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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창업

아내가 창업을 한다 - 예비창업자에게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줄 필독서!

by Richboy 2011. 4. 18.

 

 

 

 

아내가 창업을 한다 - 예비창업자에게 브랜드의 개념을 잡아줄 필독서!

 

 

창업은 생계가 아닌 풍요한 삶을 위한 프로젝트다!

 

  2009년 9월 어느 취업 사이트에서 ‘창업’에 관한 직장인들의 생각을 설문하여 통계를 낸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 10 명중 9.7명이 ‘창업을 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4.5명은 ‘상사 및 직장 동료로부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창업하고 싶다고 말했고, 희망업종으로는 음식점․카페 등 외식 분야가 4명으로 가장 많았다. 그리고 가장 많은 사람이 창업 준비 기간을 3~6 개월 정도라고 답했다.

 

  이 대답은 600만 자영업자 천국인 대한민국에서 한 해 평균 50만 명의 자영업자가 문을 닫는 이유를 잘 말해 준다. 창업을 단순히 생계를 위한 새로운 ‘취업이나 전업 쯤’으로 쉽게 여기기 때문에 오늘도 10개의 점포 중에 8개가 문을 닫고 있다. 철저한 준비 없는 개업은 폐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런 우울한 현실에는 핫 트렌드 운운하며 몇몇 프랜차이즈 업체를 소개하며 ‘쉽게 창업해서 떼돈을 번다’는 식으로 예비창업자들을 현혹하는 언론매체와 미디어가 일조하고 있다. ‘사업 따위를 처음으로 이루어 시작함’이라는 창업創業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고 ‘창업=체인점 가맹’으로 여기는 사람들, 대한민국은 지금 ‘프랜차이즈 가맹점 천국’이다.  

 

  그런 점에서 <아내가 창업을 한다>는 무척이나 반가운 책이다. 이 책은 60여 개의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리뉴얼한 바 있는 전문가이자 브랜드 전문지로 잘 알려진 <유니타스브랜드>의 발행인 및 편집장인 저자가 썼다는 점에서 처음 흥미가 생겼다.

  몇 장 넘기지 않아 ‘제대로운 창업관련서가 나왔다’는 느낌이 들었다. 저자는 창업을 정의하면서 먹고살기 위한 생계Living와 살기 위해 먹는 삶Life은 다르다며 창업은 개업이 아니라 브랜드를 세우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본 설문처럼 사람들은 언제든 창업을 하려고 하고, 정부 역시 ’일자리‘를 만드는데 급급해 근시안적 정책을 남발한다. ‘창업創業은 쉽고 수성守成이 어렵다’는 말처럼 창업은 약간의 자본과 수완만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어쩌면 전 재산을 투입을 해서 한 창업이 하루 이틀만 하다가 말 것이 아니지 않은가? 저자는 창업을 너무 쉽다고 오해하는 풍토에 대해 지적한다. 

 

  “전 세계적으로 모든 국가의 리더들은 ‘일자리’를 만들려고 혈안이다. 그러나 그냥 ‘자리’만 만들기 원하지 어떤 ‘일자리’를 만들지는 신경 쓸 여력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의 정책들이 수천 개의 알 중에서 돌아올 확률 1~3%를 기대하는 바다거북의 어미처럼 무조건 창업만을 유도한다. 바다거북 새끼의 97%는 갈매기의 밥 혹은 물고기의 밥이 된다. 누군가의 밥이 되기 위해서 창업을 하거나 정책의 성과로 보여 주기 위해서 창업을 하는 것은 비극이다. 그런 비극이 바로 ‘창업’만을 강조하기 때문에 시작된다. 그 누구도 창업의 이유인 가치와 결과인 브랜드를 가르치지 않는다.” 407쪽

 

  이 책은 유명 프랜차이즈를 소개하거나 대박 가맹점이 되는 법과 같은 무책임한 말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가맹점을 이끄는 프랜차이저가 될 수 있는 훌륭한 브랜드를 만드는 법을 알려준다. 나이키, 아디다스, 이케아, 레고, 유니클로, 스타벅스, KFC와 같은 세계적인 브랜드들의 시작은 작은 매장 하나에서부터 시작되었고, 본죽, 주노헤어, 석봉토스트와 같은 국내 유수의 프랜차이즈들도 하나의 점포에서 비롯되었다. 저자는 ‘창업은 곧 브랜드 런칭’이라며 창업을 위해서는 브랜드에 관한 충분한 지식을 먼저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브랜드를 창조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세계적인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인 일리illy가 갖는 브랜드 직관력과 브랜드 완전성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일리illy는 몇 개의 독특한 숫자를 가지고 있다. 100%, 7g, 52, 250,000, 90°C, 9bar, 25sec, 25cc. 이것들은 일리를 일리답도록 하는 숫자들이다. 100% 아라비카 종으로 된 7g의 커피 플랜드blend는 52개의 완두콩을 의미하며, 이 완두콩을 그라인더가 25만 개의 입자로 분쇄시킨다. 그 입자를 90°C의 물, 9기압이라는 물의 압력으로 25초 동안 25cc의 에스프레소로 추출하게 되는데, 이러한 모든 조건 속에서 뽑아내는 한 잔의 에스프레소만이 일리답데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 모든 공식이 왜 필요하냐고 묻는다면, 일리는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커피의 본질을 지키기 위해서.’” 256-257쪽

  

  저자는 브랜드 전문가답게 ‘창업이란 무엇인가‘라는 정의를 통해 ‘창업하려는 이유’에 접근한다. 그래서 창업 이전에 창업자 스스로 ‘나다움이란 무엇일까?’를 고민하고 완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야 비로소 ‘나만의 브랜드’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시장 조사를 통해 컨셉과 전략을 세우는 방법에서부터 창업 이후에 필요한 리더십과 파트너십, 나아가 비전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에 대해 친정엄마처럼 지적하고 조언하고 있다.

 

   책 전반에 언급된 다양하고 풍성한 사례와 인용은 십 수 년 동안 현장에서 갖춘 저자의 실무 경험과 20여 권에 이르는 <유니타스브랜드>에서 비롯된 컨텐츠라는 이론이 녹아있음을 짐작하게 했다. 창업을 계획한다면 일독할만하다. 

 

  400여 페이지 남짓을 읽고 덮으면서 느낌 소감은 한마디로 ‘세상에 공짜점심은 없다’는 진리였다. 창업 역시 고3 수험생 못지않게 공부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이 만들어놓은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는 것은 쉽게 말해 창업 전반의 노하우가 귀찮아서 머리가 아닌 돈을 썼다는 의미다. 문제는 가맹점이 모두 흥해야 할텐데 열에 아홉은 망하는데 가맹한 프랜차이즈 업체조자도 자세히 살피지 않은 때문일 것이다.

 

  창업으로 ‘판을 벌인다’는 것은 엄밀히 말하면 작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전 재산에 해당하는 수억 원에 이르는 거금을 투자한다는 의미다. 먹고 입을 것 못하고 모은 피와 살 같은 돈을 ‘귀찮다’는 이유로 ‘묻지마 창업’으로 남에게 내맡길 바에는 아예 창업을 하지 않는 것이 ‘돈 버는 일’인지도 모른다. 이 책의 발단 역시 불쑥 창업을 하겠다는 아내를 위한 저자의 설득하고자 했음이었다. 그래서일까. 책 전반에 걸쳐 큰소리치고 가르치기 보다는 설명하고 설득하는 간절함이 배어 있었다. 왜 아닐까. 순간의 선택으로 ‘억’ 소리가 나는 게 창업이 아니던가. 

 

  연말 구조조정에서 밀려난 직장인들에게 봄은 ‘잔인한 계절’이 아닐 수 없다. 세상에 내몰린 그들을 유일하게 반기는 곳이 있으니 바로 창업시장. 벚꽃이 피는 3-4월만 되면 전국 이곳저곳에 ‘창업박람회’ 현수막이 내걸린다. 하지만 예비창업자들이 내 사업의 첫 발을 ‘이곳’에서 시작하려 한다면 '창업을 쉽게 시작하려는 마음‘부터 잘못되었다고 지적하고 싶다.

  하나에서 열까지 내가 모든 것을 챙긴다는 마음 없는 창업은 백전백패다. 우선 최소한 창업관련서 30권은 읽으며 공부해야 하고, 관심업종이 생기거든 해당업체에 취직해 6개월 이상 직접 발로 뛰며 일해 봐야 한다. 그런 후 창업을 할지 말지 결정하고 ‘박람회’ 등에 기웃거려라. 그렇지 않으면 마음만 앞서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종잣돈을 채 1년도 되지 않아 모두 날릴지도 모른다. 정말 창업을 하고 싶다면 그 모든 시작은 이 책부터 시작하고 볼 일이다. 창업자의 필독서로 손색이 없다.

 

 

 

 

 

이 리뷰는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격주간 발행하는 출판전문잡지 <기획회의>(294호)에 실릴 칼럼원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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