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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모음 - Readingworks/자기계발

젊음의 탄생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멋진 학자의 멋진 책!

by Richboy 2008. 5. 25.
지은이
출판사
생각의나무
출간일
2008.4.25
장르
자기계발 베스트셀러보기
책 속으로
석학 이어령이 말하는 젊음의 탄생! 물음표와 느낌표의 젊음으로 거듭나기 위한 시도! 이 책은 하나의 특별한 도형 속에서 이른바 '창조지성'의 9가지 키워드를 실타래 뽑듯 뽑아 차례차례로 다음 도형이 갖는 의미의 컨텍스트와 ...
이 책은..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멋진 학자의 멋진 책!
나의 평가
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꽤 괜찮아요
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멋진 학자의 멋진 책! 
 
학자로서의 의무는 자신의 분야에서 처녀지에 첫발을 내 딛어 길을 내거나, 깊숙히 묻혀있어 인지하지 못한 보물이 어디메쯤 있을지 알려주는 것에 있다. 후학들이 그의 손과 발이 되어 그 깊이와 넓이를 더할 수 있도록 안내자가 되는 것이 가장 우선된 의무겠다. 하지만 현실과 실용에 첨철된 오늘날의 사회에 막 내 놔진 젊은이들을 최전선에서 맞이하면서 방황하는 그들에게 앞으로 펼쳐진 미래의 인생에 힘을 주고 격려하는 큰형으로서의 의무는 안내자의 그것 못지 않다. 젊은이의 행태에 마득찮아 하는 시선은 가득하기만 하고 기대치조차 두지 않는 학자들의 세계에서 '이 땅의 젊은 학자 이어령'이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고, 반가운 일이다. 2년 전 [디지로그]로 기술과 감성의 조화를 생각하게 하더니, 이번엔 '새내기 대학생'에게 '현재를 바라보는 눈'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 지를 제시한 책이 나왔다. [젊음의 탄생]이 그것이다.
 


 
  저자는 젊은이가 특히 대학생에게 필요한 '창조적 지성'을 설명하기 위해 아홉개의 키워드를 선정하고 이를 손에 잡힐 듯 도형으로 꾸며 '9UP 매직 카드'를 만들었다. 카니자 삼각형, 물음느낌표, 개미의 동선, 오리-토끼, 매시 업, 연필의 단면도, 빈칸 메우기, 지의 피라미드, 둥근 별 뿔난 별 등을 통해, 뜨고 날고, 묻고 느끼고, 헤메고 찾고, 섞고 버무리고, 연필에서 벌집, 앎에서 삶으로, 나의 별은 너의 별 등을 설명하면서 우리의 기존 사고체계를 뛰어넘어 '의심하고, 삐딱하게 보고, 새롭게 보고, 뒤집어 보고, 다르게 보기를 강권한다.
 
  그의 글을 읽고 있노라면 1934년에 태어난 사람으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학문에 대한 지독한 열정과 배움에 대한 갈망은 최근 100년간 일본에 대해 쓴 명저 10권 중의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던 '축소지향의 일본인'을 내던 시점 당시의 열정적인 '젊은 학자'로 지금까지 멈춰있는 듯 하다. 한 주제 대해 언급되는 사례들은 공서고금을 모두 훑은 듯 방대한데 마치 그 주제를 위해 준비된 듯 장대하게 나열되어 그의 조언에 힘을 실어준다. 작은 지식백과사전같은 이 책이 가능하게 한 힘은 과연 무엇일까?
 
그의 서재를 살펴본다면 짐작을 가능하게 한다. '보유 장서만 30,000여 권에 새로 사들인 책을 스캐너로 불러 읽어들여 데이터로 만든 것들만 100,000여 권에 이른다고 하니 나이를 잊는 그의 열정과 노력을 짐작케 하는 부분이다.
 
 
 
2001년에 실린 어느 신문사의 기사를 살펴보자. 이 기사에는 그의 데이터 저장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집 서재 카드 색인함에는 종이 카드 대신 수십 장의 CD가 들어차 있었다. 이 교수는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이 나오면 바로 스캐너를 통해 ‘긁어’ 들인다. 그리고는 자신만의 분류방식으로 CD에 저장해왔다. 파일이름은 우선 국가명(미국은 U, 영국은 B, 한국은 K식으로)에서 첫 이니셜을 고르고, 큰 분류(문학은 L, 문명은 C, 기술은 T, 기업은 B)에서 다음 이니셜을 적어준 뒤, 작은 분류에서 간단한 키워드를 적는다. 가령 새로 읽은 내용이 미국 기업에서 개발한 무기에 관한 것이라면 ‘UBWEAPON’이 되는 셈이다. 그렇게 직접 저장한 내용들이 벌써 CD 50여장에 달한다. CD 한 장에 일반 단행본 수백 권의 텍스트가 들어간다고 하니 막대한 분량이다."
 

70을 넘은 노인의 세대를 넘나드는 통찰력, 지식욕에 열망하는 학자의 자세, 젊은 세대를 능가하는 디지털기술의 활용법이 모여 만들어진 저자의 이 책은 정말 엄청난 지식을 쏟아놓는다. 한편 너무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던 걸까? 세번 째 카의 이름인 [개미의 동선]처럼 주제에 다가가기까지 산란함도 안겨준다. 강조되어야 할 젊은이들에 대한 조언과 충고보다는 저자의 박식한 지식과 정보력에 혀를 먼저 내두르게 만든다. 하지만 정보의 바다에 산재된 정보들을 어떻게 취합하고 활용하는가에 대한 본보기로서 이 책을 대한다고 해도 손색은 없다. 또한 우리나라의 이 땅에 널리고 널린 수많은 박사와 교수들 중에 '젊은이에 대한 고민'을 해주는 몇 안되는 '학자다운 학자'의 글이라는데 반가움이 앞선다. 젊은 세대와 호흡할 줄 아는 젊고 멋진 학자의 멋진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