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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창업

[책리뷰]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진짜 인생을 위한 일을 찾아라!

by Richboy 2011. 11. 3.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진짜 인생을 위한 일을 찾아라!

 

   이 책<너무 늦은 시작이란 없다>는 주부들에게 사랑받는 기업이자 스팀청소기로 유명한 기업의 CEO 한경희가 쓴 책이다. 한경희생활건강의 ‘스팀청소기’라는 제품은 피로회복제가 박카스인 것처럼 스팀청소기의 대명사가 된 반면, 이를 발명한 발명가이자 회사의 대표인 저자는 전해진 바는 별로 없었다. 그 점에서 CEO인 저자가 밝힌 자신의 이야기와 대한민국 중소기업의 고군분투기는 경제경영 독자들에게는 그 자체로 반갑다.

 

   고백하건데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스팀청소기에 대해 ‘색다른 아이디어 하나 추가된 청소기’ 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한경희생활과학이 마켓 3.0을 준비하는 기업이 아닐까 생각되었다. 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경영 구루인 필립 코틀러는 미래의 시장을 마켓 3.0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미래의 시장인 마켓 3.0에 어울리는 기업은 사회문제와 지구온난화 환경 문제 등 소비자의 문제들에 해결하기 위한 아이템으로 직접 참여하고, 그 속에서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 될 거라고 말했다. 그 점에서 스팀청소기는 청소기업계에서는 마켓 3.0을 향한다.

   미국의 한 조사자료에 따르면 1년에 1인당 화학 세정제 소비량이 530 미터라고 한다. 병원과 관공서,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양이라고 하니 실제 화학약품 소비는 더욱 심각할 터. 그 점에서 스팀청소기는 스팀제품 사용으로 인한 환경보호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한경희 생활과학의 모토는 “우리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제품을 공급합니다.”로 스스로 사회 기여 기업이라고 말하고 있다.

 

   다시 책으로 돌아가 보자. 이 책은 단순히 여느 기업가의 성공스토리를 다룬 그저 그런 자서전이 아니다.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 찾는 법이라는 부제가 말하듯 저자는 독자들로 하여금 꿈이 있다면 늦지 않았으니 지금 시작하라! 고 독려하고 있다.

   저자인 한경희 사장은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성공의 의미에 대해 “무엇보다 기쁜 것은 ‘대박 나서’ ‘성공해서’가 아니라 비로소 ‘내 진짜 인생을 찾았다’는 사실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일하는 주부였던 한씨는 어느 날 '불편한 걸레질을 편하게 할 수 없을까?‘ 하고 고민한 끝에 ’스팀청소기‘를 생각해내고 1999년 한영전기를 설립, 스팀청소기 생산에 뛰어들었다. 생활 속 작은 발견을 상품화해 연 매출 1,000억 원이 넘는 중견 가전기업로 성장했고, 2005년에는 '한경희생활과학'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최근엔 주방용품, 화장품 사업에까지 사업 범위를 넓혔다.

   한편 저자는 지난 2008년 월스트리트 저널이 선정한 '주목해야 할 여성 기업인 50인'에 선정되었고, 국내의 한 사회학자는 그녀를 ’남자도 걸레 청소를 하게 만든, 우리나라 남녀평등에 가장 크게 기여한 여자‘라고 평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알기로는 평범한 주부였던 사람이 발명품을 만들더니 기업을 차려 대박이 났다 정도였다. 하지만 직접 책을 읽어보니 저자는 30대 중반이 될 때까지 IOC 사무국 사무원, 호텔리어, 교육부 공무원을 등 다양한 직업을 경험 경험했던 커리어우먼이었다. 말 그대로 어디 내놔도 손색이 없는 직업들, 하지만 저자의 ‘헛헛한 허기’는 채울 수가 없었던 모양이다. 직장인들이라면 한결 같이 느끼는 ‘내가 꿈꾸던 삶은 이게 아닌데...’하며 꿈과 현실사이에서 좌절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왜 하는가?” 하는 물음에 여러분은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목구멍이 포도청이라서...”라고 대답하려니 원초적이다 못해 사바나 시대의 동물 같은 기분이 든다. “어럽사리 들어간 회사라서...”라고 대답하자니 새로운 도전이 두려워 애써 안주하려는 모습 같아 내 인생이 처량해 보인다. 대답은 여러 가지 일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나는 매일 아침 거울을 들여다보며 ‘오늘이 내 인생의 마지막 날이라고 해도 지금 이 일을 할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는 날이 계속 이어진다면 그때야말로 새로운 변화에 도전해야 할 순간이 왔음을 알려주는 신호이다.” 라고 말한 스티브 잡스의 말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원래 기회란 놈은 다 이뤘다고 만족하며 안주하는 사람에게는 찾아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 한 사장에게 찾아온 기회처럼...

 

   어느 날 스팀청소기 사업을 발견한 한 사장은 그 일이 ‘내가 가야 할 길’임을 알았다. 그 후 그녀는 남들 말하는 잘 닦인 고속도로에서 내려와 가시밭길을 걸었다. 이후 숱한 실패가 그녀를 덮쳤고, 이를 무릅쓰고 거듭 도전한 끝에 결국 성공을 하였고, 그 때 맛보는 달콤한 성공의 단맛은 그 누구도 경험하지 못하는 순간이리라. 그녀의 성공스토리는 다른 기업가의 자서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저자가 은수저를 물고 태어난 ‘있는 집 자식’이 아니라 99%의 우리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더욱이 파란만장한 21세기의 첫 10년에 기업을 일으킨 보기 드문 자수성가형 인물이라는 점도 주목했다.

   저자는 타고난 장사꾼도 아니고, 재벌가의 자녀도 아니었다. 오히려 작은 키에 툭 튀어나온 광대뼈의 외모에 부족한 언변, 게다가 그녀는 술도 못 마시는 체질이어서 사업하기에는 부적격한 콤플렉스 덩어리였다고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고백했다. 하지만 그녀는 사업을 위해 자신의 콤플렉스를 극복하고자 노력했고, 이윽고 경쟁력으로 거듭났다.

   예를 들어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는 아침에 한결 편하고 빠르게 예뻐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해서 화장품 사업을 하게 했고, 부족한 말솜씨 덕에 많은 독서와 강의 등을 듣는 학생이 되게 만들었다. 저자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 나름의 콤플렉스가 있다며 인생에서 성공과 실패로 갈음하는 것은 어떻게 콤플렉스를 극복하고 활용하느냐에 달렸다고 강조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흥미로운 대목은 저자가 전설적인 마케팅 전략가 앨 리스를 만난 이야기일 것이다. 저자가 미국 진출 이후 보다 체계적인 브랜딩 설계와 마케팅 방법을 강구하기 위해 앨 리스를 만났는데, 앨 리스는 비즈니스맨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인물, 전설적인 마케팅서 <포지셔닝>이라는 잭 트라우트와 함께 쓴 마케팅계의 입지적인 인물이다. 저자는 앨 리스와 3시간 정도 브랜드 컨설팅을 했다고 하는데요, 짧은 시간이었지만, 앨 리스가 쌓은 수십 년의 지혜와 노하우를 압축적으로 전수받은 자리였다고 저자는 말한다.

   왜 아니겠는가? 그 날 컨설팅에서 앨 리스는 한사장에게 실질적인 도움도 줬는데, 당시 진출 초기 스팀 청소기의 미국제품명이 Steam mop(스팀 대걸레) 였는데, 앨 리스가 바닥 살균 기능을 소비자에게 쉽게 인지시킬 수 있는 Flooa sanitizer(마루 살균기)로 고치라고 강권해 그렇게 했다고 한다. 이후 마루 살균기는 2008년 매출 100억 원, 2009년에는 300억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많은 경제경영서와 마케팅 전문가들이 쓴 유명한 책은 읽어봤지만, 마음속에는 항상 ‘이러한 이론이 과연 현실의 문제를 얼마나 커버할 것인가?’ 회의적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이론가’라고 하면 ‘책상물림’같은 인상이 짙지 않은가. 하지만 저자의 말에 비추면 그것은 편견에 지나지 않는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저자가 사업을 위해 직접 이런 대가를 찾아갔다는 대단한 용기였다. 더 놀라운 것은 저자가 앨 리스를 어떻게 만났는가 하는 점이다. 그녀가 취한 방법은 간단했다. 인터넷에서 그의 메일 주소를 알아내 이메일을 보내고, 답장으로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어 통화해서 약속을 잡은 것이다.

   어느 날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책을 읽었는데, 그게 바로 <포지셔닝>이었다. ‘마케팅은 제품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라는 대목에 반한 저자는 책을 모두 읽고 공항에 내리자마자 인터넷으로 앨 리스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 자신의 회사가 미국 시장을 진출하게 된 내용과 제품에 대한 철학 등을 담은 정성스러운 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앞선 이야기처럼 놀랍게도 답장이 왔고, 만나게 된 것이다.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 두 번씩은 경험하게 되는 일인데, 사업을 하는데 있어 ‘모르는게 생기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되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사장들이 직원들 몰래 점을 다 볼까?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다. 미국 진출 사업을 꼭 성공시키겠다는 열정, 그것이 한 사장을 마케팅의 대가에게 메일을 보내게 한 것이다. 사실 메일을 보내고 전화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일터, 하지만 그렇게 행동하게 하는 열정과 용기는 아무나 낼 수 없다. 저자는 이처럼 때로는 고민할 시간조차 아껴 ‘미친 척’ 행동하라고 말했다.

 

   위대한 인물에게 위인전이 있다면 경영인에게는 자서전이 있다. 하지만 어쩌면 경영자(CEO)에게 있어 자서전을 쓰는 일은 영화 ‘풀몬티’의 주인공들처럼 어려운 일일지 모른다. 왜냐하면 성공스토리를 썼다고 하면 어떻게, 그리고 얼마나 성공했는지를 자랑해야 하기에 모든 것을 솔직하게 털어놔야 하고, 저자로서는 자서전을 쓰기에 앞서 ‘과연 내가 자서전을 쓸 만한가?’ 하는 적당한 ‘염치(廉恥)’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자서전은 불특정다수의 독자에 대한 일종의 커밍아웃이기에 출간 이후에도 자신이 글로 남긴 말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노력할 것을 종용받는다. 그래서 기업가들은 자서전을 낼 때 나름의 큰 의미를 두고 않는다면 엄두를 내지 못할 것이다. 최소한 그들이 저작권료를 위해 책을 내지는 않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일까? 국내 경영인의 자서전은 좀처럼 만나기 어렵다. 이 책이 반가운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인생은 한 권의 책과 같다. 그래서 어리석은 사람은 대충 책장을 넘기지만, 현명한 사람은 공들여서 읽는다. 왜냐하면 그들은 단 한 번밖에 그것을 읽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의 소설가 장 파울의 말이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오늘도 취업을 위해 스펙 쌓기에 열중이다. 선택되어지기 위해 준비하는 청춘의 노력이 안쓰럽기만 하다. 한 번 뿐인 인생이, 청춘이 취업을 위해 시간으로 밖에 보낼 수 없을까? 그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그래서 나를 기다리는 ‘진짜 인생’을 고민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고민에 어디 청춘들에게만 해당될까? ‘이건 아닌데...’ 하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독자가 될 것이다.

 

이 방송은 11월 1일자 이데일리 TV의

이기는 투자전략 -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1분 50초 경부터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