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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발행인 -한기호)에서 격주간 발행하는 <기획회의>의 분야별 전문가 리뷰에 실린 리뷰 입니다.
초짜도 대박나는 전문식당 - 맛집의 성패는 인내심에 달렸다!
“에이,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야겠다!” 요즘 지인들을 만나 술자리를 갖게 되면 꼭 한 번은 듣게 되는 말이다. 직장인의 소원이 내 가게를 창업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어디 세상이 장사나 해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호락호락 돈을 벌게 해줄까?
장사를 결코 우습게 볼 게 아니다. 경영의 신이라 불리는 마츠시타 고노스케는 처음 장사꾼이었다. 익히 알겠지만 삼성의 이병철 회장도 현대의 정주영 회장도 처음엔 장사꾼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장사는 사업의 작은 개념이다. 사장이 직접 금고와 계산기를 챙기고 있으면 장사꾼이 되고, 금고를 직원에게 맡기고 또 다른 사업을 구상한다면 사업가가 된다. 다시 말해서 ‘저절로 장사가 되는 시스템을 갖추었는가’의 여부에 따라 장사와 사업은 구분된다.
가게(창업)는 아무나 차릴 수 있다. 하지만 돈 되는 장사(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없다. 요즘 개업한지 채 몇 달 되지 않아 문을 닫는 점포들을 보면 가게를 열기만 하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을 꿨다가 몰락한 자영업자들이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은 미디어와 언론이 말하는 이른바 ‘대박집’과 ‘뜨는 아이템’에 현혹되고 프랜차이즈의 거짓광고에 눈이 먼 사람들이다.
장사는 ‘아이템’이 돈이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마인드’가 돈을 벌어준다. 장사 이전에 무슨 일이든 장사를 하려고 한다면 먼저 철저한 장사꾼이 되어야 한다. 백종원의 <초짜도 대박나는 전문식당>(서울문화사)은 장사꾼이란 어떤 생각으로 장사에 임하고 손님을 대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주고 있다.
내가 이 책에 주목한 이유는 단 한 가지. 저자가 요즘 프랜차이즈 업계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내며 체인점을 내는 곳마다 소위 대박을 치고 있는 회사의 대표라는 점이다. 그가 운영하는 업체들은 <한신포차>,<새마을 식당> 등 음식을 좋아하고, 술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은 들어봤을 법한 제목들이 10여 개나 된다. 이렇게 '잘 나가는 음식점‘을 운영하는 장사꾼이라면 맛의 비밀이나 영업노하우가 노출될까봐 인터뷰조차 함부로 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하지만 저자는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거나, 창업하려는 예비창업자들에게 앞으로의 식당은 전문식당이어야 하고, 그를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려주고자 올 해 이 책을 비롯해 <무조건 성공하는 작은 식당> <백종원의 식당 조리비책>(서울외식정보) 등을 연이어 펴냈다.
이 책은 기업가의 파란만장한 경영담을 담은 성공스토리와는 다르다. 전문 식당을 10여 개를 운영하는 장사꾼으로서 ‘자신의 아이템’을 장사가 성공하는 1년에서 길게는 1년 6개월 동안 버티는 비결을 알려준다. 또한 메뉴 개발에 있어서도 ‘뜨는 아이템’이 아닌 전문점을 위한 메뉴가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한 자신의 경험과 고민을 고스란히 담았다.
그는 우선 음식점을 하기 위해, 또는 아이템을 개발하거나 공부하기 위해 이른바 맛집을 순례하게 되는데 이 때 가장 주의할 사항은 창업을 할 관찰자의 입장에서 보지 말고, 소비자의 입장에서 보고 느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식당은 영화와 마찬가지다. 식당 주인 또는 예비 창업자로서 잘되는 식당의 세세한 부분까지 살펴보려 한다면 그 식당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우선은 손님으로서, 순수한 손님의 마음가짐으로 식당을 즐겨야 한다. 그러다 보면 일반 식당과 다른 점이 보이게 된다.
소위 말하는 대박 식당들은 단순히 유명세 때문에 사람이 넘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손님 입장에서 그 식당의 음식과 서비스(심지어 불친절한 서비스까지도)를 즐기다 보면 유명세라는 제일 큰 무기 뒤에 숨겨져 있는 그 집만의 노하우가 보인다.“ 본문 22 쪽
한편 저자는 식당이 영화라면 식당 주인은 영화감독이라고 보았다. 그는 맛집의 조건이 다양하지만 사람들이 순수하게 입으로만 느끼는 맛은 전체 맛의 30% 정도에 불과할 뿐, 나머지 70%는 점포의 인테리어와 분위기나 손님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모습, 심지어 옆 테이블에서 맛있게 먹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데 어우러져 맛을 더한다는 것이다.
기업에는 경영이념이 있듯 장사꾼에게도 ‘념念’이 있다.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손님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하고 ‘내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자신의 깜냥을 생각해봐야 한다. 저자 역시 많은 실패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그리고 색다른 메뉴가 손님들의 호응을 얻기까지 오랜 시간과 비용이 필요했다. 그는 장사꾼으로 가장 가져야 할 마음가짐은 바로 ’인내심‘이라고 알려주는 듯 했다.
한편 책을 읽다 보면 백종원이 장사에 성공할 수밖에 없는 비결을 자연히 알게 된다. 사람들은 그에게 ‘언제 쉬느냐?’고 묻지만, 그에게 식당은 직장이자 놀이터다. 그는 신메뉴를 만들고, 새로운 식당을 창업하는 일이 즐겁고 행복한 놀이다. 그래서 그의 식당들은 하나같이 활기가 넘친다.
마츠시타 고노스케 회장은 “서비스란 곧 사람이 지켜야 할 올바른 예의”라고 했다. 손님은 직원들의 예의에 돈을 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잘 되는 가게는 생기生氣 즉, 생생한 기운이 뿜어져 나온다. 직원들의 생기는 가장 훌륭한 서비스다. 활기찬 미소를 머금은 얼굴로 큰 목소리로 “어서 오세요” 외쳐주는 것, 그것이 서비스의 처음이다. 손님이 더 필요한 것이 없나 먼저 살펴 챙겨주고, 불편하지 않도록 배려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가는 손님의 등에 대고 “안녕히 가세요, 또 오세요.”를 외치며 큰 인사를 하는 것은 서비스의 마지막이다. 장사는 서비스에서 시작하고, 서비스로 마무리한다.
‘내 집에 온 손님을 대하듯 하라. 그러면 장사는 필히 성공한다.’ 말이 있다. ‘장사’의 기본은 손님들에게 질 좋은 물건을, 팔릴 만한 자리에서 팔리는 방법으로 파는 것이다. 여기에 친절한 서비스와 믿음을 모두 갖추었을 때, 성공하는 ‘장사’할 조건을 갖추게 된다.
글을 읽으면서 뛰어난 맛과 품질 그리고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백종원의 모습에서 집에 놀러온 자녀의 친구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사랑방에 군불을 피우고, 장롱에 꼭꼭 숨겨둔 새 이불을 꺼내는 어머니의 마음을 느꼈다. 이러한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낌없이 손님을 대접한다면 손님은 필히 정감情感을 느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장사의 핵심이고, 비즈니스의 핵심이 아닐까?
휴가철 무슨 책을 읽을 지 고민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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