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제마인드

[책리뷰]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 비즈니스 기회, 세상에 깔려 있다!

by Richboy 2012. 1. 5.

 

 

 

 

 

비즈니스 기회, 세상에 깔려 있다!

 

 

   “나를 속박했던 모든 것에서 벗어나고 싶어 무작정 네팔로 여행을 떠났다. 그곳에서 전통 시장을 이해하면 직장에서 맞닥뜨린 위기에도 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전통 시장에서는 상품을 어떤 식으로 거래할까? 살벌한 기업 시장과는 무엇이 어떻게 다를까? 전통 시장도 기업 시장만큼이나 인정사정 없을까? 기업 시장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니면 이제껏 배우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내가 경제 전문가로, 애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얻은 지식과 노하우를 이곳 전통 시장에서도 써먹을 수 있을까? 그래서 돈을 벌 수 있을까? 아니면 너무 어설프고 세상물정 모른다고 손가락질만 당하게 될까?


   세계적인 컨설팅회사에서 억대 연봉을 받으며 애널리스트와 트레이더로 일했던 고액연봉자 코너 우드먼은 어느 날 모니터 앞에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숫자 놀음에 회의를 느꼈다. 그리고 직접 전 세계 시장을 돌며 자신의 경제학 이론과 지식을 시험해보겠다고 결심하고 이른바 거래여행을 떠났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갤리온)은 그렇게 태어났다.

   저자는 경제학자의 관점에서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직접 보고, 듣고 경험한 과정을 이 책에 고스란히 담았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사업이든 사람이든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해 준다.

 

   전체적인 구성은 소설형식의 여행기라서 무척 재미있다. 인상적인 것은 이 책의 스토리는 먼저 영국에서<80일간의 거래일주>라는 TV 다큐멘터리로 먼저 제작되었다는 점이다. 다큐멘터리 <80일간의 거래일주Around the World in 80 Trades>라는 제목의 이 방송은 영국의 채널 4에서 방영되면서 코너 우드맨Conor Woodman은 일약 스타가 되었고 그 스토리들을 모아 책으로 엮었는데, 마찬가지로 수십 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자신의 여행이 스토리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여행을 떠나면서 영국의 TV 방송국에 여행 아이디어를 기획해 모든 여정을 연속 시리즈로 방영하는 것을 제안한 저자의 영민함에 박수를 보낸다. 그리고 콘텐츠를 다양한 채널로 만들 줄 아는 그의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auce Multi Use 전략에서 사업가적 자질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을 짐작케 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왜 이 책을 쓰게 되었을까? 서른 살 독신의 애널리스트인 코너 우드먼이 영국 북부에 있는 유리 제조업체의 구조 조정을 맡으면서 매일 수십 번을 내뱉는 대사(?)는 대가 이랬다. “지금 이 시간부터 당신은 해고되었습니다. 관련 법규에 따라 근속 기간 1년당 200파운드(36만원)의 퇴직 연금을 받게 되며, 최대한도는 800파운드(143만원)입니다. 이 시간 이후로 구직자 수당과 실업 급여를 신청하실 수 있습니다.”

   마치 영화 ‘인 디 에어Up In The Air’에서 1년 322일 미국 전역을 여행하는 미국 최고의 베테랑 해고 전문가 라이언 빙햄으로 분한 조지 클루니의 입에서 나옴직한 말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갑자기 자신이 하는 일이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는 생각에 쿵, 무언가가 코너의 머릿속을 강타했다. 사람들에게 퇴직금으로 800파운드를 주면서 해고하는 일을 하려고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그는 사표를 냈고, 집까지 팔아 마련한 돈 2만 5000파운드를 들고 5개월간 4대륙을 돌며 각종 현물을 사고파는 80일간의 거래 일주를 떠나게 된 것이다.

 

   “고대 상인들은 카펫, 모피, 향신료 따위를 야크에 가득 싣고 이 길을 따라 티베트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티베트인들이 북쪽에서 가져온 귀중한 소금과 바꾸었다. 그 소금을 다시 네팔 쪽 국경 근처 시장으로 가져가 이윤을 남기고 팔았다. 당시에는 물건 값을 어떻게 매겼을까? 협상으로 정했을까, 아니면 정해진 가격이 따로 있었을까? 이 시장의 위험요소는 무엇일까? 차익은 얼마나 될까? 새로운 경제 활동을 목격했을 때 경제 전문가라면 이런 질문을 떠올릴 것이다.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답을 얻기 위한 가장 쉽고 확실한 방법이 있다. 직접 부딪쳐보는 것!”

 

  오늘날처럼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모든 물건을 손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편한 세상에 그가 직접 뛰어든 이유는 뭘까?

코너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사람들에게 퇴직금으로 800파운드를 주면서 해고하는 일을 하려고 경제학을 공부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깨닫는 순간 그는 사표를 냈다. 그리고 살던 집을 팔아 그 돈으로 세계를 여행하며 직접 거래를 시작했다. 코너는 사업이든 사람이든 정말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직접 만나고 경험하고 부딪쳐보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는 마치 3,000년 전 초기 거래상들이 자신의 상품을 내다 팔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가 새롭고 진기한 문화를 만난 것처럼 모니터가 아닌 직접 시장에 뛰어들어 협상과 거래를 해보면 경제와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느꼈던 것이다.

   그 후 그는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아시아, 중남미 등 80일간 4대륙 14개국을 돌며 카펫, 낙타, 커피, 칠리소스, 와인, 말, 옥, 우롱차, 서핑보드(부기보드), 생선, 데킬라, 목재(티크나무) 등 산지에서 유명한 상품을 떼다가 필요할 것 같은 다른 나라를 찾아가 좌충우돌하며 상품들을 팔았다. 나라마다 흥정 방식도 달랐을 뿐 아니라 평생 장사에 이골이 난 현지인들과의 흥정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중국에서 산 3000 파운드짜리 백옥은 마지막까지 애를 먹이더니, 마지막엔 큰돈을 벌어주어 총수익 2만5000파운드를 남기게 된다.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을 판다’는 말은 세일즈나 마케팅에서 흔히 쓰인다. 나는 이 말이 좋은 뜻인지 나쁜 뜻인지 항상 헷갈렸는데 지금도 그렇다. 한편으로 보면 에스키모인들은 추운 지방에 살기 때문에 얼음이 필요 없다. 따라서 그들에게 얼음을 팔려 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다. 그런데 또 다른 편에서 생각해 보면 에스키모인에게 얼음을 판 사람은 똑 같은 이유로 기막힌 세일즈맨이 된다. 그러니 처음에는 멍청하단 소리를 듣고 시작해서 잘만 되면 기막힌 능력자가 될 수 있다.

새로운 시장을 파악하는데 획기적일 필요까지는 없다. 그저 미묘하게 차별을 두는 것이 중요하다. 에스키모인들에게는 얼음이 필요하고, 당신은 그들이 원하는 것이 당신의 얼음이라는 사실만 잘 설득하면 된다. 당신의 얼음의 그들의 것보다 어찌 됐든 좋다는 점만 부각하면 되는 것이다. 93-93 페이지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을 비싸게 파는 방법’이라니 이는 흔히 말하는 ‘장사의 달인’들이나 할 수 있는 영업방식이 아니던가? 하지만 저자는 독특하고 명쾌하게 이 말을 해석하고 실천에 옮긴다. 코너는 에스키모인들에게 얼음은 없어서는 안될 제품이기 때문에 일반인들보다 오히려 더 팔기 좋을지도 모른다고 보았다. 그렇다면 어떤 얼음일 때 에스키모인들에게 팔릴까? 에스키모인들이 공짜로 만나는 얼음보다 훨씬 좋아야 한다. 그리고 에스키모인들이 그 얼음이 좋다는 것을 알아서 이 얼음 밖에 쓸 수밖에 없을 때 그 때는 잘 팔릴 것이라고 보았다.


   이러한 예는 우리나라의 MP3 시장과 비교해 볼 수 있다. 아이팟이 등장하기 전만 하더라도 전세계의 MP3는 거의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장악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소비자들은 그 덕에 싼 가격에 MP3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이팟이 등장하자 판도는 바뀌었다. 아이팟은 하드웨어 뿐 아니라 ‘아이튠즈’라는 플랫폼까지 연결되어 양질의 음악을 파격적으로 싼 가격에 다운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국내소비자들은 서슴없이 아이팟으로 몰려들었고, 국내 MP3시장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제품에 왕도는 없는 법, 어떠한 제품이든 킬러 애플리케이션적 요소를 갖췄다면 순식간에 시장도 바꿀 수 있음을 말해준다. 비정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늘 시장은 살아숨쉰다. 코너 역시 이 논리로 인도인에게 칠리소스를 팔았다. 에스키모인 대신 인도사람으로 얼음 대신 칠리소스로 대입시켜, 인도 시장에 칠리소스가 필요한 만큼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면 그들에게 칠리소스를 팔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것이다.

 

   “여섯 달 전에 나는 2만 5,000파운드(4,500 만원)를 벌겠다는 목표로 여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여행은 내가 번 돈 이상의 가치를 나에게 남겨주었다. 그 돈을 달러화로 바꿔 지난 여섯 달 동안 베개 밑에 묵혀두었다면 가만히 앉아서 7000파운드(1250만원)를 벌 수도 있었다. 그 동안의 생고생을 생각해 보면 돈을 묵혀두는 편이 더 남는 장사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전통적인 방식의 거래가 아직 가능한지, 한 나라에서 물건을 사서 이를 다른 나라에 가 웃돈을 얹어 파는 일이 가능한지 직접 알아보고 싶었다. 직감적으로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를 스스로 증명해보고자 나 자신에게 투자했다.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면 세계 경제가 거액의 거래로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거액의 거래도 알고 보면 푼돈이 돌고 돌아 만들어낸 총합일 따름이다. 그리고 이 푼돈 거래는 한마디로 말해서 먹고살기 위해 발생한 것이다. 먹고사는 것, 이것이야말로 세계경제의 전부다“ 347 – 349 페이지 정리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저자가 만약 글로 경제를 만났다면, 과연 위와 같은 생각은 결코 할 수 없었을 거다. 코너는 한 나라에서 물건을 사서 이를 다른 나라에 가 웃돈을 얹어 파는 원시적인 거래가 아직도 가능한지 직접 알아보고 싶었고, 이를 실행에 옮겨 전 재산과 자신을 투자하면서 실천함으로써 이를 증명해 보였다. 그가 만약 끝까지 사무실에 앉아 컴퓨터 화면으로만 보았더라면 세계 경제가 거액의 거래로 좌지우지된다는 생각으로만 가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거래여행을 통해 모니터에 떠 있는 거액 숫자들의 거래도 알고 보면 푼돈이 돌고 돌아 만들어낸 총합이라는 것을 알았다. 모르긴 몰라도 거래여행 후 바라본 모니터의 숫자 속에는 수많은 원자재와 먹을 것, 탈 것들이 옮겨지고 있는 모습이 보였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 사람들의 노력과 땀, 그리고 눈물이 숨어있는 것도 느꼈을 것이다.


   오늘날 지구촌에 드리워진 경제 위기의 먹구름이 언제 사라질지는 그 누구도 모른다. 그렇다고 한없이 먹구름낀 하늘을 쳐다보고 원망만 할 순 없지 않은가. 올해도 낙타가 바늘구멍을 들어가듯 취업되는 대기업 취업에 목숨 걸고 있을 것인가 질문하고 싶다. 아울러 대기업 평균근속년수가 16년이라는 사실을 아는가? 역시 묻고 싶다.

   ‘불경기는 예술이 성장하기에 좋은 시기’라는 말이 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창의력이 더욱 샘솟기 때문이다. 변화경영사상가 구본형의 책제목처럼 이젠 ‘익숙한 것과 결별’하고 ‘낯선 곳에서의 아침’을 맞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일터를 잃은 사람들은 답 없는 정부와 정책만 탓할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지금이다. 지금껏 대기업 취직을 위한 스펙을 쌓기 위해 해외로 떠났다면, 주인공 코너 우드먼과 같이 내가 가진 아이디어로 사업을 만들기 위해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가진 게 없으니 잃을 게 없다. 그러니 우리는 절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이 벤처정신이요, 청년정신이 아닐까. 이 책으로 새로운 길을 찾아보길 권한다. 당신의 머리를 환기시킬 것이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01월 03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나는 세계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저자
코너 우드먼 지음
출판사
갤리온 | 2011-03-25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회사를 박차고 나온 억대 연봉 애널리스트의 살아 있는 세계 경제...
가격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