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아직 청춘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어떤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강인한 육신을 뜻하지 않고
풍부한 상상력과 왕성한 감수성과 의지력과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참신함을 뜻하나니
생활을 위한 소심성을 초월하는 용기
안이함에의 집착을 초월하는 모험심
청춘이란 그 탁월한 정신력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의 청년보다 예순 살의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우리는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어가나니
세월은 살결에 주름을 만들지만 열정을 상실할 때 영혼은 주름지고
근심 두려움 자신감 상실은 기백을 죽이고 정신을 타락시키네
그대가 젊어 있는 한 예순이건 열여섯이건
모든 인간의 가슴속에는 경이로움에의 동경과
아이처럼 왕성한 미래에의 탐구심과
인생이라는 게임에 대한 즐거움이 있는 법
그대의 가슴 나의 가슴 한 가운데에는
이심전심의 무선국이 있어
인간과 신 그 모든 것으로부터 오는 메시지를 받아들이네
아름다움과 희망과 기쁨과 용기와 힘의
메시지를 그대 젊어 있는 한
그대가 기개를 잃고
정신이 냉소주의의 눈과 비관주의의 얼음으로 덮일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이네
그러나 그대의 기개가 낙관주의의 파도를 잡고 있는 한
그대는 여든 살로도 청춘의 이름으로 죽을 수 있네
사뮤엘 울만의 시, ‘청춘’은 김난도 교수의 책 제목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대신한다. 꿈이 있는 사람은 스무 살이든 예순 살이든 ‘청춘’이다. 하지만 꿈이 있는 사람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오늘을 즐기지 않고 준비를 해야 하므로 때로는 아프다. 그러므로 꿈이 있는 그대가 아프다면, 그대는 청춘인 것이다.
‘김난도 교수와의 토크 콘서트’가 지난 주 CJB청주방송에서 마련되었다. 프레시안 베테랑 기자와 출판평론가, 그리고 독자를 대표해서 파워블로거인 내가 초대되었다. 청주로 가는 길,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다시 읽었다. 정말 좋은 책, 올 상반기 내내 베스트셀러 정상에 앉아있는 이유가 충분했다. 그만큼 저자에게 묻고픈 것도 많았다.
이 책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탄생스토리에서부터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싸이월드에 있는 난도쌤의 홈피에 가르치는 제자로부터 '슬럼프에 빠져 괴롭다'는 글을 받은 저자는 비슷한 또래의 자녀를 둔 아버지로서, 삼촌으로서 제자를 다독이는 A4지 2장 반 정도 되는 장문의 답글로 답했다. 얼마 되지 않아 홈피에 있던 그 답글은 검색어 상위에 랭크되었고, 해당글은 엄청난 '펌질'을 통해 많은 청춘들을 감동시켰다. 어느 출판사의 기획자 역시 그 글에 감동을 받았다.
"교수님, 그런 글 더 만들어주세요." 느닷없이 찾아와 '청춘들을 다독이는 책을 만들자'는 기획자의 제의를 받고, 몇 번의 고사 끝에 집필을 수락했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그렇게 태어났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어쩌면 이 시대의 청춘을 향한 기성세대를 대표한 김 교수의 사죄글인지도 모른다.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지금에 비해 너무나 많은 것을 누려온 기성세대들이 후세를 위해 더 많은 것을 만들어줘야 했을텐데, 그렇지 못했음을 마음 깊이 사과하고 그들을 위로하고 있다. 인생 앞에 내던져지듯 홀로 서게 된 젊은 청춘들에게 할 수 있는 말이란게 도대체 무엇일까. 그 어려운 대답을 김 교수가 대신하고 있다.
토크 콘서트에 출연한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이 책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만한 청춘들의 문제, 나아가 우리 사회 전반의 시스템상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자성하게 만드는 시발점이 되었고, 최근 거론되고 있는 청년문제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에 있어서도 단초를 제공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옳고도 옳은 말이다. 물론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처음은 아니었다. 수년 전 우석훈은 책 <88만원 세대>를 통해 이 땅의 청춘들의 우울한 현실을 이야기한 바 있다. 하지만 '88만원 세대'라는 신조어는 그들을 올바르게 보는 관점을 준 것이 아니라, 청춘들에게는 스스로의 위치를 규정짓게 만들어 의욕을 상실하게 만들었고, 정치인들에게는 개선점 하나 없이 여야의 당리당략을 위한 좋은 구실만 제공했을 뿐이었다. 한마디로 청춘들은 '88만원 세대'라는 말에 이용당했다.
하지만 이 책은 달랐다. 김난도 교수의 위로를 통해 스스로의 위치를 확인했고, 나아갈 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지금의 나를 '이 땅에 태어난 팔자 탓'을 할 것이 아니라 개선이라는 변화를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음을 깨달은 것이다. 그 변화의 시작은 '반값 등록금을 위한 촛불시위'. 김난도의 위로는 한낱 말에 그치지 않고 청춘들에게 변화라는 화약에 불꽃이 되어주었다.
여든 살도 '청춘'일 수 있다는 사뮤엘 울만의 시처럼 약관의 청춘 뿐 아니라 이 시대의 모든 청춘들을 움직였다. 이 책을 통해 모든 세대들이 우리의 젊은 청춘들이 이토록 고통스럽단 말인가 각성하게 되었다. 아울러 뭔가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함을 공감했다. 작금에 일어나는 의미 있는 진전들은 이 책의 영향을 부정하기 어려울 것이다.
귀에 감기듯 읽히는 이 책은 그가 100 번 넘게 탈고한 덕분이란 사실도 콘서트를 통해 알았다. 적지 않은 시간동안 외국에 있던 탓에 글쓰기가 어려웠던 점을 필사를 통해 극복했다는 것을 책으로 알았지만, 100 번 이상의 탈고라는 말에 책이 새롭게 다가왔다.
이 책은 인생 앞에 홀로 선 청춘들의 불안을 보듬어준 책이다. 누군가 불안하다고 할 땐 공감만 해줘도 불안은 위안이 된다. 나홀로 있다는 고독감에 불안한 것이기에 같이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만도 안심이 된다. 모두가 자신의 삶이기에 청춘들을 대신해 움직여주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함께 있으면서 공감해주는 것은 가능하다.
가는 앞길에 거리낌이 없도록 살펴봐주는 것, 그것이 이 땅의 기성세대들이 할 일이다. 생각의 여지를 많이 남겨주는 책, 모든 청춘이 읽어야 한다는 세간의 목소리가 틀리지 않은 책이다.
아프니까 청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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