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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경영마인드

[책리뷰]머니볼 - '머니볼'의 빌리 빈 단장은 멀티플라이어였다!

by Richboy 2012. 8. 11.

 

 

 

'머니볼'의 빌리 빈 단장은 멀티플라이어였다!

  

   오늘날 프로 스포츠는 ‘돈의 전쟁터’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자금력이 든든한 구단은 최고의 몸값으로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끌어 모아 더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런 성적을 바탕으로 더 많은 수익을 올린다. 반면에 가난한 구단은 실력이 뛰어난 선수를 계속 데리고 있을 수가 없다. 그 선수의 늘어나는 몸값을 감당할 수 없을 뿐 더러 우수한 선수들을 풍부한 자금력으로 스카우트해 가는 바람에 남아있지 못한다. 운동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가 심화되고 있다.

 

   스페인의 명문 프로축구 구두단 레알 마드리드의 그 유명한 ‘갈라티코(Galactico) 정책’이 대표적인데, 세계적인 스타들을 한데 모아 이른바 별로 가득 찬 은하銀河(갈라티코)를 만든다는 계획으로 포르투갈이 낳은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가 지난 2009년 9300만유로·(약 1632억원)을 받고 레알 마스페드리드로 이적하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마찬가지다. 2002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가 지출한 연봉 총액은 4,000만 달러였다. 이에 비해 가장 부자 구단인 뉴욕 양키스는 그 3배인 1억 2,600만 달러를 썼다. 오늘날 스포츠에서 자본이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뉴욕 양키스에 비해 형편없는 성적을 거두는 것이 당연하다. 그렇다면 과연 가난한 구단의 팀은 부자 구단의 팀을 이길 수는 없는 것일까?

 

   그렇지 않다. 지난 2002년 만년 꼴찌팀 오클랜드 에슬레틱스는 가난한 야구팀이라도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손꼽히는 가난한 구단, 오클랜드 어슬레틱스는 빌리 빈이라는 천재 단장의 취임 이후에 골리앗과도 같은 부자 구단의 팀들을 물리치고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으켰다. 그리고 1906년 화이트삭스팀과 1947년 양키스팀이 세운 19연승의 기록을 깨고 아메리칸 리그 103년 역사상 최초로 20연승이라는 최초의 위업을 달성하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루이스(Michael Lewis)는 ‘오클랜드 에슬레틱스에 어떻게 이런 기적이 일어났을까?’ 궁금했다. 그리고 곧 팀의 뒤에는 메이저리그 천재 단장, ‘빌리 빈’이라는 인물이 있었고, 이 가난한 야구단의 성공 신화는 메이저리그가 오랫동안 믿어온 '돈은 곧 성적'이라는 신념을 멋지게 날려버린 일대 사건이었음을 주목했다. 그래서 쓴 책이 바로 《머니볼》이다(이 책은 동명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는데, 브래트 피트가 주연했다). 빌리 빈 단장은 한마디로 멀티플라이어(Multiplier) 리더였다.

 

   <멀티플라이어>(한국경제신문)란 리더십 전문가 리즈 와이즈먼이 저술한 동명의 책에서 밝힌 용어로 상대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려 팀과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리더를 뜻한다. 리즈 와이즈먼과 그렉 맥커운은 글로벌 기업 35개사의 150명 이상의 임원을 대상으로 20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바탕으로 멀티플라이어 효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리고 탁월한 성과를 내는 멀티플라이어의 특성 5가지가 있음을 밝혔다. 우리가 짐작할 수 있는 대표적인 멀티플라이어로는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스티브 잡스로부터 애플의 바통을 이어받은 팀 쿡 그리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이베이의 CEO인 메그 휘트먼, 그리고 전설의 리더로 알려진 어니스트 섀클턴 등이 있다.

 

   미국 프로야구 선수들을 좌지우지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스카우터다. 하지만 빌리 빈은 너무나 많은 선수들이 스카우트들의 직감에 의해, 그리고 나이, 외모, 성격 등 야구실력 외의 소요들에 의해 평가절하 되어 왔다고 판단했다. 한마디로 스카우터들을 디미니셔(Diminisher)라고 본 것이다. 디미니셔는 개인적으로는 뛰어난 역량을 지니고 있지만 회사 내부에 집단 지성을 만들어내고 확산시키는 일에는 어려움을 겪는 리더들로 멀티플라이어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지성과 재능이 고정된 것이라서 결코 바뀌지 않는다고 믿는다.

 

 

 

 

  당시 팀의 단장이었던 빌리 빈은 자신들의 재능과 직감(뛰어나다고 착각하고 있는)에 의존하는 스카우터에게 맡기지 않고 하버드대 출신의 경제학도 폴 디포디스타와 함께 직접 각 선수 사이에 존재하는 역량의 차이 등 모든 것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재검토했다. 스카우터들은 컴퓨터와 수학으로는 승리를 이끌 선수를 뽑을 수 없다며 빌리의 결정에 격렬하게 반대했다. 하지만 빌리는 소수에게 의견을 내맡기지 않고 가장 객관적인 선수들의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선수들을 선발했다. 그리고 그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어떤 사람이 팀의 능력과 역량을 극대화시키는가?”를 줄곧 고민했다.

 

   멀티 플라이어는 특히 오늘날과 같은 불황에 더욱 빛난다. 글로벌 금융위기 그리고 유럽 재정위기로 경제상황은 좋지 않고, 점점 더 악화되고 있는 지금, 인력공급을 위해 투자를 더 하거나, 기존의 직원을 더 높은 임금의 ‘더 나은’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바꾸는 ‘덧셈의 논리’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멀티플라이어는 ‘곱셈의 논리’로 이 문제를 해결한다. 다시 말해 멀티플라이어는 새로운 자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투입한 만큼 성장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있는 사람들의 능력을 효율적으로 끌어내 급성장을 달성한다.

 

   빌리 빈이 ‘머니볼’ 이론을 채택한 이유도 구단의 열악한 재정 상황 때문이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는 메이저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가난한 구단으로, 천문학적으로 오른 선수들의 몸값을 지불할 여력이 없었다. 하지만 빌리 빈은 이를 탓하지 않고 다른 팀이 주목하지 않는 저평가 된 선수를 저렴한 비용으로 데려오는 방법을 채택했다. 대신 선수의 평가 방법을 달리 했다. 기존의 선수 평가에서는 타율이나 홈런, 도루 등을 중요하게 여겼다면, 그는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은 출루율과 장타율 등에 주목했다. 새로운 기준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은 것들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고 끊임없이 저평가된 가치를 찾아냈다. 그리하여 낮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효율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빌리 빈 단장이 이끈 애틀란타 에슬레틱스가 보여준 야구는 비과학적인 문화가 과학적 방식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관한 사례를 보여주는 것으로, 현대 경영에 있어서 잘못된 자본주의의 가치와 기준을 통쾌하게 날려 버렸다. 빌리 빈은 ‘가난하기 때문에 꼴찌인 것은 당연하다’는 세상의 편견을 멀티플라이어적인 시각으로 다르게 생각했다(think different). 스태프의 역량을 최고로 이끌어낸 곱셈의 승부사, 빌리 빈. 그가 원한 것은 우승트로피가 아니라 가난한 팀이 우승하면서 일으킨 변화, 그 자체였다.

 

 


머니볼

저자
마이클 루이스 지음
출판사
비즈니스맵 | 2011-10-21 출간
카테고리
경제/경영
책소개
140년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대의 사건으로 꼽히는 '오클랜드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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