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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書架에 꽂힌 冊

저기요 ... 바닥에 생각 흘리셨는데요 ?

by Richboy 2011. 4. 25.

 

 

 

 

 

  10년가량 디지털 세상에 머물면서 우리는 흥분도 느꼈고 보람도 느꼈다. 전 세계 어디로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이 세상은 볼거리와 할 거리로 무궁무진하다. 가끔은 이 새로운 세상이 마치 지상낙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우리는 이 사실을 무시하고 싶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바로 디지털 세상에서의 삶이 갈수록 바빠진다는 사실이다. 온 세상을 연결하기 위해 디지털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이메일과 문제메시지, 음성 메시지, 트윗과 알림과 댓글, 링크와 태그와 포스트, 사진과 동영상, 블로그와 비디오로그, 검색과 다운로드, 업로드, 파일과 폴더, 피드와 필터, 담벼락과 위젯, 태그와 태그 구름, 아이디와 비밀번호, 단축키, 팝업과 배너, 신호음과 진동, 이조차도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매일 다루는 것의 일부일 뿐이다. 이 책이 출간될 쯤에는 또 어떤 네트워크 방법이 유행하고 있을지 모른다. 새로운 도구는 점점 더 많아지고 점점 더 다양해진다.

 

  그럴수록 바빠지는 건 우리다. 디지털 도구를 들고 다닌다는 건 디지털 세상이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어디든지 당신을 따라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집에서도 마찬가지다. 여가 시간 또한 네트워크에 구속되어 더 이상 자유롭지 않다.

 

  이런 상황을 도구의 탓으로 돌리기는 쉽다. 디지털 도구는 무척 유용하며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했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늘 그랬던 것처럼 단점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먼저 도구를 바쁘게 사용하지 않으면 도구가 우리를 바쁘게 만들 일도 없다는 것이다. 주도권은 우리가 쥐고 있다. 우리가 먼저 ‘접속connecting'하기 때문에 언제나 ’연결connected'되는 것이다.

 

 

<생각에서 깊이로,21세기북스> 중에서...

 

  지난 해까지 아침에 눈을 떠 화장실에 갈 때 내 동무가 되어주는 것이 담배였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이 대신하고 있다. 

변기에 걸터 앉아 채 떠지지도 않은 눈으로 밤 사이 도착한 메일을 살피고, 트위터에 접속하다가 문득, '지금 이게 뭔 짓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방금의 생각 이전까지 난 아무 생각없이 '습관적으로' 이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변을 보고,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는 무의식적 아침 행사에 '트윗 눈팅질'이 포함된 것이다.

그것참. ㅡ,.ㅡ^

 

  잠들기 직전, 잠에서 막 깨어난 몇 분은 '화장실에서 볼 일 볼 때, 샤워할 때'와 함께' 예로부터 영감의 순간'으로 전해진다. 아르키메데스가 유레카를 외치며 물체가 유체 속에 있을 때, 물체가 중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하는 힘(관계)를 정리한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찾아낸 곳이 바로 욕탕이지 않은가. 몰입의 대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좀처럼 떠오르지 않던 답이나 획기적인 아이디어 등 '반짝이는 생각'은 이렇게 조용하고 낯선 공간(공부하지 않는 공간)에서 만난다고 말했다. 그런 소중한 시간에 내가 하고 있는 일이란...메일 체크와 트윗이 아니던가. 그것도 습관적으로 ...

 

 

<속도에서 깊이로>를 쓴 윌리엄 파워스도 디지털 시대 문명이 낳은 빠르고 편리한 문명의 이기들이 정말 우리에게 이롭기만 한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빠르기에만 열광하고 있을 뿐 빠르게 전송하고자 하는 '콘텐츠'의 깊이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인기검색어, 검색어 1위에 집착하는 사람들, 또한 그것을 부추기는 언론과 미디어는 우리들로 하여금 '장고長考'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깊이 생각을 할 시간이 없으니 판단도 흐려져 섣부른 일들이 많아지고 있다. '뜨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생각 때문에 부끄러움이라고 하는 '염치' 역시 이시대와는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되었다.

 

혹시 속도에 취해 아무 생각없이 살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볼 때다. 뛰어나고 탁월한 생각과 이론, 디자인은 오래고 깊은 생각 속에서 태어났음을 기억하자.

'생각'좀 하고 살자는 말이다(이 말은 내게 한 말이기도 하다).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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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며 문자를 보내느라 주위를 살피지 못해 분수에 빠져버린 소녀?소년?>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속도에서 깊이로
속도에서 깊이로
윌리엄 파워스 저/임현경 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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