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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한국기업, 세계에서 왜 잘나가는가?

by Richboy 2012. 5. 14.

 

 

 

   일본 다마 대학 경영정보학부 교수 김미덕의 『한국 기업 세계에서 왜 잘나가는가』. 일본에서 활동하는 경제전문가가 삼성그룹, 현대자동차그룹, LG그룹, SK그룹 등 한국 경제에 압도적 영향력을 줄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한국 4대 재벌의 빛과 그늘을 보여준다. 한국의 4대 재벌에게 배워야 할 점과 배워서는 안 될 점,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장단점을 뛰어넘어 한일 간 공생을 이루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한국 4대 재벌이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요인으로 제품력을 중시하는 일본 기업과 달리 마케팅을 중시하는 글로벌 전략뿐 아니라, 성공적 신흥국 비즈니스 모델을 꼽는다.

 

 

한국의 재벌기업이 세계적으로 승승장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런 한국 기업이 안고 있는 치명적 약점은 무엇일까?
요동치는 세계 경제 속에서 한국 기업은 앞으로도 계속 성장 가능한가?

“주요 신흥국들은 세계적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의 정책을 배워야 한다.”
- 짐 오닐 (골드만삭스 회장)

지금 세계는 한국 기업을 연구하는 중!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일반교서 연설을 통해 기업 활력과 기술혁신을 강조하는 한편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과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니혼게이자이신문〉(2011.1.27)은 사설을 통해 “세계를 이끌 초강대국이 아니라 경제발전을 수행하려는 신흥국 지도자의 연설을 듣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고, <교도 통신>은 “미국은 일본에는 모범으로 삼을 점이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라고 보도했다. 한편 최근에는 짐 오닐 골드먼삭스 회장이 “주요 신흥국들은 세계적으로 도약하기 위해 한국의 정책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하여 주목을 끌었다.
한국의 기업들이 세계적으로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2012년 2월 말에는 ‘타도 한국’을 부르짖으며 타이완과 일본의 연합 반도체 업체 엘피다가 무너짐으로써 다시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부각되기도 했다. 경제계에서는 지금 ‘일본이 세계 최고의 기술력으로도 한국을 이기지 못하는 이유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리하여 일본 경제계 일각에서는 “이제 한국식 경영을 배워야 한다”는 논의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처럼 한국 기업은 지금 전 세계적으로 잘나가고 있다. 단지 신흥국들뿐만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 같은 경제 선진국에서도 한국의 기업들에게서 배워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 중이다.

 

   저자 김미덕은 1962년 일본의 효고 현에서 태어나 와세다 대학 대학원 국제경제경영학 석사 및 국제관계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미쓰이 물산 전략연구소, 미쓰이 그룹 한국글로벌경영전략연구위원회 위원을 거쳐 다마 대학 경영정보학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와세다문화상, 뉴스위크 우수논문상 등을 받았으며,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한국 기업, 북한 경제, 아시아 경제에 관한 다양한 연구를 전개하고 있다.

 

승부의 갈림길 - 현지 마케팅을 중시하는 한국 vs 제품력만을 중시하는 일본

불과 15년 전인 1997년 연말에 한국에는 금융위기가 강타하여 전국이 ‘IMF 사태’로 몸살을 앓았다. 잇따른 재벌기업의 붕괴, 피 말리는 구조 조정 및 경제재건 과정 등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그로부터 10여 년 만에 한국 기업, 특히 재벌그룹은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2011년 말 기준으로 한국의 30대 재벌그룹의 자산은 국내총생산 대비 125% 이상, 매출액은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고의 기술력, 세계 최고의 자금력을 지닌 일본조차도 한국 기업의 약진을 따라잡지 못한다. 오랜 동안 한국과 일본의 경제 현장에서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 김미덕은 한국의 4대 재벌그룹(삼성, 현대차, SK, LG)을 분석해 보면 그 비밀이 고스란히 드러난다고 밝힌다. 이들 4대 재벌그룹의 제품과 이미지는 이미 글로벌하게 자리 잡았다.
저자는 한국 기업의 성공을 강렬한 라이벌 의식을 느끼는 일본 기업과의 대비를 통해 설명한다. 한마디로 한국은 마케팅을 중시하고, 일본은 제품력을 중시하는 것이 오늘날의 성패를 가리고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한국의 기업들은 자사의 기술에도 모자란 기술을 외부에서 들여와 융합하는 것이라고 새각하는 ‘기술 매니지먼트’ 성향이 강한 반면, 일본은 자사의 꾸준한 기술 개선작업을 통해 기술을 혁신해 나가야 한다는 ‘기술 이노베이션’ 성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런 인식 차이는 경제 현장에 그대로 반영되어, 한국 기업은 현지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한국 모델을 과감히 수정하는 ‘현지화’를 취한다. 그러나 일본 기업은 자부심 높은 자사의 모델을 그대로 수출하는 ‘일본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제품 품질의 균질화가 진전된 데다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황은 ‘현지화’ 제품에 열광하게 만들었다.
한편 한국은 현재도 ‘민관합동에 의한 해외시장 개척’이 특화되어 있다. 더욱이 국내적으로 비판을 많이 받으면서도 다각적인 FTA 등의 통상전략을 과감하게 채택함으로써 세계 시장을 능동적으로 개척해 나간다. 이런 노력은 한국이 선진국과 신흥국의 가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줌으로써, 세계적인 활동공간을 넓혀주는 측면이 있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부쩍 활발해진 세계적인 한류 붐을 타고 더더욱 강화되어 나가는 분위기다.

삼성그룹 - 그룹 오너의 과감한 리더십, 그리고 IT산업의 아킬레스건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취임 이후 ‘제2의 창업’ ‘샌드위치론’ ‘다시 위기론’ 등 10차례에 걸친 경영철학의 표명을 토대로 거대 그룹을 이끈, 오너의 톱다운 리더십에 의한 과감한 의사결정을 가장 중요한 발전 동력으로 꼽았다. 저자는 특히 삼성전자의 IT 산업의 위상을 높게 치면서도 삼성전자 및 한국 IT 산업이 (1)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불균등한 발전 (2)완성품에 비해 부품소재 산업의 미비 (3)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의 불균형 등 3가지 문제가 한국 및 삼성의 미래 과제임을 지적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아직도 “일본을 배워야 한다”고 언급하곤 하는데, 일본의 경제인들 또한 “한국을 배워야 한다”는 발언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 - 현지 소비자가 원하는 건 무엇이든!

현대차그룹의 정몽구 회장은 ‘품생품사(품질에 살고 품질에 죽는다)’를 입에 달고 산다. 선친인 정주영 전 회장 아래에서 일하며 품질불량으로 그룹을 이어받지 못하는 아픔을 겪은 그는, 뼈를 깎는 노력으로 품질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 현대차는 연산 650만 대 이상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글로벌 톱5에 진입했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10년간 10만 마일까지 장기 품질보증’ ‘실업 때 자동차 무상 반품’ ‘휘발유 가격인상분 부담’이라는 파격적인 애프터서비스를 내걸고 비약적으로 점유율을 높였다. 인도에서는 경적을 자주 울리는 운전자 습관을 고려하여 핸들에 부착한 경음기를 크게 만드는 것까지 신경 쓰는 등 신흥국 시장에서 가려운 곳은 어디든 긁어주겠다는 적극적인 정책을 취했다. 이런 전략은 중국, 러시아, 터키 등으로까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SK그룹과 LG그룹 - 중동, 중남미, 동남아 시장을 석권 중!

SK그룹은 새로운 에너지 자원 확보, 스카트 환경 구축, 산업 혁신기술 등 3대 핵심 신사업 분야를 정해놓고 글로벌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세계적 규모의 유전 및 가스전 개발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다. LG는 한국의 기업 혹은 한국의 제품임을 모르는 소비자가 많다고 한다. 예를 들어 “LG는 미국 기업이지. 아니야, 일본 기업이야. 아니야, 아니야, 중국 기업일 거야”라는 대화가 세계 사람들 사이에서 흔히 나온다고 한다. 이는 LG가 “명분을 버리고 실질을 취한다”는 전략적 입장에 서 있음을 드러내 주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국 기업의 강점과 약점

그러나 이처럼 승승장구하는 한국 기어블의 약진에는 빛만 비치는 것이 아니다. 그 이면에는 짙은 그늘이 자리하고 있다. 이는 어떤 면에서 한국인들 사이에선 하나의 상식이 되어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갈수록 심각해지는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은 창업 후 3세로 이어지는 경영승계 과정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 삼성그룹의 차명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이명희·건희 형제간에 벌어지는 소송은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나는 재벌의 고용효과 감소와 노사분규 또한 아직 안정화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쌍용차와 한진중공업 사태 등은 좋은 사례이다.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아직까지도 제왕적 지배구조 아래 여전히 취약한 글로벌 경영 시스템 또한 한국 기업의 미래 발전을 가로막는 장애 요인으로 꼽힌다. 그리고 경제 구조적으로 과도한 부품소재의 수입 의존도는 열심히 일하지만 결과적으로 수익 창출 능력은 제한적이라는 한국 기업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만다. 무엇보다 재벌그룹은 기하학적으로 덩치를 불려 나가지만, 그 혜택이 평범한 한국인들에게 돌아가지 않음으로 말미암아 재벌그룹이 국민적인 지지를 얻지 못하는 폐해는 거의 치명적이라 하겠다.

한국 기업에게서 배워야 할 점, 배워서는 안 될 점

저자는 이런 분석을 통하여 한국 기업에게서 배워야 할 점과 배워서는 안 될 점을 구분했다. 다시 한 번 언급하자면 민관이 따로 없는 전방위 마케팅, 신흥국 시장에서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 선택과 집중에 따른 과감한 투자 전략, 현지의 수요에 따른 디자인 중시 경향 등은 이제 글로벌화를 지향하는 세계 기업 어디에서나 배워야 할 점으로 꼽았다.
그러나 기업지배구조의 불투명성, 지나친 톱 다운 리더십의 폐해, 재벌그룹 종사자들의 과도한 경쟁 및 심각한 고용불안, 그로 인해 발생하는 노사분규 등은 절대 배워선 안 될 점으로 꼽고 있다.
이처럼 한국 기업은 세계적으로 약진하는 가운데 강점과 약점, 배워야 할 점과 배워선 안 될 점을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이런 한국 기업에 관해 일방적으로 찬양하거나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양쪽 다 문제가 있다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특히 한국 내에서는 재벌의 비판이 심각하게 대두되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는 그런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런 양면성을 제대로 읽어내야만 한국인으로서는 미래의 경제발전을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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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 세계에서 왜 잘나가는가

저자
김미덕 지음
출판사
창해 | 2010-10-03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일본 다마 대학 경영정보학부 교수 김미덕의 『한국 기업 세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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