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저자는 자본의 관점에서 기업의 모든 것을 보게 하는 재무제표부터 바꾸자고 제안한다. 기존 손익계산서가 비용으로 취급하는 직원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과 같은 자리에 놓자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직원의 몫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며, 직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는 것이 주주 이익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기업의 목표가 된다. 이 외에도 주식회사를 진정으로 민주화하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일하지 않는 주주 몫은 ‘이익’인데, 왜 직원 몫은 ‘비용’인가?
‘현대판 귀족주의’를 지탱하는 ‘주식회사의 이념’을 고발한다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는 주식회사를 둘러싼 ‘현대판 귀족주의’를 고발하고, 나아가 진정한 경제 민주주의가 갖춰야 할 요건이 무엇인지 제시한다. 이 책은 주식회사 설계의 근간에 있는 ‘주식회사는 주주의 재산’이라는 ‘이념’에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무심코 받아들인 이 이념이야말로 오늘날의 경제 질서를 극소수의 경제 귀족이 쥐락펴락할 수 있게 하는 ‘마술’이다.
저자는 “주식회사는 주주가 ‘소유’한 생명 없는 ‘재산’이 아니라 살아 있는 사람들로 이뤄진 공동체”라며 “경제 민주주의는 이 진실을 받아들이는 데서 출발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상장 기업은 반(半)공적 기구로서 사적 재산이나 사적 계약 이상의 존재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귀족주의적 주주 자본주의의 대안으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를 내세운다. 주주와 종업원, 지역 사회가 동등한 기업의 주인으로 인정받으며 기업 경영의 권한과 성과를 함께 나눠야 한다는 것이다.
《1부 경제 귀족주의》에서는 유럽 중세시대와 근대 계몽사상, 미국 건국 정신까지 넘나들며 ‘주주가 소유하는 주식회사’라는 거대 괴물이 탄생한 역사와 그 낡은 관념의 문제점을 들춰낸다. 《2부 경제 민주주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과 경제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상상력 가득 찬 대안을 내놓는다.
비뚤어진 자본주의의 이면 ‘경제 귀족주의’ 환상을 벗긴다
건강한 자본주의, 경제 민주화의 진짜 해법 “주식회사를 변혁하라!”
하버드 경영대학원 “필독서”, 와튼 스쿨 교수진 “가장 마음에 드는 책”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열렬 추천 “경제 민주화의 교과서”
어떤 질서 안에서 살아갈 때는 그 질서가 하나의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가상에 불과하며, 역사상 모든 체제가 그러했듯이 그 질서 역시 언제고 변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기 쉽지 않다. 시장자본주의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주주야말로 주식회사의 주인이며, 주식회사의 활동은 마땅히 주주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자연스럽게 생각한다. 2008년 리먼 사태와 함께 덮친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걸신들린 듯 이익만을 좇는 탐욕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지만, 주식회사가 주주의 것이라는 테제 자체를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주주에게 돌아가는 몫은 ‘이익’인데 왜 직원에게 돌아가는 몫은 ‘비용’인지, 공장이나 사무실만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사람들까지 포함하는 기업이 어째서 주주의 재산인지를 묻는 사람은 별로 없다.
이 책은 《1부 경제 귀족주의》에서 유럽 중세시대와 근대 계몽사상, 미국 건국 정신까지 넘나들며 ‘주주가 소유하는 주식회사’라는 거대 괴물이 탄생한 역사와 그 낡은 관념의 문제점을 들춰낸다. 《2부 경제 민주주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기업과 경제의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구체적이고 상상력 가득 찬 대안을 내놓는다.
주주는 주식회사의 자금을 댄다. 사실일까 거짓일까?
자금을 대지 않고도 기업을 지배하는 마술, ‘주식회사 이데올로기’
흔히 주주는 상장 주식회사의 자금을 대는 ‘투자자’라고 말한다. 과연 그런가? 주식을 산 돈이 기업으로 들어가는 것은 신주 발행 때뿐이다. 학계에 따르면 주식 시장이 자본 공급 기능을 멈춘 지 50년이 넘었다. 주식 시장에서 거래된 돈 100달러 중 1달러만이 기업에 돌아갔다(미 연준 Federal Reserve, 2000년). 그 외에는 이 투자자에서 저 투자자로 끝없이 떠다닐 뿐이다. 주주는 더 이상 투자자가 아니라 ‘투기꾼’인 셈이다.
종업원의 생산성은 언제나 평가의 대상이 되지만, ‘주주 생산성’을 묻는 이들은 없다. 실제로 주주 생산성을 따져보면 직원 생산성만큼 향상하기는커녕 마이너스로 돌아선 지 오래다. 미국의 경우 주식 시장에서 기업으로 흘러 들어간 돈보다 기업에서 나온 돈이 많아진 지 30년이 넘었다. 주주는 기업에게 자금 공급원이 아니라 유출원이었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향상된 직원 생산성이 낳은 기업의 성과는 늘 주주의 몫이었고, 직원의 임금 상승률은 직원 생산성 향상폭을 거의 항상 크게 밑돈다. 모건스탠리의 수석 경제학자 스티븐 로치(Stephen S. Roach)는 “노동자가 얻는 보상과 노동자의 공헌 사이에는 15년이라는 어마어마한 격차가 여전히 존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오늘날 기업의 절대 목적이 ‘주주 수익 극대화’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간혹 이야기되더라도 ‘주주 수익 극대화’를 앞서는 목표일 수는 없다. 이런 이념 탓에 손익계산서의 맨 끝자리에 당기순이익이 자리 잡고, 대차대조표의 맨 마지막을 주주 몫의 ‘자기자본’이 장식한다. 기업은 그 끝자리의 숫자를 키우는 것을 절대 목표로 삼으며, 그 목표와 이해관계가 들어맞는 주주가 기업의 의사결정권을 독식하고 있다. 환경은 인류 공동의 ‘자산’이지만, 대차대조표상에는 그런 자산은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을 파괴하고, 대량 해고를 해도 주가만 오르면 그 회사는 ‘잘나간다’고들 말했다.
기여하는 바는 별로 없으면서 특권을 누리는 사람들을 역사는 ‘귀족’이라 부른다. 일하지 않는 귀족이 장악한 경제 시스템은 시장 원리와도, 민주주의와도 어울리지 않는 지나간 역사의 유물이다. 경제 시스템에서 귀족주의적 잔재를 털어내는 것이야말로 시장 원리와 민주주의에 기반한 건강한 자본주의를 구축하는 길이다. 이는 그 옛날, 하늘이 내린 왕의 권리와 싸워 이뤄낸 정치 혁명을 오늘날 경제에서도 완성하는 길이기도 하다.
중세 봉토는 봉건 귀족이, 현대 주식회사는 경제 귀족이 지배한다
주주자본주의라는 ‘신성(神聖) 권력’에 대한 권리장전을 선포하라
저자는 이 책에서 귀족주의가 장악한 현재의 경제 질서를 여섯 가지 원칙으로 요약한다. 그 설명을 따라가 보면 주식회사 중심의 21세기 경제 질서가 봉건시대의 군주제와 놀라우리만치 닮은 모습임을 깨닫게 된다.
● 기업 재무제표 이면의 세계관은 주식 소유주의 몫을 최대한 많게, 직원의 몫을 최대한 적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주식 소유주는 부의 창출에 별 역할을 하지 않으면서도 그 부에 대한 권리를 갖는다. 과거 귀족들이 무위로 특권을 누리던 것과 마찬가지다.
● 주식회사는 봉건 영지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공동체가 아니라 일종의 재산으로 여겨지므로, 재산가가 소유하며 사고팔 수 있다.
● 주식회사는 재산가 계급만이 투표권을 가지는 귀족주의적 통치 구조에 따라 운영된다.
● 기업 자본주의는 주식 소유주만을 위한 전(前) 민주주의적 자유 개념을 따른다. 이 개념은 직원과 지역 공동체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제대로 작동한다.
● 주식회사는 자신이 민간 주체이며 자유 시장은 자기조정적이라고 주장한다. 봉건 영주들이 왕권으로부터 독립적인 주권을 주장했던 것과 닮은꼴이다.
한때는 국가가 왕의 것이라는 이념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다. 한때는 일정 수준의 재산이 있는 사람만이 투표권을 가지는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때가 무르익었을 때 사람들은 당연하다고 여겼던 이념을 의심하기 시작했고, 그러한 의심이 불러온 변화가 민주주의를 싹 틔우고 성장시켰다. 경제 역시 마찬가지다. 진짜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해내려면 오늘날의 경제 질서에서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의심하기 시작해야 한다.
재무제표의 불편한 진실, 손익계산서를 바꾸면 관점도 바뀐다
“자본에 임금을 지급한다” 진짜 자본주의에 대한 즐거운 상상
저자는 자본의 관점에서 기업의 모든 것을 보게 하는 재무제표부터 바꾸자고 제안한다. ‘주주 이익 = 매출 - 비용’으로 처리되는 손익계산서는 주주 이익을 맨 아랫줄에 놓음으로써 기업이 주주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는 규범을 암묵적으로 전제한다. 저자는 기존 손익계산서가 비용으로 취급하는 직원의 이익을 주주의 이익과 같은 자리에 놓자고 제안한다. 이를 따르면, 새로운 손익계산서는 ‘직원 이익 + 자본 이익 = 매출 - 재료비’의 형식을 갖는다. 이렇게 하면, 직원의 몫은 더 이상 비용이 아니며, 직원에게 돌아가는 이익을 늘리는 것이 주주 이익을 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요한 기업의 목표가 된다. 현대의 지식기반사회에서 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이자 지식의 원천인 직원을 함부로 잘라버리는 게 ‘비용 절감’으로 인정되어 주가가 오르는 일도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새로운 실험을 시도한 기업들도 있다. 브라질의 언론사 ‘라프렌사’는 자본에 ‘임금’을 지급한 뒤 남은 이익을 주주와 직원이 똑같이 나눠 갖는다. 자본도 하나의 생산 요소로 간주해 사회적 평균 기대 수익에 따라 일정하게 정해놓은 대가를 직원에게 임금을 지급하듯 지급하는 것이다. 그리고도 남은 수익은 주주만이 아니라 직원들도 똑같이 분배받는다. 이런 방식이야말로 성과만큼 보상받는 진짜 자본주의의 방식이 아닐까?
이 외에도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는 주식회사를 진정으로 ‘민주화’하는 다양한 방법과 사례를 소개한다. “기업이 종업원 의사 결정 참여와 이익 분배를 실행할 경우 미국 전체의 생산성이 20% 증가할 것”이라는 뉴욕 증권거래소 의뢰 연구 결과 역시 눈길을 끈다.
“10년 전 준비된 경제 민주화의 교과서”
새 대통령에게 전하는 경제 민주화의 진짜 해법, 주식회사를 변혁하라
2012년 한국 대선 정국을 가장 뜨겁게 달궜던 정책 의제는 ‘경제 민주화’였으며, 이른바 ‘시대정신’이라고까지 평가되었다. ‘대침체’라 불리는 경제 위기 속에 많은 나라가 부의 양극화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소리 높였지만, 경제 민주화와 같은 급진적 구호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선거 운동의 간판 구호로 걸리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구체적인 정책은 구호에 걸맞지 않게 빈약하기 짝이 없으며 이론적 토대 역시 조악한 것이 현실이었다.
10년 전 엔론과 월드컴 등 대형 회계 스캔들이 줄을 이을 때 저자 마조리 켈리는 『주식회사 이데올로기』를 통해 삐뚤어진 자본주의의 이면에 경제 귀족주의가 있음을 날카롭게 지적했다. 그녀는 모두가 경제 귀족주의가 만든 환상에 빠져, 이것이 가상의 경제 질서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후로 10년이 지났지만 경제 귀족주의의 환상은 더욱 공고히 사람들의 의식을 틀어잡고, 점점 극단으로 치닫는 부의 양극화와 주주 중심주의 질서에 기름을 붓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받아들이고 있는 귀족주의적 경제 구조를 드러내며, 그러한 구조를 뒤집어 진정한 경제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방책을 내놓는다는 점에서 2013년 대한민국을 위해 준비된 교과서라 불릴 만하다.
주식회사 이데올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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