딱딱한 경제 이론을 비즈니스 실무에 적용하는 방법을 알려준 탁월한 책!
“잘나가는 조직에는 손을 잡고 도와주지 않고도, 인간관계도 좋지 않은 보스가 한 명 정도는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이런 종류의 보스는 가까이하기 힘들고 깐깐하며 고집스럽긴 하지만 종종 다른 누구보다 많은 인재를 길러낸다. 부하들에게 인기 있는 사람보다 더 존경받는 경우도 있다. 늘 최고의 실적을 요구하고, 자신도 최고의 실적을 올린다. 기준을 높게 잡고, 그걸 이루기를 기대한다. 무엇이 옳은가만 생각하지 누가 옳은가는 생각하지 않는다.
매니저의 업무 능력(예를 들면 서류작성, 프레젠테이션 등)은 누가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익힐 수 있다. 하지만 배울 수 없는 자질, 후천적으로 얻을 수 없는 자질, 처음부터 몸에 배어 있어야만 할 자질이 딱 하나 있다. 그것은 재능이 아니다. 진지함이다.“
도쿄 호도쿠보 고등학교(일명 호도고)에 다니는 가와시마 미나미는 아픈 친구를 대신해 야구부의 매니저(부 운영을 돕는 보조원) 일을 맡게 된다. 호도고 야구부는 20년 전 딱 한번 고시엔 대회 16강에 진출한 이래 이렇다할 성적을 내 본적이 없는 만년 하위팀. 사정이 이렇다보니 연습에 제대로 참가하는 부원도 없고 당연히 팀 분위기도 엉망이다. 미나미는 매니저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서점 직원이 추천한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구입하게 된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 피터 드러커의 역작을 야구 매니지먼트에 대해 쓴 책이라고 착각한 것이다.
『매니지먼트』를 읽은 매니저 미나미는 이 책에 적힌 기업경영(조직관리)의 지침들을 하나하나 야구부에 적용해 보기로 한다. “재능보다 중요한 것은 진지함이다” “변화를 원할 때는 기본으로 돌아가라”“관중을 움직이는 것은 감동이다” “사람의 장점을 살려 조직을 움직여라” 미나미는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고교 야구부 역시 여러 구성원들로 이루어진 하나의 조직이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간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매니저가 피터 드러커를 읽는다면>(동아일보사) 일본에서 '모시도라' 열풍을 일으키며 2010년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경영학 소설이다. 모시도라의 뜻은 모시 – 만약, 도라 – 드러커를 줄인 말이다. 경영학이론을 소설의 형식으로 잘 풀어낸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피터 드러커의 역작으로 꼽히는 경영서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부 매니저 미나미의 눈으로 재구성하여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 고교 야구팀을 가장 권위있는 야구대회인 갑자원에 보낸다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 이 소설이 얼마나 인기가 있었던지 일본에서는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제작될 정도이다(피터 드러커와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일본인들 - 게다가 그들은 한 때 호모 이코노미쿠스라고 불리지 않았던가 - 이 이를 놓칠 리가 없다).
최근 이론만을 정리한 딱딱한 원론서가 아닌 '이야기'를 접목시킨 소설 형식의 경제ㆍ경영서가 각광받고 있다. 경제경영서에 대한 독자들의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그에 따라 보다 많은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 출간된 소설만 하더라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쓴 <전략퍼즐>, 지난해 하반기 출간됐던 <CEO 켄지>를 비롯해 약육강식의 냉엄한 논리로 통하는 기업금융 생태계를 박진감 넘치게 그린 금융소설 <악어사냥>이 소설형식으로 출간되었다.
어렵다는 심리학분야가 에세이나 소설등 다양한 방법으로 풀어쓴 것처럼 경제ㆍ경영서도 이러한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독자들에게 더욱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독자들은 경제경영 이론들을 소설로 읽음으로써 보다 생생한 현실에서의 인간과 조직, 기업 환경 등 경영의 본질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만나게 된 것이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경영학의 정수이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를 고교 야구팀에 접목하고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경영학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케이스가 된다는 것이다. 경영학도 뿐 아니라 야구와 소설을 좋아하는 다양한 연령층의 독자들에게 어필되어 지난 해 일본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하니 경제경영서가 더 이상 식자들의 전유물이라는 오명을 벗게 되었다.
인상적인 것은 단순히 명언을 발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자세히 보여준다는 점이다. 피터 드러커의 주옥같은 매니지먼트 이론을 소설로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다.
고교야구부의 과제, 모든 관계자에게 감동을 주는 것!
“유키와 이야기를 해보았지만 야구부를 무엇이라고 정의해야 할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미마니는 <매니지먼트>를 처음부터 다시 꼼꼼하게 읽었다. 책에 적혀 있는 내용의 의미를 확실하게 파악하려고 애썼다. 그러다 이런 부분을 발견했다.
[기업의 목적과 사명을 정의할 때, 출발점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고객이다. 사업은 고객에 의해 정의된다. 사업은 회사명이나 정관, 설립 취지서에 의해서가 아니라, 그 회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하여 만족을 얻고자 하는 고객의 욕구에 의해 정의된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이야말로 기업의 사명이고 목적이다. 따라서 ‘우리의 사업은 무엇인가?’라는 물음은 기업 외부, 즉 고객과 시장의 관점에서 보아야 비로소 답을 찾을 수 있다.]
미나미는 늘 이 부분이 걸렸다. 정확하게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었다. ‘고객’이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이 ‘고객’이란 말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몰랐다.
물론 단어의 뜻은 안다.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손님’이란 뜻이다. 하지만 그게 야구부에는 어떻게 적용되는지 알 수 없었다. 야구부에서 ‘손님’이라고 하면 누굴 가리키는 걸까?
<매니지먼트>에는 이어서 다음과 같이 쓰여 있었다.
[따라서 ‘고객은 누구인가?’라는 물음이야말로 기업의 사업을 정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질문이다.]
‘고객’이란 대체 ‘누구’를 말하는 걸까? 33~34 페이지
주인공 미나미가 가지고 있던 의문은 우선 “야구부에게 ‘고객’이 뭘까?” 였다. 고교야구 시합에 오는 팬들은 입장료를 받지 않기 때문에 엄밀하게 고객이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고객 없이 시합을 하는 경기는 없을 것이다. 주인공 미나미는 이에 대해 한참을 고민을 했는데, 결국 야구선수들이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없으면 야구부가 존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고객으로 봐야한다고 결론을 내린다. 우선 선수들의 부모님을 비롯해, 선생님들, 학교, 자신의 출신 지역구민들, 점점 확대해서 결국 고교야구에 관계하는 모든 사람들이 고객이라는 것이다. 물론 야구부원들은 야구부의 종업원이자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된다. 이렇게 고객이 결정되었으니 이제 고교야구부는 고객들에게 무엇을 제공해야 할까? 그렇다. 기업은 고객들에게 제품의 가격보다 더 나은 품질과 가치를 제공한다면, 고교야구선수들은 고객들에게 ‘감동’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마추어인 그들에게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감동이라는 것이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 사람의 장점을 살려라!
“하루 24시간, 어떻게 하면 사람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그것만 생각했다. 사람을 활용한다는 것은 매니지먼트의 중요한 역할 가운데 하나였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사람을 매니지먼트 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일이다. 사람은 약하다. 가련하리만치 약하다. 그래서 문제를 일으킨다. 절차와 여러가지 잡무를 필요로 한다. 조직의 측면에서 보면 사람이란 비용이자 위협 요소이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러 비용을 부담하거나 위협을 감당하려고 사람을 쓰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고용하는 까닭은 그 사람이 지닌 장점이나 능력 때문이다. 조직의 목적은 사람의 장점을 생산으로 연결하고 그 사람의 약점을 중화시키는 것이다.]
처음 이 대목을 읽었을 때, 미나미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때까지 ‘사람의 장점을 살린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이란 친한 친구 이외에는 번거롭고 거추장스러운 존재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매니지먼트>에 있는 내용은 정반대였다.
[사람이 최대의 자산이다.]
자산! 미나미는 흥분했다. 지금까지 사람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 118~119 페이지
미나미는 나아가 ‘사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후 미나미는 야구부원 모두의 장점만 찾게 된다. 왜냐하면 선수나 스탭들의 장점을 활용하지 않으면 매니지먼트에 성공할 수 없단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에 대해 주목했다. 그리고 <매니지먼트>를 읽던 중 야구부원들이 연습에 나오지 않는 이유는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된다. 선수들이 야구연습에 잘 나오지 않는 것은 이렇다 할 매력이 없기 때문, 즉 한마디로 연습이 재미가 없어서 부원들이 불참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나미는 부원들이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것은 일종의 ‘소비자 운동’이고, 연습을 빼먹는 것은 보이콧하는 것이고, 훈련 내용 개선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후 바로 야구부원들이 저절로 참가하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연습 방법을 고민하게 되었다.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
“(올해 대회에는) 아야노가 중심이 되어 연습 목표를 정하게 했다. 목표는 야구부의 정의인 ‘감동을 준다’와 부 전체의 목표인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는 것, 그리고 이를 위한 전략 지침인 ‘노 번트 노 볼 작전’등을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또 각자의 목표를 정할 때는 ‘집주의 목표’를 고려했다.
<매니지먼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마케팅에 대한 목표를 다룬 책들은 이미 많이 나와 있다. 하지만 그 책들은 이런 도는 목표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기본적인 의사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설정할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다. 즉 집중의 목표와 시장 지위의 목표 문제다.
고대의 위대한 과학자 아르키메데스는 “내게 서 있을 자리를 다오. 그러면 세상을 들어 올리겠다”고 했다. 아르키메데스가 원한 ‘서 있을 자리’가 바로 집중해야 할 분야인 셈이다. 집중해야만 세상도 들어 올릴 수 있다. 그만큼 집중의 목표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할 만큼 중대한 의사결정이다.]
야구부 연습에는 집중해야 할 포인트, 즉 ‘서 있을 장소’가 필요했다. 여름 대회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3개월뿐이었다. 그 사이에 할 수 있는 일은 한정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집중할 일을 선택하고, 버릴 건 버릴 필요가 있었다." 181-182 페이지
이윽고 미나미가 고교야구부를 고시엔 대회에 나가게 하기 위해 각자 ‘자기 목표’를 관리하도록 설정한다. 미나미를 비롯한 매니저들은 조직으로서는 물론 부원 한 사람 한 사람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목표를 정해 나갔다. 우선 야구부의 목표는 ‘감동을 준다’이고, 전체의 목표는 ‘고시엔 대회에 나간다’로 정했다. 그리고 전략으로는 감동적인 야구를 하기 위해 ‘노 번트 노 볼 작전’을 목표로 했다.
미나미가 이렇게 목표를 세운 데에는 피터 드러커의 조언 즉, “매니저라면 위로는 사장부터 아래로는 과장, 계장, 주임에 이르기까지 뚜렷한 목표를 세워야 한다. 목표가 없으면 혼란스러워진다. 목표를 명확히 하기 위해서는 자기가 이끄는 부문이 거두어야 할 성과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다른 부문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따른 것이다.
드러커는 경영에 있어서 ‘고객 창조’와 ‘이노베이션’ ‘리더의 자질’을 끊임없이 역설해왔다. 미나미 역시 이 책에 따라 야구부에 있어서의 ‘고객’과 ‘이노베이션’ 그리고 ‘진정한 리더십은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팀을 이끌어 나간다. 그 결과 절대 변할 것 같지 않았던 약체팀 호도고 야구부는 서서히 변화를 겪으며 고시엔 대회 진출을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마침내 결승전, 올 봄 고시엔 대회에 출전한 우승 후보인 상대팀을 맞게 된다.
이 책은 경영학의 엣센스라 불리는 피터 드러커의 <매니지먼트>의 정수를 소설로 만날 수 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이 책을 읽다가 보면 다른 경제경영이론서들을 어떻게 나의 업무나 비즈니스에 활용할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여기서 놓치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바로 미나미의 자세이다. 미나미는 야구부를 더 나은 팀으로 만들기 위해 질문을 가지고 이 책<매니지먼트>를 읽었다. 그랬더니 그 속에 답을 찾아내게 된다.
독서에는 단계가 있다. 우선 무료한 시간을 즐기기 위한 유희의 독서가 있다면, 미나미처럼 배우고 깨닫기 위한 독서가 있다. 독자들도 나름의 고민과 의문을 갖고 미나미처럼 책을 찾고 읽는다면 배우고 깨닫는 계기를 만날지도 모른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12월 27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만약 고교야구 여자 매니저가 피터드러커를 읽는다면
'리뷰모음 - Readingworks > 경영마인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리뷰]촉 - 촉觸, 기업들이 인문학을 배우는 이유 (0) | 2012.03.11 |
---|---|
[책리뷰] 니치Niche - 21세기, 주류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 (0) | 2012.02.09 |
[책리뷰]위클리비즈 인사이트 - 세계적인 현자 34명, 위기의 경영을 말하다! (0) | 2011.11.17 |
꿀벌과 게릴라 - 혁신하려거든 꿀벌의 성실함을 버리고 게릴라의 열정을 지녀라! (0) | 2011.10.02 |
[북리뷰] 찰스 핸디의 '코끼리와 벼룩' - 인생 후반기, 자유로운 벼룩으로 살아라 (0) | 2011.10.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