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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철학·예술·교양

지금 하품 중인 당신을 위한 책!

by Richboy 2023. 6. 15.

사람들을 24시간 중 1/3에 해당하는 8시간을 잠자는 데 '허비'하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결코 그렇지 않다. #잠 을 자는 8시간은 허비가 아니라 나머지 16시간을 잘 보내기 위한 충전시간이다. 그렇다. 말 그대로 충!전!시!간!인 것이다.

휴대전화만 하더라도 남은 전력 6퍼센트까지 멀쩡하다(15퍼센트 부근에서 전력이 부족하다고 부르륵 하고 한 번 떨어주긴 하지만). 하지만 5퍼센트가 되면 절전형으로 급전환되어 화면이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어두워진다. 방전이 되면 당신도 경험한 바 있듯 형태만 존재할 뿐 아무짝에 쓸모없는 '멍텅구리'가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충분히 잠들어 있어야 할 시간 1시간씩 줄어들수록 우리의 활동력도 10퍼센트씩 줄어든다. 밤을 꼴딱 새운 날은 방전된 휴대전화와 같은 '멍텅구리'가 된다. 이틀째가 되면 헛소리를 하고 급기야 미쳐버린 후 며칠을 잠 못들면 심지어 죽기까지 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잠자는 시간은 충!전!시!간! 이다.

몇년 전만 하더라도 나는 잠자는 #시간 을 아까워했던 사람이다. 거의 20여 년 동안 해야 할 것, 하고 싶은 것이 많았던 탓에 깊은 밤이 지나 #새벽 에 이를 때 까지 눈물이 흐를 만큼 큰 하품을 하면서도 잠들지 않고 뭔가를 하면서 궁싯거렸다. 평균 수면시간은 4~5 시간, 그렇게 사는 나는 '부지런하게 산다'고 자평했다. 그러다 #대장암 3기 판정을 받았다.

(대장암 3기 투병생활은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썼다)

 

 

 

 
아프지만 책을 읽었습니다
내 인생에 찾아온 병은 언제나 불청객이다. 건강한 사람에게 암은 예고가 없을뿐더러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중병이다. 사실, 병중에서도 암은 지극히 사적이고, 비밀스러운 경험이라 암을 얻은 당사자의 언술을 찾아보기 힘들다. 병과 싸우느라 말할 여유가 없거니와 다행히 치료를 마쳤다 하더라도 치료받는 받는 동안 쏟아 부은 기력을 회복하는데 에너지를 쓰느라 자신의 병을 알릴 여지는 더더욱 없다. 김은섭은 암환자가 된 날 밤, ‘내가 얼마 동안 어떻게 살든 현재 상황을 글로 남겨야겠다’는 다짐을 하고 매일 자신에게 일어나는 변화를 기록했다. 항암 치료 중에 자신의 병에 관해 기록한다는 건 보통일이 아니다. 에세이스트 허지웅은 최근 펴낸 〈살고 싶다는 농담〉에서 혈액암 치료 부작용으로 물건을 짚을 수도 없을 정도로 온 몸이 부어 올랐고, 천장이 내려올 것 같은 두려움에 떨며 밤마다 덜 아프게 해 달라고 기도하며 버텼다고 한다. 〈숨결이 바람 될 때〉는 36세의 신경외과 의사인 폴 칼라니티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게 된 2년을 담고 있다. 그는 ‘화학요법 때문에 손가락 끝이 갈라져서 아플 때에도 솔기가 없고 가장자리가 은색으로 된 장갑을 끼고’ 책을 썼다. 컴퓨터공학 교수로 있던 랜디 포시는 치료가 가장 어렵다는 췌장암에 걸려 생을 마감하면서 자신의 아이들과 제자들에게 꼭 남겨주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강의를 진행했고 그 내용인 〈마지막 강의〉를 남겼다. 〈아픈 몸을 살다〉에서는 젊고 건강했던 아서 프랭크 교수가 심장마비를 겪고 그 다음해에 고환암 진단을 받으며 질병으로부터 배운 이해를 드러낸다. 저자 또한 대장암 발병 후 부정-분노-협상-우울-수용의 5단계의 감정을 거치며 얻은 간절했던 말을 이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질병이 가져오는 상실과 고통을 인정하면서도 그저 피해자의 이야기에서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어려움을 용감하게 극복해낸 서사의 영웅 이야기도 아니다. 암이라는 병에 걸렸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의 인생이 끝난 건 아니란 점을 저자는 하루하루 충실한 생활을 통해 직접 보여주고 있다. 행운이 있든 없는 아픈 정도가 심하든 덜하든 내 인생에 찾아온 암투병도 소중한 인생의 한 부분이고 당신들과 나누고 싶은 ‘경험’이라는 걸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저자
김은섭
출판
나무발전소
출판일
2020.10.31

 

잠이 부족하면 활력도 줄어든다. 그 뿐 아니라 사람을 망가뜨린다. 잠이 부족한 만큼 피곤해져서 기분도 다운이 된다. 작은 일에도 짜증이 나고, 화내는 일도 잦아진다. 몸의 기관도 여기저기 망가진다. 당장 잇몸이 부어 이가 흔들리고, 멀쩡한 이가 아파진다. 늦게 자면 #야식 은 실과 바늘처럼 따라온다. 밤에 깨어있으니 배고픈 건 당연할텐데, 꼭 이럴 때에는 달거나, 기름지거나, 맵고 짠 것이 당긴다. 어이가 없는 건 이런 것들을 먹고 나면 식곤증이 몰려온다는 것. 그래서 숱한 날을 부른 배를 안고 잠자리에 들었다.

그렇다 보니 #소화불량 은 당연한 수순이고, #역류성식도염 도 해가 갈수록 심해진다. 그 다음으로 찾아오는 건 위염 혹은 대장내 염증이고 정도가 심해지면 용종이 되고 종양이 된다. 어찌 그리 잘 아냐고? 내가 겪은 것들이니까.

모든 #암발병 의 주된 요인 두 가지를 꼽으라면 스트레스와 수면부족이다. 하지만 이 중 스트레스 역시 수면이 부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한마디로 잠을 부족하게 자는 사람은 암에 걸리기 쉽단 소리다.

대장암에 걸린 다음에야 난 이 사실을 알았다. 정말 무식하고 무서운 깨달음이었다. 항암치료를 받는 5년 동안 내가 주력한 건 잠이었다. 많게도 말고, 적게도 말고 충분히 잠자는 것 그것만 챙겼다. 덕분에 아직까지 발병하지 않고 지내고 있다. 일찍 잠드니 야식이 없고, 배부르게 먹지 않다 보니 몸무게는 발병 당시보다 12 킬로그램이 줄어 들었다.

베스트셀러 작가 #찰스두히그 는 < #습관의 힘 >이라는 책에서 "모든 습관에는 코어해빗이 있다"고 말했다. 한가지 습관을 고치니 하루가 달라지고, 나중엔 인생이 달라진다는 뜻이다. #금연 , #금주 , #운동 이 #코어해빗 이다. 그중 제일가는 코어해빗은 충분한 #수면 이다.

투병을 하면서 나는 "충분히 자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를 고민했다. 그리고 그 답을 책에서 찾기로 했다. <#수면의과학 >, <#수면혁명 >을 비롯해 수면학에 대한 권위자로 알려진 스텐퍼드 대학에서 출간된 수면 관련서 일체, 심지어 #베르나르베르베르 의 소설 <잠 1, 2>에 이르기까지 국내에 출간된 수면관련서는 20여 권을 뒤져 파헤쳤다. 그러던 중 최근에 찾아낸 책이 바로 이 책 <#잠의사생활 >이다. 부제는 '관계, 기억, 그리고 나를 만드는 시간'이다.

 

 
잠의 사생활
20년 넘게 고약한 잠버릇 때문에 고생한 사내는 어느 날 밤, 잠결에 걷다가 크게 다치고서야 병원을 찾아간다. 하지만 의사에게도 별다른 대책은 없었다. 저자 데이비드 랜들의 충격적인 경험담으로 시작되는 이 책 『잠의 사생활』은 잠에 얽힌 역사, 문화, 심리, 과학, 진화생물학, 인지과학, 신경학, 정신의학, 수면의학을 파헤쳐 알게 된 신비로운 잠의 면모와 기이하고 흥미로운 사례를 다채롭게 엮어서 들려준다. 저자는 왜 잠을 자는지, 왜 꿈을 꾸는지, 왜 아이를 재우는 것이 어려운지, 왜 남자와 여자는 잠자는 방식이 다른지 등 잠에 관한 거의 모든 의문을 경쾌한 필치로 알기 쉽게 풀어낸다. 그동안 우리의 인생에서 간과됐고, 잊혔고, 미루었던 잠을 본격적으로 살핀다는 기대를 받은 바 있는 이 책을 통해 어젯밤 잠자리가 우리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나아가 어떻게 하면 더 잠을 잘 잘 수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데이비드 랜들
출판
해나무
출판일
2014.11.17

 

"우리가 지금보다 더 병들거나 미치지 않는 이유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은총 중 가장 고마운 잠 때문이다." 라는 #올더스헉슬리 의 명언을 시작으로 써진 이 책은 누구나 경험하지만 미처 깨닫지 못한 잠에 모든 것을 이야기한 책이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잠을 알면 알수록 더 깊고 편한 잠을 잘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당신이 오늘도 겪고 있는 #꿈 , #침대 , #불면증 , #수면제 , 성장기의 잠, 온전한 잠, 편안한 #밤 등 다양한 소재에 대해 말을 하지만 그 끝은 당신을 위한 온전한 잠으로 귀결된다. 전혀 딱딱하지 않는 문체, 재미있는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된 점 등은 내가 좋아하는 #말콤글래드웰 을 닮았고, 다른 수면관련서에서는 만나지 못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다. 침대 머리맡이나 화장실 등에 올려 놓고 부담갖지 말고 틈틈이 읽어보시길...다른 수면관련서 다섯 권 정도의 혜안을 이 책 한 권에서 만날 것이다.

 

이 쯤에서 당신이 내게 묻고픈 질문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래서, 당신이 찾아낸 최고의 수면은 뭔대?" 가 아닐까.

하루 6시간 이상 잔다.

밤 12시를 절대로 넘기지 않는다.

해야 할 일은 아침 6시 기상 후 한다.

평안한 잠옷이나 속옷을 입고 잔다.

내가 원하는 최고의 조건을 가진 침대와 침구에서 잔다.

방안 온도는 18~ 21도(약간 쌀쌀한)를 넘기지 않는다.

등이다.

"에이~ 다 큰 어른이 그걸 어떻게 지켜?" 라고 퉁을 놓을 것이다. 선택은 당신의 자유다.

하지만 #수면부족 으로 암에 걸렸던 환자의 조언이란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다면, 가장 먼저 충분히 잠을 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