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도시나오는 일본에서 인터넷 사회론의 일인자로, 날카롭고 솔직한 비평으로 정평이 나 있다. 그가 『전자책의 충격』에 이어, 격렬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인터넷 사회를 해설한 책을 다시 세상에 내놓았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조명하는 이 책은 정보의 홍수에 휩쓸려 방황하는 우리에게 등대와 같은 ‘관점’을 제시한다.
정보에 보편적인 가치는 없다. 어제 유용한 정보가 오늘도 유용하다고는 할 수 없다. 나에게 유용한 정보가 당신에게 유용하다고는 할 수 없다. 문맥에 의존하는 경향이 극단적으로 강하다. 따라서 문맥을 구축하고 의미를 부여하고 공유하는 것이 정보 사회를 이끌어 갈 수 있는 관건이 된다. 문맥 구축과 의미 부여, 그리고 대중과의 공유야말로 저자가 말하는 ‘큐레이션’이라 할 수 있다. 저자 또한 인터넷 사회의 큐레이터이며, 지금은 누구나 큐레이션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기득권층이 정보의 문맥이나 가치를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우리는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던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사회적 아젠다를 설정함에 있어 매스 미디어의 권위가 실추된 것이 그 상징적 예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정보가 완전히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권위는 시민들에 의해 재검증되고 때로는 붕괴되어 새로운 권위로 대체된다. 큐레이션은 말하자면 문맥 구축의 민주화이며 시민 주도, 이용자 주도의 인터넷 사회 구축에 가장 커다란 무기가 된다.
─ 존 김(게이오대학교 대학원 정책·미디어 연구과 및 하버드대학교 법과대학원 교수)
누구나가 정보를 생성, 발신할 수 있는 시대에 지식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치 있고 정제된 정보를 찾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콘텐츠 큐레이션'은 이미 인터넷에서 공개돼 있는 수많은 정보를 자신의 관점으로 선별하고 해석하고 재배열하여 타인과 공유하는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 유통 행위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에 든 스마트폰을 잠자리에서조차 놓지 않는 현대인은 이제 누구든지 스스로 정보를 골라서 재배열하고 의미와 맥락을 부여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큐레이션은 우리의 일상을 압도하는 과도한 정보를 정제함과 동시에 다양한 관점과 문화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IT 전문 기자들이 선정한 미래를 이끌어 갈 정보 문화 트렌드이자
실리콘밸리에서 주목하는 차세대 IT 비즈니스 ‘큐레이션’
『전자책의 충격』, 『신문, 텔레비전의 소멸』 등을 통해 미디어가 격변하는 사회상에 대한 탁월한 통찰을 제시해 온 IT 저널리스트 사사키 도시나오의 신간 『큐레이션의 시대』가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의 변화를 조명하는 이 책은 그야말로 정보가 폭주하는 시대에 무엇이 양질의 정보인지 알지 못한 채 휩쓸리는 사람들, 과도하게 전달되는 정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에게 매우 유용한 통찰력을 전한다. 텔레비전, 신문, 출판, 광고와 같은 매스 미디어의 영향력이 소멸하고 정보에 관한 우리의 상식은 획기적으로 변했다. 트위터, 페이스북, 포스퀘어 등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통해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누구나가 정보를 생성, 발신할 수 있는 시대에 지식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가치 있고 정제된 정보를 찾기란 더욱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는 '콘텐츠 큐레이션'은 이미 인터넷에서 공개돼 있는 수많은 정보를 자신의 관점으로 선별하고 해석하고 재배열하여 타인과 공유하는 새로운 차원의 콘텐츠 유통 행위이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손에 든 스마트폰을 잠자리에서조차 놓지 않는 현대인은 이제 누구든지 스스로 정보를 골라서 재배열하고 의미와 맥락을 부여해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다. 큐레이션은 우리의 일상을 압도하는 과도한 정보를 정제함과 동시에 다양한 관점과 문화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저자 사사키 도시나오 (佐佐木俊尙)는 1961년 효고 현 니시와키 시 출생. IT저널리스트이자 총무성 정보 통신 테스크포스 위원이다. 와세다 대학 정치학과를 중퇴하고 《마이니치 신문》 기자, 《월간 아스키》 편집부를 거쳐 현재 독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플랫 혁명』, 『전자책의 충격』, 『신문, 텔레비전의 소멸』, 『일을 하는 데 사무실은 필요 없다』, 『매스컴은 더 이상 정치를 논할 수 없다』 등 다수가 있다.
◆ 지식의 양이 늘어난 소셜 미디어 시대, 우리는 보다 ‘스마트’하게 살고 있는가?
쓰나미처럼 폭주하는 데이터보다 중요한 것은 가치 있는 정보를 골라내는 일
1차 정보를 발신하는 것보다도 그 정보가 가지고 있는 의미, 그 정보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 그 정보가 가지고 있는 '당신에게만 필요한 가치'와 같은 콘텍스트를 부여할 수 있는 존재야말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정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막대한 양의 정보가 유동하는 가운데, 정보 그 자체의 가치만큼이나 정보를 필터링하는 큐레이션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 본문 중에서
오늘날 현대인의 일상은 데이터의 생산과 소비로 점철되어 있다. 아침에 침대에서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손에 든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 페이스북 앱에 접속하여 새로 업데이트된 소식을 확인하고, 포털에 업데이트된 뉴스를 읽는다. RSS 리더를 통해 받아 보는 뉴스를 살펴보고,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각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구독하는 정보들을 탐독한다. 그리고 그중에서 내게 유용한 정보를 ‘즐겨찾기’ 하거나 ‘북마크’ 하거나 댓글을 달거나 ‘좋아요’를 하는 등 일련의 활동을 통해 무수한 정보와 씨름하고 정보를 걸러내고 정보를 재배열하고 재가공한다. 쓸모없는 것들도 많지만 나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놓치지 않기 위해 실시간으로 갖가지 소식을 확인하는 것이 대다수 스마트기기 사용자들의 생활 습관이 되었다. 예전 같으면 아침에 배달된 신문을 한 차례 읽는 것으로 끝났을 텐데 말이다.
지식의 양은 확실히 늘어났으나, 날마다 새롭게 쏟아지는 정보의 홍수 속에서 사람들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큐레이션이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큐레이션의 정의는 정보를 수집하고 선별하고 거기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수집되기 전에는 광대한 노이즈의 바다에 표류하고 있던 단편적인 정보들이 큐레이터에 의해 끌어 올려져 의미를 부여받고 새로운 가치로 빛나기 시작한다.” 최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이 ‘2012년 세상을 바꿀 10대 신기술’을 선정해 발표하고 1위로 빅데이터 처리의 핵심 기술인 ‘인포매틱스(Informatics)’를 꼽았는데, 이 또한 큐레이션과 마찬가지로 폭증하는 데이터에서 필요한 정보를 걸러 의사결정에 가치를 더하는 개념이다.
이처럼 이제는 넘쳐나는 정보들을 얼마나 잘 고르고 편집하는지가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에서 세계 곳곳의 다양한 예술 작품의 정보를 찾아 모으고, 이를 빌려 오거나 수집한 후 전체를 일관하는 의미를 부여해 기획전 등을 여는 일을 하는 큐레이터가 필요하듯 이제는 디지털 세계에서도 가치 있는 정보를 얻는 데에 길라잡이가 필요한 것이다.
◆ 주류 문화와 차별화된 눈으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내는 큐레이션
정보가 주류라 불리는 거대한 흐름에 의해 움직이는 커다란 공간이 아니라, 작지만 다양하고 서로 다른 유무형의 공간에 존재하는 시대가 이미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이끄는 것이 바로 큐레이션이다. - 옮긴이의 말 중에서
이 책은 디지털 미디어의 방향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보의 흐름이 어떻게 바뀌고 있고 그런 맥락에서 큐레이션이란 무엇인지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터넷상의 온라인 서비스의 사례나 전략보다는 다양한 분야의 큐레이션의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이 책에는 비주류 음악인 월드 뮤직의 프로모터, 이름 없는 노인의 낙서에서 새로운 예술을 발견한 작가, 평범한 사물에 공감의 이야기를 불어넣은 안경점 주인, 낭만의 화가가 아닌 아방가르드 작가 샤갈을 조명한 미술관 큐레이터, 정신병자들의 그림을 아웃사이더 아트(아트 브뤼)로 끌어올린 정신과 의사들, 그리고 독자의 참여를 통해 기성 언론을 뛰어넘은 인터넷 뉴스 매체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큐레이터가 등장한다. 이들은 주류 언론이나 학계, 혹은 대중들의 시선과는 별개로 자신만의 눈으로 새로운 관점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다.
이처럼 큐레이터의 역할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변한 것이 없지만 앞으로 큐레이터가 필요한 분야는 점점 다양해지고, 디지털 환경의 변화로 보다 용이한 형태의 큐레이션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다. 최근 급부상한 소셜 큐레이션 서비스인 핀터레스트(Pinterest)를 비롯해, 실리콘밸리에서는 스토리파이(Storify), 폴리보어(Polyvore), 큐레이티드바이(Curated.by), 딜리셔스(del.icio.us), 페이퍼리(Paper.li), 비주얼리(visual.ly) 등 수십 개의 소셜 큐레이션 전문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에디토이(http://editoy.com)와 같은 소셜 큐레이션 플랫폼 서비스가 나오고 있다. 현재는 이미지, 이야기, 동영상, 쇼핑 품목 리스트 등 온라인 정보 형태에 따른 큐레이션이 주를 이루지만 앞으로는 사용자의 니즈에 기반한 큐레이션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보다 다양한 취향과 문화가 공존하는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다.
◆ 이용자 주도의 민주적 인터넷 사회 구축의 키워드
지금은 주류 매스 미디어의 정보 독점 시대가 끝나고, 인터넷을 통해 개인이 정보를 발신하는 시대이다. 게다가 유튜브나 아이튠즈 등 콘텐츠 공유 플랫폼이 글로벌화되면서, 미국에 살든 아프리카에 살든 또는 한국이나 중국에 살든 저렴한 비용으로 콘텐츠를 발신하고 즐기고 공유하는 일이 전 세계 누구에게나 가능해졌다.
이제까지는 권위를 가진 주류 언론이 일방적으로 정보의 문맥이나 가치를 설정하고 배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고, 정보 발신 능력이 강한 국가의 문화가 다른 나라의 문화를 침투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인터넷 미디어가 보급되고 비용이 저하되면서 ‘정보 발신의 권력’이 큰 의미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인터넷 블로그 뉴스 매체로 시작한 《허핑턴 포스트》가 설립 5년 만에 방문자 수가 《워싱턴 포스트》를 넘어서는 강력한 미디어로 성장하고, 국내에서는 사회적 아젠다가 설정됨에 있어 기성 매체의 권위가 실추하고 ‘나는 꼼수다’와 같은 팟캐스트가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이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 사사키 도시나오는 “인터넷이 인간의 활동을 투명하게 만든다.”라고 말한다. 즉, 인터넷에서 활동한다는 것은 자신의 과거의 행동 이력을 포함해 전부 투명하게 되어 검색 엔진에 키워드를 한번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간단히 읽힐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인터넷 세계와 현실 세계의 경계가 점차 불분명해지는 오늘날 이런 경향은 인터넷상에서만 통용되지 않고 현실도 그러한 방향으로 이끈다. 권력에 봉사하는 언론 매체와 그렇지 않은 매체, 신뢰할 만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등 정보를 발신하는 주체에 관한 정보 또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유통되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상에서는 ‘사람들의 신뢰’라는 것이 가시화되고 금세 확인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 있다.
이처럼 정보가 투명하게 공개되는 사회에서 기존의 권위는 일반 사회 구성원들에 의해 재검증되고 때로는 붕괴되어 새로운 권위로 대체된다. “큐레이션은 말하자면 문맥 구축의 민주화이며 시민 주도, 이용자 주도의 인터넷 사회 구축에 큰 무기”가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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