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없이 불황을 이겨낸 식당 창업기
“에이, 다니는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나 해야겠다!” 사람들을 만나면서 하루에 한 번쯤은 듣게 되는 말이다. 잘못된 말은 아니다.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장사를 하든, 집에서 놀든, 여행을 떠나든 얼마든지 자유로울 수 있다. 하지만 그 말은 상당히 위험한 말이기도 하다. 직장을 그만두면 더 이상 고정수입이 없어진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장사를 해서 더 큰 돈을 벌면 된다니까?” 하고 말할지도 모른다.
어림없는 소리다. 세상이 장사나 해야겠다는 가벼운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 세상이 과연 호락호락 돈을 벌게 해줄까? 매일 ‘수백 수천 개의 자영업 점포’들이 문을 닫는데 그중에는 이렇게 장사를 쉽게 생각하고 뛰어든 전직 직장인들이 대부분이다. 충분한 준비와 마음가짐 없이 남의 말에 귀가 솔깃해져 ‘돈 버는 아이템’과 ‘창업자금’만 들고 뛰어든 사람들, ‘장사나 해야겠다’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덤벼든 사람들은 100개의 개업점포 중에서 1년 후엔 단 2개의 점포만 성공한다는 장사의 세계에서 문을 닫은 장본인들이다.
‘장사’는 손님들에게 질 좋은 물건을, 팔릴 만한 자리에서 팔리는 방법으로 파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손님들이 ‘돈을 내고 사도 충분히 이익이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가격에 비해 가치가 높은 제품과 서비스여야 하고, ‘저 사람에게 사도 속지 않을 것 같다’라는 믿음을 줘야 한다. 다시 말해 질 좋은 상품, 가격보다 높은 가치, 친절한 서비스와 믿음을 모두 갖추었을 때, ‘장사’할 조건을 갖춘 셈이다. 이렇게 모든 자격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제품을 팔 수 있는 확률은 딱 50퍼센트다. 최종적으로 손님이 우리 가게를 찾아와 사려는 마음을 먹고 지갑에서 돈을 꺼낼 때 비로소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그 전까지의 완벽한 준비는 ‘팔겠다고 자리를 편 수준’에 불과하다. 가게(창업)는 아무나 차릴 수 있다. 하지만 돈 되는 장사(비즈니스)는 아무나 할 수 없다. 하지만 가게를 열기만 하면 손님이 인산인해를 이루며 찾아올 것이라는 막연하고 허황된 꿈은 여전히 자영업자들을 몰락시키고 있다.
이른바 ‘대박집’과 ‘뜨는 아이템’을 소개하는 대중매체의 기사가 창업자들을 현혹시키고, 프랜차이즈의 거짓광고가 이들을 눈멀게 한다. 장사는 ‘아이템’이 돈이 벌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돈을 버는 것이다. 장사 이전에 무슨 일을 했든 장사를 하려 했다면 이젠 장사꾼이 먼저 되어야 한다. 사람이 변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제대로 된 장사꾼이 될 수 있을까?
기업에는 경영이념이 있듯 장사꾼에게도 ‘념念’이 있다. ‘얼마를 들여 얼마를 벌 것인가’ 하며 무조건 차리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손님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자 스스로가 ‘내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자신의 깜냥을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돈을 벌어주는 사업아이템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결코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장사의 시작은 ‘창업 마인드’와 ‘장사꾼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누구에게서 이것을 배울까?
누가 이것을 말해줄 수 있을까? 언론이나 TV에 출연하는 ‘창업컨설턴트’들이 도와줄 수 있을까? 아서라. 그들 대다수가 제 장사는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책상물림’들이다. ‘장사의 묘妙’는 ‘장사꾼’에게 들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방법을 알려줄 장사꾼을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그 방법이 노하우, 즉 ‘돈을 벌어주는 기술’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가장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책이다.
<4천만원으로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에디터)는 서울 연신내에 10평 미만의 작은 식당을 단돈 4천만원으로 창업을 한 어느 식당의 이야기다. 창업 결심에서부터 개업 1년 후 이야기까지 모든 것을 담았다. 요즘 사람들은 ‘창업을 한다‘고 하면 ’아, 체인점을 하겠구나‘로 여길 정도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다. 통계를 살펴보면 80% 이상이 첫 창업으로 프랜차이즈를 선택한다고 한다.
프랜차이즈는 돈만 있으면 한 두 달 만에 번듯한 점포 하나를 차릴 수 있는 편리한 시스템인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문제는 개점한 이후 꾸준히 손님들이 찾아주는 훌륭한 사업 아이템을 가진 프랜차이즈 업체가 그리 많지 않다는 점이다. 업체 중에는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업적 수익성을 무시하고, 일정액의 수수료와 로열티를 받고 점포를 내어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방식에서 수익을 추구하는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의외로 많다.
‘이미 잘되고 있는 장사’를 사업을 처음 하는 사람들도 사업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시스템으로 전개되어야 할 ‘가맹사업’이 로열티와 인테리어, 집기 등을 팔거나, 가맹수수료를 챙기는 업체들이 난립하고 있는 현실이다. 혹여 장사가 잘 된다고 하더라도 본사에 지급되는 수수료와 로열티 때문에 간신히 인건비 정도만 남는다고 푸념하는 가맹점주들도 적지 않다.
이렇듯 직장생활만 했던 사람들이 보다 안전하고 손쉽게 자영업을 시작하고자 선택한 ‘프랜차이즈’가 ‘패가망신의 지름길’이 되고, 평생을 모은 적게는 수천만 원 에서 많게는 수억 원의 자금을 모아 사업으로 제 2의 인생을 살아보려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 점에서 오늘 소개할 책은 창업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부부인 공동저자의 이력이 특이하다. 남편은 오랫동안 요리사를 했고, 아내는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근무했다. 어떻게 보면 이 책이 나온 것은 당연한 수순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같은 조건이라도 아무나 이런 책을 낼 수 있는 터, 둘은 용케도 식당과 책, 둘을 잡았다.
창업에 관련된 책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내가 이 책을 소개한 결정적인 이유는 창업을 해서 대박이 났고, 얼마나 벌었다 하는 식의 자화자찬이 아니라, 말 그대로 프랜차이즈에 의지하지 않고, 소자본의 자본금으로 작은 식당을 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밝혀낸 책이기 때문이다.
본문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부은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란 무엇이냐? 자영업자의 삶은 어떤 것이냐?’하는 외형이 아닌 본질적인 내용을 깊이 건드리고 있다는 점이었다.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별함이 여기에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예비 창업자들에게 아무런 경험이 없어도, 요리실력이 없어도 가맹점만 되면 누구나 해낼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창업은 그리 만만하지 않다”고 말한다.
가게를 열고 나면 그것들을 대신해 주는 본사에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비용이 있다면 차라리 충분한 시간을 두고 메뉴 선정과 인테리어 부문에 대한 실력을 연마하기를 권한다. 언젠가 창업을 하리라 수년동안 모아 두었던 자료들을 십분 활용한 저자들처럼 말이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작은 가게를 차릴 사장님을 하루 종일 한 일주일 동안 뒤를 쫓아다니면서 들을 법한 이야기들을 만난다. 실제로 식당 사장들을 만난다면 이런 소중한 이야기는 그 누구한테도 함부로 해주지 않을 터, 이런 내용을 읽을 때는 몰래 혼자 숨겨두고 싶을 정도다. 이 책의 내용을 전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전반부에서는 ‘창업을 위한 준비와 과정’에 대해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다. 점포구하기, 식당의 컨셉 잡기, 인테리어 공사와 메뉴 선택, 가격 결정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모두 담고 있다.
두 번째는 가게를 열고 운영하면서 깨닫게 된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작은 식당임에도 불구하고 가게를 알리는 ‘블로그’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제목이 두 번째 부엌 이야기(http://blog.naver.com/2nd_kitchen) 인데, 그날의 에피소드와 다양한 소식을 담아 홍보 마케팅용으로 활용했다. 이렇든 온라인에서 홍보하는 것이 좋은 줄은 알지만 개인사업자들이 장사하랴, 블로그하랴 결코 하기 힘든데, 이런 점에서 저자들을 높이 평가하고 싶었다.
다시 강조하지만 성공하는 장사꾼이 되려면 기업가들처럼 일종의 ‘이념(理念)’이 있어야 생각한다. 즉 ‘얼마를 들여 얼마를 벌 것인가’ 따지며 무조건 차리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만들어야 손님을 행복하게 하고, 세상을 이롭게 할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그런 다음 사업자 스스로가 ‘내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하는 자신의 깜냥을 생각해봐야 한다. 아무리 돈을 벌어주는 사업아이템이 있더라도 제대로 운영할 능력이 부족하다면 결코 돈을 벌 수 없기 때문이다. 즉 장사의 시작은 ‘창업 마인드’와 ‘장사꾼으로 가져야 할 마음가짐’이 절대로 필요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는 그 점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식당 간판의 의미처럼 대박을 꿈꾸기 보다는 “우리 집 부엌처럼 깨끗하고 바른 음식을 드리고 싶은 두 번째 부엌이 되고 싶다”고 마음을 먹었으니까 말이다.
저자 역시 가게 ‘콘셉트를 잡는 법’에 대해 크게 3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우선,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게를 운영하는 주체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를 잘 아는 것, 자신의 ‘취향과 기호’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두 번째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아는 것’에 있고, 마지막은 ”자신의 취향과 자신이 해낼 수 있는 것이 일치하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한다.만약 일치하지 않는다면 하나로 모아질 때까지 많은 고민과 노력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프랜차이즈에 의지하지 않고 작은 음식점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좋은 길라잡이가 되는 책이다. 과장이나 허세가 전혀 들어 있지 않고 많은 실수와 시행착오를 솔직하게 고발하면서 독자들로 하여금 배움을 남기고자 노력했다. 그 중에서도 오너쉐프인 강필규씨가 책의 챕터 마다 사이에 <요리군의 창업 팁Tip>에 창업에 필요한 결정적인 노하우들을 담았는데, 이 부분은 이 책의 백미 알찬 정보가 가득하다.
장사꾼들의 말 중에 “내 집에 가족을 만나러 온 손님을 대하듯 하라. 그러면 장사는 필히 성공한다.”는 말이 있다. 어머니가 자식의 친구들을 위해 식사를 준비하고, 방이 따뜻하도록 불을 지피고, 장롱에 꼭꼭 숨겨둔 새 이불을 꺼내는 것처럼 손님을 대한다면, 그 손님은 필히 즐거운 마음으로 만족하며 돌아갈 거란 말이다. 한마디로 식당 주인의 손님에 대한 마음은 엄마의 마음이면 된다.
결론적으로 성공하는 장사꾼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대답은 인지상정人之常情에 있다. 장사꾼은 ‘정情’을 주며 손님을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손님은 ‘정감情感이 느껴지는 가게’라고 생각하고, 나중에 ‘정情겨운 그 집’을 다시 찾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情)은 인자하신 엄마가 자신의 친구를 내 집에 대하듯 하면 된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아낌없이 대접하며, 자비로운 마음으로 손님을 대할 때 손님은 비로소 정감情感을 느낀다. 이것이 바로 장사의 핵심이고,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들에게서 그런 마음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사랑받는 식당이 될거라 믿어의심치 않는다.
이 방송은 01월 31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http://blog.daum.net/tobfreeman/7164500
아래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경제경영 따라잡기> 시청자 게시판'으로 바로 갑니다.^^
시청 소감 적어주시면, 추첨을 통해 그간 소개된 책을 선물로 드린다네요.
작은 식당 시작했습니다
'리뷰모음 - Readingworks > 창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100달러로 세상에 뛰어들어라 - 단돈 10만원으로 창업할 수 있는 발칙한 아이디어 모음 (0) | 2013.02.12 |
---|---|
[책리뷰]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 창업에 성공하려면 똥개 근성을 버려라 (0) | 2012.10.18 |
[책리뷰]티몬이 간다 - 취업을 거부한 다섯 청년의 좌충우돌 창업 성공 스토리! (0) | 2011.12.30 |
[책리뷰]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내 진짜 인생을 위한 일을 찾아라! (0) | 2011.11.03 |
아내가 창업을 한다 - 예비창업자에게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줄 필독서! (0) | 2011.04.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