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NINE - 연말연시 커플이 절대로 놓쳐서는 안될 최고의 영화!

 

 

 

 

<시카고>를 뛰어 넘는 롭 마셜의 대작!  절대 놓쳐서는 안될 연말연시 대작! 

 

  남자는 멍청하다. 눈은 현실을 보면서도 초점은 5도 정도 높여서 보고 있어 제대로 보지 못하고, 열린 귀로 듣는 말은 마저 뚫린 구멍으로 흘려들어 제대로 듣지를 못한다. 머리통은 온전할까? 내 생각만 온전하다 믿는 그 머리 속엔 온통 트라우마와 로망으로만 가득 차 있다. 그래서 시간이 흐른 후 늘 후회한다. 늘 후회하는 멍청한 바보, 이것이 남자다. 뮤지컬 영화 <나인NINE>은 바로 그 바보를 이야기한 영화다.

 

 

 

 

  이탈리아의 명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귀도 콘티니(다니엘 데이 루이스 분)가 텅빈 촬영장 안에서 고민하고 있다. 페이지 원, 페이지 원, 페이지 원...차기 작품의 시나리오의 첫 장을 그리기 위해 고민하는 콘티니. 그러나 단 한 줄도 생각나질 않는다. 그리고 그는 작품의 영감을 그를 둘러싼 여자에게서 찾는다. 뇌살적이고 농염한 매력을 가진 은밀한 정부情婦 칼라(페넬로페 크루즈 분), 콘티니의 영원한 로망이자 단골 여배우인 클라우디아(니콜 키드먼 분), 치명적인 유혹의 불나비 스테파니(케이트 허드슨 분), 그에게 결정적인 트라우마를 안겨준 창녀 사라기나(스테이시 퍼거슨 분), 콘티니를 가장 잘 알아서 항상 카운슬러 역할을 해주는 의상담당 릴리(주디 덴치 분), 영혼의 대화자인 어머니 맘마(소피아 로렌 분). 하지만 그는 정작 가장 가까이 있는 친구이자 자신보다 남편을 더 사랑하는 아내 루이사 콘티니(마리온 꼬띨라르 분)로부터는 떨어져 있었다. 그는 과연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카메라를 들고 크랭크 인을 할 수 있을까?

 

 

 

 

  이 영화는 특별하다. 영화 속에서 영화를, 그리고 영화인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다(은막세계의 모든 것을 소재로 한 이 영화가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오른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그렇다고 ‘내 이야기가 아니다’고 속단하지는 말자. 남자 주인공 이자 감독인 귀도 콘티니는 현대 사회에서 일과 사랑, 그리고 가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남성을 대신하고 있으니까. 남성들에게 부귀영화와 열정적인 사랑, 그리고 영혼의 휴식처인 가정 중에서 무엇이 제일인가 물어보라. 그리고 대답을 듣거든 믿지 말라. 그 무엇을 대답했든 원래의 진짜 대답은 ‘세 가지 모두’ 였으니까. 그리고 당신 눈 앞에 보이는 남자 역시 세 갈래의 줄에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조금은 무거운 주제, 하지만 그 어떤 영화보다 화려하다. 이 영화에 참여한 제작자와 배우들이 오스카상을 받은 개수만 50개가 넘는다. 엄선해서 영화에 출연하기로 유명한 명배우 다니엘 데이 루이스의 명연기와 노래 실력을 보는 것은 첫 번째 즐거움이다. 최고의 섹시 여배우들이 펼치는 육탄의 뮤지컬 연기는 전작들의 그녀를 모두 잊게 한다. 기막힌 스토리텔링, 의상, 배경, 음악, 영상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는 최고의 뮤지컬 영화다. 연말연시 연인과 부부가 함께 보기에 최고인 영화다. 늘 후회속에 살아가는 바보, 남자를 이야기한 남자의 영화다. 그래서 여자도 봐야하는 영화다. <시카고>에 열광했던 독자라면 놓치지 말아야 할 영화다. 그 대신 기억하라. 열 배는 더 화려하고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