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매일 특별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 독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독서가 즐겁다'면 ‘왜 즐거운가?’ 하는 점이다.
정유정의 < #7년의밤 >(은행나무) 같은 흥미진진한 #소설 을 읽다 보면 서사적 카타르시스에 숨이 턱턱 막히는 경험을 한다. 웬만한 #영화 에서도 할 수 없는 특별한 경험이다.
하지만 많은 독서가들의 이야기를 살펴보면 독서의 진정한 즐거움은 책에 깊게 빠져드는 #몰입 의 경험과, 책을 덮고 난 뒤 가슴 깊이 차오르는 뿌듯함에 있다고 한다.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뛰어든 지 3~4년 지났을 때 였다.
밥벌이를 하느라 내가 어떤 일을 했는지도 모를 만큼 바쁜 일상을 보내고 늦은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문득 ‘내가 이렇게 살려고 태어났나?’ 하는 회의가 들어 서글퍼졌다.
나름 분주한 하루를 보냈지만 가만히 돌이켜 보면 나 자신에게는 별반 의미가 없는 평범한 하루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허기보다 더 깊은 헛헛함을 느꼈다.
그날 밤 나는 마음의 허기를 채우려고 친구들과 어울려 밤새 술을 마셨다. 하지만 다음 날 저녁이 되자 가슴은 더욱 텅 빈 듯했다. 맛집을 찾아가 배를 가득 채워도 돌아서면 가슴에 구멍 하나가 뻥 뚫렸다.
이 공허한 가슴을 무엇으로 채울까 오랜 시간 고민하던 어느 휴일 오후, #서재 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서재로 가서 먼지를 뒤집어쓴 책을 집어 들었다. 이런저런 책들을 뒤지다 어느 글귀에 꽂혀 죽 따라 읽기 시작했다. 얼마나 읽었을까. 그때 문득 나는 내 깊은 마음속에 뭔가가 채워짐을 느꼈다. 그리고 책을 읽는 이 길지 않은 시간이 무미건조하고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하루로 만들어준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다 보면 나는 어느새 골치 아픈 일상을 떠나 책 속의 어느 한 공간으로 이동한다.
책 속 이야기에 빠져 주인공과 함께 희로애락을 느끼다 보면 시간의 흐름마저 잊는다. 책을 읽는 순간을 만끽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느껴지는 ‘뿌듯한 무엇’, 그것은 바로 내가 책을 읽으며 공감한 기억이다.
책을 읽으면서 시공간을 잊고 저자와 공감하는 순간, 나는 작은 행복감을 느낀다.
#몰입 의 대가이자 심리학자인 #미하이칙센트미하이 교수는 ‘이 순간 우리는 몰입했다’고 말한다. 미하이 교수는 이렇게 말한다.
“뭔가를 구입해서 소유하는 재미와 행복은 순간이고 그렇지 못할 때 불행을 느끼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에 빠져 얻는 그것은 오래도록 지속되고, 추구하고자 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어서 인생을 사는 동안 행복해질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현재의 무엇에 몰두할 때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을 얻는다고 한다.
몰입을 통해 느껴지는 뿌듯한 보람과 작은 행복감이 바로 ‘선물’인 셈이다.
아울러 미하이 교수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된 몰입 경험은 좋은 책을 읽는 행위이다. 독서 삼매경을 경험할 때 사람들은 등장인물과 파란만장한 사건에 완전히 빠져들게 된다. 상당히 빈번한 경우이긴 하지만, 일을 할 때에도 몰입을 경험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취미활동 이나 #스포츠 등을 통해서도 우리는 몰입할 수 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든 가장 쉽고 빠르게 몰입할 수 있는 대상으로 독서만 한 것이 없다.
독서는 우리에게 #즐거움 과 #배움, 그리고 #깨달음 을 주지만 #행복감 도 준다. 몰입이 주는 행복감, 그것은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기쁨 이다.
독서하는 과정이 항상 즐겁고 유쾌한 것은 아니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 을 읽거나,
잘 이해가 되지 않는 어려운 책을 읽을 때
어찌 즐겁다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미하이 교수는 ‘기록을 깨기 위한 #수영 선수’의 예를 들어 고달프고 어려운 순간을 넘기는 과정 역시 결국은 행복한 순간이고, 그것을 경험하기에 즐거워진다며 이렇게 말했다.
“수영 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깨기 위해 전력을 다한 후에,
그의 근육은 상당한 통증을 느낄 것이고,
허파가 터질 듯이 숨이 가빠올 것이며,
기운이 쭉 빠지면서 어지러움을 느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그 순간은 그의 인생에서 최고일 수 있다.
자기의 인생을 통제할 수 있는 힘을 갖는다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매우 고통스러운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최적 경험들을 하나둘씩 축적하다 보면 어느덧 자기가 인생의 내용을 차곡차곡 채워나가는 과정에서 소외되지 않고 주인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내 인생의 주인공은 나라는 강렬한 자각, 바로 이러한 느낌이 우리가 염원하는 행복에 가까운 상태가 아닐까?”
(#몰입미치도록 행복한 나를 만난다 , 한울림, 28쪽)
높은 산을 힘겹게 오를 때 우리는 종종 ‘저 산만 넘으면 그다음은 쉬울 거야.’고 스스로 타이르고 그 목적에만 집중해서 정상을 향해 한 걸음씩 옮기곤 한다. 마침내 #정상 에 올라섰을 때 가슴이 탁 트이는 시원함과 함께 가슴이 꽉 채워지는 느낌이 동시에 드는데 이때의 뿌듯함이 바로 작은 행복이다.
미하이 교수는 ‘ #플로우 (the flow)’라는 것은 다른 일에 신경을 쓰지 않을 만큼 지금 하는 일에 푹 빠져 있는 상태이며, 그 경험 자체가 매우 즐겁기 때문에 이를 위해서는 어지간한 고생도 감내하게 된다고 말한다.
책을 읽을 때도 몰입의 행복감은 찾아온다.
책을 읽으면서 울고, 웃고, 가슴을 졸이다 마지막 장을 덮고 난 뒤
우리는 휴우 한숨을 쉬며 뿌듯한 무엇을 느낀다.
책을 통해 지금껏 알지 못한 새로운 사실을 알았거나, 나를 전율케 하는 깨달음을 얻었거나 혹은 베개를 해도 될 만큼 두꺼운 책을 모두 읽었을 때도 뿌듯함이 느껴진다.
이 작은 행복감이 즐거워서 우리는 책을 읽는다.
‘몰입’이라고 하면 생각나는 책이 있다.
바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스펜서존슨이 쓴 <선물(The Present)>이다.
한 소년이 성장하면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선물’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책인데, 소년이 찾아낸 ‘우리가 받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바로 ‘몰입’이었다.
“정말 그 선물을 찾고 싶다면, 자네가 다른 행복했고 가장 성공적이었던 때를 생각해 보게.”
그는 어려서 잔디를 깎던 일을 노인과 함께 이야기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잔디 깎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해서 다른 일에는 전혀 관심도 주지 않았었다.
“지금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할 때 넌 산만하지 않고 행복하다. 정신을 집중해서 다른 일에는 전혀 관심도 주지 않았었다. 지금 하는 일에 완전히 몰두할 때 넌 산만하지 않고 행복하다.”
노인은 그렇게 말했었다.
“너는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에만 정신을 집중한다.”
그제야 오랫동안 그런 기분을 느끼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직장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였다.
쓸데없이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에 사로잡히곤 했었다.
그는 오두막집 안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그러고는 다시 모닥불을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는 과거를 생각하지 않았다.
미래에 대한 불안도 잊고 있었다.
그냥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을,
그리고 지금 자신이 하는 것을 즐기고 있었다.
이윽고 미소가 떠올랐다.
기분이 아주 좋아진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오직 자신의 현재(The Present)를 그냥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존재하고 있는 자신을 즐기고 있을 뿐이었다.
그 순간 갑자기 무언가가 뇌리를 스쳤다. “그래, 바로 그거야!”
비로소 그는 ‘소중한 선물’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그것은 늘 그곳에 있었던 것이다.
(선물, 스펜서 존슨, 랜덤하우스, 39~41쪽)
우리는 과거의 #후회 와 미래의 #불안 을 잊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무엇에 푹 빠져 몰입할 때 뿌듯한 #보람 을 느끼고 행복을 맛본다.
지금껏 주저리주저리 했던 말을 한 문장으로 줄여볼까?
‘매일 몰입의 행복을 맛보기 위한 가장 손쉬운 수단은 바로, 독서다.’
내가 말하고 싶었던 건 이거다.
- #리치보이 , #행복한부자학교아드푸투룸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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