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세스 고딘이 '보랏빛 소가 온다The Purple Cow'를 썼을 때 그가 벌인 첫 번째 마케팅은 종이 우유팩 속에 포장한 한정판 수천 개를 미국 전역의 서점에 뿌리는 일이었다.
"정말 보랏빛 소가 있다는 거야?"
"이 안에 도대체 책이 들은 거야, 우유가 들은거야?"
서점에서 보랏빛 얼룩의 우유팩을 본 독자들은 궁금했다. 그래서 너도 나도 보랏빛 우유팩을 집어들었고, 한정판은 며칠 되지 않아 매진이 되었다. 이 희안한 마케팅으로 '보랏빛 소가 온다'는 언론의 화제가 되었고, 결국 밀리언셀러가 되었다. '리마커블remarkable한 놈이 세상을 지배한다'는 내용의 이 책은 스스로 리마커블한 녀석이었던 것이다.
세스 고딘은 경영의 구루답게 자신의 책을 마케팅하는데 전력을 다했다. 다양한 방법 중에 인상적인 것은 책을 낼 때 마다 새 책 표지를 바탕으로 명함을 만드는 것이다. 전형적인 명함은 한 번 건네고 말면 직장을 바꾸거나, 직급을 바꿀 때 새로 만드는 일종의 자기소개 방법이다. 하지만 세스 고딘은 "왜 명함을 자주 바꾸면 안되는 거지?" 하고 명함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틀었다. 그리고 다작가인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내세울 수 있는 방법을 더했다.
바로 책을 새로 낼 때 마다 명함을 바꾸는 것이다. 그 후 세스 고딘의 지인들은 일 년에 몇 번씩 새로운 명함을 받았고, 그의 새 책 소식은 물론 그의 왕성한 필력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의 새 책을 궁금해 했다. 세스 고딘의 책이 출간되기만 하면 화제가 되는 이유가 이 때문이 아닐까.
이번 책을 만들면서 마케팅 회의 때 출판사(지식공간) 대표께 세스 고딘의 이야기를 전했더니 지난 월요일 예쁜 '명함 선물'을 보내왔다. 새 책을 만날 때 만큼 즐거운 경험이었다. 물론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있다. 어떤가? 이런 것이 생생히 살아있는 마케팅이 아닌가.
출판 마케터를 비롯 변화를 꾀하는 모든 이들에게 전하노니 변화했거든, 명함에 이것을 알리시기 바란다.
내 이야기가 아니라 세스 고딘의 충고다.
- Richbo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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