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책 한 권이 나왔네요. 전 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는 '이계안 선생'이 대한민국의 사회적 문제점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이를 두고 '한국사회의 개미지옥'이라고 단정짓고 그 탈출전략에 대해 고민한 책입니다.
이계안 선생은 좌파 또는 우파와 함께 일할 수 있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열린 귀와 포용력을 가졌다는 말일텐데요. 그가 보는 우리 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떤 해법을 제시할 지 궁금해 집니다. 좀 더 자세한 책 소개를 살펴보겠습니다.
추천의 글
한국의 지배층, 그 주류의 ‘도그마주의’가 도를 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도그마, 얼마든지 용인해 줄 수 있다. 다만 그들이 이 땅에서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란 말이다! 아무것도 지불하지 않는 한국의 지배층, 그 속에서 처음으로 적정한 비용을 지불하자고 제안한 첫 번째 한국인이 바로 이계안이다. 개돼지가 사는 사회에서도 ‘자기 새끼만’을 위하지는 않는다. 2010년, 새롭게 맞는 10년이 그런 개돼지들의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되지 않겠는가.
-우석훈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강사,《88만원 세대》 저자
“사교육, 내집마련의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이계안이 제시하는 한국사회의 개미지옥 탈출전략
개미지옥에 빠진 한국사회의 현실에 청진기를 갖다 대다!
UN에서 발표한 2009년 <세계인구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1.22라고 한다. 내전에 휘말려 있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를 제외하면 세계 1위의 저출산국이다. 왜 이렇게 한국인들은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일까?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단순히 개인적 문제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는 그 근원적 원인을 한국이라면 누구나 통과해야 할 4개의 개미지옥에서 찾는다. 10대에는 사교육, 20대에는 청년실업, 30대와 40대에는 내집 마련, 50대와 60대는 노후 불안이라는 개미지옥이 한국인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의 개미지옥만으로도 벅찰 텐데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는 그날까지 4개의 개미지옥을 통과해야 한다니, 아이를 낳고 싶은 마음이 선뜻 생기지 않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세계 최고의 저출산율은 이렇듯 한국인의 인생이 그만큼 고달프고 절망적이라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 책은 4개의 개미지옥을 중심으로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사회 분열과 초양극화의 양상에 대해 청진기를 갖다 댄 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방위적 측면에서 개미지옥을 어떻게 탈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초양극화로 치닫는 대한민국에 대한 진단과 처방
단순히 국가의 부(富)가 늘어나거나 GNP와 경제성장률이 높다는 사실만으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부자 국가라 하더라도 그 국민 중 소수만이 풍족함을 누리고 대다수 국민은 가난에 허덕인다면 그 나라는 여전히 후진국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해방 직후의 절대적 빈곤 상태에서 기적이라 일컬어질 정도로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어냈지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극화는 오히려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저소득층 비율이 1990년 7.6퍼센트에서 2007년에는 14.4퍼센트로 거의 두 배나 늘었다는 것은 이를 증명한다. 학벌주의, 대기업 위주의 경제 정책, 가진 자들의 더 갖고 싶은 욕망은 한국 사회를 초양극화로 치닫게 하고 있으며 ‘부의 대물림 현상’은 이제 익숙한 말이 되고 있다. 저자는 한국 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이제 단순히 국가의 부를 늘리거나 경제성장률을 올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오히려 그 이전에 급속한 경제성장이 초래한 부작용, 즉 초양극화와 사회 분열을 치유해야 하며, 그 한 방법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칼레 시민의 정신’을 강조한다. 서민보다는 부자가, 중소기업보다는 대기업이, 비정규직보다는 정규직이 먼저 나서서 모범을 보이고 자신이 더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어주는 정신과 문화가 정착돼야 한다는 것이다.
희망과 변화의 해법을 찾기 위한 이계안식 처방전
《88만원 세대》의 저자 우석훈은 이 책의 추천사에서 저자 이계안에 대해 “한국에서 드물게 우파와도 일할 줄 알고, 좌파와도 일할 줄 아는 사람”이라 평하고 있다. 또 한국의 부자들이 딱 이계안만큼만 일할 줄 알아도 대한민국이 훨씬 더 살기 좋은 사회가 될 것이라고 한다. 현대중공업 신입사원으로 입사하여 현대자동차 최연소 CEO와 현대캐피탈 · 현대카드 CEO를 역임하면서 샐러리맨의 신화가 된 이계안 또한 분명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람 가운데 한 명이다. 하지만 그는 그의 성공이 한국인에게 부러움의 대상이 아닌 희망과 변화의 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권력과 부가 대물림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이 책 곳곳에서 실천 가능한 대안 제시를 통해 곳곳에서 드러난다. 때문에 이 책은 자식교육과 부동산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일반 대중들은 물론 경제, 정치, 교육, 행정, 문화, 환경, 노동 등 사회 각 분야에서 한국 사회의 진로를 고민하는 모든 이에게 변화와 개혁의 단초와 그 방향성을 제공해 주는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리치보이가 추천하는 12월의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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