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
"응? 자냐고?"
....
깊이 잠이 들었습니다. 그녀.
모올래 나와 책을 펴듭니다.
이런 책은 늦은 밤, 아니 세상이 잠든 아주 깊은 밤, 혼자 읽어줘야 합니다.
어떤 책이냐고요? '서재'이야기거든요.
아는 사람이건, 생면부지의 사람이건 상관없이 남의 서재를 훔쳐보기란 여간 흥미로운 일이 아닙니다.
서재를 살피면 그를 알 수 있습니다. 더불어 서재 속에 책을 펴들면 그의 심성도 알 듯 합니다.
단, 한 가지 흠이라면...사악해 진다는 거죠.
'어머, 이렇게 좋은 책도 있었네?'
'어라, 이건 또 뭐야?'
당장이라도 읽고 싶고, 내 서재에도 모시고 싶어서 짐짓 사악해집니다.
물론 오늘 새벽도 꽤 많이 사악해져 있습니다.
조국 교수, 최재천 교수를 넘어 솟대예술작가 이안수 선생과 김용택 시인의 서재를 훔쳐 봅니다.
한복 디자이너 효재의 만화방도 봤고요, 배병우 선생의 사진이 담긴 서재도 훑었습니다.
조금만 더 읽고 덮어야지, 조금만 더, 쪼금만... 하면서 서재를 훔쳐보다 보니 어느덧 세 시를 훌쩍 넘겼습니다.
'늦게 배운 도둑질, 날 새는 중 모른다'더니...딱, 지금의 저를 두고 하는 말이네요. 푸훗...
훔쳐본 서재만큼 마셔댄 커피덕에 눈은 감기는데, 골은 각.성.하고 있습니다.
"아직 안 자고 뭐하셔?"
이크, 그녀가 깼네요.
내일 또 늦도록 책 읽는다고 밥상머리서 밥 대신 구박을 먹지 싶습니다.
하지만, 각오한 일입니다.
이런 책은 늦은 밤, 아니 세상이 잠든 아주 깊은 밤, 혼자 읽어줘야 하니까요.
절반은 남겨뒀습니다.
내일, 아니 오늘 밤에도 훔쳐보려고..크크
아트 스토리텔러, 이주헌과 박원순 선생, 건축가 승효상님, 존경하는 CEO 김성룡 선생, 얄궂은 영화감독 장진과 말도 잘하는 음악가 조윤범, 낯선 이 진옥섭님이 남아 있어 기대만빵입니다. 내일은 배병우 선생을 흉내내어 독일산 화이트와인을 준비해 한 잔 따라놓고 읽어야, 아니 훔쳐봐야 겠습니다.
어이쿠, 벌써 컴퓨터를 켠 지 30분이 지났습니다.
큰 일 났네요.
자야겠습니다, 얼른.
여러분... 굿나잇, 굿모닝 입니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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