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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책리뷰] 니치Niche - 21세기, 주류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by Richboy 2012. 2. 9.

 

 

 

 

21세기, 주류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첨단 기능성 섬유로 무장한 유니클로에 자리를 내준 20세기의 의류왕국 베네통. 베네통의 성공비결은 그들만의 염색기술에 있었다. 즉 몇 가지 안 되는 색상의 털로 스웨터를 만들었던 기존의 생산방식을 뒤집고, 흰색 털실로 짠 스웨터를 수십 수백 가지 염색통에 담궜다 빼는 방식으로 바꾸어 보다 다양한 색상의 제품을 더 싸게 공급할 수 있었고, 베네통 덕분에 전 세계는 원색의 도화지가 되었다. 베네통의 몰락에는 '유니섹스 모드unisex mode'라는 베네통의 캐치프레이즈에 있다. 지금은, 남녀노소 누구나 입을 수 있는 프리사이즈의 티셔츠와 같은 하나의 정답만 존재하는 세상이 아니다.

  

옥스퍼드 대학에서 정치학을 강의하는 제임스 하킨James Harkin 교수는 <니치Niche>(더숲)에서 오늘날은 베네통처럼 모든 이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하면 어느 누구의 마음도 얻지 못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대중을 발판으로 군림하던 '주류(主流)'의 시대는 안녕을 고하고 '자신만의 생태적 지위'를 뜻하는 '니치(niche)'가 생존과 번영의 기반이 되는 시대를 맞았다고 이 책을 통해 선언했다. 원래 경영학에서 니치란 틈새시장을 뜻하는 말로 흔히 비주류들이 주류가 점령한 시장에도 비집고 들어갈 '틈새niche'는 있다며 전의를 다질 때 쓰던 용어였다. 그리고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마케팅을 일러 '게릴라 마케팅'이라고 불렀다.

   본격적으로 '니치 시장'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마크 펜과 키니 잴리슨에 의해서였는데, 바라본 관점은 약간 달랐다. 이들은 책 <마이크로 트렌드 - 세상의 룰을 바꾸는 특별한 1%의 법칙>통해 오늘날과 같은 정보화 시대에는 존 나이스비츠의 <메가트렌드Megatrends>로는 더 이상 인간의 행동 방식의 거대한 변화를 목도하기 어렵고 '마이크로 트렌드'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21세기는 메가트렌드가 아닌 1%의 틈새 트렌드가 이끌어가는 시대이고, 여기서 1%의 틈새는 부분이 아니라 주체적이고 개별적인 트렌드라는 것이다.

 

 

 

 

   “오늘날의 세상은 급속히 변화하는 생활방식과 인터넷, 의사소통수단의 다변화, 글로벌 경제체제 등을 특징으로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은 우리 사회를 강력하게 변형시키는 새로운 의미의 개인주의를 창출하고 있다. 세계화의 기치 아래 세상은 ‘평평해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무리를 따를 ’의무‘까지는 없는 60억 개의 작은 융기들이 점유하고 있다. 누군가가 아무리 엉뚱하고 색다른 선택을 내린다 해도 10만 명 정도의 동조자 내지는 같은 취향의 공유자를 찾을 수 있는 세상이다.” (마이크로 트렌드, 16 쪽)

 

   <니치>에서도 21세기의 새로운 온라인 환경에서 그 이름은 정치·경제·문화의 대세가 되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제는 주류가 아닌, 독특한 정체성을 가진 집단을 겨냥한 다양한 니치들이 그물처럼 얽혀 새 권력을 창출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없는 것 빼고 다 있는 매장'에서 장바구니에 마음껏 골라 담아 사는 '픽 앤 믹스(Pick n Mix)' 쇼핑 문화의 메카였던 잡화점 울워스Woolworth의 몰락과 모든 세대를 위한 만인의 브랜드 갭Gap의 쇠락, 세계적인 종합매거진 리더스 다이제스트와 자동차업계 공룡 GM의 파산의 공통점은 모든 대중을 얻으려고 많은 일을 벌이는 바람에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에 '중간층의 소멸'이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여기서 중간층이란 지금껏 거대 기업이나 조직들이 타깃으로 삼았던 '통제 가능한 대중', 한마디로 매스미디어를 통해 노출시기키만 하면 이끄는 대로 따르는 '칭찬하고픈 아이'를 말한다. 2억 2천만 장의 티켓을 팔아치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성공이나 대중을 겨냥한 베스트셀러 꺼리만 골라서 출판해서 페이퍼백 시대를 이끈 '펭귄 출판사'의 성공은 중간층의 덕분이었다.

   하지만 21세기에 접어들어 인터넷의 발달로 흩어져있던 개인이 집단화되면서 21세기 그런 일방통행은 불가능해졌다. 알고자하면 알 수 있는 정보의 바다에서 사는 개인(소비자)의 기회는 점점 더 세분화되고 까다로워졌고, 같은 취향을 가진 개인들은 커뮤니티라는 소속감을 만들어내는 둥지를 만들어 새로운 대중이 되었다. 이를 두고 저자는 '획일적인 대중'이 '잡식성 대중'으로 바뀌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저자는 이제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라, 전략적으로 소수 마니아를 공략한 '니치버스터'가 성공하는 시대라고 말한다. 즉 전세계 컴퓨터의 3% 밖에 되지 않지만 그 누구보다 열광적인 애플빠(애플 매니아)나 미국의 모터 사이클 제조사 할리 데이비슨 동호회인 호그(H.O.G., Harley Owners Group) 족들처럼 니치 시대 승자는 소비자가 아닌 숭배자들과 같은 열혈 지지자들을 양산해서 승리를 이끈다고 보았다. 이 책에서는 '소프라노스'를 시작으로 주류 방송의 드라마들을 제친 미국 케이블방송 ‘홈 박스 오피스’(HBO)와 온라인 정치 뉴스 ‘폴리티코’, 등을 니치버스터 전략의 성공사례로 들고 있다.

 

  오늘의 국내 시장을 봐도 니치는 도처에 존재한다. '신라면'이 대세인 라면시장에 '꼬꼬면'의 등장은 마땅한 2등이 없어 불만이던 대중의 입맛을 어필해 시장을 바꿔버렸고, 팻캐스트 방송 '나꼼수'는 대중에게 '정치'를 새로 보는 '돋보기'가 되었다. 박스형 자동차 큐브, 그리고 서바이벌 오디션이라는 기획으로 성공한 케이블 방송 슈퍼스타 K, 하나의 현상으로까지 불리는 '안철수 현상'이 바로 주류를 흔들어버린 니치버스터다. 니치 시장의 성공에는 SNS가 있다. SNS가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가 충분히 어필되는 세상을 가능하게 했다. 대중을 제대로 보고 싶다면 SNS에 주목해야 한다(공교롭게도 SNS의 한글 자판은 '눈'이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구루guru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세스 고딘Seth Godin<이상한 놈들이 온다We Are All Weird>에서 "대중은 죽었다. 이제 별종의 세상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별종은 자신의 선택에 의한 별종, 즉 대중문화와 지키고 따라야 '정상'이라 불리는 것들에 대해 반한 사람들, 즉 스스로 원해서 대중에 순응하기를 거부한 사람들이다.

  아울러 우리 시대의 기회는 별종을 후원하고, 별종에게 물건을 팔고, 나아가 우리 스스로가 별종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 경영 등 모든 분야의 산업에서 당신이 주류였다면 일독해야 할 것이다. 부지불식중에 '훅~' 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는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도 예외없다. 그 이유는 세스 고딘의 경고로 대신한다. 

 

   "이제는 대중이 죽어가고 있다. 우리는 대중이 대화와 상업과 정치를 통제하려고 발톱을 곤두세우고 반격을 가하는 모습을 보고 있다. 하지만 대중은 실패할 것이다. 반드시 그래야 한다. 조류는 바뀌고 있고, 우리 문화의 원동력이었던 대중은 영원히 사라질 것이다." (이상한 놈들이 온다, 19 페이지)"

 

 

이 방송은 02월 07일자 이데일리 TV <이기는 투자전략> 2부 

'경제경영 따라잡기'에 소개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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