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부정행위가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그리고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 해도 이런 행위가 쌓이고 모이면 노골적이고 뻔뻔한 사기 행위보다 훨씬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충격적이었다. 댄 애리얼리의 저서 중 가장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다.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 《블랙 스완》 저자
사람들이 현실의 실체를 왜곡하고 자신이 바라는 가상의 실체를 만들기 위해 정직함과 부정행위 사이에서 얼마나 교활하게 줄타기를 잘하는지 천재적이고 유쾌하게 꼬집는다. 자기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과연 얼마나 도덕적인지 깊이 통찰할 수 있을 것이다. 메멧 오즈, 컬럼비아대학교 교수, <닥터오즈쇼> 진행자
거짓말을 하는 사람은 누구든 이 책을 읽어야 한다. 그리고 절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사람 역시 거짓말쟁이이므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매혹적이고 저절로 지식이 쌓이며 재밌기까지 한 책!
A. J. 제이콥스, <에스콰이어> 편집위원
끊임없이 매력을 발산하는 책! 부정행위는 우리 주변 어디에나 있음을 그리고 우리는 모두가 다 썩은 사과임을 증명한다. 그리 유쾌한 메시지는 아니지만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
조너 레러, 《탁월한 결정의 비밀》 저자
자기 인식에 관한 애리얼리의 조사 결과에 기반한 통찰에 웃고, 놀라고, 교훈을 얻을 것이다. 지식의 본질은 자기 인식에 있다는 플라톤의 가르침이 맞는다면 이 책은 지식의 본질이다. 스콧 쿡, 인튜이트 창립자
지금 하고 있는 어떤 행동을 우리는 도대체 왜 하는 걸까? 이 신비로움을 애리얼리만큼 탁월하고도 유쾌하게 설명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는 온갖 파격적인 실험과 일화를 동원해 우리 안에 있는 어두운 일면을 탐구한다. 그런데 무지 재밌다. 크리스 앤더슨, <와이어드> 편집자이자 《롱테일 경제학》 저자
글로벌 베스트셀러《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댄 애리얼리 신작!
가짜 학위, 짝퉁 명품, 논문 표절, 불법 다운로드, 분식회계…
부정행위에 관한 정직한 진실
우리의 선택은 ‘경제성’보다 ‘도덕성’에 더 좌우된다!
우리는 왜 거짓말하면서 스스로 착하다고 착각하는가?
우리는 일상에서 자잘한 부정행위를 얼마쯤은 저지르며 산다. 제 아무리 선량한 사람이라 해도 하얀 거짓말을 하고, 상사에게 보고하는 지출 내역을 조금씩 부풀린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자신이 그런 대로 착한 사람이라 믿으며 이 정도 속임수는 괜찮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원제: The Honest Truth About Dishonesty)에서 댄 애리얼리 듀크대 교수는,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를 저지르며 이득을 얻는 동시에 자기 자신이 정직한 사람이라며 합리화하는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한다. 오늘날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자신이 근본적으로 착하다고 믿는 성향이 강하다. 이런 ‘착한 사람’ 개념에 의지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자신의 도덕적인 이미지와 이기적인 욕망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하려 애쓴다는 것이다. 마치 다이어트를 위해 식단을 조절하듯 말이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애리얼리는 이런 현상을 입증할 다양한 실험 사례와 연구 자료들을 제시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시각장애인과 일반인 실험 진행자로 하여금 택시를 타게 해 운전사들의 대응방법을 살폈다. 실험 결과, 택시 운전사들은 일반인에게 일부러 길을 돌아가는 부정행위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저질렀다. 마음만 먹으면 시각장애인에게 훨씬 더 쉽게 부정행위를 저지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택시 운전사들은 시각장애인을 속이는 것에 더 큰 죄의식과 저항감을 느꼈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의 정직하지 못한 비윤리적인 행동이 인간관계에서, 비즈니스에서, 정치에서 어떻게 나타나며, 이것이 스스로는 높은 도덕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우리 모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핀다. 저자는 혁신적인 실험과 놀라운 통찰력을 바탕으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낱낱이 파헤친 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무엇이 우리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한다.
최근에 우리는 전 세계에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금융위기를 겪었다. 이 사건은 우리의 삶 및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비이성(부조리)이 수행하는 역할과 인간성 상실에 대해 성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우리는 이성과 비이성(합리성과 비합리성)의 문제에 직면했으며, 시장에 대해 갖고 있던 기존의 접근방법을 재평가하기 시작했다. 덕분에 우리는 미래에 닥칠 수 있는 위기를 피하기 위해 어떤 새로운 구조를 마련해야 할지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사람의 정직함과 부정직함에 관해 전혀 새로운 통찰을 깨닫게 해주는 이 책은 우리가 자기 자신은 물론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는 방식을 바꿔줄 것이다.
저자 댄 애리얼리(Dan Ariely)는 저명한 행동경제학자이자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상식 밖의 경제학》의 저자. 듀크대학교 심리학 및 행동경제학 교수로 푸쿠아비즈니스스쿨, 인지신경센터, 경제학부, 의학부 등에서 강의와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다. 텔아비브대학교를 졸업하고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 인지심리학 박사 학위를, 듀크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듀크대학교 내에 ‘고급통찰센터The Center for Advanced Hindsight’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그의 다양한 연구 업적은 〈뉴욕타임스〉〈월스트리트저널〉〈워싱턴포스트〉〈보스턴글로브〉 등 유수의 매체에 소개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행동경제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그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좀 더 현실적으로 인간의 행동을 설명할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간은 비합리적이지만 그 행동 패턴을 예측할 수 있다”는 주장을 기발한 실험들로 입증해 보인 그는 ‘경제학계의 코페르니쿠스’라는 별명을 얻었다. 경제 주체는 늘 합리적인 존재라는 기존 경제학의 근본적 전제를 정면에서 반박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비합리적인 선택과 결정을 하는 존재임을 다양하고 기발한 실험을 통해 보여준 그의 처녀작 《상식 밖의 경제학》은 행동경제학의 새로운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됐다. 인간의 비이성이 갖는 긍정적 영향에 주목하고 이를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제시한 《경제 심리학》 역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극찬을 받았다. 이 책에서도 그의 탁월한 통찰력은 여전히 발휘되고 있다. 그는 혁신적인 실험과 유쾌한 일화를 바탕으로 부정행위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편견을 낱낱이 파헤친 뒤 우리 모두에게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보자고 제안한다. 더불어 무엇이 사람들로 하여금 부정행위를 저지르게 하는지 그 요인을 탐구하고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인 부정행위를 통제할 방안을 제시한다.
역자 이경식은 작가이자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경희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를 졸업했다. 영화 〈개 같은 날의 오후〉〈나에게 오라〉, 연극 〈동팔이의 꿈〉〈춤추는 시간여행〉, 드라마 〈선감도〉 등의 대본을 썼다. 지은 책으로 《안철수의 전쟁》《이건희 스토리》《대한민국 깡통경제학》《청소년 경영학 오딧세이》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워런 버핏 자서전 《스노볼》, 버락 오바마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 《픽사 이야기》《직장으로 간 사이코패스》《욕망하는 식물》《소셜애니멀》 등이 있다.
경제적인 이익 vs. 도덕적인 이익, 무엇이 우선할까?
사람들은 대개 다른 결정을 내릴 때와 마찬가지로 이성적인 비용편익분석을 바탕으로 스스로가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생각한다. 애리얼리는 이런 생각에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부정행위를 둘러싼 인간 본성에 관해 통찰력 있는 주장을 내놓는다. 저자는 인간의 윤리적인 행동과 비윤리적인 행동을 결정하는 것은 비이성적인 요인이라 주장한다. 그리고 정직함과 부정직함에 대한 인간 능력의 본질이 무엇인지 인지심리학, 행동경제학, 신경경제학을 넘나들며 흥미로운 사유와 논리를 펼쳐 보인다.
애리얼리는 노벨상 수상자이자 시카고대 경제학자인 개리 베커(Gary Becker)의 견해를 소개한다. 베커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합리적인 분석을 거친 뒤 부정행위를 저지른다고 주장한다. 의사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오직 비용편익분석을 바탕으로 판단하며 도덕적인 부분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저자는 베커의 이론처럼 우리의 행동이 늘 비용과 편익에 대한 합리적인 분석이나 계산과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부정행위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고 한다. 하나는 어떤 사람이 이것저것 따져보고 계획적으로 덮치는 강도 타입, 다른 하나는 스스로를 정직한 사람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사소하게 저지르는 범죄 타입이다. 현실에서는 소극적인 부정행위자들의 범죄 피해 규모가 적극적인 부정행위자들의 강도 피해 규모보다 훨씬 크다고 말한다.
저자는, 사람들이 저지르는 부정행위는 합리적인 비용편익분석이 아니라 한 개인이 가진 퍼지요인(fudge factor)으로 인해 나타난다고 주장한다. 퍼지요인에 따라 사람들은 부정행위를 저지르고자 할 때, 이런 자기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얘기다. 스스로가 나쁜 사람으로 보이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도덕적으로 넘치는 것과 모자라는 것을 적당히 조절해가면서 자기 자신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인물로 유지하려 노력한다. 애리얼리는 이런 점에 비춰볼 때, 우리의 행위는 ‘경제적인 동기’보다 ‘도덕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표준적인 경제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착하다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이런 퍼지요인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다른 사람은 물론 자기 자신을 덜 속이게 할 수 있을까? 도덕적인 삶을 유지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합리화와 자기기만이 선을 넘지 않도록 관리하는 일이다. 애리얼리는 이따금씩 도덕성을 재는 저울의 영점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고 권한다. 자기합리화에 익숙해질수록 사람들은 올바른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이럴 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현재의 행동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권한다. 천주교의 고해성사와 유대교의 욤 키푸르(속죄일)가 바로 이런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장치다. 어떤 것에 유혹을 느끼고 부정행위를 저지르고 싶은 마음이 들 때마다 ‘십계명’을 암송할 수도 있다. 유혹의 순간에 아주 작은 각성 장치 하나가 장황하고 거창한 설교보다 효과적이라고 애리얼리는 주장한다.
짝퉁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은 거짓말쟁이?
애리얼리는 도덕적인 삶을 유지하는 것은 다이어트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다이어트를 할 때 사람들은 점심과 저녁으로 샐러드만 먹었으므로 쿠키 몇 조각은 먹어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진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전반적인 삶을 돌아볼 때 스스로가 꽤 훌륭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면 사람들은 사소한 부정행위는 너그럽게 허용하고 만다. 사람들은 자신이 정한 기준을 한 번 깨고 나면 더 이상 자기 행동을 통제하려 들지 않는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그때부터 부정행위의 유혹에 이전보다 훨씬 쉽게 넘어간다고 조언한다.
이런 현상을 입증하기 위해 애리얼리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여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명품과 짝퉁’ 실험을 제시한다. 명품은 20개의 ‘클로에’ 선글라스, 개당 가격은 40만 원 안팎이었다. 애리얼리 1연구팀은 ‘진품’ ‘짝퉁’ ‘진품 여부 설명 없음’의 세 가지 조건을 설정하고 모두에게 진품을 나눠주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선글라스를 쓰고 복도에 나가 벽에 붙은 포스터와 창밖 풍경을 보면서 착용감과 품질을 느껴보라고 지시했다. 이어 수학 문제 20개를 5분간 푸는 과제를 냈다. 정답을 맞힌 수에 따라 돈이 지급되는 과제였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이 속임수를 쓸 수 있는 여건을 조성했다. 답안지를 파쇄기에 넣은 뒤 자신의 정답 개수를 스스로 보고하게 한 것이다(이때 파쇄기는 작동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진품 집단에서 실제보다 많이 풀었다고 보고한 학생은 30퍼센트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짝퉁 집단에선 거짓 보고 비율이 74퍼센트에 이르렀다. ‘설명 없음’ 집단에선 42퍼센트였다. 이는 진품 집단에 가까운 수치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진품의 정직성 효과는 미미하다는 것이다. 반면 짝퉁을 사용하면 자아의 도덕적 제약이 느슨해져 부정행위의 길로 들어서기 쉽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짝퉁이 타인의 정직성을 의심하게 만드는지도 알아봤다. 실험 참가자들에게 진품이나 짝퉁(실제로는 진품) 선글라스를 착용한 뒤 설문에 응답하게 했다. 설문은 “내가 아는 사람이 마트에서 새치기 같은 행동을 할 가능성을 평가하라” “사람들이 ‘미안해, 차가 너무 밀려서’라는 변명을 할 때 이것이 거짓말일 가능성을 평가하라” 등이었다. 그 결과는 예상과 같다. 짝퉁 착용자는 지인이 새치기를 할 가능성이나 사람들이 흔히 하는 변명이 거짓말일 가능성을 진품 착용자보다 더 높게 평가했다.
이 실험을 통해 우리는 짝퉁 명품을 지닌 사람은 스스로 부정직해지며 남을 불신하는 경향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짝퉁 명품은 우리의 행동은 물론 우리가 스스로에 대해 갖는 이미지와 주변 사람들을 보는 방식을 변화시킨다. 궁극적으로 우리는 짝퉁에 대한 대가를 도덕성이라는 화폐로 치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주변 사람까지 챙기는 착한 사람이기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
우리는 어떤 집단에 속해 있을 때 부정행위의 유혹을 더 많이 받을까, 아니면 더 적게 받을까? 집단이라는 사회적인 연결 상태에서 이타주의와 부정직함은 어떤 경향을 보일까? 정직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집단이라는 환경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애리얼리는 “협력하는 환경에서 부정행위는 어떻게 나타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의 답은 이렇다. 자신의 부정행위로 다른 사람이 이득을 볼 때 사람들은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더 많이 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순수하게 이타적인 차원에서 하는 부정행위는 온전히 자기 자신만을 위한 이기적인 부정행위보다 합리화하기가 쉽기 때문에 도덕적인 금기의 벽이 더 쉽게 무너진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이타적인 부정행위의 경향성을 살펴보기 위해 부정행위로 얻는 이득을 실험 참가자의 짝이 챙기는 조건으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순수하게 다른 사람을 위해 부정직한 행동을 할 때, 즉 부정행위를 하는 사람이 자기 행위에 따른 이득을 전혀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부정행위의 규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까지는 온전히 이기적인 동기에 따라 행동하지만 때로 주변 사람이나 자신이 돌보는 누군가의 이익을 좇아 행동하기도 한다. 이런 감정 때문에 사람들은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타이어가 펑크 나 난감해하는 사람을 돕고, 길거리에서 주운 지갑을 주인을 찾아 돌려주며, 노숙자 쉼터에 돈을 기부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다른 사람을 돌보려는 이런 이타적인 성향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부정직한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에서 좀 더 부정직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우리는 주변 사람까지 챙기는 착한 사람이기 때문에 부정행위를 저지른다는 역설이 성립되는 순간이다.
부정행위도 전염된다
부정행위는 일상적인 현상일 뿐만 아니라 전염성이 있으며 주변 사람들의 나쁜 행동에 의해 촉진될 수 있다. 애리얼리는,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집단의 구성원이 사회 규범의 범위를 넘어서는 행동을 할 때 자신의 도덕성 범주를 수정하며 그의 행동을 자신의 모델로 삼는다고 말한다. 그 사람이 부모, 직장 상사, 교사 혹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일 경우에는 그의 행동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이런 사실은 부정행위를 포함해 사람들이 자기 자신의 행동이 어디까지 용인될 수 있는지 그 범위를 결정할 때 주변 사람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애리얼리는 부정직함이 사회적인 전염을 통해 개인에서 개인으로 전파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부정직함을 제어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보통 사람들은 사소한 잘못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잘못들이 쌓이고 모이면 잘못된 행동을 대대적으로 해도 괜찮다는 신호로 인식될 수 있다. 바이러스가 이 사람에서 저 사람으로 옮겨가듯 새롭게 탄생한 보다 덜 윤리적인 행동 양식도 사람들 사이에 전파해나간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미묘하고 느리게 진행되지만 종국에는 어마어마한 재앙이 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사소한 부정행위에 대해 우리가 치러야 하는 비용이며, 또한 아무리 사소한 잘못이라 해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저자는 ‘깨진 유리창 이론(Broken Window Theory)’을 들어 개개인의 사소한 부정행위를 개선하는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 이론은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상점 주인이 건물을 포기했거나 관심이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게 돼 불량배들이 그 건물에 모여들기 시작하고 결국 그 지역 전체가 슬럼화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사소한 범죄라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거나 쉽게 용서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애리얼리는 이와 마찬가지로 부정행위의 사회적인 전염을 고려한다면 단 한 차례의 사소한 부정행위도 그냥 넘겨서는 안 되며, 비록 사회적인 영향력은 크지 않더라도 도덕적인 행동을 고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어떻게 도덕성을 회복할 것인가?
욕망이 없는 인간은 더 이상 인간이 아니다. 모든 인간은 욕망을 추구하며 따라서 부정행위는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다. 인간 사회에서는 기본적으로 부정행위가 만연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부정행위에 대한 저자의 결론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부정행위의 수준을 낮출 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도덕성을 개선할 수 있을지 탐구하고 그에 대한 희망적인 대안을 찾아낸다. 저자의 연구 목적도 바로 여기에 있다.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부정행위의 추악함과 이것이 빚어내는 엄청난 결과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우리 안에 그리고 사회 도처에 자리를 잡고 있는 부정직함의 마술을 벗겨내고 그 실체를 정확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현실적인 해법이 나오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와 관련해 이렇게 말한다.
사람의 행동을 실제로 이끄는 요인들을 좀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나면 부정직함을 비롯해 인간의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는 여전히 희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를 둘러싼 환경을 개선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우리는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21쪽)
저자는 인간 사회가 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는다. “과거의 잘못에 마침표를 찍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사회적 차원에서 좀 더 폭넓게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인간과 사회가 아무리 추악하다 하더라도 인간과 사회에 대한 믿음 혹은 연민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과 연민이 있기에 부정행위에 대한 저자의 혐오가 섬뜩하지만은 않다.
거짓말하는 착한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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