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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nd)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68 번째 리뷰 - 네이버 파워블로거 흙장난 님

by Richboy 2012. 12. 12.

 

 

 

   이번 리뷰의 주인공, 흙장난 님은 절친한 지인이다. 그와의 인연이 2009년 서울 도서대전 즈음이었으니, 적지 않은 시간을 교통해 오고 있다. 네이버에서 책 부문 파워블로거로 활동하는 그 역시 블로그와 신문 칼럼 그리고 독서클럽 등을 통해 좋은 책을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는 사람, 반갑고 고마운 사람이다. 

그의 리뷰를 보고 있노라면 즐거운 독서를 강조한 내 말에 십분 공감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이 드는 독서에 즐거움이 없다면 결코 오래도록 할 수 없는 일이다. 단, 그 즐거움 속에서 스스로 깨닫게 되는 '배움 혹은 보람'을 느낄 때까지만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 후엔 일부러 책을 찾아읽을 테니까. 독서의 참맛, 아는 사람은 안다. 모두 알게 되기를 바랄 뿐이다.

 

 

 

 

 

책 앞에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김은섭.

 

고등학교 때 공부하던 성문종합영어에 이런 글이 있었다.

[I heartily wish that in my youth I had had someone of good sense to direct my reading. I sigh when I reflect on the amount of time I have wasted on books that were of no great profit to me]

 

의미만 전하자면 어린 시절에 나의 독서를 지도해 줄 누군가가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나에게 별로 도움도 되지 않는 책을 읽느라 보낸 많은 시간을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정도 되겠다. 나의 지난 독서를 생각하면 공감하고 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제 멋대로 읽은 덕에 남다른 독서를 했다는 별난 독서 이력은 남았기에 그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책 앞에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조금 건방진 이야기일지는 모르지만 이 책은 내가 읽을 책은 아니다. 이 책은 독서 초보를 위한 책이다. 책 읽기를 이제 시작하는 사람,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자신의 독서법이 옳은 것인지 의문이 드는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을 책이다. 독서에 대한 동기 부여도 되고 격려도 받으면서 자신감도 생길 것이다. 일반인들이 책 앞에서 머뭇거릴 때 이 책의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일까?.

 

저자가 독서 초보자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독서의 즐거움이다. 어릴 때 독서에 대한 트라우마(로보트 때문에 구입한 할부 책)와 어려웠던 가정환경 등으로 저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 까지 독서와 담을 쌓고 살았던 인물이다. 대학 입학 후 교양국어 교수님을 멘토로 삼아 제대로 된 독서를 시작했다. 그 때 교수님이 강조한 것이 책 읽는 즐거움이다. 초보 독서가들이 실수하는 부분이 베스트셀러를 읽거나, 각종 기관에서추천하는 독서에 욕심을 내는 것이다.

자신의 취향을 애써 무시하고 남들이 읽는 책, 읽어야 한다고 말하는 책을 붙잡는 것은 책과 친해지기도 전에 더 멀리 만들수 있다. 책과 먼저 친해져야 한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책, 재미있는 책을 읽으면서 책을 항상 가까이 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다. 친해지고 나면 관심의 폭을 넓혀 다양한 책 읽기에 도전해야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저자가 동생들의 독서멘토가 된 것이다.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쓰고 책으로 대화를 나눈 후 충실도에 따라 용돈을 차등 지급한 것이다. 너무 잘 쓴 리뷰를 확인해 보니 인터넷 서점 독자의 리뷰를 베낀 것이 탄로나 용돈이 깎인적도 있었지만 용돈은 매월 상승곡선을 그렸다. 책 읽는 대가로 용돈을 지급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저자는 그 용돈 지급을 동기부여로 활용한 것이다. 독서 습관이 잡힌 후에는 용돈이 안 걸려 있어도 알아서 잘 읽더란 말이다. 두 동생은 매년 100권 이상씩 읽는 열혈 독서가가 되었고 지금도 그 습관은 이어지고 있다.

저자가 주장하는 독서의 완결판을 살펴보자. 저자가 말하는 독서의 완성은 '북리뷰'다. 심히 공감한다. 저자는 경제,경영서 전문 리뷰어다. 지금껏 900편 이상의 리뷰를 올렸다. 열심히 읽고 읽은 내용을 생각하고 그것을 정리해서 한 편의 글로 완성시키는 것이 북리뷰다. 북리뷰는 읽은 책을 한 번 더 곱씹는 게 아니다. 개인적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적어도 3-4번은 다시 읽고 생각하게 된다.

 

리뷰를 쓰면 글 쓰는 즐거움도 함께 맛볼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기 고백이고 성찰이다. 동시에 자기를 표현하는 수단이다. 우리 나라에 훌륭한 과학자는 많다. 그러나 개미학자 최재천 만큼의 인지도를 가진 과학자가 많지는 않다. 과학적 업적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대중적 글쓰기와 저서의 차이라고나 할까?

주변에 이제 막 책 읽기를 시작하는 사람에게 독서에 관한 책을 권할 때 안상헌의 <생산적 책읽기>를 추천했다. 독서초보들에게 추천할 책이 한 권 더 늘었다. <책 앞에서 머뭇거리는 당신에게> 바로 이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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