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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Some place../오늘의 책이 담긴 책상자

리치보이가 주목한 오늘의 책 - 문명의 배꼽, 그리스(박경철)

by Richboy 2013. 1. 15.

 

 

 

 

   지난 2011년 11월, <자기혁명> 출간 후, 국내에서 진행하던 모든 방송과 칼럼 연재들을 접고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발자취를 밟고자 홀연히 그리스로 떠난 시골의사 박경철 씨가 1년여의 여정을 책으로 담았네요. 이번에도 '리더스북'을 통해 나왔습니다.
훌륭한 작가들은 삶이 곧 책이 되나 봅니다.

   저는 지난 해 안철수의 대선출마를 지켜보면서 '박경철이 국내에 있었다면...'하는 추측을 하곤 했습니...다. 역사, 특히 정치에 '만약에~'란 있을 수 없다지만 결과론적으로 볼 때 그의 부재不在는 아쉬움을 낳았습니다.
하지만 그의 그리스행은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벌인 '박원순과 안철수의 담판' 을 지켜보며 흘렸던 그의 눈물에서 이미 예고되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박경철은 결코 '정치인'을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저는 판단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오히려 그는 '자유인 조르바'를 찾아 그리스로 떠났습니다. 몸이 않좋아 국내에 잠시 입국하기도 했지만, 그는 홀로 유럽재정위기의 촉발지의 몸살을 몸소 경험했습니다. 그 속에서 얻은 그의 인사이트가 저는 무척이나 궁금합니다.

   현재 예약판매중이라고 하네요. 박경철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저만큼이나 반가울 것 같네요.
공유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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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인식하건 못하건 공간은 중요하다. 구체적인 삶의 자취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고스란히 묻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공간은 지금까지 덜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여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공간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물며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문명의 격랑이 파도쳤던 그리스의 경우라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 아니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연대기의 틀을 고수한다면 왕조나 지배 계급을 중심으로 한 주류의 이야기에 머물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에 명멸했던 그 모든 문명이 그들 주류의 몫이라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명이란 지배 계급만이 아니라 허리 휘도록 무거운 돌덩이를 등짐지어 나르며 그 위대한 문명의 탑을 쌓아 올린 이름 모를 민초를 빼놓고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터. 문명의 정통성이 바로 민초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인간이 쌓아 올린 문명의 모든 것!

우리가 인식하건 못하건 공간은 중요하다. 구체적인 삶의 자취가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고스란히 묻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중요성에 비해 공간은 지금까지 덜 주목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여 지금 우리가 서 있는 공간을 제대로 이해하기란 만만한 일이 아니다. 하물며 수천 년의 역사를 거슬러 문명의 격랑이 파도쳤던 그리스의 경우라면 더더욱 쉽지 않은 일이 아니겠는가. 사정이 이러한데도 연대기의 틀을 고수한다면 왕조나 지배 계급을 중심으로 한 주류의 이야기에 머물기 십상이다. 뿐만 아니라 역사에 명멸했던 그 모든 문명이 그들 주류의 몫이라 잘못 전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문명이란 지배 계급만이 아니라 허리 휘도록 무거운 돌덩이를 등짐지어 나르며 그 위대한 문명의 탑을 쌓아 올린 이름 모를 민초를 빼놓고서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터. 문명의 정통성이 바로 민초들에게 있기 때문이다.

그 공간 여행의 출발지를 펠로폰네소스로 정했다. 바로 이곳 펠로폰네소스가 그리스 문명의 어머니이자 서구 문명의 자궁이기 때문이다. 익히 알려진 코린토스, 미케네, 올림피아, 스파르타 외에도 미스트라, 모넴바시아, 글라렌자, 에피다우로스 등 고대 그리스 문명의 씨앗들이 뿌려지고 싹튼 땅이 바로 펠로폰네소스이다. 우리는 흔히 그리스 하면 조건반사처럼 아테네를 떠올리며 동일시한다. 펠로폰네소스에서 싹튼 씨앗이 꽃을 피우고 열매 맺은 곳이 바로 아테네가 있는 아티카 지역이다. 그런 까닭에 그리스라는 미궁의 출발점은 펠로폰네소스여야 했다.

이것이 바로 펠로폰네소스를 그리스 문명을 가로지르는 여행의 출발지로 잡은 소이연이다. 근대 이후 세계의 패권을 움켜쥔 서구 문명이 탯줄을 대고 있던 곳, 그래서 오늘날의 기간테스(Gigantes)인 서구가 자랑스러워하는 문명의 배꼽! 이제 헬라스의 뿌리이자 헬레네의 고향, 펠로폰네소스로 들어간다.

- 프롤로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