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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창업

정성-고객이 계산하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대로 들지 않도록 하라!

by Richboy 2010. 1. 21.

 

 

 

 

 

 

 

음식은 상품이 아니라, 손님이 서운함을 느끼지 않을 만큼 가치있는 정성이다!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읽는 것은 소설보다 재미있다. 왜냐하면 허구인 소설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같은 진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와 다를 바 없는 평범했던 한 사람이 ‘해내겠다’는 신념 하나로 소비자들로부터 사랑받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한 이야기는 정말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서점을 뒤져보면 이러한 ‘성공스토리’는 거의 외서가 차지한다. 소비자라면 누구나 들어본 적이 있는 글로벌 기업의 창업자나 CEO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그야말로 소설 같은 사연을 가진, 그래서 자국(외국)의 많은 독자로부터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성공스토리가 나머지를 차지한다. 국내 기업의 성공스토리는 어떨까? 생각보다 그리 많지 않다. 아니, 희귀할 정도로 적다. 왜 그럴까?

 

  추측컨대 우선 우리의 기업가들은 성공스토리를 쓸 시간을 낼 수 없을 만큼 바쁜 때문 것이다. 아니면 경제적으로 따져볼 때 ‘비경제적’이라는 판단도 있을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기업가가 책을 쓰기 위해 공을 들이는 시간만큼 일을 한다면 ‘인세’의 몇 곱절에 해당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는데, 굳이 책을 쓸 이유가 뭔가? 생각해 보면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는 소비자나 독자에 대한 ‘이타심’이 없다면 결코 만들어질 수 없는 분야의 책다.

  억측일 수 있겠지만 책을 쓸 만큼 대단한 일을 했다고도 생각하지 않거나, 책을 쓸 수 없는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경우는 특히 중소기업의 CEO나 성공한 영세 상인들이 해당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기업가들을 실제로 만나 ‘책으로 내도 될 만한 좋은 꺼리’라고 이야기하면 ‘에이~ 내가 무슨 대단한 일을 했다고’ 손사레를 치거나, 기업의 노하우가 공개되는 것을 꺼려서 거부하곤 한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혹시라도 무슨 떼돈이나 번 것처럼 여겨져 세무당국의 주목을 받아 ‘세무조사’라도 나올까 두려운 때문은 아닐까?

 

  내 추측이 사실이든 그렇지 않든 국내 기업가들의 책이 좀처럼 나오지 않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가물에 콩나듯 국내 기업가의 성공스토리가 나오면 많은 주목을 받곤 한다. 일례로 지난 해 건강식품을 만드는 기업인 ‘천호식품’의 창업자인 김영식 회장이 쓴 책 <10미터만 더 뛰어봐!>많은 주목을 받아 베스트셀러로 오른 바 있다. 실패에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맺은 천호식품의 성공스토리도 감동적이지만, 창업자 스스로가 세일즈맨이 되어 발로 뛰며 소비자를 찾은 김회장의 생생한 에피소드들이 세일즈맨으로서 가져야할 행동수칙으로 오래도록 기억되었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또 하나 있다. 지난 IMF 구제금융 시절 길거리 창업이 붐을 이루고 있을 때 정장을 입고 호떡을 파는 사내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가? 맛도 맛이지만 손님을 대하는 마음과 정성을 표현하기 위해 365일 내내 정장차림으로 호떡을 구워 말 그대로 ‘호떡집에 불이 난 듯’ 인기가 높다는 소식을 언론이나 TV에서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 사내의 이름은 김철호, 지금은 유명한 음식기업의 사장님이 되었다. 바로 죽 전문업체인 ‘본죽’이다. 김철호 사장이 가맹점 1,200개의 본죽을 일궈낸 이야기가 책으로 나왔다. 책 <정성>을 읽었다.

 

 

 

 

  성공스토리의 구성은 거의 비슷하다. 직장을 나왔거나, 사업에 실패해 맨주먹으로 고생을 하다가 우연한 기회에 좋은 ‘창업 아이템’을 잡는다. 전 재산을 털고, 주위에서 돈을 빌려 창업을 하고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더니 대박이 났다. ‘이제 부자가 되는가보다’하고 잠깐 안심을 하고 잠시 한 눈을 팔았더니, 갑자기 쪽박일로를 치닫게 돼서 정신을 차리고 다시 사업에 매진해 결국은 성공하더라는 구성이 아니던가? 앞서 말한 대로 ‘그렇고 그런 늘 뻔한 이야기’라고 치부한다면 결코 ‘성공스토리’를 온전히 읽을 수 없다.

 

  성공을 수집해서 종합한 ‘성공학’이 있듯 실패의 여러 사례를 정리한 ‘실패학’이란 게 있다. 성공이 되었든, 실패가 되었든 사업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뻔한 이야기라도 충분히 들을 가치가 있다. 특히 창업을 꿈꾸고 있다면 음식점의 성공스토리는 독자들에게 의미가 크다. 최소한 한 번 이상 방문해서 식사를 한 적이 있어 ‘내가 먹어봤던 음식점’의 스토리를 들을 수 있는 유익한 정보라는 점이다. 아닌 게 아니라 직장인의 꽃은 창업, 즉 점포의 사장님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창업자들 중 대부분이 업종은 ‘먹는장사’ 판매방식은 프랜차이즈를 선택하고 있다. 국내 프랜차이즈 업체의 성공스토리를 책으로 낸 사례는 많지 않기에 이 책은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책이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실제로 이 책은 창업에 있어 많은 여지의 시사점을 제공해 주고 있다.

저자가 성공하기까지의 수많은 역경을 따로 말하지 않으려한다. 그것은 독자가 직접 책을 통해 들어야 할 몫이다. 여기서는 본죽이 지금에 이르게 된 성공포인트를 살펴볼까 한다.

 

  우선 아무나 할 수 없는 ‘음식종목’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죽은 밥이다. 이 말은 곧 흔하다는 뜻도 될 수 있고, 내 어머니가 해주시는 게 아니면 어디든 딱히 다를 바가 없다는 뜻도 된다. 쉽게 말해 ‘내 엄마가 해주시는 밥과 죽이 제일 맛있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죽은 어쩌면 ‘상품성’이 없는 제품이었다. 어디 그 뿐인가? 죽은 맛있는 밥을 짓는 이상의 실력과 노력이 필요한 음식이다. 특히 ‘죽’은 아이나 노인, 그리고 병약한 환자들이 주로 먹는 음식이 아니던가? 그래서 칼국수에서 심지어 묵은지까지 수많은 음식이 상품화 되었지만, 죽은 ‘사이드 메뉴’일 뿐 굳이 돈을 주고 사먹을 메뉴가 아니었다. 하지만 저자는 이 점에 주목했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음식, 게다가 아무리 잘 만든다 하더라도 ‘그래봤자’ 죽이라 여기고 모두 외면한 음식에 집중한 것이다.

 

“사실, 왜 하필 죽이냐는 질문에 대한 나의 솔직한 대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남들이 하지 않은 거니까요.”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기에 모든 음식을 조금은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었고, 그런 생각들이 모여 본죽의 차별화된 장점을 만들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본문 55쪽

 

  미용실은 이미 있었지만, 남자들을 위한 미용실은 없었다. 그래서 ‘블루클럽’이 짧은 시간에 국내를 장악하며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었다. MP3 플레이어가 처음 나왔을 때 세계시장 점유율은 우리나라가 최고였다. 하지만 국내업체들이 ‘저작권’을 이유로 아예 무시했던 소프트웨어, 즉 음원시장을 아이팟은 ‘아이튠즈’라는 플랫폼으로 통합시켜 단 몇 년 사이에 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점령해 버렸다. 블루오션은 이전에 없던 시장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다시 말해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을 ‘새로이 발견하는 것’이다. 본죽을 통해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은 ‘성공 창업 아이템’은 기발한 것이 아니라 모두가 무시하는 아이템, 버려진 아이템, 한물간 아이템에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창업할 때의 원칙을 지켜내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는 ‘죽’이라는 사업아이템을 결정하고 ‘전통을 중시하는 메뉴와 젊은 층이 즐길 수 있는 메뉴’를 개발했다. 그리고 ‘그냥 죽’이 아니라 일반인들이 밥 대용으로 즐길 수 있도록 고민했다. 저자는 장사에서 처음 정한 원칙을 벗어나는 순간 실패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라고 보았다. 왜냐하면 주위의 의견을 듣는 것은 중요하지만 자신의 올바른 선택이 아닌, 그저 남의 의견에 줏대 없이 이끌리게 되면 일을 그르치기 때문이다. 그는 창업 때의 원칙을 고수하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도 당당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음식장사에 대한 기본적인 생각이 고객에게 향해 있었으며 이것은 결코 나의 욕심만을 채우기 위함이 아니라는 것이다. ‘맛있고 한 끼 식사로 충분한, 맞춤 죽’을 만들겠다는 나의 원칙. 이런 차원에서 볼 때, 나의 원칙과 첫 마음은 힘들지만 지켜내야 했던 중요한 부분이었다.

(중략) 어렵지만 지키기 힘든 수많은 원칙, 그것이 훗날 본죽을 본죽답게 만드는 바탕이 되었다. 지금 어려운 상황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면, 가고자 했던 길에서 조금씩 멀어져가고 있음을 느낀다면, 자신을 가장 자신답게 만드는 첫 원칙과 첫 마음을 떠올려보길 바란다.” 본문 107~109 쪽

 

  본죽 제품의 양은 대체로 꽤 많다. 그래서 양을 적게 하고 가격을 내리자고 주위에서 조언했다. 누군가는 다다익선인가, 박리다매인가를 언급 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환자가 아닌 일반인이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는 죽’이라는 처음의 원칙을 지켰다. 그래서 여성의 경우 양을 줄이고 대신 포장을 해줬다. 노인의 경우는 세 번에 나눠 먹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영업시간이 다 되서 찾아주는 손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한 그릇이라도 더 팔자’는 심리적인 유혹에 흔들리기도 했지만, 다음날 찾아주는 손님을 위해 영업시간을 지켰다.

  저자를 통해 ‘원칙의 힘’을 배울 수 있었다. 원칙의 반대말은 ‘변칙’이다. 임기응변과 융통성을 발휘한다고 말하지만 변칙은 원칙을 어긋난 것이다. 이 말은 곧 ‘시스템화’되지 못함을 뜻한다. 사업은 하루 이틀하는 것이 아니다. 내일의 손님을 위해 직원들을 위해 순간의 이익을 떨쳐내는 힘은 ‘원칙 고수’에서 나온다. 원칙을 지키는가의 여부에 따라 장사꾼과 사업가로 나뉘는 것이다.

 

  “음식은 상품이 아니다.

이렇게 말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이의를 제기할지도 모르겠다. “아니 돈 벌자고 하는 장사인데 어떻게 상품이 아닐 수 있나. 무슨 자선사업 합니까?”하고 말이다.

  하지만 나는 음식이 상품이라는 생각, 원가를 재고 따지며 음식 자체에서 수고와 비용을 덜어내려는 생각에 철저히 반대한다. 이는 음식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음식이란 ‘넉넉하고 푸근한 것, 절대 먹고 나서 서운한 감이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기 때문이다. (중략)

  사업을 자선사업처럼 하라는 소리가 아니다. 들고 나는 수 개념을 명확히 따지되 음식 자체에 드는 원가만큼은 손대지 않고 철저히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유혹이 많은 현장에서 지켜내려면 기본적으로 주인에게는 음식을 사람들에게 나눠주기 좋아하는 습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나가는 음식이 아깝지 않고 사업 또한 즐거워진다. “고객이 계산하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대로 들지 않도록 하라.” 본문 115~117 쪽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제품과 서비스의 공통점은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가치價値는 다시 말해 ‘값어치’를 뜻한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어도 ‘기꺼이 돈을 꺼낼 때’가 값어치 있는 제품이다. 소비자가 이렇게 행동할 때는 ‘상품=가격’이 아니라 ‘상품>가격’일 때다. 다시 말해 가격보다 가치가 있는 제품을 구입할 때 소비자는 ‘만족감’을 느낀다. 그리고 행복해 한다. 소비자가 제품 사용하고 행복해 할 때 재구매의 가능성은 높아진다. ‘가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성공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소비자 주권 시대에는 더욱 그렇다. 가장 기본적인 말이기도 하지만, 기업가는 먼저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제품을 우선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들이 그 제품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줘야 한다. 여기서 여건이란 ‘공간’도 될 수 있고, ‘디자인’도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그 제품이 최대한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본죽의 성공요인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죽 시장’을 개척했고, ‘원칙을 고수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가치 있는 제품‘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했다는 것이다.

 

  성공의 정도를 계량화하여 보여주지 않은 점, 그리고 직원들의 서비스와 청결, 그리고 어느 가맹점을 가더라도 같은 맛을 낼 수 있는 표준화에 대한 자세한 언급이 없어 다소 아쉬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라면 읽어 둘 필요가 있다. 앞서 말한 본죽의 성공비결과 창업에서 성공에 이르기까지의 에피소드등 주위에서 좀처럼 듣기 힘든 알찬 정보들이 많기 때문이다. 성공스토리를 읽으면서 독자로서 주목해야 할 점은 성공의 크기와 정도가 아니라 성공까지의 과정이라는 점다. 책을 읽은 후 본죽을 찾아 음식을 먹는다면 이전과는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책을 읽어 기업을 아는 자 만이 느낄 수 있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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