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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책리뷰] 탐스 스토리 - 암덩어리 자본주의에 칼을 댄 기업, 탐스TOMS

by Richboy 2012. 7. 18.

 

 

 

 

 

암덩어리 자본주의에 칼을 댄 기업, 탐스TOMS

 

 

   2006년 인터넷으로 중고생들에게 운전을 가르치는 온라인 프로그램 사업을 하던 29세의 젊은이가 휴가를 내고 아르헨티나로 떠났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들에게 신발을 나눠주고 있는 자원봉사자를 우연히, 아니 운명적으로 만났다. 아르헨티나같이 비교적 잘사는 나라에서도 신발을 못 신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은 청년에게 충격이었다. 특히 저개발국의 주요 전염병은 맨발로 걷다가 생기는 물집과 상처가 흙 속 기생충에 의해 감염되거나 코끼리 발처럼 거대하게 기형화되는 상피병에 걸린다는 사실은 더욱 충격이었다. 신발은 아이들에게 패션이 아닌 질병을 예방하는 필수품이자 구호품인 셈이었다.

   그는 신발을 받고 너무나 행복해 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면서 자신도 이런 아이들을 돕고 싶다고 생각했다. 10년간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사업을 해온 청년은 단순히 자원봉사자가 아닌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아이들에게 신발을 신기고 싶었다. 고민을 거듭하자 아이디어가 속속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 아이들에게 신발을 제공할 수 있는 영리목적의 사업을 시작하면 어떨까? 착한 사람들의 기부에만 의존하지 말고, 꾸준한 신발 공급이 보장되는 해결책을 생각해 내는게 어떨까? 다시 말해, 기부가 아니라 사업에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19 페이지)

 

   그리고 청년은 자신의 발을 쳐다보았다. 그의 발에는 아르헨티나에서 국민적인 신발이라 불리는 부드러운 캔버스 천으로 만든 알파르가타 신발이 신겨있었다. “그래, 이거다.” 청년은 유레카를 외쳤다. 청년은 '기부에 의존하지 않고도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신발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 one for one, 즉 신발 한 켤레를 팔 때마다 한 켤레를 기부하는 시스템을 생각해 냈다. 청년은 미국으로 바로 돌아가 신발회사를 차렸다. 회사이름은 내일을 위한 신발Shoes for Tomorrow이라는 뜻을 가진 '탐스슈즈TOMS Shoes'였다.

 

 

 

 

   <탐스 스토리>(세종서적)는 탐스슈즈의 창업자이자 암덩어리로 가득 찬 자본주의에 ‘착한 시선’이라는 메스를 댄 외과의사 블레이크 마이코스키가 탐스 슈즈를 만들게 된 사연과 그 후의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자서전이다. 이 책은 ‘START SOMETHING THAT MATTERS(의미있는 일로 시작하라)'라는 원제목이 말해주듯 착하고 작은 아이디어가 이루어낸 특별한 성공 이야기를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탐스는 자본주의의 변덕스러운 순간을 잘 이용해 성공을 거둔, 새로운 사업 유형의 일례일 뿐이다. 우리 부모님 세대 혹은 심지어 내가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몇 년 전만 해도 탐스는이렇게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다. 빠른 속도로 끊임없이 요동치는 현대사회에서는 어느 때보다 기회를 잡기 쉽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법칙을 따라야 한다. 누군가 이미 시도하여 검증된 방식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는다.”(36 페이지)

 

   기발한 아이디어였던 만큼 탐스 슈즈의 성공에 이르는 과정은 시작부터 승승장구였다. 그래서 자칫 50여 페이지 남짓으로 끝나버렸을 이 책을 저자는 ’탐스 슈즈 이후 일어난 변화‘로 채웠다. 다시 말해 탐스 슈즈와 같이 자선활동을 통해 사회적 문제의 해결에 기여하는 기업들의 이야기들이 담겼다. 그 기업들의 성공스토리를 읽다가 보면 사회적 기업을 설립하든, 창업을 하든 간에 소비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차별화‘를 배우게 된다. 저자가 알려주는 여섯 가지 지침은 다음과 같다.

 

1. 당신만의 이야기를 찾아라

2. 두려움을 직면하라

3. 돈이 없을지라도 수완을 발휘하라

4. 매사를 단순하게 하라

5. 신뢰 쌓기

6. 기부는 좋은 사업이다

 

   소비자로 하여금 '소비는 곧 기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작은 감동을 심어줌으로써 '기부하는 회사'로 잘 알려진 기업, 탐스슈즈는 세계적으로는 2008년부터 유명해진 브랜드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0년 가장 힛트한 브랜드였다. 탐스슈즈는 의식 있는 유명 연예인이나 지식인들이 신고 주위에 할리면서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잡은 아이템이다. 국내에서는 거의 십만 원에 달하는 적지 않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유명 디자인은 재고가 없어서 기다려야 할 정도였고, 뒤질세라 온라인 쇼핑몰에서 이 디자인을 카피한 복제품들이 인기상품이 될 만큼 많은 젊은이들이 애용했다.

 

 

 

<이 책의 북트레일러> 

 

 

 

 

 

 

   이러한 '탐스슈즈 신드롬' 속에는 세 가지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우선 탐스슈즈는 기부문화의 진화를 보여준다. 옛날의 자선사업은 부자들이 재산을 모으면서 발생했던 부작용에 대한 면책수단이었다(국내에서는 기부나 자선사업을 면세를 위한 수단으로 애용된다) 하지만 오늘날의 젊은 부자들은 단순히 돈을 기부하는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기부한 돈이 구체적으로 어떤 곳에 어떤 방법으로 활용되고 있는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기업가나 사업가들은 돈을 벌어들인 것처럼 자선사업 역시 수혜자들에게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직접 동참한 것이다.

   두 번째로 탐스슈즈는 자선사업가의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다. 20세기만 하더라도 자선사업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라는 말이 있을 만큼 자선을 베풀어야 할 사람은 부자로 국한되었다. 부자들은 자신의 이름으로 재단을 만들거나 대학과 도서관 등을 지어 베풀듯 자선사업을 벌였다.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선 사업을 하고 기부를 할 수 있다. 기부란 '쓰고도 넘칠 만큼 돈이 많을 때' 하는 것이 아니라, 비록 적지만 지금 현재의 수입에서 십시일반 나누는 것이 진정한 기부라는 생각이 보편화된 것이다. 탐스슈즈를 만들어낸 창업자의 생각을 비롯해, 조금은 비싼 가격이지만 탐스슈즈를 기꺼이 구입하는 '깨어 있는 소비자'들의 생각이 이런 '진정한 기부'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세 번째 탐스슈즈는 기업이 미래를 대비해 나아가야 할 바를 알려준다. 개방, 참여, 공유를 모토로 하는 웹 2.0의 정신과, 책 <바이럴 루프>에서 미래 경제를 이끌어 갈 3원칙으로 손꼽은 프로슈밍prosuming과 롱테일long-tail, 바이럴viral은 스마트폰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스마트한 사람들을 통해 '정말 좋은 것은 빠른 시간에 널리 퍼지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것도 광고나 마케팅 비용 한 푼 들지 않고 말이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바로 즐겁고 행복한 경험이나 불쾌하고 나쁜 경험은 남들에게 이야기해야 하는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능 덕분이다. 소비자의 이러한 칭찬과 불평은 21세기 기업을 살리고 죽이는 동력이 된다.

 

   요컨대 앞으로 기업들이 소비자로부터 사랑받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좋은 뜻(기업이념)을 가지고 잘 만들어야(가치있는 제품과 서비스)' 할 것이다. 탐스 슈즈가 그것을 잘 말해준다. 탐스 슈즈를 신어본 독자라면 잘 알 것이다. 유명한 이 신발은 그렇게 훌륭한 디자인도 아니며, 좋은 기능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단지 좋은 뜻을 지니고 안전하고 좋은 소재로 만들었다는 점이 소비자의 지갑을 자연스럽게 열게 한다. 저자는 최근 탐스 슈즈의 아이디어를 이용해 실명을 예방하고, 시력을 되찾는 데 도움을 주는 탐스 안경 사업을 시작했다. 그래서 선글라스와 안경을 하나씩 팔 때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병원 치료나 수술, 혹은 안경을 맞춰주어 시력을 되찾게 하고 있다. 멋지지 않은가?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평생 돈 걱정할 필요가 없다면, 무엇을 하면서 살겠는가? 어떤 종류의 일을 하고 싶은가? 어떤 대의를 위해 살고 싶은가?” 이 세 가지 질문에 대답했다면, 당신이 꿈꾸던 열망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 이제 당신의 스토리로 당신의 프로젝트를 만들 차례다.

 

 

 

 

본 이미지는 팍스 TV(7월 26일) 재테크 다이어리에 방송된 내용입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동영상을 보실 수 있습니다.

 

 

 

글출처 : http://blog.daum.net/tobfreeman/7164783

<이 리뷰는 출판전문저널 '기획회의(324호)'에 기고된 칼럼 내용입니다>

 

 


탐스 스토리

저자
블레이크 마이코스키 지음
출판사
세종서적 | 2012-06-04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사업과 기부를 동시에 실천한 탐스 슈즈의 착한 성공기!『탐스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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