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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화이트 칼라의 범죄자들

by Richboy 2011. 11. 11.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어떻게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는가?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핀란드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 유럽은행위원회 위원장 등 50여 년의 세월을 금융계에 몸담아온 금융전문가 카리 나스가 저술한 《Swindling Billions》의 한국어판이다. 이 책은 북유럽 최대 규모의 금융범죄인 윈캐피타 피라미드 사기가 벌어진 후 핀란드에서 출간되어 사회ㆍ경제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리고 영국, 독일, 중국, 루마니아에서도 번역 출간되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는 금융전문가의 입장에서 돈의 탄생과 함께 시작된 금융범죄의 역사를 분석한다. 150년형을 구형받은 버나드 메이도프, 피라미드 사기의 창조자 찰스 폰지, 정부기관을 사칭해 에펠탑을 판 빅토르 루스티히, 회계 부정 및 기업범죄의 대명사인 엔론사태 등 세계경제를 뒤흔든 10대 금융범죄를 통해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어떤 사람들인지, 어떻게 범죄를 저질렀는지, 피해자들은 왜 그들에게 속아 넘어갔는지, 예방책은 없는 것인지 살펴본다.

99%의 사람들을 먹잇감으로 삼는 1%의 사람들!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누구인가?


세계경제가 더블딥 우려에 빠져 있다. 언제 끝날지 모를 이 위기의 발단이 월가의 탐욕이 가져온 금융위기였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경제를 넘어 세계경제까지 좌지우지하던 월가는 세계로부터 ‘탐욕에 눈먼 사람들’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월가와 자유시장주의를 지지하던 대다수의 미국 국민들마저 그들로부터 등을 돌린 지 오래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연일 월가 반대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시위 참가자들은 자신들을 ‘탐욕에 눈먼 1%에 맞선 99%의 사람들’이라고 칭하며 떨쳐 일어섰고 ‘우리는 왜 지금껏 아무 것도 모르고 가만히 앉아서 당하기만 했는가?’라는 질문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던졌다.


그러나 전 세계인들을 고통 받게 한 탐욕스런 월가의 금융인들보다 더 탐욕스러운 존재가 있다. 바로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이다. 사회의 각 방면에서 관리적·지도적 입장에 있는 자가 직무상의 지위를 이용하여 직무과정에서 범하는 범죄행위를 화이트칼라 범죄라고 한다.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일정한 권한이나 지위를 남용하여 사리사욕을 채우려 하고, 계획적이고 교묘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경향이 있다. 이들의 범죄행각은 기업 또는 국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끼쳐 경제에 미치는 피해가 상당하고, 국가의 정치·행정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는 등 해악성이 매우 크다. 하지만 그 피해가 물리적이고 직접적이기보다는 간접적이고, 피해 규모를 정확하게 집계할 수 없고 가해자들도 살인, 강도와 같이 사람의 인체에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행위를 가하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또 법의 경계 위에서 교묘히 줄타기를 하기 때문에 위법과 합법의 구별이 어려워 사건 처리가 힘들다는 문제점도 있다. 형사사건으로 다루어지지 않거나,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인멸되어 기소가 불가능하고 혹은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의 높은 사회적ㆍ경제적 지위로 인해 기소되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오늘날에는 화이트칼라의 범죄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나날이 증대되고 있어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이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행한 일들은 다른 이들의 재산을 강탈하는 절도나 다름없고, 정신적ㆍ신체적 피해를 입히는 상해와도 크게 다르지 않다. 또 일부 피해자들을 절망의 구렁텅이로 떨어뜨려 자살을 하게 만들기도 하니 경우에 따라서는 살인 혐의까지도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꼭 물리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의 재산을 빼앗지 않더라도 간교한 속임수와 달콤한 거짓말로 우리의 주머니를 노리는 이들 모두가 바로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이다.
어디 이들뿐만 이랴? 무엇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것인지 제대로 된 의견 수렴도, 자료 조사도, 연구도 하지 않고, 발로 뛰기보다는 책상머리에서 펜대나 굴리면서 자신들의 이익과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일에 밤낮으로 골몰하고 몸싸움도 불사하는 일부 정치가들 또한 마찬가지다. 이들 역시 정부의 각종 규제와 정책을 이용해 국민을 우롱하며 대국민 사기 프로젝트를 벌이는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이다.

사람들은 왜 그들의 말을 철석같이 믿었나?
피라미드 사기, 금융위기, 저축은행 사태, 보이스피싱, 전세 및 대출 사기
사람들은 왜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에게 속절없이 당했나?


화이트칼라의 범죄자들은 어떻게 상식 밖의 일들을 매력적인 사업 기회로 포장했을까? 일반적으로 금융범죄는 사기꾼과 피해자 간의 동적관계를 토대로 이뤄진다. 금융범죄자들은 탐욕이나 병적인 도박 중독, 빈곤 같은 피해자의 약점을 간파해 이를 철저하게 이용한다. 투자자들은 이들이 약속하는 이익으로 그러한 약점들을 극복하고자 하기 때문에 그들이 파놓은 함정에 걸려든다.
정신분석학자들은 금융범죄자와 피해자의 관계를 애증의 관계로 규정한다. 이런 상호관계를 통해 금융범죄자와 피해자들 모두 만족감을 얻고 둘 사이의 관계에 더욱 의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어딘지 많이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인질이 인질범에게 공감을 하게 되는 스톡홀름증후군과 비슷한 맥락이다. 사기꾼들은 비슷한 경험, 함께 알고 있는 지인, 같은 취미와 관심사, 정치적 혹은 종교적으로 일치하는 신념 등을 언급하며 목표 대상들과 특별한 관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친절하고 예의 바른데다 많은 면이 자신과 비슷하고 말까지 잘 통하는 사람을 싫어할 이가 있을까? 십중팔구는 호감을 느끼고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던 간에 홀딱 속아 넘어갈 것이다. 이렇게 사기꾼과 피해자 사이의 작은 연결고리가 하나라도 생기면 피해자들의 마음속에는 자신의 선택에 대한 걱정과 우려 대신 확고한 믿음이 자리하게 된다. 사기꾼들은 이런 수법으로 피해자들의 마음 문을 열고 그들의 인생에 비집고 들어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가 많은 것들을 훔쳐 달아난다.
피라미드 사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투자자들은 약속대로 배당금이 착실하게 지급되면 조직을 더욱 신뢰하게 되고 더 많은 이익을 기대하며 초기 배당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재투자한다. 찰스 폰지의 국제 우편 쿠폰을 이용한 피라미드 사기, 한누 카일라야르비의 윈캐피타 피라미드 사기, 버나드 메이도프의 헤지펀드를 이용한 피라미드 사기의 피해자들 역시 초기에 막대한 수익을 얻은 후 아무런 의심 없이 재투자 행렬에 동참했다가 탐욕과 경솔한 믿음으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었다.
금융범죄자들은 시장과 시장의 기능 방식을 기반으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기행각을 계획한다. 그리고 실행 단계에서 유령회사를 이용하거나 피라미드 조직을 매력적인 기업처럼 보이도록 하기 위한 온갖 다양한 속임수를 사용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교묘히 오가며 수많은 이들을 먹잇감으로 삼는다. 오늘날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분간하기 더욱 어렵게 만들었고,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의 활동 무대를 전 세계로 넓혀주면서 그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언제까지 가만히 앉아서 눈 뜨고 코 베일 텐가?
이제 1%의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을 향한 반격을 시작하라!


저자는 말한다. 이제라도 우리의 주머니를 터는 탐욕스런 화이트칼라 범죄자들의 속임수와 범죄행각을 소상히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그래서 이들의 농간으로 인해 우리들의 삶이 송두리째 휘둘리지 않도록, 우리의 삶과 자산을 스스로 지켜나가야 한다고 말이다.
그는 또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사업 기회나 투자 제안을 받게 될 때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살펴보면서 10가지 현실 점검 항목들을 체크해볼 것을 권고한다. 10가지 현실 점검 항목들은 “첫째, 고수익이 어떻게 창출되는지 투자 메커니즘을 살펴보라 둘째, 왜 다른 자산관리업체들과 은행들은 이러한 매력적인 투자기법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건지 알아보라. 셋째, 투자와 수익 계산 및 이에 적용되는 세법을 확인하라, 넷째, 회사의 소유주와 그들의 교육 수준, 경력, 신용등급, 가능하면 범죄기록까지도 확인하라. 다섯째. 명망 있는 전문가 또는 믿을 수 있는 전문기관의 추천서를 발행해줄 것을 요구하라. 여섯째, 지난 몇 년간의 회계 서류들을 꼼꼼히 검토하라. 일곱째, 회사의 감사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가장 최근에 작성된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라. 간혹 감사보고서가 위조되는 경우도 있으니 담당 회계법인에 직접 연락을 해서 확인을 받도록 하라. 여덟째, 투자에 따르는 위험을 어떻게 계산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라. 아홉째, 주거래 은행을 확인하라. 열째, 독립적인 제3의 수탁회사가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보고, 투자자산을 자체적으로 관리하는 회사는 절대적으로 멀리하라.”이다.
그리고 투자자들이 투자의 기본원칙과 ‘너무 좋아 진짜 같지 않다면 실제로도 진짜가 아닌 것이다.’라는 세상의 황금률을 가슴 깊이 새기고 유혹이 따르는 일을 경계, 또 경계하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줄 의무와 책임을 가진 회계사들의 직업의식을 일깨우며, 정부와 금융기관들의 부실한 관리ㆍ감독과 여러 관행에도 일침을 가하며 개선을 촉구한다.
저자는 이 책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를 전했다. 이 책이 선량한 사람들이 화려한 언변으로 무장한 잔인한 포식자들의 먹잇감이 됐다는 보고서로 그치지 않게 되길, 그리고 금융범죄를 통해 한몫을 챙기려는 이들의 필독서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책이 되길 바란다고 말이다. 부디 그의 간절한 바람대로 이 책이 정직한 사람들이 냉혹한 금융범죄자들의 치명적인 바이러스에 대항해 싸울 수 있는 백신이 되었으면 한다. 그래서 탐욕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이들이 화이트칼라 범죄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면역력을 키워주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 세계경제를 뒤흔든 금융사기꾼들의 범죄기록
2500년 전 돈의 탄생과 함께 금융범죄의 역사도 시작되었다!
금융범죄의 역사가 곧 세계경제의 역사다!

▶해상무역의 중흥기, 주식시장의 거품, 정권과 자본의 결탁 - 사우스시 주가 조작 사건
자본과 권력의 결탁을 통한 기업의 주가 조작은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인 1717년부터 일어났다. 존 블런트는 조지 1세와 존 아이슬래비 재무장관을 등에 업고 자신이 이사로 재직해 있던 사우스시의 주가를 조작해 수많은 투자자들의 주머니를 털어 자신의 주머니를 불렸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과학자 중 한 사람이자 당시 영국 왕립조폐국의 국장이었던 아이작 뉴턴 역시 사우스시 주식에 투자했다가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산업혁명 - 포이에스 이주 프로젝트를 미끼로 한 부동산 사기행각
부동산 사기 역시 200년 전에도 일어났다. 그레고어 맥그리거는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21년부터 1826년까지 영국에서 산업혁명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수많은 소시민들과 수공업 상인 및 장인들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였다. 그는 ‘포이에스’라는 유령 국가에서의 새 삶을 미끼로 막대한 규모의 부동산 사기를 벌여 수많은 소시민들의 꿈을 무참히 짓밟았고, 풍토병으로 목숨을 잃게 만들었다.

▶1929년 세계대공황을 맞이하기 전의 경기침체 - 정부기관을 사칭한 공공자산 매매 사기행각
오늘날 만연한 보이스피싱처럼 정부기관을 사칭한 금융범죄 또한 1920년에 일어났다. 빅토르 루스티히는 정부기관을 사칭해 파리의 한 고철상에게 에펠탑을 팔았다. 에펠탑은 원래 임시건축물로 세워진 것이었고, 해마다 엄청난 유지보수 비용이 들어가 정부에 막대한 부담이 되고 있으며, 파리의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어 해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사업의 취지였다. 또 그는 시카고의 악명높은 마피아 두목 알 카포네와 손을 잡고 천문학적인 규모의 위조지폐를 발행해 당시 사회, 경제, 정치 전반에 큰 혼란을 가져왔다.

▶레이거노믹스 이후의 자유경쟁시장정책, IT 붐, 정권 로비활동 - 거대 에너지기업 엔론의 기업범죄
케네스 레이는 1990년대의 IT 붐에 힘입어 정권 로비활동을 통해 엔론을 세계 최대의 에너지기업으로 성장시켰다. 그는 자금 유용, 주가 조작, 회계 부정 및 다양한 기업범죄를 저지르다가 발각되어 미국 역사상 최대의 파산 규모를 기록한 엔론사태를 일으켰다. 4천 명의 엔론의 임직원들이 퇴직금도 받지 못하고 일자리를 잃었다. 또 미국의 주요 금융기관인 씨티그룹과 JP모건이 엔론의 채무 불이행에 따른 경영 위험에 직면했고 세계 최대의 회계 컨설팅 회사 아서앤더슨이 몰락하게 되었다.

▶경제불황 - 찰스 폰지식 사기의 응용판, 북유럽 최대의 피라미드 사기행각
한누 카일라야르비는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경제불황 속에서 안정적인 투자처를 찾던 수많은 투자자자들을 상대로 외환거래를 미끼로 피라미드 사기를 벌였다. 일명 ‘윈캐피타 피라미드 사기’로 일컬어지는 이 사건은 1만여 명이 넘는 피해자들의 수, 2600 명의 고소인단, 1억 3000만 달러 상당의 자금 규모, 3200 명이나 되는 사건 관계자들의 수, 5200쪽에 달하는 수사자료 등으로 북유럽의 경제 및 법의 역사에 엄청난 대기록을 남겼다.

▶주식시장의 붐, 금융위기 - 헤지펀드를 통해 십여 년간 전 세계를 상대로 벌인 피라미드 사기행각
버나드 메이도프는 1995년부터 2008년까지 자유경쟁시장정책의 토대 위에서 주식시장의 붐을 이용해 헤지펀드 사기를 벌였다. 미국은 물론 유럽의 투자자들을 십여 년간 감쪽같이 속여 왔던 그의 사기행각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온 세상에 파괴적인 진실을 드러냈다.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젠버그 CEO,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 등은 물론 국제올림픽위원회, 시티그룹, 메디치은행, 아르헨티나은행, 노무라, 메릴린치 등도 그에게 투자했다가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 버나드 메이도프는 암 환자들, 알츠하이머 환자들, 천식을 앓는 아이들,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여성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 재능 있는 어린 예술가 등을 후원하는 수많은 비영리 자선단체들의 금고까지 탈탈 털어 미국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피해를 입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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