 특별했다. 세일즈 맨이었던 저자가 영업을 하면서 알게 된 시애틀의 유명한 커피점에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해 몇 개 점포의 영업권을 따면서 시작된 커피 전문점 '스타벅스Starbucks'의 성공신화 이야기는 그 당시 ‘다방이나 카페’가 주류를 이루던 한국의 독자로 읽기에는 한 마디로 충격이었다.

 

 

 

 

  단순히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사람에게 꼭 필요한 집과 직장에 이어 사람을 만나고, 편안함을 제공하는 ‘제 3의 공간’을 만들고자한 하워드 슐츠의 ‘발상의 전환’은 놀라웠다. 게다가 커피를 가장 많이 마신다는 미국인이 미국다운 점포가 아니라 ‘이탈리아의 카페테리아’를 모방했다는 점 또한 기발했다. 무엇보다 직원들을 ‘사업 파트너’라 생각하고 당시로는 파격적인 직원 복지 정책을 편 점 등기업가의 생각이 기업 발전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깨우치게 했다.

 

  외국의 브랜드를 들여와서 ‘한국법인’으로 사업을 한다면 ‘바로 이런 기업을 선택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자의 황제라 불리었던 ‘성석제’ 씨도 미국 피자헛 본사를 찾아가 담판지어 한국법인을 설립하지 않았던가? 그의 성공을 적은 책 『창업 자금 칠만이천원』은 해외 외식업계의 한국법인 붐을 일으키고, 국내의 본격적인 가맹점 사업에도 붐을 일으키는 계기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온오프라인을 통한 며칠 동안의 조사 끝에 ‘스타벅스는 이미 1998년 신세계와 양쪽 모두 100억 원씩을 출연해 한국법인을 설립했고,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이 들어서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난 후 깊은 탄식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을 통해 해외본사로부터 한국법인을 설립하기 위해서는 적게는 5십만 달러에서 많게는 수백만 달러의 ‘해외법인 가맹비’를 내야한다는 점과 같은 업종의 사업을 수년 간 해 왔던 이력이 있어야 해외법인을 설립하기 위한 ‘기본요건’에 해당한다는 점 등 해외법인 설립에 대한 제반 내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 후로 나는 ‘스타벅스 코리아’에 주목했다. ‘내가 차리고 싶었던 업체’였기에 과연 하워드 슐츠가 했던 기업이념대로 사업이 진행되는지, 그리고 과연 국내에서도 멋지게 성공을 이룩하는지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스타벅스 코리아’의 성공은 독자 여러분이 아는 만큼 10년 동안 급성장을 했고, 국내에 ‘새로운 커피 문화’를 일으키는 방아쇠 역할을 했다. 몇 해 전 ‘된장녀 신드롬’ 등 소비자로부터 지탄의 목소리를 듣기도 했지만, 나의 스타벅스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서 내게는 동물학에서의 각인(imprinting) 역할을 했고, 커피 맛 중에서 스타벅스 수마트라Sumatra의 맛과 향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컨설팅 업체 사치앤 사치Saatchi & Saatchi 회장 케빈 로버츠Kevin Roberts의 말대로라면 스타벅스Starbucks는 내게 러브마크Lovemarks(소비자에게 있어 개인적인 사연과 이유가 있어 그 누가 뭐라 하던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제품)인 셈이다.

 

  공교롭게 딱 10 년이 지난 지금, 나는 또 하나의 기업에 주목하기로 했다. 이번엔 글로벌한 해외법인이 아닌 국내법인이다. 이 기업의 판매제품은 ‘건강식품’이고, 몇 번의 부침을 거듭해 이젠 동종업계에서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천호식품』이다. 관심을 두게 된 이유도 스타벅스와 비슷하다. 창업자인 김영식의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를 읽고 난 후 저자에게 깊은 관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 책은 기업적 성장보다 개인적 성공에 주력한 일종의 자서전이다. ‘책의 첫 문장이 한 권의 전부를 말한다.’고 했다면, 이 책의 시작은 ‘한 남자가 서울 강남구 역삼동 뒷골목의 허름한 여관방에서 울고 있다.’로 시작된다. 10년 전, 수십 억 원의 빚을 지고 한 끼 밥값 5,000원이 없어 소주 한 병과 600원짜리 소시지 하나로 허기를 달래는 한 사나이가 현재 20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150여 종의 건강식품을 만드는 회사의 창업주로 거듭나기까지의 과정이 가감 없이 기술되어 있다. 저자는 자신의 성공이 가능했던 이유와 방법을 독자들과 공유하고 싶어 책을 쓰게 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100미터를 뛰는 사람에게 200미터를 더 뛰라고 하면 누구라도 포기할 것이다. 그러나 10미터만 더 뛰라고 하면, 그건 얼마든지 뛸 수 있지 않겠는가. 차이는 바로 이거다. 어제 뛰던 대로 100미터만 뛰는 것과 10미터를 더 뛰는 것의 차이다. 바로 이것이 인생의 성패를 가른다. 누구든지 10미터는 더 뛸 수 있다. 나는 이 책에서 10미터 더 뛰는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책을 읽는 내내 저자야말로 전옥표의 베스트셀러인 『이기는 습관』에서 말한 ‘동사형 인간’의 모델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제목에서처럼 책 내용은 모두 저자가 뛰어다닌 과정과 그 결과의 기록이다. 그는 기업가이기에 앞서 ‘영업맨’이었다. 지하철역 구내는 물론 서울에서 부산으로 내려가는 비행기 안에서 홍보전단지를 돌렸고, 자신이 파는 건강식품이 실제로 효험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50대 중반의 나이로 ‘마라톤’을 시작해 하프 마라톤을 완주했다. 달팽이 엑기스 제품을 팔 때는 ‘달팽이’을 입에 달고 살았고, 마늘진액 제품을 팔 때가 되어서는 하루 종일 ‘마늘’을 외치고 살았다.

 

  그에게 마케팅 전략회의는 어쩌면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달랑 여직원이 한 명 있을 때 혼자서 제품을 팔고 다녔던 것처럼 수백 명의 직원이 있는 지금도 가장 선두에 나서 영업하며 소비자와 가장 가까이에서 뛰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객주客主’를 떠돌던 물상객주 ‘보부상’이 떠오른다. 제품의 품질에 대한 확신과 자존심을 보노라면 ‘개성상인開城商人’도 생각나게 한다. 그가 말하는 ‘10미터’는 사업에 있어 말보다는 행동을, 정보보다는 실천하는 용기를, 상술보다는 인내를 강조한 키워드인 것이다.

 

  저자는 ‘미친 사람’이다. 자신이 만들어내는 제품에 미쳤고, 그런 제품을 팔고 다니는 자신에게 미쳤다. 그의 행동을 보노라면 인텔 사장인 앤디 그로브 의 책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을 생각나게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인 메모리 산업을 사실상 독점하다시피 하며 인텔은 창업이후 10년간 총매출의 25%가 넘기며 승승장구 했지만 1980년대 초반 일본 업체들이 메모리 시장에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하며 인텔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반도체 업체들은 인텔이 거래하는 메모리 가격에 무조건 10%를 할인해서 판매를 했고, 이러한 일본 반도체 업체들의 무차별적인 공습에 인텔이 비틀되기 시작했다.

 

 

 

 

  당시 사장이었던 앤디 그로브는 최고 경영자인 고든 무어를 찾아가 메모리 시장에서의 참패로 급격하게 어려워진 인텔을 살리기 위한 방법을 골몰했다. 그들은 실패의 원인을 알고 있었다. 이익이 되지 않는 분야인 메모리를 과감하게 정리했어야 했는데, 인텔은 차마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 둘은 메모리칩을 직접 개발한 사람이고 메모리에 엄청난 애정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어서 ‘인텔이 곧 메모리고 메모리가 곧 인텔’이라고 생각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이 때의 해결책은 수익이 나지 않는 산업을 정리하고 경쟁력이 있는 분야 쪽으로 집중을 해야 했다. 문제는 과감한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부작용이었다. 인텔은 이러한 부작용을 의식하느라 우물쭈물하다가 도산의 위기까지 몰리게 된 것이다.

 

  앤디 그로브는 『편집광만이 살아남는다Only Paranoid Survive』에서 경영자란 끊임없이 회사의 상황을 예의 주시하면서 변화를 살펴봐야 했는데 스스로 그러지 못했음을 자책했다. 그리고 그는 10배의 힘이 작용하는 전략적 변곡점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했다. 전략적 변곡점이란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아! 그때가 바로 중요한 변혁의 시기였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그 순간에는 인지하기가 힘든 터닝 포인트를 말한다. 앤디 그로브는 이러한 전략적 변곡점에 대비하기 위해기업은 끊임없이 지나치다고 싶을 정도로 사업 환경을 검토하고 또한 의심하고 심사숙고해봐야 한다고 책에서 강조했다. 만약 전략적 변곡점을 그냥 지나쳐서 대비를 하지 못한다면 아무리 잘나가는 회사라도 단번에 퇴출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행을 쉽게 타는 제품인 ‘건강식품’을 판매하는 ‘천호식품’ 역시 수 많은 ‘전략적 변곡점’을 거쳤다. 하지만 그 고비들을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현장을 직접 뛰면서 소비자와 호흡하는 ‘현장경영’에 있었다. 저자의제품의 개발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 또한 제품 개발은 물론 판매, 나아가 홍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직원들과 함께 직접 참여했다. 책에는 ‘통마늘진액’을 판매하는 시점에서 이 제품을 띄우기 위해 노력했던 내용들을 세 페이지에 걸쳐 ‘내 제품에 미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생각과 행동’들이 소개되 있다. R&D와 재배농가에 대한 복지정책, 체험마케팅, 다이렉트 마케팅 등 주목되는 글들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다.  

 

● 나부터 하루에 일고여덟 팩씩 마셨다. 몸소 그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 이 제품을 마시면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 마라톤으로까지 이어나갔다.

● 전 직원이 홍보 티셔츠를 입고 근무했다.

● 경남 남해군과 기술 및 원료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 경남 남해군 마늘 재배 농가의 자녀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 대학 교수들에게 연구비를 지원했다.

● 마늘 전문가가 되기 위해 도서관에 있는 마늘에 관한 책을 모두 읽었다.

● 부산역에서 서울역까지 520킬로미터를 자전거를 타고 달렸다.

● 회사를 방문하는 손님들에게 음료수 대신 ‘통마늘진액’을 내놓았다.

(148-150 요약)

 

  이 밖에도 저자는 ‘이 정도는 되어야 제대로 미친 것’이라며 비행기 안에서 홍보 전단을 돌리는가 하면, 공항 비즈니스 센터의 모든 컴퓨터 바탕화면을 자사 홈페이지(http://www.chunho.net)으로 바꿔 놓는 등 엉뚱하고 기발한 방법까지 동원한 사례까지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 저자는 “미치자. 먼저 스스로 미치고, 다른 사람들도 미치도록 만들자. 당신의 신념에 중독되게끔 하라. 그렇다면 성공은 떼어 놓은 당상이다!”고 독려했다.

 

  이 책이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저자의 책을 만들게 된 의도에 있다. ‘노력, 인내, 행동’이라고 하는 독특하지 않지만 특별한 자신이 가진 ‘성공 비결’을 함께 하려는 그의 또 다른 행동의 결과물이라는데 적잖은 감동을 받는다. 그 이유 중에는 우리나라의 성공한 기업가들의 책들이 외국에 비해 터무니없이 부족한 데에 있다. 여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테지만, 그 중에서 자신의 치부는 밝히기를 꺼리는 인간적인 본성도 있지만, ‘활자로 기록되어 오래도록 남는다‘는 책의 장점이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한 때문이리라.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쓰기 위해서는 ’진솔하게 고백해야 한다‘는 부담이 따른다. 하지만 ’좋은 것을 알려주고자 하는 더한 의지‘가 그 부담을 딛고 책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책은 많은 실패를 딛고 일어선 저자가 책을 통해 ’나 같은 환경을 겪은 사람도 일어섰다. 그러니 당신도 나처럼 하면 꼭 일어설 수 있다‘고 독자들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있다. 저자는 이 책 전에도 2003년부터 현재 32,0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뚝심카페: http://cafe.daum.net/kys1005)에서 회원들을 위한 ’재테크 강의‘를 하고 있어 그의 후학을 위한 ’나눔의 실천‘ 역시 이미 오래 전부터 행동으로 실천하고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매일 현장에서 당장 행동으로 옮기며 현장에서 배우는 사람 앞에 수 백 페이지에 달하는 마케팅과 영업 관련서는 책상물림의 쉰소리로 밖에 보이지 않겠다 싶었다. 그가 뛴 발자국 뒤에 가장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영업과 홍보 그리고 마케팅의 자국들이 남겨져 있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에 이어 앞으로 저자와 저자의 기업을 주목하려고 한다. 책의 내용을 기억하면서 시장과 미디어에서 확인되는 천호식품의 발전을 지켜봐야겠다. 비즈니스맨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생동감있는 영업 책이다. 주위에 좌절하고 있는 사업가가 있다면 권해주고 싶다. 취업이 아닌 내 사업의 길을 선택한 젊은이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