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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직대란'과 '중소기업 부흥'의 해법, 이 책 속에 있다!
얼마전 30년 동안 흑자를 기록했던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이 '폐업', 아니 '종업終業(흑자였음에도 문을 닫게 되므로 굳이 폐업이라는 말을 피했다)'을 신고했다. 화제의 중소기업은 곰인형을 만드는 회사인 양지실업이고, 창업해서 30년 간 흑자를 내며 운영하다가 종업까지 제 손으로 하게 된 인물은 정석주 회장이다.
그의 '종업終業'의 이유는 30년 동안 경영을 해오면서 70대에 들자 건강이 안 좋고 머리 자체가 맑지 못하고, 창의력과 미래에 대한 준비를 하기에도 역부족을 느꼈고, 더 이상 욕심을 낼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성찰해서 양심적인 결론을 내려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 보면 더욱 기가 막힌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것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인재'를 영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중소기업이다 보니 뛰어난 인재들은 아무리 손짓을 해도 오질 않고, 설령 입사한다고 해도 오래 머물지 못한다고 TV의 뉴스에서 정회장은 말한 바 있다.
게다가 식구인 아들 마저 "나는 다른 길을 가겠다. 봉급생활자로 봉급 범위 내에서 인생을 살다가 죽겠다"고 말하며 아버지와는 다른 인생관을 선택했는데, 이는 좋고 편한 방법도 있는데, 어려움을 감내하면서 기업을 할 필요가 뭐가 있나'하고 자식이 중소기업인으로서의 아버지를 연민의 정으로 바라봤다는 뜻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중소기업인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정석주 회장은 어느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살아온 인생에서 아쉬움은 없는가 하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다시 태어나면 무엇을 하겠냐 묻는다면 '사업'은 죽어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힘들었던 것이 첫 번째고,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인가 자문했을 때 '못한다'는 대답을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람은 누구나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되는 일이 있게 마련인데, 사업에 있어서만큼은 내 노력에 후회가 없다."
살아온 인생에 후회가 없을 만큼 누구보다 열심히 일해 30년의 흑자를 이룩한 정회장이 자신이 일궈온 기업을 스스로 '종업終業'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선 대한민국에서 중소기업으로 살아가기는 문을 닫고 싶을 만큼 힘들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취업하면 '대기업'에 취직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 사회의 인식이다. 대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대학원이나 유학을 다녀와 내 몸값을 높이려는 이른 바 '스펙'을 쌓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낭비되고 있는가? 게다가 대기업에 취직하지 못할 바엔 차라리 '나홀로 사장'을 하겠다며 특별한 준비없이 핑크빛 여론몰이에 휘둘려 많은 젊은이들이 '홈소핑몰 창업'이나 '길거리 창업' 시장에서 채 피지도 못한 채 오늘도 실패자로 양산되고 있지 않은가?
지난 해 발표된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선정한 'CEO 여름휴가 필독서 20선'에 주목할 만한 책이 한 권 있다. 그것은 바로 '히든 챔피언' 인데, 이 책은 기업의 평균 수명이 61년 이상, 평균매출액 4,340억, 평균성장률 8.8%, 자기 분야에서 33% 이상의 세계시장점유율 차지, 해외에 평균 24개의 지사 소유하고 있으며 모두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틈새시장에서 은밀하게 움직이며 엄청난 성장세를 과시하며 세계시장을 주름잡는 중소기업들, 즉 히든 챔피언들을 20년동안 추척 연구해 조사한 책이다. 흑자 경영 30년 한국 중소기업의 '종업終業'신고와 세계를 주름잡는 히든 챔피언은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어제 또 하나의 놀라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사장(이 책에서 저자는 사장이라는 말 대신 '대표사원'이라는 명칭을 사용한다)을 포함해 직원이 단 6명인 동네 공업소에서 연간 6억 엔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는 '오카노 공업사'의 사장 오카노 마사유키가 쓴 책 [목숨걸고 일한다]가 그것이다. 원제는 俺が、つくる! ; 내가, 만든다.
저자가 운영하는 '오카노 공업사'는 설립 초기부터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한다"는 모토 아래, 기술력 하나를 믿고 운영해 온 공업사다. 항상 변화를 중시하여 각고의 노력끝에 개발하여 특허까지 따낸 '기술 노하우'도 3년만 지나면 무조건 팔아버리는 비상식적인 회사다. 그래서인지 '오카노 공업사'의 기술은 세계에 알려져서 일본의 대기업인 마쓰시타와 소니를 비롯해 미 항공우주국 NASA와 미 국방부에서도 의뢰할 만큼 프레스와 금형 기술력은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
오카노 대표사원은 중소기업의 존재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로테크low-tech 없는 하이테크high-tech는 없다." 그리고 중소기업인들에게는 "일은 목숨걸고 제대로 해야 한다. 견디자! 지금만 참으면 더 나은 기회가 온다. 무엇 하나라도 제대로, 피땀흘려 하는 사람에겐 길이 열린다.'질투'와 '증오'같은 감정을 나를 깎아먹는 종양과 같다. 그러니 중소기업를 무시하는 사회를 탓하지 말고, 대기업 위주의 시장에 분노하지 말자"고 말한다.
그는 업계에서 '도쿄의 루이뷔통'이라 불릴 만큼 장인으로 통한다. 그는 일을 따 낼 때부터 돈을 떠나 먼저 '남들이 풀지 못하는 숙제같은 일'들만 수주해서 납품하고, 그로 인해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독점권을 따내는 방식으로 업계에서는 최고로 불리는 것이다. 이러한 성공의 이면에는 매일 반복되는 실패와 도전 속에서 배우는 근성, 바로 목숨걸고 일하는 근성이 숨어 있다. '세상이 모두 무시하는 일'과 '세상에서 풀 수 없는 일' 두 가지로 놀라운 성장을 이루는 그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중소기업'이 나아갈 바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중소기업을 경시하는 기업풍토와 사회에 분노하는 것은 나를 깎아먹는 종양과 같다. 분노한다고 해서 바뀔 것도 아니다. 시대에 부응하는 기술력과 변화만이 살 길이다. 조금만 더 참고 목숨걸고 일한다면 대기업도 허리굽혀 찾아오는 날이 찾아올 것이다. '기술노하우'의 축적은 돈으로 산을 쌓아 놓은 것보다 더 훌륭한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오카노 씨는 대기업만을 바라보며 취직하려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모두가 대기업형 인간처럼 적당히 살려고 할 때 좀 남다르게 살면 성공할수 있고, 다들 움츠리고 있을 때 도전하면 성공할 수 있다. 무엇이든 도움되는 재주를 익혀라. 뭔가 하나 잘하는 것이 있으면 그것을 쭉 노력하고 연습해서 신장시켜라. 그러면 반드시 먹고 살 수 있다."
우리가 중소기업에 주목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동력을 중소기업으로 돌려야 하는 이유 또한 여기에 있다. 직원이 달랑 6명인 '오카노 공업사'가 그 어느 대기업들보다 커 보였다. 취업문이 좁다며 아귀다툼을 해야 할 힘들을 자신의 재주에 목숨걸고 쏟아야 할 때가 지금이 아닐까?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히든챔피언의 길을 이 책에서 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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