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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해서든 책은 읽게 하자! - 남자가 책 읽는 그날까지…

by Richboy 2009. 11. 21.

 

   재미있는 기사가 하나 있네요. '죽어라고 책을 읽지 않는 남자'들에 관한 기사 입니다. 물론 남성과 여성 모두 책을 즐겨 읽는 통계가 나온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만(이런 기사도 나올 이유도 없을테지만), 어느 한 쪽이라면 차라리 여성들이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게 다행스럽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는 '남성과 여성 둘 중 교육을 받아야 한다면 여자 쪽이 해야 한다'는 소설 <연을 쫓는 아이>의 내용에서 피력한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의 의견과 비슷합니다. 바로 여성은 아이들의 엄마이기 때문입니다. 교육을 누가 떠맡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지능과 감성은 아빠보다는 열 달간 품고 있는 엄마의 감성을 더 많이 닮지 않겠는가 하는 생각에서 입니다. 기사 속에 등장하는 이언 매큐언의 실험이나, 미국에서 문학장르는 거의 여성들이 주독자층이기 때문에 '칙릿'이라는 장르는 따로 필요없다는 말, 그리고 소설 시장에서 남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는 의외여서 충격적으로 느껴졌습니다. 그 정도 일 줄은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한편, 이 기사를 쓴 기자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뉴질랜드 웰링턴시의 한 학교에서 사내아이들의 독서 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올 초부터 '콜라' 쿠폰을 독서 경품으로 내걸었는데, 학교 도서관 대출 실적이 두 배로 뛰었다며 '과업을 완수하면 입을 즐겁게 해준다'는 전략은 정확하게 서커스의 동물 훈련법을 연상시켜 곤혹스럽고, '굴욕적인 독서 진흥책'이라고 말한 부분입니다.

사내아이만을 대상으로 '독서 유도책'이 나온 것은 사실 부끄러운 일이죠. 하지만 '진흥책'으로 내건 방법으로 경품을 내건 것은 일종의 넛지nudge일 뿐 굴욕적이라고 까지는 보이지 않는군요. 화장실 변기를 깨끗하게 하기 위해 변기의 아랫부분에 파리를 한 마리 그려넣은 일과 무슨 차이가 있을까요?

 

  또한 저 역시 이러한 방법으로 두 동생들에게 '독서의 또 다른 기쁨'을 누리게 한 경험이 있어서 그 효과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성인이 된 대학생 동생들에게 아르바이트 대신 책을 읽어서 독후감을 쓰고, 독후감과는 별도로 그에 대해 읽은 소감에 대해 직접 발표하게 했습니다. 그래서 '책을 제대로 읽었다'는 평가를 내리게 되면 2-5 만원(난이도와 페이지수에 가늠했습니다)을 그에 대한 보상으로 주는 방법으로 한 1 년간을 꾸준히 지급했더니, 동생들은 이제는 돈을 받지 않고도 스스로 책을 찾아 읽을 만큼 큰 책을 즐기고 있답니다.

  뉴질랜드의 사내아이들을 위한 '독서 진흥책'은 일종의 넛지이고 방아쇠 효과를 노린 것일 겁니다.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노인이 될 때까지 보상책이 있어야 책을 읽게 된다면 정말 큰일날 문제가 되겠죠. 하지만 이런 방법은 어디까지나 '본인 스스로가 책을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될 때까지' 운영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장편 '속죄' '체실 비치에서' 등을 쓴 영국의 저명한 소설가 이언 매큐언이 몇년 전 남녀의 독서량을 알아보기 위한 이색 실험을 했다. 그는 아들과 함께 런던의 한 공원에 나가 공짜로 소설책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가져간 30권이 불과 몇분 안에 모두 동났다.

흥미롭게도 남녀의 반응이 확연히 달랐다. 여자들이 감사하며 기꺼이 책을 받은 반면, 남자들은 의심스럽다는 듯 잔뜩 미간을 찡그리며 혐오감을 드러냈다. 매큐언은 이때 경험을 한 신문에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여자가 독서를 멈춘다면 소설의 운명도 그날로 끝이다."

해마다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페루 소설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도 '어째서 문학인가?'라는 글에서 비슷한 경험을 적고 있다. "도서전이나 서점 사인회에 가면 신사분이 내게 다가와 책에 사인을 해 달라고 부탁한다. 그런데 부탁하는 이유가 한결같이 '내 아내, 내 딸, 내 어머니가 당신의 팬'이라는 것이다. 나는 즉시 반문한다. '그럼 당신은?' 대답은 한결같다. '읽고는 싶은데, 너무 바빠서….' 나는 이런 일을 수십 번도 더 겪었다."

문자를 즐기고 소비하는 행위가 남성적 지성미를 보여주는 것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다. 전근대 사회에서는 분명했던 것 같고, 남녀평등 시대가 도래한 뒤에도 한동안 그 경향이 이어졌음은 분명하다. 그러나 적어도 이 시점에서 독서량은 완벽하게 여성이 남성을 추월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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