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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창업

[책리뷰]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 창업에 성공하려면 똥개 근성을 버려라

by Richboy 2012. 10. 18.

 

 

 

 

창업에 성공하려면 똥개 근성을 버려라

 

 

   요즘 뜨는 창업 관련서 한 권이 있다. 바로 <골목사장 분투기>(인카운터)인데, 외국계 펀드 회사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일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던 저자가 어느 날 갑자기 홍대 앞에 커피를 파는 카페를 차렸다가 쫄딱 망한 후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대한민국에서 지금 창업한다면 틀림없이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담은 일종의 실패기다. 지금껏 '창업서'라 하면 '성공스토리'가 대부분인데, 실패를 이야기한 역발상의 기획이 자영업자나 예비창업자들에게 제대로 먹혔다. 언론과 독자의 반응이 꽤 뜨겁다. 하지만 암울한 창업시장의 현실에 대한 특별한 대안 없이 '지금 창업하면 백전백패'라는 이 책의 결론은 허무하고 맥빠진다.

 

   생계형 자영업자가 800만 명으로 이미 포화상태인 지금, 4말 5초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하면서 무더기로 거리에 쏟아지고, 딱히 할 일이 없는 그들은 마지못해 창업 시장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악순환은 앞으로 30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창업은 원래 '비즈니스맨의 로망이자 꽃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의 창업시장은 마치 4년 마다 수백만 마리가 떼를 지어 미친 듯 노르웨이의 낭떠러지와 해안에서 바다로 뛰어들어 생을 마감하는 레밍 쥐떼의 집단적 공황을 연상케 한다.

 

  현재 대한민국 자영업자 비중은 경제활동인구의 28.8%로 800만 명에 육박한다. 보다 가까이 그 실태를 들여다보면 끔찍하기까지 한데, 소상공인 57% 이상이 평균 순이익 100만 원에 못미치고, 창업 후 2년 내 50%가 폐업한다. 또한 자영업자 중 80% 이상이 주말 없이 하루에 10시간 이상 근무를 하고 있다.

   특별한 기술도 실력도 없는 은퇴자들이 엇비슷한 사업아이템 혹은 프랜차이즈로 창업을 했지만, 정작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줘야 할 손님은 없다. 급한 마음에 업종을 바꾸게 되고 그때마다 빚을 내고 심지어 사채까지 쓰게 되고 결국 개인회생, 파산 신청의 수순을 밟게 되면서 쪽박을 찬다. 변변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떠밀리듯 시작했건만 대박은커녕 빚더미에 오르는 게 대한민국 자영업자들의 실상이다. 현실이 이럴진대 무작정 창업을 말리는 <골목사장 분투기>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마냥 푸념만 할 수는 없잖은가.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쌤앤파커스)는 그에 대한 반박이요 대안이라 하겠다. 20년 전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청년이 그 누구도 관심 갖지 않던 농산물로 창업을 해서 대한민국 농산물 대표 브랜드 '총각네 야채가게'를 만든 창업자 이영석의 이야기는 지극히 진솔하고 현실적인 성공 마인드를 담고 있는 일종의 자서전이다.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기업가의 성공기를 꼭 읽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 한 기업이 성공하기까지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는 늘 그렇듯 한 편의 드라마이자 소설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독자가 주목하고 명심해야 할 핵심 포인트가 한두 개는 꼭 있는데, 그것을 제대로 캐치해야 읽은 보람이 있다. 이 책에서도 저자의 경영원칙 두 가지가 창업성공의 핵심이다.

   우선 '성공하고 싶다면 먼저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이다. 이영석이 장사를 결심했을 때 그는 창업하는 대신 트럭으로 전국을 떠돌며 오징어 행상을 하는 장사꾼을 스승으로 모시고 2년 반을 따라다녔다. 이 때 그는 '무보수'로 일했는데, 배움을 위해 대가를 치른 것이다. 스승으로부터 장사의 모든 것을 전수받은 그는 독립해서 중고트럭을 사서 3년 동안 야채 행상을 했고, 그 때 번 돈으로 대치동에 10 평짜리 작은 점포를 얻어 '총각네 야채가게'를 차렸고 20년이 지난 지금, 50여 개 체인을 가진 기업가가 되었다.

   돈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 '창업'이다. 하지만 성공하는 사람은 창업자의 0.2%다. 지금껏 총각네 야채가게에서 일했던 사람들만 1,000명이 넘지만 계속 회사에 남아 많은 봉급을 받고 있거나, 따로 독립해 지점을 내서 억대의 수입을 얻는 사람은 채 50명이 안 된다. 성공하는 사람은 바로 '성공에 앞서 노력과 인내라는 충분히 대가를 먼저 치룬 사람’인 것이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시장에서 제품 즉, 과일과 채소를 구입하는 구매 책임자들이 지켜야 할 다섯 가지 행동강령에 숨어 있다.

첫째, 사람을 믿되 물건을 믿지 말라. 둘째, 값은 생산자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다. 셋째, 검품하고 또 검품하라. 넷째, 언제든지 과일을 먹어볼 수 있도록 칼을 항상 소지하라. 다섯 째, 술, 담배, 커피, 탄산음료는 절대 금지하라.

 

   ‘총각네 야채가게'의 살아 있는 20년 운영 노하우’라고 할 수 있는 이 행동강령은 크게 확인과 평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확인이다. 사람을 믿되 물건을 믿지 말라는 말은 물건 모두를 직접 확인하라는 뜻이고, 항상 칼을 지니라는 것도 직접 맛을 봐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또한 구매책임자는 과일 맛을 제대로 알려면 혀의 감각을 온전히 살려둬야 할 테니, 술 담배, 커피, 음료수를 금한 것이다. 성공에 공짜는 없는 법, 와인을 감별하는 소믈리에 버금가는 절제와 수고가 요구되고 있었다.

   다음은 평가다. 물건을 팔 수 있는 사람은 물건의 가치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다. 저자는 최종소비자에게 물건을 파는 네가 가격을 정하라고 말한다. 한마디로 가치를 평가할 줄 아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그 속에는 도매상만큼이나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결론적으로 내가 팔아야 할 물건에 대한 모든 것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상품에 대한 가치를 온전히 알게 되고 그래야 물건을 팔 때 자신감 있게 손님에게 권할 수 있다는 말이다. 저자의 이런 생각은 창업 아니 비즈니스를 하는 모든 사람이 갖춰야 할 마인드일 것이다. 내가 팔고자 하는 제품에 대해 누구보다 더 잘 알 때 그 가치를 온전하게 설명할 수 있게 되고, 소비자는 비로소 그 자신감을 신뢰하고 가치를 인정하고 제품을 구입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 책에서 건져야 할 것은 이영석의 똥개론이다. 똥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은 “월급은 얼마예요? 쉬는 날은 언제예요? 주5일제인가요? 휴가는 어떻게 사용하나요?” 라고 질문한다. 진돗개 마인드로 사는 사람들은 “여기서 몇 년을 배워야 독립해서 일할 수 있나요? 과일 고르는 법은 언제부터 배울 수 있어요? 꼭 일을 배우고 싶습니다.”고 말한다. 저자는 똥개 마인드와 진돗개 마인드의 차이는 배움과 학력과 인성의 차이가 아니라 성공에 대한 절실함의 차이에서 나온다고 강조한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어서, 학벌이 달려서, 세상이 불공평해서, 운이 지지리도 없어서..." 다양한 변명을 앞세워 이제껏 게으름 피웠다면, 당신은 똥개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의 말을 듣다 보면 자영업자의 시체들이 그득한 창업시장 속에서도 독야청청 성공한 사람들은 꼭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지금 우리가 알아야 할 건 쪽박의 변명이 아니라 대박의 이유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마냥 반갑기만 하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에서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기획회의>(330호)에 실린 리뷰입니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9월 2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인생에 변명하지 마라

저자
이영석 지음
출판사
쌤앤파커스 | 2012-08-27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총각네 야채가게’ 이영석 대표가 전하는 성공메시지!돈도 빽도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