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과 경청을 넘어, 올해의 키워드는 '공경'이다 !
두 해 동안 출판시장을 뜨겁게 달군 한 권의 책이 있다. 호주에서 프로듀서로 활동중인 론다 번이 쓴 시크릿Secret 인데, 미국에서 영향력이 가장 높기로 유명한 오프라 윈프리가 자신의 쇼에서 이 책을 소개하고, 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뜨면서 세계적으로 엄청난 유명세를 떨친 베스트셀러다. 역사상 위대했던 모든 사상가와 과학자, 개척자와 창조자들이 알고 있던 비밀로 이 비밀을 알면, 독자는 돈, 건강, 인간관계, 행복 등 인생의 모든 면에서 ‘비밀’을 활용하는 법을 배우게되고, 내면에 잠재되어 숨겨진 힘을 이해하기 시작할 터이고, 그리하여 모든 측면에서 기쁨을 발견하게 된다는 내용의 책이다.
이 책의 키워드는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인간은 저마다 우주의 기운을 가지고 있어서 긍정적인 마음자세와 태도를 가지고 간절히 원하게 되면, 희망하는 자들은 모두 자석과 같은 존재가 되어 <끌어당김의 법칙>에 의해 자신이 원하는 것들을 이루게 된다는 것이다. <소원을 이루는 법칙>과 <소원을 이루는 강력한 도구>를 배우고 활용해 뜻하기만 하면 이루게 된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를 강조한 책이다. 잭 켄필드를 비롯해 존 그레이드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명강사인 유명인사들의 인터뷰를 수록해 단순히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있을 수 있음을 강조한 이 책은 출간되고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면서 아마존, 뉴욕타임즈 베스트셀러 1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미국에서 최단기간 500만부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이 책을 읽고 시크릿의 비법을 배워 과연 얼마나 많은 독자들이 성공을 하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책의 저자인 론다 번은 확실하게 베스트셀러이자 엄청난 부를 이룬 <시크릿>의 검증된 증인이라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지난 지금 다시 생각해 보건데 이 책이 미국에서 그렇게 놀라운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21세기 들어 '막연한 긍정주의'에 빠져버린 미국사회를 잘 대표한 책이었기 때문은 아니었나 하는 점이다. 주택가격 상승과 더불어 최첨단 금융상품인 서브프라임 모기지 덕에 서민층까지 '내집마련'이 가능하게 되면서 미국인들에게 갑자기 다가온 <뜻하지 않은 행운>의 답을 찾고 싶었을테고 때마침 출간된 이 책은 '당신의 성공(?) 당신의 소원때문이었다'고 그러니 마음껏 누리라고 안심시켰을 것이다. 이렇듯 세상 어딘가에 성공의 비법이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소위 성공한 사람들은 그 비밀을 배웠거나 알고 있을거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시크릿의 비밀이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인 것처럼 성공의 비밀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고, 이미 우리가 알고 있다. 단지 깨닫지 못할 뿐이다. 지난 해 자기계발 도서 시장을 달군 <경청>과 <배려>처럼...
소개하는 책의 주제는 공경이다. 공손하게 받들어 모심을 뜻하는 공경恭敬 은 기적이라 불릴 만큼 사람을 바꿀 수 있는 키워드가 된다고 말한다. 이를 증명해주는 사람으로 아리스토텔레스 소크라테스 오나시스, 즉 선박왕 오나시스를 들었다. 성공하는 삶의 원리에 스토리를 더해 '자기계발 팩션'형식으로 꾸며진 책,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다. '캅베드'는 '공경하라'는 뜻의 히브리어로, 유대교 랍비드은 신을 영화롭게 경외한다는 의미이다. 또한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심어놓은 열 가지 원리 중 하나를 적은 '양피지 두루마리'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 책에 등장하는 <기적의 양피지>의 내용은 <경청>이나 <배려> 그리고 <시크릿>처럼 단순하다. 바로 공경하라는 것이다. 유대인의 스승 랍비의 품에서 나온 양피지에는 '공경은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원리로 사용했던 창조의 비밀이다'고 적혀 있다.
"네 부모를 공경하라. 공경의 원리는 땅, 물, 숲, 일,사람, 생각 등 세상 만물에 적용된다. 더 많이 공경할수록 더 많은 수확을 얻는다. 사람에게는 공경해야 할 것이 세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자기 자신이요, 다른 하나는 다른 사람이요, 또 하나는 신이다. 솔로몬이 그랬다. 그래서 솔로몬은 모든 것을 다 가졌다. 신은 인간을 창조할 때 공경과 수확을 함께 묶어놓았다. 따라서 인가은 무엇인가를 얻으려면 그것을 공경해야 한다. 그러면 그로부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중년의 변호사는 자신에게 찾아든 삶의 고비에 변화를 주기 위해 성지순례를 하던 중 어느 노인을 구하게 되고, 노인은 사례로 '양피지'를 준다. 그 노인이 바로 선박왕 오나시스. 오나시스는 자신의 기적과도 같았던 일생과 함께 했던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이야기를 통해 '공경의 힘'을 알려준다. 실제했던 인물이고, 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영부인과도 결혼했던 포브스 5위의 부자인 오나시스의 성공스토리는 소설의 그것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열 다섯 살의 무일푼인 소년이 어마어마한 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통해 그가 사용한 성공 키워드는 <공경>이었다. 그의 성공스토리에는 윈스턴 처칠, 그레이스 켈리, 마를린 먼로,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그리고 재키 케네디가 등장한다. 오나시스는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수많은 사업을 하면서 공경의 마음으로 듣고, 배우고, 행동한다. 하지만 캅베드의 가르침의 일부만을 실행해 옮겼고,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되어 불행한 노후를 보내게 된다.
이 책을 단순하게 '선박왕 오나시스의 전기'로 생각하고 읽어도 될 정도로 파란만장한 그의 일생이 펼쳐진다. 무일푼에 외모 또한 평범했던 그가 엄청난 부를 이루고, 많은 미녀들과 스캔들을 일으킬 수 있었던 '비밀'이 무엇이었을까를 생각한다면 <캅베드의 비밀>에 한층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 그것은 사물이든 사람이든 받들어 모시는 것, 바로 공경이다. <캅베드의 가르침>이란 상대를 공경하려면 우선 상대가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이해하고, 그것이 이루어지도록 도와 상대를 기쁘게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을 하는 데는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마치 그런 것처럼 믿음을 갖고 과감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러면 곧 자신이 소망하는 것도 얻게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자신의 진정한 '소망'은 머지않아 죽게 된다고 생각할수록 더욱 간절하게 이루고 싶은 것으로 부질없는 '욕망'과는 구별된다.
오나시스로부터 <캅베드>를 손에 넣고, 자신의 삶과 아들의 삶까지도 변화시키는 변호사의 이야기가 소개되는 이 책의 결말은 극적인 반전과 동시에 <캅베드>에서 '신이 인간에게서 소망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그것은 바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일은 바로 세상의 쾌락을 늘리는 일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을 줄이는 일'이다. 기존에 나왔던 자기계발의 키워드였던 <배려>와 <경청>은 공경심의 발로에서 비롯된 것이고, 경영에 접목된다면 서번트 리더십이 될 것이다. 정말 '기적같은 일'이 생겨야 할 법한 요즘같은 불황에 <캅베드>는 삶에 지친 서로에게 위로하고, 고통받는 이들을 살펴보기를 권하는 것 같았다. 국내의 인문학자가 쓴 책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만큼 놀라운 스토리텔링과 완성도를 가진 자기계발서였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힘쓰는 것은 또 다른 '성공'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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