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는 패션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많은 옷을 입고 벗고 하면서 성장해 왔어요.
책도 그처럼 매일 입고 벗고 하는 겁니다.
옷에는 바지가 있는가 하면 양복도 있고 학생복도 있기 마련이지요.
또 스웨터에는 물이 들어 있는 것도 있고
팔꿈치 부분이 닳은 것도 있습니다.
책도 그런 옷들처럼 매일 반복해서 입고 벗는 것으로
독서는 전혀 특별한 행위가 아닙니다. P23
"책은 반드시 두 번 읽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시선이야말로 독서력에 필요하고
그러한 시선을 가지기 위해서는
그 책을 ‘오늘의 시점’에서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p31
"음식에 식욕이 있듯, 독서에는 식독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식재료나 요리의 종류를 보고
단지 그 수에 놀라 먹기를 포기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책을 접한다는 것은 사실은 상당히 육체적인 문제이지요.
물론 그와 동시에 정신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것은 먹는다는 문제가 육체적이면서도 정신적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식욕이란 바로 그런 것이지요.
기분에 따라 ‘맛’도 달라지지만 양도 달라집니다.
독서에도 이른바 ‘식독食讀’같은 것이 있습니다. P37
"인생에서 책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라“
어머니가 크리스마스 선물로 책이라고 해 봐야
일 년에 한 번 두 권씩이니까,
그것은 차라리 ‘무엇인가와의 만남’ 정도의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어머니가 별 의미 없이 책을 사다 줘도
마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기뻐하게 되었지요.
언제나 책을 받으면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그것은 마치 ‘초여름이면 나팔꽃이 피고’
‘꽈리가 나는 계절에는 꽈리를 보내준다’는 것과 비슷한
뭐랄까 어머니가 사주는 책이
저의 계절감을 자극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P50
"책에는 수많은 사람의 드나듦이 있다.“
책은 누군가 쓰고, 어떤 과정이 거쳐 세상에 나오고
누군가 실제로 읽게 됩니다.
제 경우는 거기에 한 가지가 추가되는데
누군가가 책을 소중하게 여긴다거나 책을 선물해 준다는 것이
분명하게 관련되어 있습니다.
또 학급문고를 통해서 제가 선택한 책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는 체험도 하였지요.
그렇게 책과 사람의 풍성한 관계는
열람카드에도 여실히 드러나 있습니다.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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